2001년 임요환의 등장, E-Sposts의 가능성 제시 성공
주요선수
테란 : 임요환, 김정민
저그 : 홍진호, 장진남
토스 : 김동수, 임성춘
주요대회 성적
온겜 한빛소프트 스타리그 : 임요환 (장진남)
온겜 코카콜라 스타리그 : 임요환 (홍진호)
온겜 SKY 스타리그 : 김동수 (임요환)
제1차 WCG : 임요환
제3차 Game-Q 스타리그 : 임요환
제2차 iTV 스타크래프트 랭킹전 : 최인규 (김정민)
제4회 제주 KBK : 김정민
가. 테란의 부흥
2001년을 기점으로 스타크래프트는 하나의 문화로 성장한다. 2000년에 개국한 온게임넷이 주최한 스타크래프트 게임대회인 “스타리그”는 3번째 스타리그인 “한빛소프트배 스타리그”에서 테란의 황제 임요환의 등장과 함께 당시 난립하던 많은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누르고 최고의 메이저 대회로 성장하였고, 이후 스타는 단순 게임을 넘어서 E-sports로 성장하게 된다. 비록 임요환이 이전부터 주목받던 선수였지만, 첫출전한 한빛소프트배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보여준 경기력과 12전 11승1패라는 경이로운 승률(1패도 준결승전 다전제중 1패)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기욤조차도 이렇게 압도적인 승률을 올린 적이 없었으며, 더구나 최약제 종족인 테란으로 이룬 성과라 놀라움은 더 컸기에 사람들은 그를 “테란의 황제”라고 부르게 된다.
임요환은 특히 대저그전에 대한 테란의 패러다임을 바꿔버렸다. 기존의 대저그전 해법인 우주방어 후 한방러쉬 순회공연은 센터싸움에서 저그의 물량에 패배하는 경우가 많았고, 센터싸움에서 승리하더라도 저그가 도망자 형식으로 버티면 결국 저그의 높은 라바 회전율 앞에 무릎을 꿇는 경우가 많아 성공률이 낮았다. 하지만 임요환이라는 아이콘의 등장과 함께 테란은 저그를 강력하게 압박해 나가기 시작한다.
임요환의 대저그전 해법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마린/메딕 컨트롤의 극대화와 당시 사장유닛이었던 드랍쉽의 적극활용이었다. 임요환은 환상적인 유닛 컨트롤을 통하여 소수의 유닛조합으로 단순히 많이 생산하기만한 저그의 대병력을 곧잘 무너트리곤 했는데, 스팀팩 1마린만으로 러커를 잡아내던 모습은 게임 개발자인 블리자드 관계자조차 예상하지 못했을 만큼 대단한 것이었다. 또한 임요환은 너무 이동속도가 느려 외면받았던 드랍쉽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저그의 멀티를 견제함으로써 저그의 지속적인 병력생산을 차단하였다. 드랍쉽이 비록 느리지만 드랍쉽1대에 마린/메딕의 소형유닛이 8기나 탑승할 수 있고, 저그가 센터를 장악하더라도 상대 멀티를 공략할 수 있어 소수의 드랍쉽 운영으로도 다수의 저그멀티를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실제로 한밫소프트배 스타리그에서 임요환은 본진과 앞마당 자원만을 가지고, 나머지 전 맵을 차지한 장진남에게 승리를 거두기도 하였다. 더욱이 임요환은 8배럭, 전진 센터배럭, 2스타 클럭킹 레이스, 상대본진으로 팩토리 날리기 등 다양한 전략들을 선보이며 저그 선수들을 혼란시켰다.
한편, 김정민은 2000년부터 온겜 스타리그 못지않은 명성을 지니고 있던 KBK 대회를 2회 우승하면서 임요환과 함께 테란의 양대 축으로 떠오르게 된다. 테란은 초창기부터 강력한 방어력과 시즈탱크를 활용한 조이기 능력이 강점으로 부각되었는데, 김정민은 이를 극대화하여 탄탄한 본진방어 후 센터부터 시즈탱크 조이기를 활용한 강력한 방어망을 구축하여 이를 천천히 전진시키는 방법으로 상대방을 압박해 나아갔다. 특히, 대 프로토스전에서 상대방의 어떠한 공격도 꾸역꾸역 막아내며 상대방 본진까지 천천히 전진해나가는 이른바 “3만년 조이기”를 선보여 많은 프로토스들을 꺾어낸다. 많은 선수들이 임요환의 승률이 더 높았음에도 임요환보다 김정민과 대결하기를 꺼렸는데, 이는 김정민과 대결하면 이기던 지던 진이 다 빠지기 때문으로 김정민의 스타일은 이처럼 단단한 벽과 같았다.
임요환이 게릴라전과 전략적인 플레이를 통하여 테란의 초반에 약하고 공격이 느리다는 종족적 한계를 극복하였지만 이는 개인기에 의존한 측면이 강해 일반화되기 힘들었다. 반면 김정민의 전술은 방어에 유리하고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하다는 테란의 장점을 극대화하였다는 점에서 가장 테란다운 전술로 각광받았고, 이러한 면에서 김정민은 테란의 교과서라 불리우며 “정석테란”이란 별명을 얻게 된다.
임요환과 김정민이 활약하면서 테란들의 수준도 성장하였고, 설상가상으로 테란패치라고 불리게 되는 v1.08 패치에서는 저그의 러커생산 타이밍이 늦어지고(스포닝풀 소모 미네랄이 150에서 200으로 증가), 테란의 드랍쉽이 빨라지게 되면서, 초반 러커 견제 후 무한확장, 무한생산이라는 종래의 사우론 저그 전술은 종말을 고하게 된다. 또한, 상성의 프로토스조차도 메카닉체제의 안정화와 드라군 생산시간 증가가 맞물리면서 절반이상의 승률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대 저그전 바이오닉 테란과 대 프로토스전 메카닉 체제가 확립되면서 테란은 전성기를 구가하게 된다.
그가 없었다면 현재의 E-sports 테란 빌드 안정화는
성공도 없었다. 그의 손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테란의 황제 임요환 정석테란 김정민
나. 저그의 위기와 극복
스타크래프트 초창기부터 가장 많은 유저층을 확보하였던 저그는 테란의 약진과 함께 점차 어려움을 겪게 된다. v1.08패치가 되면서 저그의 러커타이밍이 현저하게 늦어졌고, 이로인해 빠른 타이밍에 테란을 본진에 가두기가 어려워진다. 이후 저그는 빠른 앞마당 확장 후 빠르게 레어 업그레이드를 하여 다수의 레어유닛을 확보하는 "12드론 앞마당 해처리 레어빌드"가 정착하게 된다. 초반 빠른 확장으로 저글링 생산이 늦어지는 약점은 다수의 성큰방어로 극복하고 2가스를 이용하여 대량으로 생산한 러커로 테란의 입구를 조인 후 확장을 가져가는 전략이 일반화되지만, v1.08패치 이후 테란의 드랍쉽이 빨라지면서 많은 테란이 손쉽게 따라하기 시작한 임요환식 드랍쉽 견제로 원할한 확장을 가져가지 못해 저그는 테란과의 싸움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테란의 컨트롤이 날이 갈수록 정교해짐에 따라 테란과의 전투에서 점차 밀리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이때 홍진호만이 대 테란전 스페셜리스트로 명성을 날리게 된다. 홍진호는 일반적인 확장위주 플레이를 버리고 전투를 선호하는 가난한 저그전술을 주로 선보였는데, 기존의 가난한 저그가 상대방이 예측하면 통하지 않는 도박성 짙은 올인성 러쉬였던데 비해, 홍진호는 소규모유닛의 끊임없는 공격으로 테란으로부터 주도권을 빼앗는 방법으로 높은 승률을 올리게 된다. 이때 테란을 몰아붙이는 모습이 마치 폭풍같다고 하여 폭풍저그라는 닉네임까지 얻게 된 홍진호는 2해처리 레어체제에서 병력생산의 최소드론 확보 후 저그의 높은 라바회전율을 이용하여 소규모 유닛으로 테란을 끊임없이 공격하여 테란의 병력을 갉아먹는 방식으로 테란을 괴롭혔으며, 종래의 뮤탈 => 가디언, 혹은 러커 => 히드라/러커 라는 경직된 방식에서 벗어나 적절한 타이밍의 체제변환을 통하여 테란을 유연하게 격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전투를 벌여 테란이 충분한 수의 바이오닉 조합을 갖추지 못하도록 방해할 뿐만 아니라, 정면 센터싸움과 우회병력의 빈집털이, 최후방 폭탄드랍이라는 다양한 공격패턴을 통하여 테란을 정신없게 몰아붙이며 높은 승률을 자랑하게 된다.
홍진호는 테란전 스페셜리스트로 떠오른 후 당대 최고수 임요환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였으며, 그들의 대결은 “임진록”이라 불리며 E-sports 최고의 흥행카드가 된다. 그러나, 이러한 극강의 대 테란전 능력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대회 결승전에서 당대 최고의 테란인 임요환, 이윤열, 서지훈에게 번번히 패배하며 준우승만 다수 기록하는 비운의 선수가 되고 만다.
홍진호가 대 테란전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했다면 대 토스전 전술의 완성은 장진남에 의해 이루어진다. 초창기 저그는 토스의 하드코어 질럿러쉬를 피하기 위해 12드론 앞마당 해처리를 포기하고 본진에 다수의 해처리를 건설하는 원조 사우론 스타일을 이용하였다. 이는 다수 해처리의 저글링의 힘으로 앞마당을 확보하고 이후 물량으로 승부하는 스타일이었다.
장진남은 드론 뭉치기와 적절한 심시티를 활용하면 본진에 2개의 해처리만 건설해도 토스의 하드코어를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였고, 이후 저그는 토스를 상대로 "본진 트윈해처리"라는 이름으로 일반화된다. 저그의 본진 트윈해처리는 토스의 하드코어 러쉬에 의해 일시적으로 수세에 몰리지만 저글링 발업 후에는 오히려 질럿을 압도하여 몰아내고 앞마당을 가져갈 수 있었으며, 레어업 후에는 뮤탈과 러커로 상대를 본진에 가둬버리고 다수의 확장을 하거나 바로 끝내버릴 수가 있게 된다. 저그가 토스를 상대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게 된 것이다.
폭풍저그 홍진호 저글링 대장 장진남
다. 프로토스의 몰락
김동수와 임성춘의 영향으로 프로토스의 대저그전 전략은 초반 2게이트 질럿으로 압박하다가 질럿과 하이템플러 업그레이드 후 소수의 옵저버를 대동하고 나아가는 형태로 정착된다. 그러나 하드코어 질럿러쉬의 성공여부는 러쉬거리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고, 더욱이 저그의 드론디펜스 능력이 강화되면서 성공률이 점차 낮아졌으며, 테크가 너무 느려 저그의 레어유닛에게 매우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또한 한방러쉬의 경우도 v1.08패치이후 사이오닉스톰 위력이 약해져 더 이상 스톰1방으로 러커를 잡을 수 없게 되자, 프로토스는 저그의 러커 조이기를 극복하기가 너무 힘들게 되었고 상성상 밀리던 저그에게 더더욱 힘을 쓰지 못하게 된다.
더욱이 종족상성상 앞서던 테란조차 메카닉테란 전술이 정착되면서 점차 우위를 잃어버리기 시작했다. 특히, 초반 벌처 마인에 의해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빠르게 옵저버를 확보해야만 하면서, 프로토스의 대 테란전 전술은 원게이트에서 드라군을 생산하면서 옵저버 테크를 빠르게 타는 이른바 "옵드라 전술"로 정착된다. 이제 프로토스의 대 테란전 전술은 메카닉조합이 갖추어지기 전에 강력하게 압박하여 입구를 막은 서플을 돌파하는 전략과 어떻게든 사업드라군/발업질럿 조합만으로 테란의 조이기를 지연시키며 캐리어를 모으는 전략으로 나뉘어지게 된다. 하지만, 1게이트 옵드라 체제는 초반 병력이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을 수밖에 없었는데 테란 조정현은 4마린/1탱크/1벌처/2SCV 조합만으로 옵드라 프로토스를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렇게 점차 프로토스가 몰락해가는 상황에서 김동수는 다양한 유닛활용과 전략개발에 열중하며 테란의 바이오닉과 메카닉과 같은 안정된 해법을 찾으려 노력했고, 그 자신이 임요환을 꺾고 온겜 스타리그 우승을 하는 쾌거를 이룩하기도 하였으나, 어디까지나 개인기적인 측면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