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활동가 전지윤 님의 글, 공유합니다.
----------------------
원래 스포츠를 별로 잘 알거나 좋아하고 즐기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나 음악을 좋아하고 즐기듯이 스포츠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도 공감하고 이해한다. 자본주의에서 스프츠경기가 대부분 상업주의, 경쟁 논리, 민족주의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이 사회에서 모든 게 그렇기 때문에 전부 다 거부하거나 반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무조건 반대하고 비판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것을 기다리고 즐기는 사람들도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헐리우드 대자본이 만든 영화라고 무조건 거부하고 안 볼 수는 없는 일인 것과 비슷하다. 스포츠경기를 보면서 느끼는 재미와 즐거움, 스트레스 해소 등은 결코 잘못이거니 나쁜 게 아닐 것이다. 그것에 죄책감을 느껴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
손홍민 선수가 큰 부상과 추가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월드컵에 나간다는 소식을 들으면 안쓰럽기도 하다. 엄청난 열정도 있겠지만 얼마나 큰 압력이 존재하는지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그냥 여러 스포츠경기와 국제대회 중 하나라고 넘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개최국가인 카타르의 정부가 지독하게 반민주적인 봉건세습 독재왕정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카타르 정부가 이번에 FIFA와 손잡고 무리하게 최초의 동계 월드컵을 유치하는 과정은 엄청나게 부패한 과정이었다고 한다. FIFA 회장 셉 블라터와 임원들, 그리고 카타르 정부의 부정부패, 금융 사기, 자금 세탁, 탈세 등은 최근 공개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FIFA 언커버드>에서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카타르에서는 노조와 노동자들의 권리도 찾아보기 어렵고, 여성 억압과 동성애 억압도 극심하다. 동성애는 불법으로 최대 7년형의 처벌을 받을 수 있고, 카타르 월드컵 대사가 인터뷰에서 “동성애는 정신적 손상”이라고 했다.
특히 카타르는 중동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에서 데려온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저임금과 초착취로 악명높은 나라이다. 이런 이주노동자들을 동원해서 찌는 폭염의 날씨를 못 느끼며 축구를 할 수 있는 조건이 가능한 에어컨들로 가득한 월드컵 경기장들을 급속도로 건설하는 과정은 반환경적이었을 뿐 아니라, 무려 6500명의 산업재해 사망을 낳았다고 한다.
무려 50도의 찌는 폭염 속에서 12시간씩 일하던 이주노동자들의 피와 죽음 위에서 지어진 경기장에서 진행되는 축구 경기를 마냥 웃고 즐기면서 환호하기는 어려워진 것이다. 그것은 결국 다국적 기업들이 엄청난 광고 수익들을 얻을 기회와 카타르의 독재왕정이 ‘스포츠 워싱’을 통해서 자신들을 포장할 기회는 되겠지만 말이다.
물론 그럼에도 축구를 그 자체로 즐기고 싶다는 사람들을 비난하기는 어렵다. 다만 그렇더라도 카타르 월드컵이 이런 조건과 상황 속에서 누구의 희생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기억해 주기를 기대한다. 또 그것을 기억하고 항의하는 의미에서 검은색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겠다는 호주팀 선수들 등을 응원해주면 좋겠다.
첫댓글 그런의미에서 방탄이 개막 공연을 안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이 글 읽고보니 정말 그렇네요..
6500명이라니....사실이라면...(사실이겠죠??) 카타르는 물론 FIFA도 정말 나쁜 집단이네요...
우리 인간은 자본주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일까요...
65명도 말도 안되는 숫자 같은데 6500명이라니..어떤 얼굴로 월드컵을 봐야할지 난감 하네요..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응원하겠지만 역사상 최악의 준비과정을 보냈다는건 꼭 기억해야겠습니다
왕정을 위한 대회...쓰레기들이죠.
역대 최악의 월드컵으로 기억이 되겠네요..
건설을 몇년 했는지 모르겠지만 8년 했다해도 하루 두명꼴로 사망했다는 얘기네요.
그렇죠. 알고 보고 있습니다. 6500여명이 건설 과정에서 사망한것도, 이슬람 여성 인권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습니다.
당장 어제 개막식을 보면서 카타르 여성의 권리는 어느정도 일까 궁금해서 검색도 해봤는걸요.
겨울 월드컵도 별로지만, 앞으로 이슬람에서의 지구촌 행사는 안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슬람엔 나와는 다른 사람들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문화 자체가 없는 느낌이에요.
(술도 마실 수 없고, 취재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등등) 이런 곳에서 무슨 지구인의 축제를 한다는건지
제가 카타르에 10년 살아본 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리자면,
• 여성 권리 : 전 국왕이 무혈 쿠데타 이후 여성 혼자서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하고, 심지어 운전 면허도 발금하여 여성 권리가 많이 나아진 편입니다.
• 외노자 : 많이 죽죠. 정말 많이 죽고, 정부에서는 쉬쉬하는 태도를 일관합니다. 하마드 병원에 가면 정말 안타까운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사실 이 부분이 살아가는데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 월드컵 : 돈으로 매수한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그 금액이 천문학적으로 큰 금액이 아니었다는데서 온 충격이 더 컸던 걸로 기억합니다. 여럿 있었지만 대부분 5만 달러 내외에서 매수했다고 하더라고요.
카타르 국민들은 태어나면 교육비 명목으로 나라에서 은행에 직접 돈을 매달 넣어줍니다. 국왕과 같은 성의 알타니 뿐만 아니라 3개의 성을 가진 국민들은 일반 국민들보다 월 3만 달러를 더 지급 받습니다. 1달러 = 3.65리얄 고정 환율이라 변동도 없지요.
국민들은 국가에 아주 만족해 합니다.
그게 선진국이라는 개념은 아니지만, 적어도 자국민에 대해서는 국가가 확실히 대우해 주고 보호해 주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 아닐까요?
누구와 다르게 말이죠.
그리고 단언컨대,
아이러니하게도 중동 국가들이 동성연애자들의 천국입니다.
미혼 남녀가 같이 손 잡고 다니면 안 되지만,
남자끼리는 어떤 짓을 해도 용인합니다.
친한 동성 연애자인 친구들 표현을 빌리면,
가장 막장인 곳이 모스크입니다.
@STEP UP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자국민 입장에서는 정말 좋은 나라라고 자료가 꽤 돌아다녔던 걸로 기억합니다
근데 세계적인 대회를 개최할만큼 열린 나라는 아닌거 같아요 확실히
@빵꾸똥꾸 그렇죠. 인구도 얼마 안 된답니다. 그래서 돈으로 매수한 월드컵은 맞아요.
어제 kbs 리포터로 이수날 나왔는데 대충 얘들이 여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겠더라구요. 어깨에 손올리고 지들 나라 국기 안 들어줬다고 어깨빵 치고 가고 ㅋㅋㅋㅋ 진짜 이슬람에서는 뭘 하면 안됩니다
@태섭 이수날 가서 고생하네요 ㅠㅠ
@태섭 저 국기는 요르단 국기네요. 본선 진출도 못한 나라가 뭔 ㅋㅋ
피파가 개최국 선정 과정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을 하지 않는 한 이런 일들이 반복되리라는 우려가 듭니다.
개인적으로 요즘 부쩍 인간에 대한 혐오감이 심해지고 염세주의에 빠진 느낌입니다.... 세상이 참 싫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