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쪽에 자리한 군위군은 여행지로서 다양한 매력이 담긴 곳인데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선정된 ‘화본역’부터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촬영지로 등장한 ‘혜원의 집’,
한 사람의 7년간의 노력으로 탄생한 ‘군위 항아리 구슬정원’, 유명 건축가의 작품과 자연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사유원’까지.
대구 군위군만의 정취를 물씬 느낀 여행을 소개합니다.
★ 대구 군위군의 추천 여행지 ★
- 화본역: 레트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소담한 간이역
- 혜원의 집: 시골 감성이 주는 힐링을 몸소 느끼는 공간
- 군위 항아리 구슬정원: 항아리와 구슬로 탄생한 예술작품 정원
- 사유원: 진정한 나를 마주 보는 치유의 공간
화본역
소담한 화본역 역사의 모습
화본역에 깃든 시간을 살펴볼 수 있는 게시판
화본역은 다른 역과는 달랐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매력적인 역사와 그 주변을 감싼 정원은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부터 들었는데요. 1938년 중앙선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해 2024년 12월 영업을 종료하고 나서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을 보고자 사람들은 화본역을 계속 찾았어요.
내부로 들어가면 화본역에 담긴 90년 가까운 시간을 사진과 책들을 통해 살필 수 있었는데요. 외관과 함께 내부 모습도 그 시절 그대로 멈춰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어요. 또한 사진 촬영을 원하는 분들을 위해 책장 위에 역장 모자가 마련되어 있고, 사무실에서는 셀카봉 대여도 가능했답니다.
화본역에 놓인 기차 레일
화본역에 남아있는 급수탑
승객들로 붐볐을 예전의 모습 대신 레일 주변은 다양한 작품들의 배경으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여러 예능, 영화, 드라마에 등장하며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했었죠. 마침,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에 황금빛을 머금은 주변 풍경에 탄성이 터져 나왔어요.
기찻길 뒤쪽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높이 23.4m로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급수탑 근처까지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1930년대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시설로 설치됐다가 1960년대 증기기관차의 운행이 종료되면서 사용이 중단됐습니다. 최근 국가등록문화유산 지정 절차가 추진되면서 귀중한 철도 유산을 더욱 오랫동안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화본역에 자리한 레일 카페
레일 카페에서 주문한 삶은 계란과 간식
끝으로 화본역 한편에 놓인 두 량짜리 새마을호는 여행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레일 카페로 운영 중인 이곳은 내부로 들어가면 그 시절 식당칸을 개조해 기차여행의 추억을 되살리는 매개로 작용했습니다. 삶은 달걀과 사이다를 주문해 창가에 자리를 잡아봤어요. 예전처럼 새마을호는 더이상 달리지 않지만, 그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먹거리와 노래가 화본역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데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화본역
- 주소: 대구광역시 군위군 산성면 산성가음로 711-9
- 운영 시간: 09:00~17:00
- 문의: 054-380-6065
혜원의 집
바깥에서 바라본 혜원의 집과 포토존
밭과 돌담으로 시골 집 정취를 풍기는 혜원의 집
정겨운 혜원의 집 거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주인공 혜원은 자신의 고향인 미성리를 언급하며 고요하고 정겨운 시골 마을의 분위기를 소개합니다. 영화 속 미성리이자 실제 군위군에 자리한 혜원의 고향 집으로 등장하는 ‘혜원의 집’은 평범한 시골집을 넘어 도심 생활에 지친 주인공이 에너지를 회복하는 보금자리이자 소중한 추억이 담긴 공간입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장면이 떠오르는 주방
작품 속 혜원은 바쁘게 흘러가는 도심 생활과 좋지 못했던 임용고시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도망치듯 내려와 이곳에 칩거합니다. 그런 혜원을 찾은 동네 사람들과 친구들에게 혜원은 자연에서 난 재료를 활용해 직접 만든 맛있는 음식을 선보였습니다. 혜원에게 주방이란 단순히 요리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지나간 시간과 현재의 자신을 돌아보며 그 시절 엄마가 했던 말씀과 남긴 편지를 되새기고, 어린 나이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을 조금이나마 받아들일 수 있게 한 공간이죠. 주방을 둘러보니 주인공 혜원이 느꼈을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한없이 평범해 보이는 시골집
벽에 주렁주렁 걸린 곶감
혜원의 집을 잘 모르고 방문했다면 그저 평범한 시골집 정도로 볼 수도 있지만, 영화를 보고 찾은 이곳은 구석구석 영화에서 봤던 배우들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밭두렁 길을 누비던 혜원의 모습과 구석 자그마한 텃밭에서 티격태격하던 친구들의 모습이 바로 그 장면들이었죠.
마지막으로 집 밖에 주렁주렁 달린 곶감들을 바라보며 가장 인상 깊은 대사가 떠올랐습니다. “이렇게 주무르다 보면 겨울쯤에는 진짜로 부드러운 곶감이 되거든. 겨울이 와야 정말로 맛있는 곶감을 먹을 수 있는 거야.”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혼자 그 문장을 곱씹으며 그 여운을 다독여 보았습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재미있게 봤거나 시골집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혜원의 집을 찾아보세요.
혜원의 집
- 주소: 대구광역시 군위군 우보면 미성5길 58-1
- 운영 시간: 09:00~18:00
- 문의: 054-380-6916
군위 항아리 구슬정원
항아리와 구슬로 만든 작품들의 모습
항아리 작품들로 만든 탑
군위 항아리 구슬정원은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여행지입니다. 군위군에서만 35년 동안 운전하신 택시 기사님도 이곳은 처음 들어봤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주변에 관광지가 없는 평범한 시골 마을에 교회만 하나 있는 곳이라 이러한 반응이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정원으로 들어서자 다양한 구슬로 꾸민 항아리 작품들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항아리를 층층이 쌓아 올린 탑도 있었어요.
꽃이 새겨진 항아리 작품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의 항아리들
항아리 구슬정원은 단 한 명이 만들었습니다. 군위군에서 이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행복 버스를 운행하던 김성수 기사님이 일궈낸 공간이라는 사연을 듣고 보니 활짝 웃는 항아리에 기사님의 마음이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항아리는 구멍을 뚫을수록 조그만 압력에도 쉽게 부서질 수 있어 섬세한 손길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그 위에 구슬을 하나하나 붙이는 세밀한 작업까지 더해졌으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탄성이 절로 나왔죠. 작품 하나하나에 깃든 기사님의 정성과 몰입에 감탄이 이어졌고, 이러한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수풀 사이에 놓인 항아리 작품들
마치 핼러윈 축제에서 본 호박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작품들마다 정원을 일군 이의 남다른 열정이 느껴졌습니다. 오랜 인고의 시간을 거쳐 완성된 이곳은 확장과 여러 계획을 이어가며 생동감을 더하고 있었습니다. 애정이 담긴 작품들이 여행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만큼, 앞으로 더욱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답니다.
군위 항아리 구슬정원
- 주소: 대구광역시 군위군 우보면 문산3길 15
- 운영 시간: 10:00~21:00
※ 기상 상황(우천, 강설) 및 개인 일정에 따라 휴무
- 이용 요금: 성인 5,000원, 어린이(초등학생) 3,000원
- 문의: 0507-1379-6128
사유원
넓은 공간과 자연이 어우러진 내부
사유원은 2006년 군위군 부지를 매입해 조성을 시작한 뒤 2021년 사전 예약제로 일반에 공개되었고, 2024년 한국관광공사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되는 등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붙는 명소입니다.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가들의 작품과 자연이 어우러져 예술과 문화가 깊이 공존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사유원 '소요헌'에 자리한 내부 작품
승효상 건축가의 사유원 '현암'의 입구
제1주차장 입구부터 승효상 건축가의 설계로 완성되었습니다. 또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 알바로 시자의 작품 ‘소요헌’과 승효상의 ‘현암’ 등 천천히 둘러보며 사색에 잠길 공간이 많았습니다. 자연 속에 녹아든 그 치밀한 구성에 절로 감탄이 터져 나올 정도였죠.
사유원 ‘풍설기천년’에서 바라본 팔공산
사유원 ‘팔공청향대’에서 바라본 풍경
소요헌 이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모과나무 군락지 ‘풍설기천년’은 ‘모진 바람과 서리, 긴 세월을 견뎌낸 나무들’이라는 뜻을 가진 사유원의 대표 명소입니다. 배롱나무가 운집한 ‘별유동천’은 푸른 하늘과 맞닿아 경이로운 풍광을 자랑합니다. 풍설기천년과 별유동천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팔공청향대’는 팔공산의 맑은 향기와 풍경을 품은 조망 공간입니다. 풍설기천년으로 들어서기 직전에 자리한 또 다른 조망 공간인 ‘소백세심대’를 거쳐 올라가며 건축가뿐 아니라 조경 담당자의 노고까지 가늠해 보게 됩니다. 사유원의 매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겨울에는 또 다른 매력이 펼쳐진다고 합니다. 다가오는 겨울날 꼭 다시 한번 찾아오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곳이었습니다.
사유원 전망 제단 '첨단'에서 바라본 풍경
사유원 카페로 활용되는 ‘가가빈빈’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카페 ‘가가빈빈’, 문화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야외공연장 등 다채로운 문화생활도 사유원에서 누릴 수 있었습니다. 승효상 건축가가 설계한 전망 공간인 '첨단'에서 가을바람의 안온함과 천고마비 계절의 청명한 하늘이 풍경에 풍미를 더하며 잊을 수 없는 순간을 선물받았습니다. 이토록 완벽한 시간을 다른 곳에서 또 마주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여행TIP
관람 예약은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일반 관람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으니 확인해 보세요.
사유원
- 주소: 대구광역시 군위군 부계면 치산효령로 1176
- 운영 시간: 09:00~18:00 (입장 마감 15:00)
- 이용 요금
[주중] 일반 50,000원, 청소년 45,000원
[주말 및 공휴일] 일반 69,000원, 청소년 62,000원
- 문의: 054-383-1278
| 글, 사진: 이진세 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6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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