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수립부터는 근 20년, 첫 삽을 뜬지도 어언 7년만에 드디어 인천 도시철도 2호선이 개통하게 됩니다.
개통을 하루 앞두고, 사전 시승을 통해 인천 도시철도 2호선을 간략하게 찍어봤습니다.
수도권에선 오랜만에 도시철도의 신규노선이 개통되는 만큼, 철도매니아로 보이는 사람들이
저마다 DSLR을 들고서 부산스럽게 사진을 찍어대는데....
저는 그냥 간략하게 스마트폰으로 대략적인 모습만 보여드릴 수 있을 정도로만 찍어보았습니다.
정식 개통을 하루 앞두고, 인천시청역 부근 중앙공원에서 개통식이 열렸습니다.
스케쥴 때문에 개통식은 보지 못하고, 바로 인천시청역으로 들어갔습니다.
개통식이 끝난지 얼마 안 지나서 그런지,
역 안은 개통식에 참석했던 시민들과 매니아들로 어수선한 분위기입니다.
무료시승이라서 게이트는 모두 열려있고
직원들이 안내를 하고 있었습니다.
위 사진에서 붉은색 기둥 뒤로 살짝 가려져서 보이는 LCD 전광판입니다.
열차 놓치지 말고 열심히 뛰라고(?) 친절하게 배려를 해놓았습니다.
무료시승 열차 출발을 앞두고서 20분 정도 기다려야 했습니다.
청소직원분들이 청소카트를 밀고 열차에 타시려나 봅니다.
개통식에 참석하고 각자 역으로 다시 가려는걸까요?
시승열차 출발을 기다리며, 스크린도어 너머로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전조등이 흔히 볼수 있던 할로겐 라이트가 아니라 LED 라이트입니다.
진짜 눈이 부신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엄청 밝습니다.
전동차 내부 모습입니다.
경전철이라곤 하지만, 열차폭 자체는 中전철인 인천1호선(및 지방 도시철도)와 큰 차이가 없고
대신 딱 두량짜리 한평성이라는 매우 단출한 구성입니다.
열차가 출발합니다.
철제차륜이지만, 달랑 두량만 달고 있어 가벼워서 그런지 가속력이 엄청나게 좋습니다.
서 있는 승객의 몸이 휘청거릴 정도로 급가속을 하는데, 흡사 지하철이 아니라 버스를 타는 기분입니다.
고무차륜 경전철인 부산4호선 보다도 가속이 빠른 느낌입니다. 보통은 고무차륜이 철제차륜보다 가속력이 좋은데 말이죠.
대신 넘치는 가속력을 십분 활용해 급가속과 급감속을 반복하다보니, 서있는 승객은 몸이 휘청휘청 하게됩니다.
손잡이를 잡지 않으면 헛발을 짚을 정도니, 안정성이 중요한 도시철도로서는 다소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 입에서 당황해하시는 불평소리가 자주 터져나왔습니다.
인천 2호선은 지상구간이 있습니다.
이 사진은 지상구간에서 지하구간으로 내려갈 때 찍은 사진입니다.
도시철도의 지상고가구간은 인천에서도 처음이고, 경인 아라뱃길을 통과하기 위해 상당히 높게 올라가다보니
승객들이 다들 신기해하며 바깥 경치를 구경하게 됩니다.
상술했다시피 2량 1편성의 매우 소박한(?) 구성입니다.
오늘의 무료시승은 특정 구간을 타고 내리는게 아니라, 인천 2호선 모든 역에서 무료로 타고 내릴수 있었는데
정식 개통 전임에도 불구하고 전동차 안은 출퇴근 시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이용객이 많았습니다.
참고로 오후 다섯시 반 정도? 아직 퇴근시간 전이었습니다.
서울 9호선과 똑같은 혼란을 겪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그 우려가 피부로 와닿는 느낌이었습니다.
무인경전철인 만큼 앞뒤로 시원하게 뚫려있습니다.
참고로 저기 서 있는 저 남자는 그냥 학생(...)입니다.
대구 3호선에서도 그렇듯이, 열차 진행방향 쪽 창가는 항상 아이들로 붐빕니다.
사진을 찍은 곳은 뒤쪽 창가라서 그나마 이 정도네요.
열차내 전광판은 경의중앙선이나 수인선 광역철도와 비슷한 방식입니다.
부디 1호선처럼 광고에 밀려서 정보전달이 뒷전으로 밀리는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기를....
간단하게 인천 도시철도 2호선을 미리 살펴보았습니다.
그동안 교통소외지역이었던 서구 지역의 대중교통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막중한 임무를 띄고 있고
1호선이 그랬든 도시구조를 변화시킬수도 있는 큰 기대를 안고 있는 만큼 걱정도 많습니다.
가장 큰 걱정은 바로 수요입니다.
수요가 부족해서 과잉공급이 걱정되는게 아니라, 수요를 공급이 제대로 소화해낼 수 있을지가 걱정입니다.
서구 하나만으로도 인구가 50만이 넘어 인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서구는 대중교통은 물론 도로 인프라 자체가 좋은 편이 아닙니다.
때문에 서구에서 인천 원도심으로 빠르게 연결되는 수요 대부분이 인천 도시철도 2호선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고
이미 각종 대중교통 커뮤니티에서는 그 막대한 수요를 2량짜리 경전철이 제대로 소화해 낼수 있을지를 우려해왔습니다.
인천 지역 여론도 마찬가지였구요.
서울지하철 9호선 같이, 증차가 늦어지는 동안 시민들이 불편을 고스란히 감내하는 불상사를 최소화히기 위해선
선제적으로 수요에 대응해서 증차를 준비하는 발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인천시에서는 2량짜리 2편성을 연결해서 4량짜리 중련편성을 출퇴근 시간에 운용하겠다 했지만
2량짜리 총 37편성이라는 전동차의 총량이 늘어나는건 아니기 때문에 대안이 될수 없습니다.
게다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 배차간격을 최대한 조밀하게 운영하다보니
상술하다시피 급가속과 급감속을 반복하게 되며, 승객들이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아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4량짜리 총 37편성으로 전동차의 총량을 확대하는 것만이 가장 확실한 대안일텐데
막대한 시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만큼, 인천시와 인천지역 정치권이 현명하게 전략을 수립했으면 합니다.
두번째로 개인적인 불만을 하나 더 얘기하자면, 역명이 너무 난잡하다는 느낌입니다.
굳이 필요하지 않은 '사거리'나 '시장'은 빼는게 낫지 않나 싶습니다.
검단사거리, 가정중앙시장, 석바위시장, 석천사거리, 모래내시장 중에서
검단사거리는 검단이라는 지역이 넓다보니 딱히 대표성을 특정하기 힘들어서 어쩔수 없다손 치더라도
가정중앙시장은 아예 시장 차원에서 '정서진중앙시장'을 밀고 있습니다. 이건 도대체 무슨 경우인지....
석바위시장 역은 근처에 석바위시장이 있긴 하지만, 딱히 활성화되고 규모가 큰 시장도 아닐뿐더러
그냥 '석바위'라는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대표성을 띌수 있습니다.
석천사거리 역도 '사거리'라는 사족을 굳이 붙일 필요가 없습니다.
지명이 여러곳에 중복되는게 아니라, 역이 위치한 곳이 바로 석천사거리니까요.
모래내시장 역도, '시장'이라는 사족을 굳이 붙일 필요가 없습니다.
근처에 모래내시장이 있고 상당히 활성화되어있긴 하지만, 역시 '모래내'라는 지명만으로도 대표성을 충분히 가질수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오랫동안 큰 관심을 갖고 있었고, 여기 관련해서 나름 실질적인 활동도 했었던 만큼
아쉬운 점도 많고, 걱정되는 점도 많아서 사족을 좀 길게 붙여봤습니다.
부디 인천 도시철도 2호선이 많은 우려와 걱정을 딛고, 시민의 발로서 훌륭히 제 역할을 다해주기만을 간절히 바랍니다.
첫댓글 좋은 사진과 글 잘 봤습니다. RH때는 대부분의 차량이 기지에서 본선으로 나와서 운행을 하고 있는데, 병결을 할 차량이 남아있을리가 없지요. 그렇다고 NH때 기지에 남는 차량으로 병결을 하면 공급과다이구요. 말씀하신대로 수요가 초과할 경우 빨리 새 차량을 발주하는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추후 인천도시철도 2호선이 중전철로 전환하려면 상대식과 섬식 승강장의 길이연장, 중전철전용 전동차 추가, 지하철용 시설물들을 추가할거라 생각합니다.
굳이 2량으로 굴릴거면 배차간격을 5분으로 줄이고 1호선-2호선 환승되는 열차만 4량 중련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김해경전철과 많이 닮았네요
오늘 시민공원~인천대공원 구간 탑승했는데 개통일 효과 주말버프 감안해도 정말 수요과다가 걱정될 정도로 심각하게 많이 타더라구여
인천 2호선의 경우 중전철로 건설했다면 신분당선보다 수요가 가장 많은 노선일 것이라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