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글 써봅니다. 이번에는 유축토지만, 한국축구를 주제로 써불께요. 대신 제가 아는 해외축구 내용도 곁들여 보겠습니다.
요즘 우리나라 축구를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예전에 월드컵에서 단 1승을 거두지 못하던 때에도 적어도 아시아 무대에서 만큼은 이렇게 졸전을 펼치지 않았습니다. 그 원인은 어느 하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과 감독 및 코칭스태프 그리고 축협 및 월드컵 이후 높아진 눈높이의 팬들 모두에게 있다고 봅니다.(선수들의 경우는 어쨌든 열심히 뛰는데, 마음먹은 대로 잘 안 된 것일테니 누가 잘하니 못하니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예전보다 정신력은 해이해진 것 같네요.)
그런데, 이것들을 모두 지적한다 해도 제대로 대안이 나올 것 같지도 않고 설령 나온다 해도 제대로 추진이 될지 대단히 의심스럽습니다. 그런 면에서 전 1차적으로는 축협(특히 정회장과 조전무)에게 가장 책임을 묻고 싶습니다. 따라서 내년 월드컵도 잘 준비해야겠지만, 지금 중학생 정도의 유소년들부터는 과거와는 다른 좋은 시스템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제발 지원과 투자 좀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2018년 월드컵을 대비하라 이 말입니다. 그때그때 국대팀으로만 어떻게 잘 해볼 생각 말구 장기적인 안목을 요구하는 것이죠.)
주제와 좀 빗나갔는데, 이제 감독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전 96 아틀란타 올림픽 축구 경기를 거의 빠짐없이 다 보았습니다. 그때 나이지리아 감독을 본프레레가 맡았었죠. 94년도에 나이지리아를 맡아 월드컵 16강을 해낸 베스터 호프의 밑에서 코치로 있다가 올림픽 감독을 맡은 그가 준결승에서 브라질을 이기고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이겨 아프리카 대륙에 첫 금메달을 안겨주었을 때 전 그를 정말 대단한 감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르헨티나를 좋아하는 편인데, 그때 아르헨티나에 크레스포, 클라우디오 로레즈, 아얄라, 시메오네, 오르테가 등이 있었죠. 스코아도 3 : 2 펠레 스코아에 역전승이었습니다. 그때 전 비쇼베츠도 훌륭한 감독이지만, 본프레레도 대단히 훌륭한 감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비쇼베츠의 경우 당시 자신의 모국인 구소련을 88올림픽에서 우승시킴으로써 한국과 인연을 맺었지만, 96올림픽에서 예선탈락이 확정된 이탈리아에게 패배함으로써 1승1무를 하고도 본선 진출에 실패했죠.(개인적으로 이때의 문제도 감독보다는 선수들의 비기기만 하면 된다는 안일한 정신상태가 문제였다고 봅니다. 비쇼베츠가 제대로 선발했다고 여겨지는 윤정환이 빛을 발한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가 되어버리고 말았죠.)
그런데, 본프레레는 자신의 모국도 아니며 문화권이 다른 또 남미나 유럽이 아닌 국가를 올림픽에서 우승시켰기에 당시에 저는 본프레레를 매우 훌륭한 감독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이런 생각이 드는군요. 당시 올림픽 우승은 선수들이 좋았기 때문이지 감독이 좋았기 때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문제는 과연 우리나라의 경우 선수들이 좋기는 하냐가 중요해지는군요. 이제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요?(일단 우리나라의 경우 절대 선수가 좋은 경우는 아닙니다. 월드컵 등을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공부 제일 못하는 애들입니다.)
1. 감독이 후져도 선수가 좋아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경우
2. 감독이 좋아도 선수가 후져 나쁜 성적을 거두는 경우
3. 선수가 후진데, 감독이 좋아서 좋은 경우
이러한 경우에 대해 클럽 감독은 제외하고 국가대표팀 감독들로 살펴보면 대충 다음과 같네요.
1의 경우는 주로 남미나 유럽의 강팀들이 해당된다고 봅니다. 아프리카도 몇 국가들은 해당이 된다고 보네요. 이 경우 96년도의 본프레레가 대표적이네요.
2의 경우는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월드컵에는 나올 수 있는 경우가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일본 등이 그렇고 사실상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보아요.
3의 경우는 아프리카나 북중미가 신흥 강호로 떠오를 수 있도록 이끈 감독들이나 약팀을 강팀으로 만든 감독들이 해당된다고 봅니다. 이를테면, 메추(세네갈)나 밀루티노비치(멕시코, 코스타리카, 미국, 나이지리아, 중국) 및 레하겔(그리스-유로 2004 우승) 등이 해당된다고 봅니다. 단, 히딩크는 예외로 하겠습니다. 히딩크의 능력도 있지만 홈어드밴티지나 국민들의 열광적 응원, 축협의 지원, 예선전 치르지 않음 등 기타 여러 유리한 조건 등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니까요.(즉, 제3국 등 중립지대에서 한 경기가 아니기에 그런 겁니다.)
그렇다면 감독의 경우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에 앞서 생각해야할 것이 있네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선수의 경우 유소년 때부터(늦어도 중3때에는 실력이 있는 경우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봅니다. 중3 1학기 마치고 가면 군대 문제의 경우 공익으로 풀리죠. 또 언어 문제도 20대에 가는 것보다는 쉽게 해결할 수 있죠.) 공격수는 개인기의 나라 브라질, 미드필더는 기동력과 킬패스의 나라 잉글랜드, 수비수는 카데나치오의 이탈리아로 조기 유학 보내야 된다고 봅니다. 그래야 해외파 빠졌다고 졸전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해외에 너무 많은 선수들이 나가 있어 전원 해외파 소집하다 보니 호흡이 맞지 않아 졌다는 핑계라도 댈 수 있지요.
그리고 청소년 및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이들에 맞춰 유럽이나 남미의 한 국가를 지정하여 책임 교육시키도록 전문적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죠.(즉, 이탈리아하면 수비가 떠오르듯이 우리나라도 팀 컬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맨날 어렵게 한 골 넣으면 뭐합니까? 무슨 말인지 아시죠? 유럽이나 남미 및 아프리카보다 나은 특기가 있어야 할 것 아닙니까?)
그 후에 비로소 월드컵입니다. 기본이 안 된 선수들 가지고 그때그때 감독만 바꾸면 뭐합니까? 다 축협에 낚이는 것입니다. 축협의 잘못을 고스란히 감독에게 떠맡기고 감독 짤르고 나면 이번에는 어떤 감독 뽑을 것이냐에 관심을 갖게 함으로써 조기 유학 및 지원의 미비 등 축협의 잘못은 은연중에 은폐시키려는 양X치 행정에 놀아나게 만드는 거죠.
일단 눈앞의 불부터 끄자면 동아시아 대회를 마지막으로 본프레레는 경질시켜야 됩니다. 그동안 월드컵 예선 통과시켰다는 이유로 경기 내용은 지랄임에도 불구하고 버텨왔는데, 확실한 핑계거리가 생겼습니다. 심판포함해서 12 : 8로 싸우고 페널티킥까지 받았는데, 중국 정도를 그것도 홈에서 못 이겼다는 것은 갈 때까지 간 겁니다. 물론, 선수들도 다 잘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때이지요. 그리고 외국 감독을 쓰기에는 문화적 차이나 선수 파악에 시간이 걸린다는 핑계로 계속 본프레레 쓰자는 의견도 지금이 접을 수 있는 마지막 타이밍 입니다.
국내 감독 쓰면 되잖아요. 김호, 박종환, 차범근 등 있어요. 김호 감독은 당시 94 월드컵 예선에서 졸전을 펼친 것은 사실이지만, 돌이켜 보면 황선홍 선수의 잘못이 큽니다. 황선홍 선수가 2002 월드컵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94 때는 영 아니었다는 거 인정해야 됩니다. 또 박종환 감독도 선수들이 96 아시안 컵에서 졸전을 펼치며 이란에게 2 : 6으로 졌기에 경질 되서 기회를 못 잡았을 뿐이지 청소년 축구를 4강으로 이끄는 등 저력 있는 감독입니다. 다만, 김호나 박종환 등은 나이가 많고 이제 열정이 사그러 들었다는 느낌이 강해요.
그럼 차범근 감독은 어떨까요? 그는 98 월드컵에서 당시 최악의 상태였던 한국팀을 예선에서 아시아 최강으로 변모시켰습니다. 물론, 본선에서는 실패했지만 그것은 하석주로 인해 백태클 퇴장의 첫 희생양이 되어 실력 발휘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지 전 차범근이 그렇게 처지는 감독이 아니라고 봅니다. 또 이번 월드컵은 독일에서 열립니다. 아마 차감독이 가면 독일 사람들 독일과 경기만 하지 않는다면 아마 우리나라 응원해줄겁니다. 차범근은 독일에서 선수생활을 했기에 독일의 구장 상태나 기타 제반 시설 등에 대해 다른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본프레레보다도 훨씬 잘 알 것입니다. 또 현재 감독을 맡고 있는 수원에는 김남일, 송종국 등 국대급 선수들이 있고 허정무 및 박항서를 제외한 가장 최근에 국대팀과 프로팀을 맡았기에 선수 파악도 용이합니다.(차두리는 아들이죠.) 게다가 심판 판정으로 인한 불이익도 차범근 감독이 간다면 이번에는 당하지 않을 거라 봅니다. 차범근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었으면 합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감독 교체할 타이밍 입니다. 지금이 8월 초이니 내년 6월 초까지 딱 10개월 남았습니다. 돈이 문제가 아닌 만큼 축협은 빨리 결정해야 됩니다. 이번에도 얼렁뚱땅 넘어가서 지원은 소꼬리만큼 하고 감독에게 책임 전가나 하며 다음 감독은 누구로 뽑을 것인가 이 지랄 하면서 조기 유학이나 선진국 시스템 도입하지 않으면 완전 맛이 가버립니다. 외국 감독도 좋지만, 자질이 안 될 바엔 국내파 토종 감독이 장점도 많고 월드컵에서의 성공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을 주장하며 한국축구를 사랑하는 한 팬이 억지로 글 써보았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차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