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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에 유착하는 저질 판사 걸러내야
엄상익(변호사) 2025-02-13, 17:53
“너 같으면 대통령이 말 안 들을 놈을 시킬 것 같으니?"
<카타르시스를 느꼈냐는 고등법원장>
오늘 아침 조선일보에서
윤준 고등법원장의 퇴임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그는 사법부가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대법원장과 대법관 헌법재판관의
임명권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그가 이런 말도 했다.
“일부 국민은 폭도가 법원으로 쳐들어갔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했을 겁니다.”
그는 사법부의 문제점을 정확히 지적한 것 같았다.
내가 삼십대 중반 잠시 정보기관에서 일을 할 때였다.
하루는 차기 대법원장 후보 두 명을 비교 평가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명령이 내려왔다.
대통령이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압축된 내용을
담으라는 것이다.
정보기관의 자료와 언론에
나온 것들을 참고해서 보고서가 만들어졌다.
부하들에 대한 리더십과 동료 판사들과의 화합,
그리고 청렴성과 업무 처리능력 등이 핵심 포인트였다.
자료만으로도 누가 대법원장감인지 바로 우열이
가려지는 것 같았다.
경쟁이 된 두 대법관중 한 명은 대쪽이라는
별명으로 이미 청렴성이 검증이 된 사람이었다.
후배 법관들의 존경을 받고 있었다.
업무능력이 뛰어난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나는 그 대법관을 보좌했던 판사로부터 직접
그의 인품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기도 했다.
그는 나의 고교 동기였다. 그가 이런 말을 했다.
“상당수의 대법관은 그 밑에 있는 나 같은
재판연구관이 만들어 간 판결문 초안에 그대로
자기 서명만 해서 대법원 판결문을 만들어.
원래는 자기가 직접 작성해야 하는 건데 말이야.
엄격히 말하면 위조가 되는 거지.
그런데 내가 모셨던 그 분은 그렇지 않아.
직접 판결문을 쓰고 오히려 내게 법리를 가르쳐 주셨어
. 그리고 내가 감동받은 일도 있었어.”
“그게 뭐였는데?”
“하루는 조금 일찍 퇴근을 하시는데 차를 타고
같이 따라가 봤지.
대방동 쪽의 한 사거리에서 내리시는 거야.
그러면서 이쪽저쪽으로 길을 건너다니면서
신호등의 작동상태를 살피면서 고개를 갸웃하는 거야.
왜 그러시나 생각해 보니까 사무실 구석에 있는
작은 교통사고 사건이 있었어.
경미한 사건이라 실무자인 나조차 등한시하던 건데
그 사건의 현장에 나와 직접 살피는 거였어.
내가 속으로 감탄했지.
나만 해도 판사생활을 어느 정도 하니까 게을러져서
그런지 그렇게 하지 않거든.
하여튼 그날 속으로 감탄하면서 대법관도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를 배웠어.”
나는 그가 대법원장이 될 걸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데 결과는 달랐다.
엉뚱한 다른 사람이 대법원장이 된 것이다.
도대체 납득이 안 되는 인사였다.
며칠 후 내가 정보기관의 책임자인 분에게 물었다.
“실력이나 인품 등 모든 게 우수한 분이
대법원장이 되지 않은 게 어떤 이유입니까?
어떤 흠도 없었는데요.”
정보기관의 책임자가 한심한 눈빛으로
나를 잠시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너 같으면 대통령이 말 잘 듣는 놈을 시킬 것 같으니?
아니면 말 안 들을 놈을 시킬 것 같으니?
세상을 좀 더 아셔야 할 것 같네.”
그때 내가 비로소 깨달았다.
정치 법관이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그리고 편향판결이 왜 나오는지를 말이다.
그 무렵 메이저 일간지의 정치부장이 내게
이런 얘기를 하기도 했다.
“맨날 대통령 주위를 어른거리면서
장관이나 뭐가 되려는 그룹이 있어.
지저분하고 오염된 놈들이 모여있는 인재풀이지.
그리고 정치에는 아예 등을 돌리고
무관하게 사는 깨끗하고 좋은 사람들이 있지.
맨날 그 놈이 그 놈인 오염된 풀에서만 사람을 찾으니까
청문회에서 걸리는 현상이 나오는 거야.
정치는 좋은 인물을 찾아 적재적소에 두는 기술인데
대통령은 자기 말 잘 들을 놈만 찾지.”
정보기관에서 올라오는 인물 정보를 보면
대통령 주변을 어른거리는 정치성 짙은 판사들이 있었다.
대법관이 되어 보겠다고
대통령 부인의 치맛자락을 잡는 존재들도 보였다.
사법부에 먼지를 일으키고 물을 흐려놓는 데는
많은 인원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런 몇몇만 있으면 그렇게 됐다.
권력에 유착하는 저질 판사를 걸러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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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글(김형원님) 편집입니다!
2025.2.21.아띠할멈.().
http://cafe.daum.net/azn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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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권력에 유착하는 저질 판사 걸러내야
100%공감의 칼럼 응원하며 옮깁니다
많은성원 보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