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7. 21 대학로 쑈틱씨어터 2관 pm7:00
작 / 연출 : 김한길
극단 : 청국장
#1.. 김한길 & 청국장..
극단 청국장.. 연출 김한길..
이들의 연출과 연기를 좋아한다. 빗소리.. 청국장 특유의 말투.. 일상소재의 따쓰함.. 무대공간의 활용..
<임대아파트>, <춘천거기> 등을 보고 느낀 청국장의 짙한 냄새가 이번 <사건발생 1980>에서도 오랜 시간이 지나도 가시지 않으며 내 후각을 자극한다.
#2.. 사건발생 1980..
김한길 작/연출 특유의 등장인물간의 얽히고 설키는 갈등은 이번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잘들어난다.
이전 작품들이 같은 공간을 각기 다른 캐릭터가 공유하며 사용하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면,
이번 공연에서는 공간의 겹침을 지양하는 대신에, 같은 공간에 시간 재조립을 통해 극을 풀어나간다.
엄마와 딸, 그리고 그녀의 자식들..
<사건발생 1980>이라는 제목에서 풍기는 뉘앙스처럼 극은 마치 추리극을 연상시키는 시간의 재배열을 통해서 극을 풀어나간다.
서로 다른 인물관계의 갈등을 교차적으로 보여준뒤 후에, 그들의 끊어진 연관관계의 고리를 이어주고 다함께 갈등을 풀며 극을 마무릴 짖는 김한길 특유의 연출을 여전하였다. 이전의 극이 청춘남녀의 일상이 주요 소재가 되었다면, 이번 극은 3대간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나이든 어머니와 그녀의 어머니의 역할을 멋지게 소화해 낸다. 할머니 순래역을 맡은 이유진님의 조곤조곤한 전라도사투리의 말투는 무리하게 할머니 역에 집착하지 않고, 건너시대의 어머니의 어머니 모습을 그리게 해준다. 다만 딸인 정자에 비해 그다지 고생했다는 느낌이 안든다는 생각이 드는게 아쉽다고할까?
정자역을 맡은 엄혜란님의 변신은 완전히 눈에 띄었다.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그녀의 연기는 이전극에서 맡았던 역이 무엇인었는지조차 잊게 만들어준다.
실질적인 극의 연결고리의 중심에 서서 그녀를 기준으로 그녀의 어머니의 이야기와 그녀이야기, 그리고 그들자식세대의 이야기로 나누어지게 하는 주인공역할을 수월하게 소화해낸다.
언제나 그랬듯이 사소한 장면들을 기억에 남게하는 연출은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하나의 하나의 장면에 꽂히게 만든다.
그림카드를 만지며 그림속의 동물을 말하는 순희.. 와 정자..
'그건 가식이야'라고 말하는 선희와 '이것도 가식이냐' 라는 춘구..
창밖을 바라보며 '나쁜비..'를 말하는 춘구와.. 순희..
그리고 초코파이의 情과 춘구 오른팔에 새겨진 문신 情..
사소한 스쳐지나가는 장면이 주는 잔잔함은 역시나 김한길연출과 극단 청국장의 냄새가 풍겨오게 만든다.
이전 혜화동 1번지에서 <미스터리가 수상하다>라는 작품으로 공연했을때와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이전보다는 더 자연스럽게 극이 다듬어졌다고 하나, 제목에서 말하는 1980의 의미는 찾기가 쉽지 않다.
극을 보며 1980의 단서를 찾을수 있는 것은 춘구의 나이가 빠른 1980이라는 거..
하지만 극의 중심에는 춘구의 어머니 정자가 서있고, 그녀를 중심으로 극의 연결고리는 이어진다.
<미스터리가 수상하다>의 부제 <사건발생 1980>이었으므로 그 작품을 그대로 가지고 옴에 있어,
제목과 극의 내용과의 매치가 안 이루어지는것이 다소 아쉬운 부분이 아닌가 싶다.
김한길 연출의 느낌을 살리면서 '일상 이외의 또다른 소재로 극의 폭을 넓히려는 시도를 한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 <사건발생 1980>이지만,
무엇을 해도 결국 일상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특유의 연출스타일은 결국에는 이전의 특유의 느낌을 지우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그런 느낌이 좋다. 그 특유의 일상의 따스함..
한번이라도 이들의 연극을 본 사람들이 잊을수 없는 김한길 연출의 극단 청국장 냄새..
청국장은 오래 끊여질수록 강한 냄새를 남기고, 그 냄새는 멀리멀리 대학로 전역에 퍼져나갈것이다.
첫댓글 이거 목요일날 볼건데.. 갠적으로 청국장 작품을 좋아하기도 하구.. 그 특유의 일상의 따스함을 주는 느낌도 좋구.. ^^ 기대가 은근 되네~
할머니분이 고생한 티가 안 난다라는거 공감..ㅋㅋ 너무 고우시더라. 음.. 죽은 사람이기 때문에.. 곱게 나온것일수도 있구.. 염혜란씨는 이거까지 모두 3개의 공연에서 엄마역 맡은걸 봐서 그런지.. 염혜란 씨가 엄마역이 아닌 다른 역으로 나온 공연 보면 왠지 어색하더라..ㅋㅋ 기억에 남는다는 저 장면들.. 정말.. 꽂히게 만들긴 했어..^^ 청국장 작품을 '장군슈퍼'와 '임대아파트'를 보긴 했는데.. 그것들과는 조금은 다른 이미지 였던것 같아. 배우들 연기.. 다들 좋았구.. 괜찮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