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논란]
기시다, 나토회의 尹대통령 만나 설명할듯
日언론 “8월에 방류 개시할 것”
대통령실 “IAEA 발표 내용 존중”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계획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종합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일본 정부가 다음 달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개시하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측은 5일 “방류는 올여름에 한다”라는 방침을 재확인한 가운데 국내외 반대 여론을 최대한 설득한 뒤 방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다음 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염수 방류 시기에 대해 “올해 봄부터 여름이라는 방침에 변경이 없다”며 “구체적인 방류 시기는 안전성 확보와 풍평(風評·뜬소문) 피해 대처 상황을 확인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가 8월에 오염수 방류를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달 11, 12일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리투아니아에서 윤 대통령과 개별 정상회담을 갖고 오염수 방류에 대해 설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오염수 방류 계획의 안전성과 감시 시스템 등을 윤 대통령에게 직접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이날 “원자력 안전 분야의 대표적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IAEA의 발표 내용을 존중한다”며 “정부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둘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등이 2년째 진행 중인 자체 검토 작업을 마무리 짓고 검토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IAEA는 종합보고서 발표 이후에도 지속해서 방류 안전성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후쿠시마 현지를 방문해 방류를 반대하는 어민들에게 “오염수의 마지막 한 방울이 안전하게 방류될 때까지 IAEA는 후쿠시마에 끝까지 머물며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염수 샘플에 대한 추가 분석을 KINS와 공동 진행하고 하반기(7∼12월) 보고서를 펴내기로 했다.
기시다는 尹에, 하야시는 박진에, 日, 오염수 방류 설득 외교전
내주 나토회의서 정상회담 모색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도 예정
美 “IAEA 국제적 기준으로 검증”
中 “안전 못믿어, 수산물검역 강화”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에 대한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판단한 일본 정부가 올여름으로 방류 시기를 확정짓고 한국 중국 등 인접국에 이해를 구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2023.5.21.
일본 정부는 다음 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직접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오염수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일본 정부 및 집권 자민당 내에서는 지나치게 서둘렀다가 이웃 국가의 반발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부담을 감안하며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은 채 여론을 살피고 있다.
● 한일 정상회담 추진하는 기시다 총리
일본은 한국을 비롯해 방류 반대 여론이 강한 인접국에 대해 총리와 외교당국 수장이 직접 나서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11, 12일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간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회담에서 IAEA 보고서를 근거로 오염수 방류 계획이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IAEA 보고서를 전달받은 뒤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높은 투명성을 갖고 (안전성을) 국내외에 정중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한일 외교장관도 13,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개별 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회담이 성사된다면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은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일정을 포함한 구체적인 방류 계획에 대해 설명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가 자칫 인접국의 반일 정서에 불을 붙일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한국, 내년 1월 총통 선거가 있는 대만에서 이 문제가 핵심 이슈로 부상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동시에 일본 정부는 각종 괴담이나 허위 정보에도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우장하오(吳江浩) 주일 중국대사가 전날 도쿄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원전 사고로 발생한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방법은 전례가 없다”며 계획 철회를 촉구하자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처리수(오염수의 일본식 표현)에 대해 사실에 반하는 내용을 발언하고 있다.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과학적인 근거에 입각해 반론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 美 ‘안전 결론’ 지지 vs 中 “IAEA 못 믿어”
집권 자민당 내에서는 “과거 교훈을 근거로 가볍게 방류 시기를 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섬세하게 주의를 기울이는 가운데 마지막에는 총리가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갈라졌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해 “IAEA가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제적 합의를 반영한 것”이라며 지지 입장을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4일(현지 시간) 국내 언론사의 서면 질의에 “IAEA는 회원국 간 협의로 개발된 원자력 안전 기준에 따라 처리수 방출 계획을 평가했다”면서 “우리는 일본이 인도태평양 지역 과학자 및 파트너들과도 협의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중국은 IAEA 조사 결과에 대한 불신의 뜻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IAEA 보고서는 일본 측 해양 배출 계획의 정당성을 입증하지 못하고, 합법성을 부여하지 않으며, 안정성도 보장하지 않는다. 향후 모니터링 계획의 효율성 역시 담보할 수 없다”면서 조목조목 비판했다.
왕 대변인은 또 “중국 정부의 관련 부서는 해양 환경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해산물 및 기타 수입품에 대한 검사와 검역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