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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몽(黃粱夢)
메조(黃粱) 밥을 짓는 짧은 동안이라는 뜻으로, 부귀와 공명의 덧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黃 : 누를 황(黃/0)
粱 : 기장 량(米/7)
夢 : 꿈 몽(夕/11)
(유의어)
괴안몽(槐安夢)
나부지몽(羅浮之夢)
남가일몽(南柯一夢)
남가지몽(南柯之夢)
노생지몽(盧生之夢)
백일몽(白日夢)
여옹침(呂翁枕)
일장춘몽(一場春夢)
일취지몽(一炊之夢)
한단지몽(邯鄲之夢)
한단지침(邯鄲之枕)
황량일취(黃粱一炊)
황량일취몽(黃粱一炊夢)
황량일취지몽(黃粱一炊之夢)
출전 : 심기제(沈既濟)의 침중기(枕中記)
중국 당(唐)나라 때 노생(老生)이 한단으로 가는 길에 주막에서 도사(道士) 여옹을 만나 그 베개를 빌어 베고 자면서 일생의 영화를 꿈꾸었다는 데에서 나온 말로, 세상의 부귀영화가 덧없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옛날 중국의 노생(盧生)이라는 젊은이가 조(趙)나라의 서울인 한단(邯鄲)에서 영화(榮華)를 마음것 누릴 수 있다는 신기한 청자 베개를 선인(仙人)에게 빌려 베고 잤다.
좋은 아내를 얻고 대신(大臣)이 되어 부귀영화를 50여 년 동안이나 누리는 꿈을 꾸고 깨어 보니, 물에 얹은 메조죽은 아직 퍼지지도 않았더라고 한다.
당(唐)나라 때 심기제(沈旣濟)가 쓴 침중기(枕中記)라는 전기소설(傳奇小說)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짧은 꿈으로 인생과 부귀영화의 덧없음을 말하는 성어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당나라 현종 때(開元七年), 신선 술을 익힌 도사 여옹(呂翁)이 한단으로 가다가 지방의 주막에서 쉬었다.
開元七年, 道士有呂翁者, 得神仙術, 行邯鄲道中, 息邸舍.
모자를 벗고 허리띠를 느슨하게 풀고 행랑에 기대어 앉았다. 잠시 후 여행 중인 소년을 만났는데 곧 노생(盧生)이었다.
攝帽弛帶隱(憑倚)囊而坐. 俄見旅中少年, 乃盧生也.
노생(盧生)은 여옹(呂翁)에게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면서 말했다. "선비가 세상에 태어나서 마땅히 공명을 세워 장수로 출전하고 재상에 올라 풍부한 음식을 누리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종족이 더욱 번창하고 집안이 더욱 부유해진 연후에 즐거움을 말할 수 있겠지요."
士之生世, 當建功樹名, 出將入相, 列鼎而食, 選聲而聽, 使族益昌而家益肥, 然後可以言適乎.
노생은 말을 마치자 피곤하여 졸음이 왔다. 주막 주인은 마악 메조 밥을 짓고 있었으며, 여옹이 자루 속에서 베개를 찾아 노생에게 주면서 말했다. "자네 이걸 베개를 베고 자게. 자네 뜻대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게 될 테니(子枕吾枕,當令子榮適如志)."
노생은 그 베개를 베고 누워 꿈속으로 빠져들었다. 꿈속에서 그는 아름답고도 온화한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고 진사 시험에도 급제하여 섬주목, 경조윤, 호부상서 겸 어사대부, 중서령으로 승진하고 연국공에 봉해진다.
게다가 다섯 아들까지도 고관대작이 되고 명문가 규수를 아내로 맞아들인다. 이렇게 노생은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다 여든 살에 병이 들어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날 저녁 노생은 죽었다.
노생이 기지개를 켜면서 깨어 보니 꿈이었다. 옆에는 여옹이 있었고, 잠들기 전 밥을 짓고 있던 집주인은 여전히 밥을 짓고 있었다. 모든 게 전과 다름없었다. 그는 벌떡 일어나면서 말했다. "이 모든 게 꿈이었던가?"
盧生欠伸而悟, 見其身方偃於邸舍, 呂翁坐其傍, 主人蒸黍未熟, 觸類如故. 生蹶然而興, 曰: 豈其夢寐也.
여옹이 웃으며 말했다. "인생 만사가 다 그런 거라네."
翁謂生曰: 人生之適, 亦如是矣.
노생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윽고 감사를 드리면서 말했다. "영화와 욕됨, 부귀와 빈곤, 삶과 죽음을 다 겪어 보았습니다. 이는 선생께서 제 욕망을 막아주신 것입니다. 다시 가르침을 받지 않더라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노생은 여옹에게 두 번 절하고 떠나갔다.
生憮然良久, 謝曰: 夫寵辱之道, 窮達之運, 得喪之理, 死生之情, 盡知之矣. 此先生所以窒吾欲也. 敢不受教. 稽首再拜而去.
방금 전 자신이 누렸던 온갖 부귀영화가 사람이 황량(黃粱)으로 밥을 짓는 시간에 꿈을 꾼 것에 지나지 않았다. '황량몽(黃粱夢)'은 이 이야기에서 나왔다.
노생(盧生)이 바라던 것은 지나친 욕심의 발현이지, 가슴 뛰게 하는 행복을 위한 실천을 강구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도사 여옹(呂翁)이 그에게 세상살이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를 보여 주었으리라.
꿈은 버리자는 것이 아니다. 행복을 찾아가자는 말이다. 황량(黃粱)이 익어가는 그 순간에 불과한 인생에서 지나친 욕심과 욕망이 불러오는 결과는 허망함 그 것뿐이다.
◼ 왕안석(王安石)의 만사(萬事)
萬事黃粱欲熟時
세상일은 기장밥 익으려 할 때와 같아
世間談笑漫追隨
세간에선 웃고 얘기하며 느긋이 따르네
雞蟲得失何須算
닭이 벌레를 쪼는 득실 따질 것 있으랴
鵬鶡逍遙各自知
붕새와 할단새가 소요하는 뜻 저마다 아는 것을
◼ 심기제(沈既濟) / 침중기(枕中記)
01
開元七年, 道士有呂翁者, 得神仙術, 行邯鄲道中, 息邸舍. 攝帽弛帶, 隱嚢而坐.
당나라 현종 때, 도사 여옹(呂翁)은 신선술을 얻어 한단으로 가는 도중에 지방의 주막에서 쉬었다. 모자를 벗고 허리띠를 느슨하게 풀고 행랑에 기대어 앉았다.
俄見旅中少年, 乃盧生也.
잠시 후 여행 중인 소년을 만났는데 곧 노생이었다.
衣短褐, 乘靑駒, 將適於田, 亦止於邸中, 與翁共席而坐, 言笑殊暢.
짧은 갈옷을 입고 푸른 망아지를 타고 들에 가려다가 그 집에 들러 여옹과 함게 앉았다. 노생은 담소함이 매우 유창했다.
久之, 盧生顧其衣裝敝褻, 乃長歎息曰: 大丈夫生世不諧, 困如是也.
한참 후 노생은 자신의 허름한 옷차림을 보고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사나이로 세상에 태어나서 가난에 찌들리는 이 꼴이 무엇입니까?"
翁曰: 觀子形體, 無苦無恙, 談諧方適, 而歎其困者, 何也.
여옹이 말했다. "자네 모습을 보니 괴로움이나 근심이 없어 보이는데
즐겁게 얘기하다가, 갑자기 가난을 탓하다니 어찌된 일인가?"
生曰: 吾此苟生耳, 何適之謂.
노생이 말했다. "저는 그저 목숨만 붙어있을 따름인데 어찌 즐겁다고 하십니까?"
翁曰: 此不謂適, 而何謂適.
여옹이 말했다. "이것을 즐겁지 않다고 한다면 무엇을 즐겁다 하겠는가?"
答曰: 士之生世, 當建功樹名, 出將入相, 列鼎而食, 選聲而聽, 使族益昌而家益肥, 然後可以言適乎.
노생이 답했다. "선비가 세상에 태어나서 마땅히 공명을 세워 장수로 출전하고 재상에 올라 풍부한 음식을 누리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종족이 더욱 번창하고 집안이 더욱 부유해진 연후에
즐거움을 말할 수 있겠지요.
吾嘗志于學, 富於游藝, 自惟當年, 靑紫可拾.
저는 일찍이 학문에 뜻을 두고 학식이 풍부해져 자기 당년에 고관대작을 얻으려 했습니다.
今已適壯, 猶勤畎畝, 非困而何.
지금 이미 장년인데 아직도 들에 가서 경작해야 하니 곤궁한 게 아니면 무엇입니까?"
言訖而目昏思寐.
말을 마치자 눈이 어두워지며 잠들려 했다.
時主人方蒸黍, 翁乃探嚢中枕以授之曰: 子枕吾枕, 當令子榮適如志.
그때 주막 주인은 마악 조밥을 짓고 있었는데 여옹이 자루 속에서 베개를 찾아 노생에게 주면서 말했다. "자네 이걸 베개를 베게. 자네 뜻대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게 할테니."
其枕靑瓷, 而竅其兩端.
그 베개는 청자였는데 양 끝에 구멍이 있었다.
生俛首就之, 見其竅漸大, 明朗.
노생은 머리를 뉘여 취침했는데 그 구멍이 점점 커지더니 환해졌다.
乃舉身而入, 遂至其家.
이에 몸을 들어 구멍 속으로 들어가 드디어 한 집에 이르렀다.
02
數月, 娶清河崔氏女.
몇 달 뒤에 그는 청하 최씨의 딸에게 장가들었다.
女容甚麗, 生資愈厚.
여인은 용모가 매우 아름다웠고 재산도 풍요로웠다.
生大悦, 由是衣裝服馭, 日益鮮盛.
노생은 크게 기뻐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의복장속(衣服裝束)과 거마(車馬)도 날이 갈수록 더욱 신선하고 융성했다.
明年, 舉進士, 登第.
이듬해 진사시에 응시하여 급제했다.
釋褐祕校, 應制, 轉渭南尉.
그는 갈옷(평민복장)을 벗고 비서성 교서랑이 되고, 황제의 뜻을 받들어 위남에 이르러 현위가 되었다.
俄遷監察御史, 轉起居舍人, 制誥.
얼마 후에 감찰어사에 승진하고, 기거사인(起居舍人), 지제(知制)의 함위(銜位)에 전보되었다.
三載, 出典同州, 遷陜牧.
3년이 지난 뒤에 전주에 이르러 지방장관이 되었고, 협으로 자리를 옮겨 목을 맡았다.
生性好土功, 自陜西鑿河八十里, 以濟不通.
그는 성품이 수리(水利) 건축을 좋아하여 협서로부터 하천 80리를 뚫어 교통문제를 해결했다.
邦人利之, 刻石紀德.
협서 백성들이 편리함에 감사하여 돌에다 그의 공덕을 새겼다.
移節汴州, 領河南道採訪使, 徴爲京兆尹.
변주의 지방장관으로 벼슬을 옮겨 하남도에 이르러 채방사(採訪使)를 맡았고, 황제의 명으로 경조윤이 되었다.
是歳, 神武皇帝方事戎狄, 恢宏土宇.
이 해에 당 현종이 융적에 빌붙어서 영토를 확장했다.
會吐蕃悉抹邏及燭龍莽布支攻陷瓜沙, 而節度使, 王, 君毚新被殺, 河湟震動.
마침 토번의 실말라와 촉룡망포지가 과사를 공격하여 함락하자 절도사, 왕, 군참이 피살되고 황하와 황수의 형세가 불안했다.
帝思將帥之才, 遂除生御史中丞, 河西道節度.
황제는 장수의 재능을 생각해서 드디어 노생에게 어사중승(御史中丞)을 주어 하서절도사를 제수했다.
大破戎虜, 斬首七千級, 開地九百里, 築三大城, 以遮要害.
그는 오랑캐를 대파하고 70급을 참수하고, 영토 9백리를 개척하였으며, 세 대성을 축조하고 요해지를 차단했다.
邊人立石於居延山以頌之.
변경의 백성들이 거연산에 비를 세워 공덕을 칭송했다.
歸朝册勳, 恩禮極盛.
조정에 돌아와 공훈에 걸맞는 작위를 책봉하여 은혜와 의례가 지극히 성대했다.
轉吏部侍郎, 遷戸部尚書兼御史大夫.
관직은 이부시랑에 전보되었다가 호부상서 겸 어사대부로 승진했다.
時望清重, 羣情翕習, 大爲時宰所忌.
한 때는 명망이 청고(清高)하고 존중 받았으나 대가들에게 꺼림을 받는 바 되었다.
以飛語中之, 貶爲端州刺史.
유언비어로 중상을 입어 단주자사로 좌천되었다.
三年, 徴爲常侍. 未幾, 同中書門下平章事.
3년 뒤 왕명으로 상시가 되었다가 얼마 후에는 다시 재상이 되었다.
與蕭中令嵩, 裴侍中光庭, 同執大政十餘年, 嘉謨密命, 一日三接, 獻替啓沃, 號爲賢相.
재상 숙고, 시중 배광정 등과 조정의 대권을 장악하여 10여 년 동안 아름다운 모의와 밀명을 수행했는데 하루에 세 번 만나기도 하고 황제의 아름다운 뜻 다음으로 양책을 올려 노생을 사람들이 현상이라 일컬었다.
同列害之, 復誣與邊將交結, 所圖不軌.
동령의 관료들이 그를 해쳤다.
또 변방의 장수들과 사귀며 관계를 맺었으나 도모하던 것이 빗나갔다고 무고했다.
下制獄. 府吏引從至其門而急收之.
황제는 하옥을 명했다. 경조부의 관리들이 시종들을 이끌고 노생 집에 와서 그를 급히 체포하여 수감했다.
生惶駭不測, 謂妻子曰: 吾家山東, 有良田五頃, 足以禦寒餒. 何苦求祿. 而今及此, 思衣短褐, 乘靑駒, 行邯鄲道中, 不可得也.
노생은 놀라고 두려워, 자신의 목숨을 예측할 수 없어 아내에게 말했다. "내 집은 본래 산동 땅이요. 좋은 밭 몇 마지기가 있어 추위와 굶주림은 면할 수 있었소. 어째서 벼슬을 하려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모르겠구료. 차라리 다시 짧은 갈옷을 입고 푸른 망아지를 타고 한단의 길을 가고 싶지만, 이제는 그럴 수도 없게 되었구려."
引刃自刎, 其妻救之, 獲免.
칼을 빼어 자기 목을 찌르려 했으나 그의 아내가 그를 구하여 죽음을 면했다.
其罹者皆死, 獨生爲中官保之, 減罪死, 投驩州.
그와 연관된 사람들은 모두 죽었지만, 홀로 노생만이 환관들의 구정(舊情)을 입어 성명을 보전하고 죽을 죄에서 감형되어 환주에 유배되었다.
03
數年, 帝知冤, 復追爲中書令, 封燕國公, 恩旨殊異.
몇 년 뒤에 황제가 그의 억울함을 알고, 다시 중서령 벼슬을 회복해 주고, 연국공에 책봉하니 황제의 은총의 뜻이 특별했다.
生五子, 曰儉, 曰傳, 曰位, 曰倜, 曰倚, 皆有才器.
다섯 아들을 낳았다. 이름을 검(儉), 전(傳), 위(位), 척(倜), 의(倚)라 불렀는데 모두 재능이 많았다.
儉進士登第, 爲考功員外;
검(儉)은 진사로 급제하여 고공원외(考功員外)가 되었고,
傳爲侍御史;
전(傳)은 시어랑(侍禦郎)이 되었고,
位爲太常丞;
위(位)는 태승상(太常丞)이 되었고,
倜爲萬年尉;
척(倜)은 만년지명(萬年地名)의 위(尉)가 되었고,
倚最賢, 年二十八, 爲左襄.
의(倚)는 가장 현명하여 나이 28세에 좌양(左襄)에 올랐다.
其姻媾皆天下望族, 有孫十餘人.
그가 혼인한 척들은 모두 명문거족(名門擧族)들이었다. 손자들은 10여명이었다.
兩竄荒徼, 再登台鉉.
노생은 두 차례 유배되고, 두 차례 재상의 고위직에 올랐다.
出入中外, 徊翔臺閣, 五十餘年, 崇盛赫奕.
중앙과 지방을 출입하며 50여 년간 벼슬의 지위가 높고 명성이 크게 빛났다.
性頗奢盪, 甚好佚樂, 後庭聲色, 皆第一綺麗.
노생은 성품이 사치 방탕하고, 방랑하고, 음란한 즐거움을 매우 좋아하여, 후원의 처첩들은 모두 천하제일의 미색이었다.
前後賜良田, 甲第, 佳人, 名馬, 不可勝數.
전후로 하사받은 양전과 가옥, 미녀, 명마 등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었다.
後年漸衰邁, 屡乞骸骨, 不許.
말년에는 몸이 점점 쇠약하고 노쇠해져 여러 차례 사직하기를 요청했으나 황제는 허락하지 않았다.
病, 中人候問, 相踵於道, 名醫上藥, 無不至焉.
병이 나서 환관들이 문병오느라 길에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명의와 상품의 약재도 이르지 않은 것이 없었다.
將歿, 上疏曰:
노생은 죽음에 임하여 상소했다.
臣本山東諸生, 以田圃爲娯, 偶逢聖運, 得列官敘.
신은 본디 상동의 일반 유생으로 들에서 경작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여기다가 우연히 성은을 입어 이름을 관리의 위치에 올렸습니다.
過蒙殊獎, 特秩鴻私.
황제의 과분한 보살핌을 입어 특별한 직위와 지나치게 집안을 일구었습니다.
出擁節旌, 入昇台輔.
지방에서는 절기의 환대를 받았고, 조정에 들어와서는 재상직에 올랐습니다.
周旋中外, 綿歴歳時.
조정의 안팎에서 황제의 친척들과 교분을 맺어, 다년간 비단이 깔린 길을 걸어왔습니다.
有忝天恩, 無裨聖化.
황제의 은총을 입으면서도 황제의 교화에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負乘貽寇, 履薄增憂.
성현의 자리에 머물러 높은 지위를 저버리고 해를 끼칠까 얇은 얼음 위를 밟듯이 점차 두렵습니다.
日懼一日, 不知老至.
날마다 그날의 책무를 두려워 하는 사이에 저도 모르게 늙어버렸습니다.
今年逾八十, 位極三事.
금년에 여든을 넘어 관직을 삼공의 자리를 다 거쳤습니다.
鐘漏並歇, 筋骸倶耄.
목숨도 막바지에 이르렀고 근골(筋骨)도 모두 노쇠했습니다.
彌留沈頓, 待時益盡.
머무는 사이에도 몸은 무겁고 피곤하여 마상(馬上)에서 기다리는 시간도 점차 다해갑니다.
顧無成效, 上答休明.
돌아보니 이룬 공적도 없이 황제의 무한한 성명(聖明)에 매우 감사드립니다.
空負深恩, 永辭聖代.
부질없이 성은을 저버리고 영원히 황제의 태평성대를 송축합니다.
無任感戀之至, 謹奉表陳謝.
감격과 그리움의 지극함을 붙일 데 없어 삼가 이 표를 올리며 감사를 표합니다.
詔曰:
황제가 조서를 내렸다.
卿以俊德, 作朕元輔.
경은 뛰어난 덕행으로 짐의 수석 보좌가 되었다.
出擁藩翰, 入贊雍熙.
지방에서는 나를 보장하고 돕는 일을 수행하였고, 조정에서는 나를 도와 조정을 빛나게 하였다.
昇平二紀, 實卿所頼.
20년간 태평을 누린 건 실로 경의 덕택이었다.
比嬰疾疹, 日謂痊平, 豈斯沈痼, 良用憫惻.
너의 질병은 마상(馬上)에서 나을 수 있다고 여겼는데 이처럼 오래되어 난치병이 되어 참으로 나를 민망하고 측은하게 할 줄은 몰랐다.
今令驃騎大將軍高力士, 就第候省, 其勉加鍼石, 爲予自愛.
지금 표기대장군 고력사를 너의 집에 보내 살펴보고 치료에 힘쓰게 할 터이니 나를 위하여 생명을 자애하라.
猶冀無妄, 期於有瘳.
오히려 마음 속에 희망을 품고 회복하기를 기대하노라.
是夕, 薨.
그날 저녁 노생은 죽었다.
盧生欠伸而悟, 見其身方偃於邸舍.
노생이 기지개를 켜면서 깨어 보니 꿈이었다.
呂翁坐其傍, 主人蒸黍未熟, 觸類如故.
옆에는 여옹이 있었고, 잠들기 전 밥을 짓고 있던 집주인은 여전히 밥을 짓고 있었다. 모든 게 전과 다름없었다.
生蹶然而興, 曰: 豈其夢寐也.
그는 벌떡 일어나면서 말했다. "이 모든 게 꿈이었던가?"
翁謂生曰: 人生之適, 亦如是矣.
여옹이 웃으며 말했다. "인생 만사가 다 그런 거라네."
生憮然良久, 謝曰: 夫寵辱之道, 窮逹之運, 得喪之理, 死生之情, 盡知之矣. 此先生所以窒吾欲也. 敢不受教.
노생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윽고 감사를 드리면서 말했다. "영화와 치욕, 부귀와 빈곤, 삶과 죽음을 다 겪어 보았습니다. 이는 선생께서 제 욕망을 막아주신 것입니다. 다시 가르침을 받지 않더라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稽首再拜而去.
노생은 여옹에게 두 번 절하고 떠나갔다.
▶️ 黃(누를 황)은 ❶형성문자로 黄(황)의 본자(本字)이다. 田(전)과 음(音)을 나타내는 光(광; 빛)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땅에 빛이 비치다, 흙의 색깔, 노랑으로 되었다고 일컬어지나 글자 전체가 화전(火箭)의 모양, 불의 색깔, 노랑으로 되었다고도 한다. 중국 고대(古代)의 오행사상(五行思想)에서는 색깔 중에서 黃을 제일 소중히 여겨 하늘은 玄(현; 검정), 땅은 노랑. 천자(天子)는 黃帝(황제) 때 비롯되었다고 한다. ❷상형문자로 黃자는 '누렇다'나 '노래지다', '황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黃자는 패옥(佩玉)이라고 하는 둥근 장신구를 허리에 두른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黃자의 본래 의미는 '패옥'이었다. 그러나 후에 황금색의 패옥이라는 뜻이 확대되면서 '누렇다'나 '노래지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고 또 황금색은 황제의 색이기도 하여 '황제'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 그래서 黃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황제'나 '누렇다'라는 뜻을 전달한다. 참고로 黃자가 다른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여기에 玉(옥 옥)자를 더한 璜(서옥 황)자가 '패옥'이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黃(황)은 (1)황색(黃色) (2)유황(硫黃) (3)우황(牛黃), 구보(狗寶) 따위가 동물에 들어 있을 때의 한약(韓藥)을 이룸 (4)보리나 밀의 줄기에 누렇게 내리는 병적(病的)인 가루 (5)인삼(人蔘)의 거죽에 누렇게 낀 병적(病的)인 흠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누렇다 ②노래지다 ③앓다 ④누런빛 ⑤황금(黃金) ⑥늙은이 ⑦어린아이, 유아(幼兒) ⑧황제(皇帝) ⑨열병(熱病) ⑩병들고 지친 모양 ⑪공골말(털빛이 누런 말) ⑫곡식(穀食), 곡류(穀類) ⑬나라의 이름 ⑭황마(黃馬)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노란 빛깔의 모래를 황사(黃沙), 금을 누른빛을 띤다는 뜻에서 다른 금속과 구별하여 쓰는 말 또는 돈이나 재물을 비유하여 일컫는 말을 황금(黃金), 중국 동부 해안과 한반도 사이에 있는 바다를 황해(黃海), 누른 갈색이 나는 흙을 황토(黃土), 누른 빛을 황색(黃色), 해가 져서 어둑어둑할 무렵을 황혼(黃昏), 꽃이 노란 국화를 황국(黃菊), 누른 빛깔의 종이를 황지(黃紙), 족제비의 꼬리털을 황모(黃毛), 구리에 아연을 섞어서 만든 쇠붙이를 황동(黃銅), 저승으로 사람이 죽은 뒤에 그 혼이 가서 산다고 하는 세상을 황로(黃壚), 누른 빛깔의 얼룩 무늬 또는 얼룩점을 황반(黃斑), 누른 빛깔의 소를 황우(黃牛), 털빛이 누른 개를 황구(黃狗), 어찌할 겨를이 없이 매우 급함을 창황(蒼黃), 달걀 노른자를 난황(卵黃), 붉은색을 띤 노랑으로 빨강과 노랑의 중간색을 주황(朱黃), 저녁 때를 훈황(曛黃), 성냥의 옛말을 당황(唐黃), 메조죽을 쑤는 짧은 동안이라는 뜻으로 부귀와 공명의 덧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황량일취(黃粱一炊), 덧없는 꿈이나 한때의 헛된 부귀영화를 이르는 말을 황량지몽(黃粱之夢), 죽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을 황양지객(黃壤之客), 부리가 누런 색 새끼같이 아직은 어려서 입에서 젖비린내가 난다는 뜻으로 남을 어리고 하잘 것 없다고 비웃어 이르는 말을 황구유취(黃口乳臭), 새 새끼의 주둥이가 노랗다는 뜻에서 어린아이를 일컫는 말을 황구소아(黃口小兒), 돈만 있으면 무엇이나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말을 황금만능(黃金萬能), 하늘은 위에 있어 그 빛이 검고 땅은 아래 있어서 그 빛이 누름을 일컫는 말을 천지현황(天地玄黃), 초목의 잎이 누렇게 물들어 떨어진다는 뜻으로 가을철을 이르는 말을 초목황락(草木黃落) 등에 쓰인다.
▶️ 粱(기장 량)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쌀 미(米; 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梁(량)의 생략형(省略形)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粱(량)은 ①기장(볏과의 한해살이풀) ②조(볏과의 한해살이풀) ③좋은 곡식(穀食)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기장 서(黍)이다. 용례로는 쌀밥과 고기 반찬 또는 사치스러운 음식을 양육(粱肉), 어떤 부정적인 사람이나 세력이 거리낌 없이 함부로 날뜀을 도량(跳粱), 메조로 찰기가 없는 조를 황량(黃粱), 조각한 것이 있는 대들보를 조량(雕粱), 옥수수를 달리 이르는 말을 옥고량(玉高粱), 수수쌀을 달리 이르는 말을 고량미(高粱米), 알이 굵고 빛깔이 희며 맛이 좋은 조를 이르는 말을 백량미(白粱米), 메조죽을 쑤는 짧은 동안이라는 뜻으로 부귀와 공명의 덧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황량일취(黃粱一炊), 덧없는 꿈이나 한때의 헛된 부귀영화를 이르는 말을 황량지몽(黃粱之夢), 살진 고기와 좋은 곡식으로 만든 맛있는 음식을 일컫는 말을 고량진미(膏粱珍味), 고량진미를 먹은 자제라는 뜻으로 부귀한 집에서 자라나서 고생을 모르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고량자제(膏粱子弟), 부귀 공명이 꿈처럼 덧없음의 비유 또 바뀌어 다만 꿈의 뜻으로도 쓰이는 말을 황량일취몽(黃粱一炊夢), 메조죽을 쑤는 짧은 동안이라는 뜻으로 부귀와 공명의 덧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황량일취지몽(黃粱一炊之夢) 등에 쓰인다.
▶️ 夢(꿈 몽)은 ❶형성문자로 夣(몽)과 梦(몽)은 통자(通字), 梦(몽)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저녁 석(夕; 저녁)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몽(어둡다의 뜻)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본뜻은 저녁이 되어 시계(視界)가 침침하여 뚜렷이 보이지 않는 일이나, 밤이 어둡다의 뜻이다. 꿈의 뜻으로도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夢자는 '꿈'이나 '공상', '흐리멍덩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夢자는 艹(풀 초)자와 目(눈 목)자, 冖(덮을 멱)자, 夕(저녁 석)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夢의 갑골문을 보면 단순히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잠자리에 들어 꿈을 꾸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이후 눈과 눈꺼풀은 艹자와 目자로 변하였고 침대는 冖자가 대신하게 되었다. 소전에서는 여기에 夕자가 더해지면서 夢자가 '밤'과 관계된 글자라는 뜻을 표현하게 되었다. 그래서 夢(몽)은 ①꿈 ②공상(空想) ③꿈꾸다 ④혼미(昏迷)하다 ⑤흐리멍덩하다 ⑥똑똑하지 않다 ⑦마음이 어지러워지다 ⑧뒤숭숭하다 ⑨사리에 어둡다 ⑩흐릿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두울 매(昧)이다. 용례로는 잠을 자며 꿈을 꿈을 몽매(夢寐), 자다가 가위에 눌림을 몽염(夢魘), 꿈에 나타나는 길흉의 징조를 몽조(夢兆), 꿈속의 생각이나 꿈 같은 헛된 생각을 몽상(夢想), 꿈에 여자를 가까이 하여 정액을 쌈을 몽정(夢精), 꿈 또는 꿈속을 몽경(夢境), 꿈속에까지 생각한다는 몽사(夢思), 헛되이 살다가 죽음을 몽사(夢死), 꿈처럼 허망한 세상을 몽세(夢世), 꿈과 환상이라는 뜻으로 허황한 생각을 뜻하는 몽환(夢幻), 무섭거나 기괴하거나 불길한 꿈을 악몽(惡夢), 좋은 조짐의 꿈을 길몽(吉夢), 기분이 상쾌한 꿈을 쾌몽(快夢), 무엇에 홀린 듯 생각이나 정신이 똑똑하지 못하고 얼떨떨한 상태를 미몽(迷夢), 아기를 밸 징조의 꿈을 태몽(胎夢), 허황한 꿈을 환몽(幻夢), 꿈에 나타난 일의 좋고 나쁨을 풀어 판단함을 해몽(解夢), 죽은 사람이나 신령이 꿈에 나타남을 현몽(現夢), 잠을 깨고도 어렴풋이 꾸는 꿈의 세계를 잔몽(殘夢), 잠을 자면서 꿈을 꾸는 동안이라는 뜻으로 사물을 좀처럼 잊지 못함이나 이룰 수 없는 일에 너무 지나치게 몰두함을 이르는 말을 몽매지간(夢寐之間), 꿈 속에 꿈이야기를 하듯이 종잡을 수 없는 말을 함 또는 그런 말을 몽중몽설(夢中夢說), 꿈속에서 꿈 이야기를 한다는 뜻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요령을 종잡을 수 없게 이야기함을 이르는 말을 몽중설몽(夢中說夢), 꿈속의 꿈이란 뜻으로 덧없는 세상살이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몽중몽(夢中夢), 꿈에도 생각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몽상부도(夢想不到), 천만 뜻밖의 일을 일컫는 말을 몽외지사(夢外之事), 몹시 그리워서 꿈에서까지 서로 찾는다는 뜻으로 매우 친밀함을 이르는 말을 몽중상심(夢中相尋), 꿈과 허깨비와 거품과 그림자와 같다는 뜻으로 인생의 헛되고 덧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몽환포영(夢幻泡影), 남쪽 가지에서의 꿈이란 뜻으로 덧없는 꿈이나 한때의 헛된 부귀영화를 이르는 말을 남가일몽(南柯一夢),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을 한단지몽(邯鄲之夢), 노생의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영고성쇠는 한바탕 꿈처럼 덧없다는 뜻 또는 한때의 헛된 부귀영화를 일컫는 말을 노생지몽(盧生之夢), 한바탕의 봄꿈처럼 헛된 영화나 덧없는 일이란 뜻으로 인생의 허무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일장춘몽(一場春夢), 같은 침상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같이 행동하면서 속으로는 각기 딴 생각을 함을 이르는 말을 동상이몽(同床異夢), 장자가 나비가 되어 날아다닌 꿈으로 현실과 꿈의 구별이 안 되는 것 또는 인생의 덧없음의 비유를 이르는 말을 호접지몽(胡蝶之夢), 남쪽 가지 밑에서 꾼 한 꿈이라는 뜻으로 일생과 부귀영화가 한낱 꿈에 지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남가지몽(南柯之夢), 밥 지을 동안의 꿈이라는 뜻으로 세상의 부귀영화가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일취지몽(一炊之夢), 같은 침상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같이 행동하면서 속으로는 각기 딴 생각을 함을 이르는 말을 동상각몽(同床各夢), 밥 지을 동안의 꿈이라는 뜻으로 세상의 부귀영화가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일취지몽(一炊之夢), 같은 침상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같이 행동하면서 속으로는 각기 딴 생각을 함을 이르는 말을 동상각몽(同床各夢), 대낮에 꾸는 꿈이라는 뜻으로 실현될 수 없는 헛된 공상을 이르는 말을 백일몽(白日夢), 나부산의 꿈이라는 뜻으로 덧없는 한바탕의 꿈을 이르는 말을 나부지몽(羅浮之夢), 자아와 외계와의 구별을 잊어버린 경지를 말함 또는 사물과 자신이 한 몸이 된 경지를 일컫는 말을 장주지몽(莊周之夢), 장자가 나비가 되어 날아다닌 꿈으로 현실과 꿈의 구별이 안 되는 것 또는 인생의 덧없음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호접몽(胡蝶夢), 덧없는 꿈이나 한때의 헛된 부귀영화를 이르는 말을 황량지몽(黃粱之夢), 꿈인지 생시인지 어렴풋한 상태를 일컫는 말을 비몽사몽(非夢似夢), 무산의 꿈이라는 뜻으로 남녀의 밀회나 정교를 이르는 말을 무산지몽(巫山之夢), 술에 취한 듯 살다가 꿈을 꾸듯이 죽는다는 뜻으로 아무 의미 없이 이룬 일도 없이 한평생을 흐리멍덩하게 살아감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취생몽사(醉生夢死), 물 위에 뜨는 거품과 꿈이라는 뜻으로 삶의 덧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포말몽환(泡沫夢幻)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