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선수들과 다리 찢는 조코비치… ‘선수촌 핵인싸’
[도쿄올림픽] 호텔 쓰지만 눈만 뜨면 달려가
“올림픽 출전은 특별한 경험이고 선수촌만의 에너지 느껴 좋아”
마주친 선수들마다 인증샷 요청… SNS에 사진 쉴 새 없이 올라와
경기장선 니시코리 꺾고 4강에
벨기에 기계체조 선수 니나 데르바얼(오른쪽)이 ‘노바크 조코비치(왼쪽)가 같이 사진 찍자고 하면 거절할 수 없지’라며 올린 사진. 조코비치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벨기에 체조선수들과 다리 찢기’라며 데르바얼을 태그했다. 사진 출처 니나 데르바얼 인스타그램
‘올림픽 최다 메달(28개) 보유자’ 마이클 펠프스,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의 은퇴 이후 2020 도쿄 올림픽 선수촌의 ‘인기남(Mr. Popular)’ 자리는 테니스의 노바크 조코비치(34·세르비아)가 차지했다.
전 세계 선수들은 매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세계 랭킹 1위 조코비치와 함께 찍은 인증샷을 올리고 있다. 국적과 종목을 불문하고 선수들은 선수촌 식당, 복도 등 어느 곳에서든 조코비치와 사진을 찍는다. 벨기에 기계체조 선수 니나 데르바얼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조코비치와 다리를 찢으며 스트레칭하는 사진은 전 세계 언론에 퍼지기도 했다.
멕시코 역도 선수 아나 로페스 페레르(왼쪽)도 선수촌 식당에서 만난 조코비치와 어깨동무를 한 사진을 올리며 ‘위대한 조코비치와 함께’라고 적었다.아나 로페스 페레르 인스타그램
평소 홀로 호텔에 머물며 투어를 도는 조코비치의 일상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이번 올림픽 기간에도 조코비치는 선수촌이 아닌 호텔에 머물고 있다. 조코비치는 “매일 대부분의 시간을 선수촌에서 보내고 호텔에서는 거의 잠만 잔다. (호텔 숙박은) 아침에 루틴을 지키기 위해서다”라며 “그걸 제외하면 계속 선수촌에 온다. 올림픽은 4년에 한 번뿐이다. 루틴을 지키면서도 선수촌의 에너지도 느끼려고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선수촌에서는 1만 명 넘는 선수들이 인생과 스포츠에서 서로가 경험하고 배운 것들을 공유한다. 테니스처럼 개인 종목을 하는 선수로서 감사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선수촌에서 선수들과 어떤 대화를 나누느냐는 질문에 “압박감에 어떻게 대응하고 어떻게 집중력을 되찾는지 같은 정신적인 부분들을 많이 물어본다. 내용은 비밀로 하겠다”고 말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다만 그는 슈퍼스타로서 느끼는 부담을 묻는 질문에 “압박감은 특권이다. 정상에 오르고 싶다면 압박감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먼저 배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 메이저 대회에서 3연속 우승을 거둔 뒤 도쿄에 온 조코비치는 29일 남자 단식 8강에서 니시코리 게이(일본)를 71분 만에 2-0(6-2, 6-0)으로 완파했다. 금메달까지 2승만 남겨둔 조코비치는 US오픈 우승만 더하면 남자 테니스 사상 첫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다.
임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