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3대 프로토스, 조진락 저그, 4대 테란의 활약
주요선수
테란 : 이윤열, 임요환, 최연성, 서지훈
저그 : 조용호, 홍진호, 박경락
토스 : 강민, 박정석, 박용욱, 전태규
주요대회 성적 (괄호안은 준우승)
온겜 올림푸스 스타리그 : 서지훈 (홍진호)
온겜 마이큐브 스타리그 : 박용욱 (강민)
온겜 NHN한게임 스타리그 : 강민 (전태규)
엠겜 스타우트 MSL : 강민 (이윤열)
엠겜 TG삼보 MSL : 최연성 (홍진호)
제3차 WCG : 이용범
제5차 iTV 스타크래프트 랭킹전 : 홍진호 (성학승)
제6차 iTV 스타크래프트 랭킹전 : 조용호 (김정민)
제3차 ghemTV 스타리그 : 이윤열 (강도경)
제5회 제주 KBK : 김성제
가. 프로토스의 부활
2002년 박정석이 영웅 프로토스로 떠오른 이후 프로토스의 약진이 시작되는데, 영웅토스 박정석, 악마토스 박용욱, 몽상가 강민이 활약하는 이른바 3대 프로토스의 시대가 된 것이다. 전통적으로 온겜 스타리그는 가을에 프로토스가 강세를 보이곤 했는데, 2000년과 2001년은 김동수가 2002년에는 박정석이 우승하면서 “가을의 전설”이라는 말까지 낳았다. 2003년에는 프로토스의 가을의 전설은 절정을 이루어 마이큐브배 온겜 스타리그는 박용욱과 강민이 결승에서 맞붙으며 온겜 결승전 사상 최초의 종족전을 프로토스끼리 이루었고, 온겜에서 아깝게 준우승에 그친 강민이 비슷한 시기에 열렸던 스타우트배 MSL의 우승을 차지하며 양대리그 우승을 모두 프로토스가 독식하는 초유의 사태를 만들어 낸다.
3대 프로토스는 물량, 견제, 전략이라는 저마다 다른 스타일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프로토스의 전성기를 만들어냈다. 박정석은 ‘신의 왼손’으로 주어진 자원을 전부 병력을 소화시키는 극대화된 물량과 더욱더 정교해진 사이오닉 스톰을 바탕으로 중앙 대병력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주었다. 박용욱은 “악마토스”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극악의 소수유닛 견제능력을 보여주며 가림토의 하드코어 질럿러쉬를 계승하였고 백병전의 최강자라 불릴 정도의 뛰어난 기본유닛 전투능력과 초반이득을 바탕으로 중후반까지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탁월한 운영능력을 보여주었으며, 후반에는 대규모에 물량에 다크아콘을 활용하는 전략적인 면까지 보여주며 프로토스의 강력함을 보여줬다.
여기에 강민은 데뷔초기부터 기상천외한 전략(특히, 대 저그전)들을 선보이며 김동수 이후의 최고의 전략가라는 명성을 얻었는데, 할루시에이션 아비터 리콜이라는 상상속의 전략들을 실제로 선보이며 “몽상가”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특히, 강민은 온겜 스타리그에서 사용된 기요틴이란 맵에서 저그를 상대로 더블넥을 자주 사용하면서 높은 승률을 자랑하였고 기요틴은 강민틴이란 말까지 나오게 되었다. 이러한 더블넥 전술은 훗날 수비형 프로토스로 진화하게 된다. 이렇게 저그를 상대로 다양한 전략을 통해 일정수준 이상의 승률을 보여줬고, 더구나 대 테란전과 대 프로토스전에서 보여준 안정적인 컨트롤과 전투능력을 통해 탄탄한 기본기와 안정적인 운영능력을 증명하면서, 프로토스사상 처음으로 3개 종족에 고루 강한 극강의 포스를 뽐내게 된다.
정통 프로토스의 계승자 백병전의 최강자 프로토스의 전략을 재정립한
영웅토스 박정석 악마토스 박용욱 몽상가 강민
나. 저그 조진락의 활약
2003년부터 저그는 폭풍저그 홍진호와 목동저그 조용호에 이어 박경락이 새롭게 저그계의 강자로 떠오르며, 이른바 ‘조진락 트리오’의 시대라 불리게 된다. 박경락은 빠르고 거칠게 몰아붙이던 폭풍 홍진호와 초반의 인내를 바탕으로 후반의 대량의 울트라/저글링을 선보이던 목동저그 조용호와는 또다른 스타일을 보여줬다.
박경락은 기존 홍진호처럼 가난한 저그를 구사하였지만 홍진호가 병력대결을 선혼한 반면 박경락은 드랍에 의한 견제를 좋아하였다. 특히 박경락의 드랍은 세 방향에서 동시에 이루어진다고 하여 “삼지안 드랍”, “경락마사지 드랍” 등으로 불리울 정도 대단하였는데 드랍견제를 통해 상대방의 병력생산과 테크 올리기를 방해하고 자신은 테크를 빠르게 올리면서 상성상 앞서는 유닛조합을 만드는 것이 박경락의 승리공식이었다. 박경락은 대 프로토스전과 대 테란전에서 보여준 높은 승률 덕분에 타 종족 선수들의 “공공의 적”이라는 거창한 닉네임까지 얻게 된다. 하지만 박경락은 대 저그전에 매우 약한 모습을 보여 중요한 경기마다 타 종족이 아니라 같은 종족인 홍진호, 조용호에게 무너지며 4강저그라는 불명예를 얻게 된다.
하이브 병력조합을 만든 폭풍같은 연속공격의 일인자 세방향 동시 견제의 달인
목동저그 조용호 폭풍저그 홍진호 삼지안저그 박경락
다. 4대 테란의 활약
임요환, 이윤열, 최연성, 서지훈이 각종 대회에서 상위권을 석권하면서 사람들인 이 넷을 4대 테란으로 부르게 된다. 4대 테란은 테란의 전술을 각자 4가지 형태로 발전시키게 되는데, 임요환식 초반 필살기 위주 전술과 이윤열식 중반 타이밍 러쉬, 서지훈식 센터장악 조이기, 그리고 최연성식 후반 대규모 물량전이 바로 그것이다.
임요환은 점점 물량전으로 흐르기 시작한 시대에 자신의 물량생산부족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선보인다. 임요환은 상대의 빌드와 심리적 허점을 찌르는 다양한 전략으로 초반 빌드상의 우위를 점하는 방법을 자주 보이며 최고의 전략가라는 명성을 얻었다. 또한 자신의 컨트롤 능력이 극대화될 수 있는 초반부터 상대방을 압박하는 전술을 즐겨 사용하였는데, 초시계까지 재면서 타이밍을 노리는 노력을 통하여 초반 압박이 점차 강력해졌다. 특히, 저그가 2해처리 앞마당 멀티이후 성큰방어선을 구축하기 이전 타이밍을 노리기 위해 서플보다 2배럭을 먼저올리는 BBS테란 만들어내기도 한다. 임요환의 BBS테란은 기존의 치즈러쉬와 벙커링으로 이어지는 콤보로 이어지면서 더욱더 강력한 힘을 보여준다. 이러한 임요환 BBS테란을 변형시켜 나도현은 BSB테란을 만들어 내는데, 약간 늦은 타이밍의 벙커링으로 많은 저그를 꺾으면서 전성기 시절 나도현의 벙커링을 알고도 못막는다고 할 정도로 강력함을 자랑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초반압박 전술들은 도박성이 짙고 타 종족선수들이 점차 내성을 갖게 되면서 점차 위력을 잃지만 기습적인 전략으로 여전히 살아남게 된다.
이윤열을 그랜드슬래머로 만들어준 토네이도 러쉬는 본질적으로 상대가 초반 체제 구축후 중반에 멀티를 확장하거나 병력조합을 변경하는 약한 타이밍을 노리는 타이밍 러쉬였다. 이윤열이 보여준 빠르게 앞마당을 가져가는 전술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저그와 프로토스 모두 테란의 멀티를 방해하거나 자신이 더 많은 멀티를 가져갈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이윤열은 자신은 앞마당 멀티를 빠르게 가져가면서 빠른 드랍쉽 견제로 상대의 멀티는 늦추는 능력이 탁월하였으며, 상대적으로 앞선 자원과 자신의 뛰어난 생산력을 바탕으로 한번에 상대의 주력군을 격파하곤 하였다. 특히, 이윤열은 투팩에서 지속적으로 쌓이는 탱크의 화력을 극대화하여 센터싸움에서 상대를 단숨에 격파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며 전성기를 구가하게 된다. 하지만, 이후 맵들이 앞마당에 가스가 없는 형태로 바뀌면서 이윤열의 토네이도 러쉬는 점차 힘을 잃게된다. 하지만 이윤열은 더블커맨드에 의해 쏟아지는 테란의 물량이 얼마나 대단한 지를 보여주면서, 테란의 패러다임을 빠른 멀티 이후 물량전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큰 공이 있다.
김정민의 안정적인 본진수비를 바탕으로 천천히 센터를 제압해나가는 탄탄한 운영은 팀 후배인 서지훈에 이르러 더더욱 강력해진다. 데뷔 초부터 이윤열의 라이벌로 손꼽힌 서지훈은 팀 선배였던 김정민의 선수비후공격의 스타일을 더더욱 발전시켰는데, 초반의 기습전략을 배제하고 항상 같은 타이밍의 건물짓기과 병력생산을 하면서도 천천히 센터를 장악하여 상대방을 무너뜨리는 능력이 탁월하였다. 서지훈의 이러한 스타일은 상대방이 어떤 형태로 게임을 진행하더라도 무난하게 막아낼 수 있었으며, 3개 종족을 상대로 고른 승률을 보이며 강력함을 자랑하게 된다. 서지훈은 특히 온겜의 비프로스트란 맵에서 10전이 넘도록 패배하지 않아 퍼펙트테란이란 별명을 얻게 되었으며, 올림푸스배 온겜 스타리그에서 홍진호를 꺾고 대망의 우승을 하게 된다. 하지만 너무 똑같은 패턴만 반복되면서 상대의 초반 도박성 필살기나 배째라식의 무한 확장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계를 드러내지만, 센터를 장악한다는 테란의 기본전술은 지속적으로 이어져 나아간다.
이윤열이 빠른 멀티를 바탕으로한 다수의 탱크로 상대방을 격파하던 전술은 최연성의 등장과 함께 극대화된다. 최연성은 임요환, 서지훈, 이윤열이 보여준 전술의 장점만을 교묘하게 융합하는 데 성공하는데, 최연성은 이윤열처럼 더블 커맨드 전술을 선호하였지만, 이윤열이 빠른 앞마당 멀티를 가져갈 시간을 벌기위해 빠른 드랍쉽 게릴라를 선보였던 데 비해, 최연성은 대놓고 빠르게 멀티를 가져갔고 이를 응징하기 위해 초반에 몰려오는 상대의 병력은 임요환이 보여준 생마린/SCV 조합을 공격이 아닌 수비에 응용하면서 초반 위기를 넘기곤 하였다. 더욱이 앞마당 확장 이후에는 이윤열처럼 단숨에 적 본진으로 진군하는 것이 아니라 서지훈처럼 천천히 센터를 장악하면서 오히려 멀티를 늘리는 것을 선택하였는데, 이렇게 하여 확보된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대량의 물량을 뿜어내어 상대를 제압하곤 하였다. 더구나 “최연성의 팩토리는 탱크를 2개씩 생산한다”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엄청난 생산력을 보여주면서 “치터테란”(속임수를 쓴 것처럼 물량이 뿜어져 나온다는 뜻)이라는 닉네임을 얻은 최연성은 첫출전한 개인리그인 TG삼보 MSL에서 홍진호를 꺾고 우승하며 자신의 전성기를 열게 된다. 최연성의 활약 속에서 테란의 대 프로토스전략은 1팩 더블커맨드가 정착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저그마저도 종종 물량으로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바야흐로 물량의 테란이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초반 전략과 컨트롤의 달인 중반 타이밍러쉬의 일인자
테란의 황제 임요환 천재테란 이윤열
공수 무결점의 실력 물량의 최고수
퍼펙트테란 서지훈 치터테란 최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