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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말까지도 눈이 내린다는 강원도 평창. 진부면의 진부장은 끝자리가 3일과 8일 구 시외버스 터미널 자리에서 열린다. 인근 봉평과 대화, 미탄 등에서도 5일장이 열리는데 진부장이 그중 가장 규모가 크다.
장이 열리면 평창군 사람들은 물론 홍천과 정선 사람들도 장을 보러 온다. 아침 8시가 되니 하나 둘 장돌림들이 모여들고 자리를 펴기 시작한다. 규모가 큰 장돌림은 커다란 타프까지 동원한다.
덜렁 봇짐 하나 머리에 이고 나타나는 장돌림도 있다. 장은 옛 버스터미널 자리 공터에서 시작해 병원 건물을 끼고 돌아 알프스 모텔 양쪽 길까지 늘어선다. 꽤 큰 규모다. 한 줄로 늘어서면 족히 300m는 되겠다.
한 바퀴 돌아보는 데만도 시간이 꽤 많이 걸린다. 진부장의 전통적인 인기품목은 꽃과 나무다. 유실수나 조경, 과수묘목과 토마토, 오이, 호박, 가지 등의 채소 묘목이 장터 입구에 늘어섰다. 각종 꽃과 채소의 씨앗과 모종도 많다. 가격도 저렴해 토마토 모종은 하나에 200~300원 수준이다. 아파트 베란다에 토마토 화분 몇 개 심어 놓으면 여름 내 싱싱한 토마토를 따먹을 수도 있겠다.
요즘 최고로 대접 받는 것은 나물 종류. 평창은 평균 해발 고도가 700m. 오대산과 가리왕산, 박지산 등 널린 것이 산나물이다. 때문에 이곳에서 파는 나물은 대부분 강원도 땅에서 난 것이다. 향 좋은 곰취나 곤드레, 참나물 등을 비롯해 쑥과 냉이, 달래, 고들빼기, 쏙새(씀바귀), 원추리, 봄동 등 봄나물도 가득하다. 대부분 작은 소쿠리 하나 가득 담아 주고는 2000~3000원 받는다.
대부분 촌부들이 산과 들을 헤집고 다니며 수고해 얻은 것이다. 인공적으로 기른 것들과는 그 향도 맛도 엄연히 다르다. 보글보글 지져낸 된장에 얹어 먹거나, 참기름 한 방울에 조물조물 무쳐서 밥에 얹어 먹거나…. 어떻게 먹더라도 봄맛은 입 안을 행복하게 만든다. 나물 따위가 많으니 덩달아 약초도 많다. 정선 아우라지에서 왔다는 약초꾼 전대우 씨는 산삼과 효능이 맞먹는 다는 산작약, 전날 산에서 직접 채집했다는 겨우살이와 부처손, 인진쑥과 약쑥 등 여러 가지 약초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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