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한 진화!
AUDI New A4 2.0 TFSI Quattro
이 시대가 만들 수 있는 컴팩트 세단의 정점은 마침내 아우디의 손에서 이뤄졌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가득한 디자인은 섬뜩하리만치 강렬하고, 균형미를 넘치는 실루엣을 자랑한다.
휠베이스를 늘려 한결 넉넉해진 차체를 만들었고, 앞 오버행은 되려 줄여 탄탄한 핸들링을 빚었다.
2.0 TFSI 엔진으로 최고출력 211마력을 찍었고, 육중한 토크는 V6 3.5ℓ 엔진과 맞먹는다.
엑셀반응은 여전히 초기보다 중속 이후에 돋보이고, 터보가 터진 이후 현행 B7과 마찬가지로
플랫한 토크 곡선의 특성을 보인다.
뉴 A4는 모든 면에서 경쟁 모델에게 본보기가 되는
다양한 장점을 총망라하고 있다.
글=김준형 <월간 스트라다 기자, 클럽 아우디 회원>
첫 인상은 섬뜩하다. 전방을 노려보는 ‘데이타임 러닝라이트’ 탓이다.
이제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수입차를 바라보며 신기해하던 시대는 갔다.
그럼에도 주변에서 쏟아지는 호기심 가득한 눈길. 때문에 그 시선을 뚫고 선뜻 차에 오르기 부담스럽다.
마침내 뉴 A4가 그렇게 내 앞에 오고 말았다.
섬뜩하리만치 강렬한 디자인 뽐 내
유럽과 미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새로운 디자인Q에 대한 좋은 평가가 쏟아지는 마당에 뉴 A4가 뒤늦게 한국 땅을 밟았다.
A4 매니아의 애간장을 단단히 태우는데는 일단 성공이다.
1972년 아우디 80에서 시작해 25년 넘게 800만 대 이상 팔려나간 스테디셀러 A4는
2007년 코드네임 B8로 거듭났다. 1995년 본격적으로 A4(코드네임 B5)라는 이름을 쓴 이후 4세대째다.
디자인은 21세기 아우디의 진보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A6에서 시작한 싱글 프레임 그릴은 이미 아우디의 고정 아이덴티티,
여기에 고성능 S시리즈에서 시작한 ‘데이타임 러닝라이트’가 또 하나의 아우디 색깔로 떠 올랐다.
시동만 걸면 헤드램프 주변의 LED가 하루 온종일 켜있다.
이미 R8과 TT, A3가 서슬 퍼런 이 눈매를 지니고 있다.
차 길이도 늘었다.
제원상 길이와 너비가 각각 117mm, 54mm 늘었으나 높이는 그대로.
160mm 더 길진 휠베이스의 대부분은 고스란히 뒷자리로 스며들었다.
덕분에 고질적인 단점이었던 뒷자리 공간이 크게 개선됐다.
이제 구형이된 B7 A4는 뒷자리가 좁아도 정말 좁아터졌다.
다이내믹 버전에 달리는 255/35 ZR 19 사이즈의 우람한 타이어가
보디라인에 어색하지 않을 만큼 차 길이가 넉넉하다.
고도의 정밀함이 가득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공기저항계수는 Cd 0.27을 기록한다. 이 정도면 양산차 최고수준이다.
늘어난 차 길이보다 더 많이 늘어난 휠베이스는 앞 오버행을 줄였기에 가능했다.
앞바퀴가 좀 더 앞으로 전진하면서 스포티한 레이아웃을 갖췄다. 뒤로는 480ℓ 트렁크가 동급 최대 사이즈를 자랑한다.
도어를 열면 새로운 A4의 세계가 눈 앞에 펼쳐진다.
인테리어의 밑그림에는 A6의 아우라가 스몄다.
이제는 국산차에도 일반화된 '버튼식 시동걸기'가 그리 신기하지 않은 것은
시대가 그만큼 변했다는 의미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A6의 그것을 닮았으되 최적의 자리에 배치된 내용물은 현존 아우디 가운데 가장 진보했다.
곳곳에 자리 잡은 버튼과 다이얼은 아우디 감성품질의 정점을 보여준다.
나아가 새 모델은 조작감은 물론 손끝에 와닿는 터치 필링마저 심혈을 기울였다.
차가운 메탈 그레인이 감싸고 있는 이들의 감성품질은 플래그십 A8 부럽지 않다.
기어박스 뒤쪽에는 처음으로 MMI 컨트롤이 자리 잡았다.
오디오 시스템과 공조장치는 물론 서스펜션 강도조절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윗급 편의장비가 아랫급으로 영역을 넓힐 때 종종 조악하거나 값싸 보이는 인상을 풍기는 경우다 많다.
다행스레 A4에는 아우디의 아낌없는 배려가 진하게 내려앉아 윗급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물론 그래픽 뛰어난 한글 내비게이션도 심어두었다.
그밖에 버튼으로 조작하는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
A4에 처음 달리는 장비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온다.
버튼과 다이얼 그리고 모니터까지 이전의 일렬종대 방식의 인스트루먼트 패널보다 한결 진보했다.
모두가 드라이버 쪽을 바라보며 충성을 다짐한다.
단언컨대 인테리어의 품질과 디자인, 감성품질은 경쟁 구도에 있는
독일산 프리미엄 브랜드의 컴팩트 세단들을 분명히 앞서고도 남는다.
어쩔 수 없이 가장 나중에 등장한 모델이 지닐 수 있는 우세승이다.
넘치는 토크로 가속페달에 타격감마저 서려
디자인 못지않은 변화의 핵심은 파워 트레인이다.
2.0 TFSI 엔진은 이제껏 한계로 여겨졌던 최고출력 200마력의 벽을 다시 한 번 뛰어넘어 211마력을 찍는다.
최대토크 역시 이제 V6 3.5ℓ 엔진마저 넘볼 수위(35.7kg·m)다.
골프 GTI와 아랫급 A3는 물론 바로 직전 A4(B7)도 같은 엔진(200마력)을 얹었지만 출력은 뉴 A4가 가장 높다.
나머지 승부는 트랜스미션에서 갈린다.
듀얼 클러치 방식의 6단 트랜스미션을 쓴 골프 GTI, 아우디 A3과 달리
뉴 A4는 CVT 방식의 6단 팁트로닉을 맞물렸다.
B7 A4의 7단 CVT에서 1~4단 사이의 기어 단수를 하나 줄인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을 6.9초에 돌파하고, 최고시속은 210km에서 스스로 제한한다.
2.0 TFSI 엔진은 빠르고 과격하다.
본격적인 터보가 터져 나오는 시점인 2천rpm부터 시트백이 등짝을 후려치는 가속성은 여전히 일품이다.
CVT 방식의 6단 팁트로닉은 제법 과격하고 발 빠르게 맞물린다.
이전의 7단 CVT의 고무줄 튕기는 필링보다
폭스바겐의 6단 DSG에 가까운 느낌이다.
반응이 한결 빨라졌고 맞물림도 정확하다.
날카로운 핸들링은 상황에 따라 아랫급 A3보다 살짝 무딘 반응을 보인다.
FF와 콰트로의 차이기도 하다. 반면 이전 B7 A4보다는 한결 날카로워졌다.
코너의 정점을 날카롭게 잘라먹고 아웃-인-아웃을 반복한다.
몸은 느긋하지만 마음은 바쁘다.
이미 코너의 정점에서 아웃으로 빠져나가기도 전에 가속 페달은 바닥을 짓누른다.
언더스티어가 미세하게 드러나지만
특유의 콰트로가 앞바퀴의 접지력 한계를 도닥이기 시작한다.
코너 끝에선 완벽한 뉴트럴 스티어를 빚어낸다.
이 한계점을 조금 넘어설 때면
핸들링 세팅 탓에 언더스티어가 점진적으로 일어난다
단계적으로 드러나는 언더스티어는 드라이버가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준다.
욕심을 더 내 이 상황에서 가속페달을 바닥에 짓이겨 버리면
순간적으로 ESP가 솟구쳐 엔진에 찬 물을 끼얹는다.
아우디 특유의 가녀린 ABS 동작만 실내 바닥에 흘릴 뿐이다.
앞뒤 5:5 배분에서 4:6 배분으로 자리를 옮긴 콰트로 시스템은
운전자가 모르는 사이 부지런히 동력을 이리 저리 옮겨 다니며 최적의 구동력을 찾는다.
아우디 오너의 입장에서
솔직한 심정은 5:5와 4:6 배분의 차이를 구분하기 쉽지 않았다.
다이내믹 버전에 더해진 드라이브 셀렉트(Drive Select) 역시 서스펜션의 댐핑 조절로 핸들링에 영향을 준다.
Comfort(컴포트), Auto(자동), Dynamic(다이내믹), Individual(맞춤형)의 4가지 모드가 있어
각각의 모드를 선택하면 엔진, 자동 변속기, 서보트로닉, 댐핑 컨트롤 등의 특성이 조절된다.
실제 시승에서 다이내믹과 컴포트의 차이는 꽤 컸다.
인디비주얼(Individual) 모드는 말 그대로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서스펜션을 조절할 수 있다.
원하는 만큼의 서스펜션을 미리 정해두고 필요에 따라 버튼 하나로 이를 불러낼 수 있다.
새 모델은 다이내믹 모드일 때 서스펜션이 단단해지면
코너의 정점에서 스티어링 휠이 슬쩍 잠기는 현상이 줄었다.
서스펜션이 단단해지면서 조향바퀴를 짓눌러버리는 힘이 줄었기 때문이다.
코너와 코너를 날카롭게 잘라먹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가속페달의 짜릿함
게다가 어깻뼈까지 짜릿한 핸들링 탓에
슬며시 한대쯤 갖고 싶다는 생각이 물밀듯 엄습해온다.
늘어난 출력과 토크 차이는 3천500rpm을 넘어야 맛볼 수 있다.
이 시점에서 느껴지는 파괴력은 이전과 뚜렷하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토크 곡선이 이 시점부터 플랫하게 이어져
굳이 고회전까지 왕왕 거리며 달릴 이유는 없어 보인다.
시속 100km까지 가속이 이전보다 고작 0.2초 빨라졌지만
체감 파괴력은 수치를 크게 앞선다.
중속에서 고속영역에 이르는 필링의 차이는
트랜스미션의 개선보다 늘어난 출력 덕이크다.
각 기어별로 순간적으로 치고 달리는 힘은 한결 드세졌지만
고속에서 꾸준히 속도를 높여가는 모습은 이전 B7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한계속도까지 접근하는 모양새는 한결 여유롭다.
뉴 A4는 이렇게 큰 변화를 몰고 왔다.
동시에 경쟁 모델이 따라할만한 본보기를 가득 안고 등장했다.
다만 아우디 매니아를 자청하는 기자의 입장에서
파워
트레인의 진보가 디자인 변화에는 못 미쳤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만큼 밑그림이 된 구형 A4 역시 기본기가 탄탄한 플랫폼이었다.
분명한 것은 서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해온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컴팩트 세단 삼파전에선
시승팀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뉴 A4의 손을 들어주었다는 점.
당분간 순위가 뒤바뀔 일은 없어 보인다.
초기 엑셀반응은 살짝 무딘편, 역시 중속 이후에 타격감이 한결 짜릿하다.
BMW 3시리즈마냥 가속페달에 살짝 힘만 줘도
득달같이 달려드는 경박함보다
중속 이후에 터져나오기 시작하는 2.0T의 뒷심이 한결 매력적일 때가 많다.
브레이킹은 동급에서 평균적인 수준이지만
최근 등장한 C-클래스와 비머의 그것에 조금 못 미친다.
콰트로가 지닌 어쩔 수 없는 구조적 한계다.
새 A4는 뛰어난 디자인 변화를 바탕으로
놀라운 패키징의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놀라운 겉모습의 변화만큼
파워 트레인의 진보는 그에 못 미친다.
엔진 파워는 순간적 힘을 늘렸고, 고속에서 여유가 있으되
이전 B7과의 극명한 차이를 두진 않았다.
그만큼 B7 A4(2.0T)역시 무시할 수 없는 파워를 숨기고 있다.
개인적으로 B7 A4를 몰고 있는 기자의 입장에서 뉴 A4의 감흥은 꽤 강렬했다.
동시에 이제 애꿎은 구형이 되어버린 기자의 B7에게 어떻게 마음을 주어야할지 걱정만 앞선다.
첫댓글 인터넷 상에는 처음으로 올려본 시승기입니다. 시승도 이틀 밖에 못했고, 계측도 원활히 못해 구체적인 성능 데이터가 없습니다. 조만간 테백서킷에 올려보고 '드리프트 박스'결과 첨부해 보겠습니다. 마감에 닥쳐 급하게 쓴 난필입니다. 염치없게 하해와 같은 이해 부탁합니다. 클럽 아우디 젊은남자였습니다.
넘넘 잘읽었습니다..^_^ B7 을 사랑합시다.. ㅠ_ㅠ 저도 B7..
B7 역시 나름의 매력이 가득하지요. 전 2.0T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급하게 쓴 글인지라...감사합니다
이번에 타신 모델이 B8 A4 다이나믹 에어로킷 모델인가요? 일반 출고 모델은 17인치 휠에 255/45R 타이어 장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진상으로도 앞부분이나 뒤에 리어 스포일러가 런칭때 보였던 에어로킷 장착 모델로 보이네요...
네 에어로킷 모델입니다. 총 주행거리가 200km가 채 안 된 시승차인지라 엔진음이 그리 매끄럽진 않았습니다. 에어로킷은 개인적으로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 스포일러...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게시판에 찾아보니 <A6 2.4 vs 523i> 제 시승기도 어느 회원님이 퍼오셨더라구요.
아주.잘.일어.보았습니다~ 퍼갑니다~*^^*
감사합니다. 퍼가실 정도의 글이 못 되는데....ㅠㅜ
글 솜씨가 대단하심..
저 이런거 써서 밥 먹구 삽니다...벌써 9년차네요 ㅡ,ㅜ
감사히 보았습니다 ^-^*
감사합니다~ (- -)(_ _)(- -)
와....글읽다가 바로 아우디 매장으로 달려 갈 뻔했습니다. ㅋ 너무 잘 읽었습니다.
일단 시승 먼저 해보심도 좋을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기자분이 계셨군요~^^
뻐꾸기님께서 댓글을...영광입니다~(^^)(__)(^^)
잘봤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엔드리 3형제 비교글(스트라다 실렸던- 제목이 결정을 앞둔 분들에게?)에서는 a4 제동력이 제일 안좋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당시 기자는 콰트로 였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고 하셨는데...기자님께서는 콰트로의 경우도 제동력이 비머나 쓰클에 비해 떨어진다고 하시는데..맞나요? 저의 경우 스트라다의 그 기사로 인해 비머을 구입해서 2년 정도 잘타고 있습니다. 뉴A4에 관심이 있어서 모니터링하고 있는데...제동력이 역시 떨어진다고 하니 아쉽네요
아...꽤 오래전 기사인데 기억하고 계시는 군요. 네 맞습니다. 당시 그 기사를 썼던 기자는 지금 <스트라다> 편집장이 되어 있구요...개인적으로 아우디를 타면서 또 오너가 된 지금에도 제동력에 큰 불만은 없습니다. 다만 비교 테스트에 올려보고 <계측기>를 들이대면 늘 아우디 제동기록이 떨어지는게 오너로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느티나무님의 말씀에 대한 답변은 무게 밸런스 차이입니다. FR과 FF 사이의 제동력 차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요. 콰트로였다면 앞뒤 무게 밸런스가 더 뛰어나고 무게 중심 이동도 좀더 여유롭습니다. 안정적인 자세로 땅에 내리꽂듯 풀 브레이킹하면 자연스레 무게배분이 더 뛰어난 콰트로의 제동력이 더 앞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시면 될듯 합니다. EBD로 브레이킹을 분배하더라도 기본적인 무게 배분 구조를 거스를 수는 없을테니까요. 위 시승기의 콰트로 역시 적절한 무게 배분으로 좋은 제동력을 지녔으나 MB나 비머에게 근소하게 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인 듯합니다.
참고로 위 시승기의 새 시승차는 적산주행거리가 그리 길지 않았음도 염두에 두시길 바랍니다. 오래전 시승기 기억해 주시는 분이 계셨네요. 감사합니다.
명쾌한 분석 감사드립니다. A4사고 싶네요. 리스 끝나기를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