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다사다나 했던 2013년 계사년도 이젠 여섯시간 정도 남아 있군요 !
몇시간 후면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갑오년 2014년 한해를 맞이해야 합니다. 올해에 우리가 지녔던 꿈은 이루셨는지, 무심코 지나온 날 들이 더 많았던 아쉬움이 아직도 남아 있기에...
우리 동기분들도 이젠 대부분 60성상을 바라보는 연륜에 기대야 하는 운명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모든 목표를 지배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인 건강관리에 유념해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내년엔 우리동기들에게 주어진 졸업40주년이라는 큰 목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하는 60 부터니까요. 모두 모두 복많이 받으시고, 새해에도 만사형통 하시길 기원합니다.
다음은 지구 저편 중남미 엘살바도르에서 날아온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한국을 떠난지 반년이 지났다는 엘살바도르 대사 김병섭동기가 전해온 소식을 동기여러분에게 전해올립니다.
"크리스마스도 반팔로 보내고, 밤하늘의 별을 보고 잠을 청하며, 또 새벽 닭울음소리에 잠을 깬다는 ..." 100% 무공해 청정지역의 외교관에게 많은 격려를 부탁합니다.
<엘살바도르의 새해 안부 >
33 동기 여러분께,
세월이 참 빨리도 흐릅니다. 내가 여기 온지 어언 반년이 지났습니다. 진작 소식 전하지 못한 점 동기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초임 공관장으로서 수시로 돌출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여기 저기 행사에 얼굴 내밀고, 사람 만나느라 세월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습니다. 역시 외교라는 것의 많은 부분이 사람 만나는 일이고, 공관장이란 자리가 특히 그렇구나 하고 느끼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모든 것이 조금씩 느리고 조용하고 촌스럽습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치안은 좋지 않지만 기후와 공기는 참으로 축복입니다. 대사관저 마당에는 사시사철 갖가지 꽃들이 피어있습니다. 연중 봄여름 날씨가 계속됩니다. 북반구지만 반팔로 크리스마스를 지냈습니다. 밤하늘에는 북두칠성과 오리온 같은 별자리들이 선명히 보이고 새벽에는 사방에서 울어대는 닭 울음에 잠이 깹니다.
이 나라 사람들의 우리나라에 대한 평가도 대단히 호의적이어서 외교활동 하기가 참 좋습니다. 한편, 우리에 대한 과분한 기대에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안보상황에 대해서는 오히려 우리를 걱정해 줍니다. 우리가 정치나 안보,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난국을 잘 헤쳐가야 할 텐데 하는 조바심이 커집니다.
여기는 온갖 물산이 귀합니다. 농산물조차 풍족하지 못합니다. 그게 이 나라 저개발의 원인이자 결과인 것 같습니다. 다만 커피는 소위 부띠크 커피 또는 구어메 커피라고 불릴 정도로 상당히 좋습니다. 콜롬비아나 브라질처럼 대량 재배되는 것이 아니라서 널리 알려진 브랜드는 없지만 100% 유기농 재배이고 손으로 따는 것이라서 품질 만큼은 소수 애호가들 사이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열린 국제바리스타대회에서 엘살바도르 커피를 갖고 참가한 바리스타가 대상을 탔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중남미라는 변방이 우리나라에서 좀체 눈에 뜨이지 않는 곳이듯이 여기서 지구 반대편의 우리나라도 아스라합니다. 직항이 없어서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우리 33동기 누구라도 이곳을 방문해 주신다면 대환영입니다.
동기 여러분, 늘 건강하시고 새해에도 각 가정에 항상 평화와 행운이 함께 하기를 빕니다.
2013년 세모에 산살바도르에서
주엘살바도르대사
김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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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503) 7318-1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