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재사랑산악회-158차 산행] 금남정맥 <장군봉> 산행 (2)
▶ 2015년 11월 15일 (일요일)
♣ [산행 코스] 구수리 마을(전라북도 완주군 동상면)→ 계곡 삼거리(회귀지점)→ 오름길→ 안부→ 가파른 오름길→ 바위→ 가파른 오름길→ 바위→ <금남정맥> 장군봉 정상(점심식사)→ (하산길) 절벽 내림길→ 안부→ 오름길 암봉(725고지)→ 절벽 내림길→ 726고지→ 능선 흙길→ <금남정맥> 삼거리 갈림길→ 능선 하산→ 해골바위→ 가파른 내림길→ 산죽군락지→ 계곡→ 삼거리 출발점 회귀(回歸)
♣ [장군봉 정상에 오르다] — 이마 위에 열리는 하늘
☆… 암봉이 바로 올려다 보이는 막바지 오름길. 아주 가파르고 위험한 바윗길이다. 경사진 바위에 쇠막대를 박고 이중으로 자일을 고정시켜 놓았다. 아찔하고 힘이 들지만 아주 재미있고 스릴이 넘치는 구간이었다. 발판이 박힌 막바지 직벽을 타고 오르니, 바로 장군봉 정상이다. 하얀 구름이 흐르고 있는 하늘이 높고 맑았다.
♣ [금남정맥 장군봉 정상의 조망]— 진안고원에 출렁이는 산군의 파노라마
☆… 오후 1시였다. 장군봉 정상에 올라섰다. 하늘도 환하게 열리고 따스한 햇살이 이마에 내려앉는 산정의 대기가 신선하다. 정상 표지석 옆, 반석 위에 올라서서 천하를 조망한다. 사위가 훤하게 틔어 동서남북 사방의 산들이 첩첩이 이어져 나가면서 거대한 파도처럼 출렁이고 있었다. 이제 북상하는 금남정맥의 마루금의 한 정상에 올라선 것이다. 남쪽에는 수많은 산들이 중첩해 있는데 그 산군 속에 연석산과 그 좌측의 운장산 연봉과 복두봉이 솟아 있고, 운장산 서봉을 거쳐 북상하는 금남정맥은 안부 피안목재를 거쳐 성봉을 타고 이 장군봉으로 올라오고 있는 것이었다. 장군봉을 경유한 이 산줄기가 북쪽으로 계속 능선으로 이어져서 금산의 대둔산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서쪽으로는 우리가 올라온 완주군의 구수리 마을 골짜기가 아득하게 내려다보이고 그 주변에는 첩첩 산들이 포진하고 있었다. 동쪽으로는 금강수계의 용담댐이 있는 진안군이다. 거기에도 예의 크고 작은 산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잠시 조망을 하며 등정의 포즈를 잡기도 했다.
♣ [산정에서의 점심식사]— 마음까지 푸짐해지는 정성을 나누는
☆… 후미에서 올라온 대원들을 기다려 정상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를 보아 점심식사를 했다. 한 자리에 모여 다함께 나누는 음식은 늘 정겹고 유쾌하다. 각자 집에서 준비해 온 푸짐한 음식들이었다. 준비는 각자가 해 오지만, 자리에 내어놓으면 다같이 나누어 인정이 된다. 음식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푸짐해진다. 조인규 대원이 시원한 막걸리를 한 잔을 안긴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시원함이 온몸의 피로를 씻어주었다. 문승배 대원이 진한 복분자주를 권한다. 인정과 익살이 넘친다. 가을햇살이 따사롭게 느껴지는 정상의 점심 자리였다.
♣ [금남정맥의 능선 길]— 급전직하의 바위를 타고내리는
☆… 오후 2시, 식사를 마친 대원들이 행장을 수습하여 오후의 산행을 계속했다. 장군봉에서부터 하산 포인트인 삼거리까지는 금남정맥(錦南正脈)을 타고 오르내리는 산길이다. 일단 이곳에서 깊은 안부로 내려가 725봉에 오르고, 다시 안부로 내려가 726봉에 오르는 산길이다. 장군봉이 워낙 돌올하게 솟은 암봉이라, 하산 길 또한 급경사의 절벽이었다. 사정없이 쏟아지는 산길이 조심스러운데, 직벽의 바위에는 쇠막대에 안전자일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비좁은 바위틈을 타고 내리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
♣ [725고지-726고지…]— 연이은 암봉을 오르내리는
☆… 안부에 내리자마자 다시 쇠막대에 안전자일이 시설되어 있는 암반을 타고 오른다. 그리 가파르지는 않았만 낭떠러지 위의 바윗길이라 모두 조심스럽게 발을 옮겨 놓았다. 화영 대장이 이끄는 선두 그룹은 일찌감치 자취를 감추고 날아가 버렸다. 민창우 대장이 후미의 대원들을 수습하여 올라오고 있었다. 장병국 회장과 지인, 통통공주와 그 친구들이 그들이었다. 두꺼비 바위가 있는 산봉에서 서서 장군봉과 그 주변의 산봉을 바라보니 바위로 솟아오른 장군봉의 산세가 가히 위압적이었다. 다시 안부를 지나 오름길이 이어졌다. 그리고 716고지의 암봉, 넉넉하고 편안한 바위와 주변의 소나무와 어우러진 풍경이 좋은 곳이었다. 우뚝한 바위에 올라 포즈를 잡기도 하고 편안한 바위위에 자리를 잡아 환하게 번지는 표정을 담기도 했다.
♣ [금남정맥의 능선 길]— 발 아래 부시지는 낙엽소리
☆…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산길, 능선의 산길은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는 흙길이었다. 낙엽이 떨어져 수북이 쌓인 길이 걷기에 편안했다. 그렇게 가을 해가 슬쩍 서쪽 하늘로 기울어져 가고 능선을 지나는 바람결이 뜨거운 볼을 스치고 간다. 상쾌하다!!. 나무들은 그 성성하던 잎들을 모두 내리고 온전한 알몸으로 서서 계절 속에서 침묵하고 있었다. 내딛는 발 아래에서 낙엽이 바스락거리며 부서진다. 지금 우리가 지나는 이 능선 길은 금남정맥이 북상하는 한 구간이다. 오후 2시 50분, 정상에서 1.3km를 달려온 지점, 삼거리 갈림길에 이정표가 서 있었다. 이제 이곳에서 계속 북상하는 금남정맥을 벗어나 하산 길로 접어든다. 이정표에 해골바위를 가리키고 있는 방향이다.
♣ [능선의 삼거리에서 하산 길]— 기묘한 형상의 해골바위
☆… 하산 길은 그냥 아래로 쏟아지는 경사진 산길이었다. 내리막길이다. 가끔 가파른 바위에는 볼트를 박아 고정시킨 쇠줄을 타고 내려오기도 하고 흙길로 내려가는 경사가 급한 길이다. 낙엽이 쌓인 길 주위에는, 이미 나목이 된 나무들 사이에 푸른 소나무가 싱싱하게 서 있어 눈길을 끈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오니 바위에 크고 작은 공동(空洞)이 있는 큰 바위가 나타났다. 소위 해골바위였다. 장군봉 능선의 명물인 해골바위는 금남정맥의 능선에서 400m 아래 떨어져 있다. 바위에 있는 여러 개의 구멍이 나서 바위 전체가 해골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람이 들어가도 충분한 공간이 있어 몇몇 대원들이 거기에 올라가 포즈를 취했다. 올라간 사람 중에서 바위의 형상과 아주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허연 머리숫이 많은, 장발의 김준섭 대원이었다. 암굴에서 도를 닦고 나오는 도인처럼 신비스런 풍모였다.
♣ [시퍼런 산죽의 군락지를 지나며] — 그리고 물소리가 들리는 길목
☆… 다시 하산 길, 바위는 없지만 가파르게 쏟아지는 산길이다. 낙엽이 쌓인 경사의 산길이었다. 한참을 내려오니 특전사의 유격훈련장 간판이 있다. 거기서부터 길은 경사가 아주 완만해졌다. 산죽의 군락지가 이어지고 조금 내려오니 물소리가 들린다. 드디어 물이 흐르기 시작하는 골짜기의 상류에 내려 온 것이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골이 깊으면 물이 맑다. 이 골 저 골의 바위나 땅 밑에서 솟아나온 물들이, 청정한 계곡의 물이 되어 투명한 몸짓으로 흐른다. 조금 내려오니 바위 사이로 콸콸콸 흐르는 물소리가 가슴을 시원하게 쓸어내린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손을 씻고 이마의 땀을 닦았다.
♣ [하산 완료]— 가을햇살에 물든 나뭇잎과 억새
☆… 오후 4시, 임도(林道)에 내려섰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날 수 있는 길이었다. 마을이 아주 가깝다. 산길이 거의 끝나고 세상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과연 얼마 내려오지 않아서 우리가 오전에 출발했던 산행들머리의 삼거리에 당도했다. 뒤를 돌아보니 우리가 올랐던 장군봉이 아득하게 올려다 보였다. 마을로 흘러가는 계곡의 주변에 물이 곱게 든 나뭇잎과 억새들이 가을 햇살에 비끼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가을빛이 무르익는 계곡의 풍광이 그윽하다.
고운 보랏빛으로 알알이 영근 이 열매는? … 작살나무 열매랍니다!
♣ [피암목재를 넘는 귀경 길]— 운일암, 반일암 계곡의 절경
☆… 오후 4시 45분 구수리마을 주차장에서 귀경길에 올랐다. 선두의 대원이 도착하고 나서 후미 대원들이 오기까지 거의 한 시간이 걸렸다. 민 대장이 수습하는 후미의 대원들이 무사히 하산을 완료했다. … 우리의 버스는 오전 구수리로 들어올 때와는 달리 55번 국도를 타고 주천면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완주와 진안의 경계를 이루는 금남정맥의 피암목재를 넘어가서 운일암 반일암 계곡을 을 따라내려가 금산I.C에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상경하는 길이다. 피암목재를 넘어가가는 도로는 굽이굽이 돌아가는 산길이었다. 고개를 넘어 주천면 대불리를 지나면서 주자천 계곡이 나타나 아주 절묘한 풍경을 보여 주었다.
☆… 진안군 주자천의 운일암(雲日岩)·반일암(半日岩) 계곡은 이름 그대로 깎아지른 암벽과 숲에 쌓여서 햇빛이 반나절 밖에 비치지 않는다고 한다. 계곡에는 열두굴, 삼형제바위, 대불바위, 보살암, 비석바위, 용소 등의 기암괴석이 즐비한 석계로 경관이 수려하고 여름철 피서지로서 각광받는 곳이다. 운장산에서 흘러내리는 이 계곡은 운일암(雲日岩)·반일암(半日岩)으로 유명한 대불천(大佛川) 계곡을 품고 있으며, 물이 맑고 암벽과 숲으로 둘러싸여 경관이 아름답고 자연휴양림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운장산은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에 들어가 있다. 북두칠성의 전설이 담겨있는 `칠성대'와 조선시대 송익필의 전설이 얽혀 있는 ‘오성대’가 유명하다. 차창으로 스쳐가는 계곡의 풍경이 아주 일품이었다. 그러나 이곳 55번 2차선 도로가 지나면서 계곡의 이곳저곳을 잠식하였다.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많이 훼손되어서 안타까웠다.
♣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따끈한 민속칼국수의 맛, 따뜻한 정성에 감사
☆… 일요일 오후, 예상은 했지만 상경 길 고속도로는 곳곳에서 정체현상을 빚었다. 대전-통영간고속 도로에서 경부선으로 진입하여 신탄진휴게소에 이르는 과정도 그렇지만 신탄진에서 시작되는 버스전용차로도 곳곳에서 정체되었다. 그러나 우리의 분홍버스는 최선을 다해 질주에 질주를 거듭했다. 오늘은 장병국 회장이 우리 대원들을 위하여 따뜻한 <저녁>을 산다고 했다. 서울의 식당의 마감하는 시간을 늦추어가면서 예약을 한 것이다. 저녁 9시 30분, 서울의 구의동에 안착했다. ‘민속칼국수’는 힘든 산행을 하고 난 뒤의 팍팍한 속을 풀어주는데 아주 그만이다. 장병국 회장께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이정인 고문께서 산행 후 뒤풀이 자금으로 금일봉(10만원)을 보내오셨다. 업무 관계로 산행에 직접 참가하지는 못하지만 늘 우리 산악회를 생각하는 마음이 산죽(山竹)처럼 시퍼렇게 살아있다. 그 한결같은 정성에 감사를 드린다.
♣ [에필로그]— 본심(本心)으로 돌아가야 할 사람의 마음
☆… 맑은 하늘이 가슴을 열어주었다. 연 이틀 동안 내리던 비가 그치고 아주 청정하고 쾌적한 대기가 천지에 가득했다. 장군봉(將軍峰)은 전라북도 내륙의 첩첩 산중에 숨어 있는, 금남정맥의 보석(寶石)이다. 원점회귀의 산행 속에서 아찔하지만 아기자기한 바윗길이 재미가 있었고 정상의 산봉에서 천하를 조망하는 맛이 아주 일품이었다. 산의 정상을 중심으로 하여 장중하면서도 돌올한 바위와 푸른 소나무가 어우러진 산길, 은은한 솔바람이 번잡한 가슴을 씻어주었다. 자연은 그대로 순수하다. 무한한 생명의 기운이 솟아나는 곳이다. 여기에 어디, 시속의 번잡한 다툼과 잘못된 욕망의 촉수가 작용할 수 있겠는가. 자연이 그렇듯 인간의 본심도 착하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너무나 심한 갈등 속에서 살고 있다. 산행을 하면서, 내내 전날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시위대의 폭력적인 난동 장면(TV 화면)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지난 토요일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진 대규모 도심 집회는 불법, 폭력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이었다. 쇠파이프, 각목이 등장하고 경찰버스가 갈고리에 끌려 다녔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흉기를 휘두르고, 공공기물을 거리낌 없이 파손했다. 이날 시위 주체는 '민중 총궐기 투쟁본부'이고, 이들의 구호는 '세상 뒤집기'였다. (2015.11.16. 월요일 신문 기사 중에서)
☆… 아, 그들은 누구인가. 도대체 이게 무슨 작태인가. 자기주장만을 내세우는 독선(獨善)과 불법적인 행위를 통해 자기욕망을 채우고자 하는 것은 반사회적이고 비인간적이다.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공권력을 유린하면서 자기들만의 경도된 이념을 추구하는 것은 탐욕적 광란이다. 대한민국의 심장, 서울의 광화문 한 복판에서 ‘세상을 뒤엎고 나라를 뒤집겠다’는 발악적 구호를 외치며 무차별 폭력을 감행한 것은 민주주의로 포장한 오만과 독선의 극치이며 폭력집단의 만행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인간, 그 자존의 욕구가 얼마나 바르게 작용하느냐 하는 것이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