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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04
S#1. 재빈집 거실 N
동화 : 입주 문제는 없었던 일로 하죠! 아주머니, 그만 우리 집에서 나가주세요!
일동 : (황당) !!!!
재빈 : (믿을 수 없다는 듯 선희 보는)
원탁 수호, 눈치 보며 일어서고 선희와 지민, 끌려 나가는데
동화 : 나가주시죠. (비서에게) 뭐해!
비, 직 : (선희와 지민 끌어내며) 경찰에 안 넘기는 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 얼른 나와.
재빈 : (보다가) 그 손 놔!!!!
동화 : (휙 보면)
재빈 : 내 문제야. 조용히 끝내고 싶으면 나 말리지 마! (인상 팍-) 아줌마 따라와요!!
재빈 앞장서서 지하로 내려가면 선희, 어떻게 해야 하나... 동화 눈치 보는데
동화, 외면하고 2층으로 휙 올라 가버린다.
S#2. 동- 지하층 N
선희, 기죽어 내려오면 재빈 화난 듯 돌아서 있다.
선희 : (쭈뼛쭈뼛) ... 동철아..
재빈 : (휙 돌아서며) 그 이름 부르지 말랬지!
선희 : 미안.... 난 그게 그렇게 큰일인 줄 몰랐어. 그냥 니가 청소할 때 버린 물건들... 아까워서 입을려구
쓰레기통에서 주워서 가져갔는데.. 팔면 돈이 된다길래 그만,...
재빈 : 또 돈이야? 넌 돈 되면 무슨 일이든 하냐? 그게 법적으로 죄가 된다는 상식도 몰랐어!?
선희 : ........몰랐으니까 그런 짓 했지.
재빈 : (답답) 대체 넌 무슨 생각으로 사니?
선희 : 미안하다. 친구가 되가지고....
재빈 : 친구 좋아하네. 말로는 친구라면서 그런 짓을 해? 이제 어떡할 거야?
선희 : 너무 그러지 마. 나 지금 팍 죽고 싶어...
재빈 : 널 만나는 게 아니었는데, 정말 악연이다, 악연!
선희 : (창피하고 서러워 눈물 난다. 삐죽삐죽)
재빈 : 울긴 왜 울어! 뭘 잘했다구!!
선희 : (뚝, 겨우 참다가 목소리 꺾이는) 안 울어. 우씨- .... (눈물 삼키며) 큼큼-
재빈 : (화나지만 맘 약해지는) 그렇게 돈이 급한 이유가 있는 거야? 도대체 무슨 일이야?
선희 : ......
재빈 : ....이집에서 쫓겨나면 갈데 있어?!!
선희 : (도리도리)
재빈 : 갈데도 없는 주제에.. 들어와서 제대로 해!!
선희 : (귀를 의심) 드, 들어오라구? 동철, (힉! 입 가리면)
재빈 : (확 째리며) 얼른 가라. 나 맘 변하기 전에!
선희 : 아, 알았어. (후다닥 가는)
재빈 : (보는 표정, 난감) 아휴... 저 꼴통... (불쌍하기도 하고)
S#3. 동- 거실 N
지민, 소파에 앉아 울고 있고 그 옆에서 안타깝게 보는 훈.
그때 선희 지하층에서 올라오며 '지민아~'
지민 : (발딱) 재빈 오빠가 뭐래? 우리 경찰서 가야되는 거야?
훈 : (여전히 굳어있는) ...
선희 : 아니야. 일단 가자. (훈이 보며) 훈아, 놀랬지? 미안해 아줌마가 그럴 일이 좀 있었어. 나중에 설명해줄게.
훈 : 네... (간신히 대답만 그대로 벙~ 쪄 지민만 눈으로 쫓는)
지민 : 엄마, 나 재빈 오빠 만나고 가면 안돼? 내가 왜 그랬는지 설명하고 오해 풀고싶어.
선희 : 나중에. 얼른 나와. (끌고 가면)
훈 : ...........안녕히 가세,...
훈, 지민이이랑 선희가 나간뒤 뭔가 홀린 듯한 표정.
S#4. 재빈집 동화방 N
동화, 마음 불편한 듯 서성이는데 들어서는 재빈.
동화 : 그 아줌마는?
재빈 : (무게 팍) 보냈어. 준비해서 들어오라고 했으니까 그렇게 알어.
동화 : 뭐? 그런 여자를 집에 들여서 어쩌겠다는 거야?
재빈 : 처음에 그 여자 들인다고 했던 사람은 형이었잖아. 내가 안된다고, 싫다고 했지?
(짜증) 훈이 부추겨서 투표까지 한 사람이 누군데.
동화 : 누가 부추겼다고 그래?
재빈 : 됐어. (한숨) 아줌마한테는 내가 알아듣게 얘기 했으니까 또 그런 짓 안 할 거야.
동화 : 안돼! 다시 생각해보니 내 실수였어. 돈이 급한 여자 같아. 집에 들이는 건 위험해.
재빈 : 들어보니까 내방 청소할때 왕창 나온 쓰레기를 가져갔다더라구. 빨아서 입으려다가 돈 된다니까 별 생각없이 팔았나봐.
동화 : 훔쳐간 게 아니구?
재빈 : (콧방귀) 그 여자가 그 정도로 배짱 있어 보여? 지금도 내가 한소리 했더니,
신고하는 줄 알고 눈이 휙- 돌아가면서 경끼를 하던데.
동화 : (경끼? 놀라 보면)
재빈 : 딱 봐두 어리버리해 보이잖아. (한숨) 어쩌겠어? 모르고 한 일이라는데, 스타인 내가 한번 덮고 넘어가줘야지.
여튼 쓰레기도 함부로 못 버려요~
동화 : (오해 풀려 한풀 꺾인) ...그래서 들어오라니까 그러겠대?
재빈 : 어. 갈 데도 없는 모양이더라.
동화 : (미안해지는) .....
S#5. 달리는 시외버스 안 N
텅빈 버스 안. 선희, 지민 맨 뒷자리에 앉아있다.
선희 : (심란, 창밖 보는데)
지민 : (기분 좋은, 정신없이 문자 중) 크크- 재빈 오빠랑 같이 살게 됐다고 말을 할 수도 없고... 입 간지러워 죽겠네~
(문자 받고, 문자 찍고)
선희 : (보다가) 송재빈이 그렇게 좋니?
지민 : 그럼~ 내가 뭐랬어? 오빠랑 나랑은 운명이랬지? 크크~ 이 기회에 오빠랑 정을 팍 붙여서 결혼까지 연결되면 정말 좋겠다~
선희 : 미쳤어! 아빠뻘 되는 사람하구?
지민 : 서른둘이 어떻게 아빠뻘이야? 나랑 열여덟 살 차이밖에 안나는데.
선희 : (답답) 그건 적어? 쪼꼬만 게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결혼은 무슨 (O.L)
지민 : 엄마, 여자 인생에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게 결혼이야. 아무리 공부 잘해도 엄마처럼 남자 잘못만나면
그때부터 인생 꿀꿀해지는 거라구.
선희 : 니 아빠가 어때서!
지민 : 우리 버리고 배타고 가버렸잖아. 남자가 되 가지구 책임감도 없이. (등짝 퍽) 아~
선희 : 이놈으 지지배! 아빠가 우리 땜에 고생하러 갔는데 말 고따구루 밖에 못해? 종점 도착할 때까지 맞아볼래?
지민 : 알았어! (픽 머리 기대고) 졸려. 도착하면 깨워줘. (금새 잠든 듯)
선희 : (보다가 안쓰러운) ......
지민 : (눈 감은 채 팔짱 꼭 끼며) 미안하지? 그럼 앞으로 잘해~
선희 : 이런 불여시, 안 잘 거면 비켜. 무거워!
선희, 장난스레 밀어 낼수록 더 꼭 붙는 지민.
흔들리는 버스 뒷자리에서 티격거리는 모녀의 모습이 외롭지만 따듯해 보인다.
S#6. 선희집 안방
큰 상장에 입을 옷들을 정리하면서 문득 여지껏 무엇을 하며 살아왔나 생각한다.
선희 : (옷을 뚜러져라 보면서) 휴... 15년 동안 난 당신한테 뭐였니?
S#7. 재빈 집 재빈 방 D
곤히 자고 있는 재빈. 밖에서 시끌시끌한 소리나자 이불 뒤집어쓰는데
급기야 트럭 경적 소리까지 울려대자 벌떡 일어난다.
재빈 : (짜증) 뭐가 이렇게 시끄러? (휙 일어나는)
S#8. 재빈집 마당 D
재빈, 부스스 나오면 마당 여기저기 낡은 가구며 박스들이 어질러있다.
재빈 : 뭐냐, 이것들?
원탁 : 도우미 아줌마 오늘 이사 들어오잖아. 아침부터 대표님 호출로 이사짐 실어왔다.
너 오늘 스케줄 없는 거 뻔히 아셔서 제대로 코꼈어.
재빈 : 형이 이삿짐 옮겨주랬어?
원탁 : 그래. 지난번에 너무 했다 싶으셨나보지. 너도 심심하면 도와.
재빈 : (궁금하지만) 내가 약 먹었냐? 아줌마는?
원탁 : (이삿짐 나르면서) 저기 별체에 있어.
S#9. 동- 별채 선희방 D
선희, 벽에 흰 페인트칠 중. 혼자 용쓰고 있는데 들어서는 재빈.
선희 : (페인트칠하고 돌아보다가 재빈 봤다) 어? 일어났어?
재빈 : (놀라, 버럭) 예의 없이 꼭두새벽에 이삿짐 들여오면 어뜩하냐? 잠두 못자게!
선희 : (시계보고) 지금 12신데?
재빈 : 스케줄 없는 날, 나한텐 이시간이 새벽이야!
선희 : 미안. 몰랐어~ (페인트 칠 보이며) 어때? 페인트칠하니까 쌈빡하지?
재빈 :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거 대충 살지, 뭐 하러 페인트칠을 하냐?
선희 : 하루를 살아도 제대로 살고 싶어 그런다! 그나저나 페인트 냄새에 취해 그런지 너 오늘 디게 섹시해 보인다~
재빈 : (몸 사리며) 왜, 왜 이래?
선희 : 호호호. 농담이야~ 너도 나 여자로 안보지만 나도 너 남자로 안 봐. 그러니까 앞으로 나는 없는 셈치고
사각팬티를 입고 다니던 웃통을 벗고 다니던 맘대로 해. 서로 편해야 같이 오래 살지.
재빈 : 누구 맘대로 오래 살어? 약속 지켜라. 방 값 모을 때까지만 여기 있고 방구하면 당장 나가는 거야!
선희 : (놀리듯) 막상 들어오니까 마음이 흔들리는데 어쩌지?
재빈 : 너,
선희 : 헤~ 나가, 냄새 몸에 배. (깡총깡총~ 페인트 칠)
재빈 : (보다가) 아우, 답답이. 넌 어떻게 제대로 하는 일이 없냐? (휙 페인트 붓 낚아채서) 이렇게 쭉쭉 밀어야지. 쭉쭉.
(시범 보이면)
선희 : 와~ 넌 못하는 게 없다~
재빈 : (페인트칠하며) 당연하지. 배우를 하려면 뭐든 다 잘 해야 돼.
천 가지 얼굴로 만 가지 인생을 사는 게 배우라는 직업이다. 아냐?
선희 : 그렇구나, 그쪽 말고 더 위. 더더...
재빈 : 어디 여기? (칠하다가 돌아보는데)
선희 : (키득 웃다가 딱 걸린!)
재빈 : 우씨- (페인트 붓 팍 안기며) 어디서 잔머리를 굴려!
지민 : (불쑥 들어오며) 어? 재빈오빠~ 오빠가 이런 것까지 해주시는 거예요? (감동 팍)
선희 : (붓 재빈에게 주며) 원래 이게 송재빈씨 평소 모습이야. 너무 자상하시지?
재빈 : (얼결에 받는데)
지민 : (완전 눈 하트) 너무 멋져요~~~
재빈 : (귀찮은) 넌 학교 안 갔니?
지민 : (감동백배) 그런 거 까지 관심을.... 전학수속 하느라 오늘만 빠졌어요.
오빠~ 저 앞으로 오빠에게 걱정 끼치지 않는 착하고 바른 여학생이 될게요.
선희 : (뿌듯) 정말 이 집에 오길 잘했다. 그럼, 재빈씨가 키도 크시고 팔도 기시니까...마저 부탁드릴게요.
재빈 : (선희를 확 째리는데)
선희 : (시선 피하며 지민에게) 엄마는 짐 정리 할 테니까 니가 딱 붙어서 재빈 오빠 도와드려~~ (총총 나가면)
재빈 : (다급) 저, 저기 아줌마, 아주머니~
지민 : 오빠~ 오른쪽이 비었어요~~오른쪽이요~
재빈 : (열 받지만 표정 관리, 미소) 그래.... (다시 페인트 칠하며 씩씩)
S#10. 동- 별채 욕실 D
재빈, 여기저기 페인트 묻힌 곳 닦는데 안 닦인다.
재빈 : (우씨-) 내가 또 무슨 발등을 찧을라구 저걸 들였을까? 아이고 팔이야~~~
이때 선희 세면도구들 들고 불쑥 들어오면.
재빈 : (놀라) 뭐야? 노크도 없이, 몰상식하게.
선희 : (몰상식? 빠직 하지만 참고) 안채 가서 씻지 왜 여기서 씻어?
재빈 : 내 맘이지. 너 같은 애랑 한 집에 살 걸 생각하니 깜깜하다. 깜깜해!!
선희 : 차차 나아지겠지. (발돌, 때타올, 면도기 등등 여기저기 놓으면)
재빈 : 이 너저분한 건 다 뭐냐?
선희 : 목욕 용품.
재빈 : (때 타올 발견) 수채구멍 막히니까 때밀지 마라.
S#11. 재빈집 주방 D
선희, 뚝딱뚝딱 수제비 차려준다.
선희 : 고생들 많으셨어요. (수제비 척척 놔주며) 맛있게 드세요.
수호 : 와~ (먹고) 억수로 맛있습니더~
원탁 : (김치 먹으며) 김치 맛은 더 환상이네~
선희 : 이사 오면 정신 없을까봐 미리 담가왔는데, 입맛에 맞으세요?
원탁 : 맞는 정도가 아니라 홀딱 반했습니다. (맛있게 먹는데)
재빈 : (빨갛게 부은 팔 문지르며 들어서다가) 일하다 말구 뭐해?
수호 : (벌떡) 계신 줄 몰랐습니더! (의자 빼주며) 식사 하이소.
원탁 : (수호 못마땅) 재빈아, 너두 먹어봐. 아주머니 음식 솜씨 짱,짱! (맛있게 먹으면)
재빈 : (침 꼴깍)
선희 : 뭐하세요? 불기 전에 얼른 드시지?
재빈 : (인상 팍) 아줌마 나 좀 봐요! (휙 나가면)
선희 : 왜 또 저런데... (쫓는)
소파쪽//
재빈 : 사람 인내심 테스트 해? 체중 조절 하는 거 뻔히 알면서 밀가루 음식을 한 저의가 뭐야?
그리구 김치에 양념 저렇게 많이 넣으면 그 칼로리가 얼만 줄 알어?
선희 : 별걸 다 가지구 트집이네... 먹구 운동하면 되잖아.
재빈 : 운동? 수제비 한 그릇에 420칼로리. 김치 한 종지에 30칼로리 도합 450칼로리야!!
그거 빼려면 적어도 7,8킬로는 뛰어야 되는데 너 같으면 꼴랑 수제비 한 그릇 먹고 그 짓 하고 싶겠냐?
선희 : 그걸 다 계산하면서 밥을 먹어?
재빈 : 그 정도도 모르고 우리집 도우미 하려구 그랬냐? 입으로는 우리 집 들어오면 날 위한 웰빙 식단을 어쩌구.. 그러더니
저게 웰빙이야? 오늘 저녁까지 저런 식으로 하면 넌 해고야!
선희 : 내일부터 신경 쓸게. 오늘은 이삿짐 정리해야 되서 장보러 갈 시간 없단 말야.
재빈 : 그럼 같이 못사는 거지~ 약속을 어긴 건 너니까 의의 없지?
선희 : (치사하지만 참고) 알았어. 그럼 나 좀 시장까지 태워다줘.
재빈 : (뭐?) 내가 니 기사냐?
선희 : 길 모르니까 한 번만 같이 가주라.
재빈 : (뺀질) 싫은데?
선희 : (한숨) 너한테 부탁한 내가 바보지. (나가려고 주섬주섬 옷 챙겨 입는데)
지민 : (별채 쪽에서 쫄랑쫄랑 나오며) 엄마 어디가?
선희 : 장보러. 미안한데 설거지 좀 부탁해.
지민 : 알았어. (재빈 옆으로) 오빠, 뭐 드셨어요? 제가 쥬스라도 갈아드릴까요?
재빈 : (귀찮은 듯 소파에 앉으며) 됐어.
지민 : (얼른 옆에 앉으며) 그럼,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 말만 하세요. (재빈 옷 만지며, 다다다) 이 옷은 어디서 사셨어요?
집에선 보통 이런 차림이세요? 그리구 잡지에서 봤는데 오빠 집에서 쉴 땐 책 보신다던데 전 만화책 좋아하는데
오빠는 무슨 책 좋아하세요, (O.L)
재빈 : (우씨, 후다닥 나가며) 아줌마, 같이 가요~
S#12. 재빈의 차 안 D
시장통 근처에 차 세워져 있고
재빈, 썬글라스 쓴 채 누군가 지나가면 휙휙 숨는다.
재빈 : 모처럼 쉬는 날 이게 뭔 짓인지.... 이건 주객이 전도 되도 한참 전도됐어!
선희 : (뒷문 벌컥 열고 닭들을 왕창 집어넣는)
재빈 : 으악!!! 이, 이게 뭐야!!!!!!
선희 : 널 위해 직접 토종닭 키우려구. 닭고기가 칼로리가 낮고 단백질도 풍부하잖아.
재빈 : 싫어!! 난 날개달린 짐승이 제일 무섭단 말야~~~ (나가려면)
선희 : (잡고) 어딜! 지금 차 밖으로 나가면 시장 사람들, 송재빈 왔다고 다들 몰려들 판이야! 너 세수도 안했잖아~ 얼른 시동 걸어!
재빈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선희 말대로 시동 거는데)
닭들 꼬끼오~ 재빈 등 뒤로 푸드득 날아오르면.
재빈 : 으아악~~~~~
S#13. 재빈집 차고 옆 공터 D
수호, 원탁 기분좋은듯 노래까지 흥얼거리며 닭장을 만들고 있다.
S#14. 재빈집 주방 D
원탁 : (닭 보며) 닭 벼슬도 없고 몸집도 아담한 거 보니까 다 암탉인가 봐요?
선희 : 그래야 달걀을 낳죠. 얘들아~ 모이 많이 먹고 쑴풍쑴풍 나아라~
수호 : (침 꼴깍) 그럼, 앞으로 매일 신선한 달걀 먹는 겁니꺼? 간장에 참기름 한 방울 똑 떨어뜨려 먹으면 그 맛, 캬~
선희 : (장단 맞추며) 맛있지~
원탁 : (슬쩍 선희 옆으로) 실은 재빈이한테는 비밀인데 아줌마 찍은 거... 나예요.
선희 : 정말?
원탁 : 공략이 맘에 들어서요. 고향이 시골이라 하숙 중인데 (쑥스러워, 뒷머리 긁으며)
빨래하고 밥 먹는 거 해결된다는 말에 솔깃했거든요.
선희 : 쯧쯧.. 그동안 고생 많았겠네요. 앞으로는 고향 누나처럼 생각하고 속옷 빨래도 괜찮으니까 다 가져와요.
원탁 : 네...근데 재빈이가 그렇게 인정이 많은 애가 아닌데, 누님 입주를 눈감아 주고, 시장까지 따라가 준거 보면
아무래도. 첫사랑 때문인가?
선희 : (놀라) 네? (누가 들었을까 두리번) 그게 무슨,
원탁 : CF 현장에서 누님 첨 보고 첫사랑 닮았다고 그랬거든요. (뚫어져라) 아나 초코렛 모델하고는, (갸웃) 전혀 아닌데...
선희 : (묘한 기분이다.)
선희 옆구리에 찬 워키토키 지지직.
선희 : (기분 좋은 감정 받아서 나긋하게) 무슨 일이죠? 오바.
재빈F : 세탁소에서 맡긴 옷들 좀 찾아와요. 입을 게 없어요. 오바.
선희 : 세탁소?? 아차~ (후다닥 집 쪽으로 뛰어가는)
S#15. 재빈 집 재빈 방 D
재빈, 샤워 가운 입고 서성서성. 아직도 닭똥 냄새 나는 듯~ 냄새 킁킁.
선희 : (세탁물 들고 후다닥) 저, 이거.
재빈 : (버럭) 너 때문에 씻었는데도 몸에서 닭 냄새가 진동하잖아!
선희 : (재빈 몸에 코 대고 킁킁) 아무 냄새 안나는데?
재빈 : (화들짝 몸 피하며) 여자가 어디 남자 몸에 코를 들이대?
선희 : 여자 아니라며? (하다가) 하긴, 너 나 처음 보고 서실장한테 첫사랑 닮았다고 했다며?
(이쁜 척) 니가 봐도 아직 그 모습이 남아 있긴 있니?
재빈 : 말 같지도 않은!! 헛소리 말고, 내 차에 닭털 날리는 거나 당장 치워! 털 한 올이라도 발견되면 넌 해고야!
선희 : 너 위해서 닭 사오느라 그런건데 고맙다고는 못할망정, 난 뭐 닭 잡고 닭털 뽑는 거 좋아서 닭 키운다고 했는 줄 알어?
재빈 : 그럼 키우지 마.
선희 : 말을 말자. 내 입만 아프지! (휙 나가면)
재빈 : 누가 할 소리! 내가 상종을 말아야지! (옷 입는데 안 들어가는) 이게 왜 이래~
S#16. 재빈집 거실 D
선희, 마른걸레로 여기저기 닦고 있고 원탁, 수호 TV 스포츠 채널 보며 과일 먹는 중.
재빈E : 아줌마!!!
선희, 원탁 수호 돌아보고 놀라 눈 커진다. 그 시선 따가라면
2층에서 씩씩거리며 내려오는 재빈. 아동복 싸이즈 티셔츠 입고 있다. 배꼽티 수준.
재빈 : 이게 뭐야? 옷이 왜이래!!
선희 : (힉!, 혼잣말) 손빨래 했더니..쫄았네... 어쩌지?
재빈 : (더 열 받는, 선희 휙 보며) 멀쩡했던 옷이 왜 이러냐니까요!!
선희 : 글세요.... 운동을 너무 많이 하셔서 몸이 불으신 거 아닐런지,
재빈 : 이 아줌마가, 누굴 바보로 아나!! 솔직히 말해요, 이거 세탁소에 안 맡기고 집에서 빨았죠!
(세탁 비닐 보이며) 이것도 꾸깃한 게 수상해. 이실직고 안하면 세탁소 직원하고 삼자대면 할 거예요!
선희 : 실은, 집에서 해도 되는데 뭐하러 세탁소에 맡기나 싶어서,
재빈 : 오호~ 그러니까 세탁비까지 챙기시려고 하셨다?
선희 : 그게,... 어차피 지난 과거니 묻어두는 게 어떨른지..
원탁 : 그래. 지난 일 들추지 마라. 성질내면 주름 생기고 피부 버려.
재빈 : 이게 얼마짜린데!!!
지민 : (별채 쪽에서 나오며 재빈 보고) 꺅!!!!!
재빈 : (놀라, 얼른 몸 가리면)
지민 : (발 동동) 오빠 너무 귀여워요~~~~ 난 몰라몰라몰라~ (재빈에게 달려가면)
재빈 : (겁에 질려) 아줌마!!!
선희 : (지민 뒷덜미 낚아채고) 정신 차려!
이때 훈, 하교 길 들어선다.
훈 : 학교 다녀, (지민 봤다, 얼음 땡!!!)
선희 : 아줌마 오늘 이사했어, 앞으로 잘 부탁해. 참, 인사 안했지? 내 딸 안 지민.
열네 살 너랑 동갑이구 앞으로 같은 학교 다닐거야. (지민 쿡 찌르면)
지민 : (마지못해, 훈 보며) 초등학생인줄 알았는데...어쨌든 잘 지내자. (악수 청하면)
훈 : (보다가, 재빈 휙 지나쳐 2층으로 후다닥)
재빈 : 쟤 왜 저래?
원탁 : 수상한데? 훈이가 지민이 좋아하는 거 아냐??
지민 : (재빈 의식) 그런 소리 마세요! 전 저런 꼬맹이한텐 관심 없다구요! (나가버리면)
재빈 : (도리도리) 갈수록 태산이다....
수호 : 애들이라 서먹해서 그러나 본데, 친목도모 차원에서 오늘 입주 파티 하는 게 어떻습니꺼? 제 신고식도 겸해서-
원탁 : 그러구 보니까 내 승진 빵도 안했는데?
선희 : 좋아요. 제가 음식 솜씨 발휘해 볼게요!
재빈 : 피곤해~ 뭘 환영할 일 났다구 파티까지해? 언제 그만둘지도 모르는데..
선희 : 그럼, 피곤하신 분은 빠지시고 하고 싶은 사람끼리만 하죠.
원, 수 : 좋아요 / 그럽시더~ (선희 쫓는)
선희 : 닭은 제가 잡을게요.
수호 : 근데, 아줌마 파티복 있으심니꺼?
재빈 : (솔깃~)
선희 : 그런 게 어딨어요. 그냥 아무거나 입으면 되지.
수호 : 그래도 명색이 파틴데예. 여자들은 이런 날 좀 꾸며줘야 된다 아입니꺼?
선희 : 너무 멋 부리지 마세요. 그럼 저만 민망하잖아요~
재빈 : (눈빛 반짝!!!)
S#17. 동화 사무실 D
동화와 고정숙 와인바 계약서에 싸인 중.
유식, 비서처럼 옆에 앉아 궁금한지 힐끔 넘겨보고 있다.
동화 : (싸인하며) 바쁘다는 핑계로 지금에서야 계약서에 싸인을 하네요.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정숙 : 장대표님하고 저야 이런 서류 없이도 믿는 사인데요 뭐. 감사해요. 제 편의 봐주시느라 손해 보셨죠?
동화 : 정 회장님께서 돌아가시기 전 저한테 해주신 걸 생각하면 약소하죠.
정숙 : 그이 살아 있을 때도 돌아가신 후에도 전, 그이 덕으로 살아요. 호호.
동화 : (어색한 미소) 그보다도 사업은 처음이실텐데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필요하시다면 지금이라도 전문 경영인을 소개시켜드릴 수,
정숙 : 아뇨. 경영은 (유식 보며) 이분이 맡아주실 거예요. (슬쩍 유식 다리에 손 얹으면)
동화 : (묘한 관계 느끼고 시선 멈추는데)
유식 : 안유식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S#18. 동화 사무실 앞 로비 D
유식 : (걸어 나오며) 장대표 부인이 없어요?
정숙 : 결혼했다가 이혼했다는 소문도 있고, 독신인데 아들만 입양했다는 소문도 있고
여러 추측이 돌지만 워낙 철저한 사람이라 사생활은 아무도 몰라요.
유식 : 저 위치면 애 하나 있어도 결혼 하겠다는 여자들 줄을 설텐데.
정숙 : 그럼요~ 나도 한때는 흠모했는데.
유식 : 네?
정숙 : 호호. 농담이에요. 젊고 능력 있는 여자들도 거들떠 안보는 남잔데 50넘은 내가 언감생심~
사람은 다 자기 분수에 맞는 짝이 있는 법이잖아요.
유식 : (왠지 기분 나쁘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다.)
정숙 : 내가 오늘 다리 놔줬으니까 앞으론 유식씨가 알아서 장대표하고 친분을 잘 유지해요.
말했죠? 내가 유식씨 첫 사업을 멤버쉽 와인바로 정한 이유.
유식 : 그럼요~ 더 큰물에서 놀기 위한 발판이라고 하셨잖아요. 근데, 저 사람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에요?
정숙 : 원래 능력 있는 사람인데다가 동생까지 대 스타니 정재계는 물론 연예계까지, 장대표 연줄이면 손 안 닿는 데가 없으니까.
그때, 딩동! 하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유식과 정숙이 탄다.
유식 : 동생이 누군데요?
정숙 : 송재빈 알죠?
유식 : 그럼요!! 그 사람이 친동생이라구요?
정숙 : (끄덕) 둘 다 영향력 있는 사람이니까 특별히 잘 보여야 되요.
유식 : (크게 끄덕) 알겠어요!! (신난)
S#19. 외제차 매장 D
이나윤, 차 고르면 직원들 술렁술렁~
나윤 : (핸드폰 걸고) 저예요. 매니저들하고 다니기 불편한데 차 한 대 뽑아두 되요?
동화F : 혼자 다니면 위험하지 않겠어?
나윤 : 동화씨가 내 걱정 그렇게 해주는지 몰랐네? 잠깐 나와요. 회사 앞 매장이니까.
동화F : 가족들하고 저녁 약속 있어.
나윤 : (피식) 핑계대기도 힘들겠다~
동화F : 직원 보낼 테니까 맘에 드는 걸로 골라.
나윤 : (끊고) 참나.
S#20. 재빈 집 마당 N 초저녁
테이블 세팅 끝난 상태. 파티 전 시끌벅적한 분위기.
원탁, 훈- 수호, 지민 편 갈라 배드민턴하며 신났고 선희는 숯검댕이 묻힌 채 바비큐 그릴에 고기 굽고 있다.
동화 옆에 다가와서 음식을 접시에 담는다.
선희 : 저기... 지난 번 일은 정말 죄송하게 됐습니다. 저희가 뭘 잘 몰라서..
동화 : (차갑게) 앞으로 같은 실수 다시 안 하시면 됩니다.
선희 : 네... 걱정 끼쳐드리지 않을게요.
재빈E : 형!
선,동 : (돌아보면)
재빈, 삼단 선물상자 들고 다가온다.
재빈 : (동화에게) 일찍 왔네? (선물 선희에게 주며) 자요. 입주 선물.
선희 : (얼결에 받고) 저 주시는 거예요?
동화 : (의아하게 보면)
재빈 : 아줌마 파티복도 없는 것 같아서 사왔어요. 얼른 갈아입고 나오세요.
선희 : (감격) 이런 선물 처음인데...(상자 만지며) 포장두 어쩜... 너무 이쁘다. (재빈 보며) 정말 제가 받아도 될지....
재빈 : 닭털에, 닭똥에, 쫄티에 나 때문에 고생하시는데. 고마워서 샀으니까 부담 갖지 마세요.
선희 : (선물에 정신 뺏긴) 감사합니다. (들고 가며, 감격) 예뻐서 이걸 어떻게 뜯어....
재빈 : (피식 웃는데)
동화 : 니가 웬일이야?
재빈 : 명색이 송재빈집 도우민데 구질구질하게 하고 다니면 좀 그렇잖아. (테이블로)
S#21. 별채- 선희 방
포장지 곱게 뜯겨져 있고, 상자 뚜껑도 열려있다.
거울 앞에 재빈이 사준 옷 입고 쓰윽 나타나는 선희. 앞치마, 머릿수건 두른 채, 마지막으로 고무장갑 쓰윽 낀다. (색깔 통일)
선희 : (거울에 비친 자신 보며) ....... 뭘 바랬어....... (서글퍼지는)
S#22. 재빈 집 거실 N
동화, 재빈, 원탁, 수호 모두 테이블에 앉아있다.
훈 : (손 씻고 다가와 두리번) 아줌마 딸은?
원탁 : 챙기기는. 화장실 갔다. 궁금하면 가보던지.
훈 : (민망, 괜히 툴툴) 그냥 물어본 거야. 아줌마도 안 보이네?
재빈 : 저기 오네- (푹~ 웃음 새어 나오는데)
일동 : (보면)
선희, 앞치마에 머릿수건, 고무장갑까지 끼고 다가온다.
재빈 : 와~ 디게 잘 어울린다~ 어떠냐? 내가 입주선물로 사드린 건데.
특히 저 고무장갑. 앞치마랑 세트로 색깔 맞추느라 힘들었다. 하하하하.
일동 : (정적. 썰렁~)
재빈 : (배 잡고 웃으며) 하하하 아이구 배야...(웃으며) 왜들 그래? 안 웃겨?
훈 : 뭐야..삼촌 너무했어...
동화 : (재빈에게) 너, 장난이 너무 심한 거 아냐?
재빈 : 뭐가? (그제야 둘러보면)
일동 : (비난의 눈초리)
선희 : (어색한 침묵 깨고 밝게) 그러지들 마세요. 저는 맘에 들어요. 저한테 제일 필요한 거잖아요. 아후~ 이 장갑도 딱 맞고
(앞치마 쓸며) 색깔두 디게 곱죠? (요리조리 폼 잡아 보이며) 아, 급하게 만들었지만 맛있게 드세요. (그릴로 가면)
일동 : 네, 잘먹겠습니다.
재빈 : (약간 미안해진)....
시간경과//
동화 : (일어나) 내일 다들 일 있으니까 술은 그렇고 물 잔으로 건배하자.
훈 : 잠깐!! 아직 안온사람 있어!!
지민 : (뽀르르 달려오며) 저 여기 있어요~~~~
지민, 초미니에 립스틱 바르고 꽃단장 한 채 등장!
일동 : (헉~ 입 쩍 벌리는데)
선희 : (벌떡) 이놈으 지지배, 쥐 잡아 먹었어? 얼른 입술 안지워!!
수호 : 와예~ 오늘은 파티라 아입니꺼~~
지민 : 거봐! (선희와 재빈 사이에 쏙 앉고) 오빠! 오늘 저 어때요?
재빈 : 어어... 이쁘다.
선희 : (뒤에서 이 악물고 지민의 머리를 툭 치고)
지민 : (머리 만지며) 악!
동화 : 아주머니도 이쪽으로 오세요.
선희 : 네네. (동화 옆으로 다가서고)
동화 : (피식) 조금 시끄러운 일이 있긴 했지만, 어쨌든 인연이 닿아 아주머니 가족과 한 집에 살게 됐으니
서로 배려하는 거 잊지 말고, 늦었지만 서실장 승진 축하하고 로드매니저로 함께 일하게 된 수호도 환영한다.
여기 모인 모두를 위해 건배.
일동 : 건배! (와아~~~)
일동, 웃고 분위기 화기애애. 행복한 한때-
S#23. 달리는 나윤 차 N
나윤, 운전 중. 재빈의 집 근처 언덕길을 넘어서고 있다.
S#24. 다시 재빈집 거실 N
다른 가족 식사 중. 선희만 바쁘게 주방과 거실을 왔다갔다하고
재빈, 먹다가 선희 신경 쓰이는지 쓰윽 보는데
원탁 : 야! 너 벌써 다 먹었냐?
재빈 : (선희를 보며) 아줌마 커피한잔 줘요.
선희 : (입 삐죽삐죽)
재빈 : (역시 입 삐죽삐죽 테이블 옆 의자에 앉고)
지민 : (재빈 옆으로 와 앉으며) 오빠~ 더 필요한 거 없으세요?
재빈 : 어. (은근슬쩍) 오빠가 궁금한 게 있는데
지민 : (너무 좋은) 저한테요? 뭐든 물어보세요!
재빈 : 너희 아빠는 어디 가셨니?
지민 : 오빠니까 말씀드리는 건데요. 사업한다구 거의 집에 안 들어오다가 어느날 뿅~ 사라졌어요.
재빈 : 사라지다니?
지민 : 할머니 말로는 배타구 떠났다는데 (으쓱) 엄마랑 나한텐 말두 않고 가버렸으니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죠.
재빈 : 말두 없이 갔어?
지민 : 네. 빚만 왕창 남겨두구요. 그래서 우리 엄마가 고생 좀 했죠.
재빈 : (선희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선희 주방엥서 남은 음식 먹으면서 빈그릇 치우고 있고.
동화 : (마당에 나가면서 주방에 있던 쓰레기를 들고 나가려는데)
선희 : (보고) 어머! 제가 할께요 이리 주세요.
동화 : 아니, 과일좀 드세요. 정리는 천천히 하고. (선희 손에 있던 쓰레기 봉투도 가져간다)
선희 : 어휴, 어쩜 같은 밭에서 나왔는데 저렇게 다를까. (텔레비전 앞에서 리모컨만 붙잡고 있는 재빈을 보며)
S#25. 재빈집 마당 N
동화 쓰레기를 다 버리고 들어가는데
그때 차 한 대가 들어오더니 나윤이 와인 병 하나 들고 차에서 내린다.
동화 : (표정 굳은 채 나윤 앞으로) 연락도 없이 여긴 어쩐 일이야?
나윤 : (와인병 보이며) 그냥 가볍게 한 잔하려구 지나던 길에 들렀는데,
동화 : 나중에해 오늘 가족 모임 있는 날이야.
나윤 : 그래? 그럼 더 잘됐네. (와인병 들고 들어가는)
동화 : (표정 일그러지고)
S#26. 재빈집 거실 N
거실에서 모두 게임을 하고 있는데
나윤이 들어오면 모두들 게임을 중단하고 몰려든다.
나윤 : (들어오며) 저도 낄게요~ 제가 분위기 깬건 아니죠?
수호 : (다가와) 이, 이나윤씨 아입니꺼? 바, 반갑습니더. 지가 억수로 좋아한다 아입니꺼~
지민 : 저두요. 언니 팬이에요~
나윤 : 반겨주는 사람도 있으니 좋네. (훈 보며) 니가 훈이구나?
훈 : 절 아세요?
나윤 : 아빠랑 삼촌이 내 얘기 안했어? 섭섭한데?
재빈 : (긴장해 보는)
동화 : (나윤에게) 들어가서 얘기하지.
나윤 : 아뇨. 여기 분위기 좋은데 (선희에게) 아줌마 여기 와인잔~
선희 : 네... (들어가면)
재빈 : (선희쪽 보는데)
나윤 : (재빈 앞에 앉으며) 우리 같이 (씨익 웃으면서) 애들아 앉아.
재빈 : (나윤 보는 일그러진 표정)
S#27. 재빈집 주방 N
선희, 잔 꺼내는데 지민 볼 부은 채 들어온다.
지민 : 이나윤 좋아했는데 대 실망이야!
선희 : 왜?
지민 : 재빈오빠를 이상한 눈으로 보잖아. 재빈오빤 싫어하는 눈치던데.
선희 : 그런 말하면 못써. 파티 끝났으니까 학교 가려면 얼른 씻구 자.
지민 : 한참 분위기 좋았는데- (토라져서 휙 가면)
선희 : (와인잔을 입김까지 호호 불며 깨끗이 닦는)
S#28. 다시 재빈집 거실 N
모두들 정리된 분위기 이고,
재빈, 동화 나윤 그리고 훈만 거실에 남아 과일과 와인을 먹고있다.
나윤 : 시나리오가 열 개나 들어왔는데 주인공 캐릭터가 다 똑같은 거 있죠? 신기하지 않아요?
다 다른 작가가 썼는데 내용두 비슷해. 하하. (와인 따르면)
동화 : (말리 듯 잡고) 그만 하지.
재빈 : 왜? 벌써 취한 거 같은데 한 잔 더 마신다고 달라질 거 없잖아.
나윤 : (피식) 훈아! 아빠랑 삼촌 중에 누가 나랑 잘 어울리거 같애?
재빈,동화 : (무슨말을 하려는가)
훈 : 네?
나윤 : 우리 훈이가 추천좀 해줘봐. 누가 더 괜찮은 남잔지. (고개 흔들며) 난 아직도 잘 모르겠거든.
동화 : 훈아. 늦었어. 이제 그만 들어가서 자.
나윤 : 그러지 마요. 재미있쟈고 물어본건데. (훈이보며) 그렇지 훈아.
동화 : (훈이보며) 얼른! 아빠 말 못들었어?
훈 : (아쉽지만) 네. (일어서는데)
나윤 : 훈아. (손 내밀며) 우리 나중에 또 만나자.
훈 : (악수) 네. (들어가면)
재빈 : (피식) 재미없다. 난, 좀 기다리면 이나윤이 화끈하게 폭탄선언이라도 할 줄 알았더니.. 김 빠지네~ (일어서면)
나윤 : 다 퇴장하면 심심하니까 나두 그만 갈게요. (일어서다 비틀)
동화 : (얼른 부축해주면)
나윤 : (손 털고) 됐어요. 나 안취했어. (비틀거리며 가면)
동화 : 데려다 주고 올게. (뒤따라가 나윤을 부축하는)
S#29. 달리는 나윤의 차 안 N
동화 : (운전 하며 굳은 표정)
나윤 : 나, 당분간 동화씨 집에 가있을까?
동화 : 뭐?
나윤 : 혼자 지내기 심심해서 그래요. 쇼핑도 지겹고, 파티도 지겹고...
동화 : (차 끼익 세우고)
S#30. 한적한 도로 N
인적 없는 길가에 나윤의 차 멈춰있고
동화 : 이제와서 왜 이러는 거야?
나윤 : 내가 뭘요?
동화 : 원하는 대로 됐잖아. 최고의 배우가 니 최종 목표 아니었어? 왜, 다 이루고 나니까 허망하니? 지금와서 후회라도 돼?
나윤 : 뭘 다 이뤄요? 아직도 갈 길이 먼데. 난요, 이 자리 오기까지 포기한 것들이 너무 많아서 꼭 지킬 거예요.
그러니까 괜히 지레 겁먹고 밀어내지 말란 말이예요! 나 아무 짓 안해요.
동화 : 무슨 짓 하면, 내가 가만있을 거 같애?
나윤 : (피식) 정말 너무하네....나한테 이렇게 밖에 못해요? 난 당신 때문에 모든 걸 버렸는데?
동화 : 난 강요한 적 없어. 선택은 니가 한거야.
나윤 : ...오래 되서 기억 안나요. 호텔로 가요. 한 잔 더 하고 싶으니까.
S#31. 재빈방 N
어둔 방 안.
재빈 누워 뒤척거리다가 급기야 일어나 앉는다.
S#32. 재빈집 거실 N
재빈, 답답한지 나와서 한숨 쉬는데 부시럭- 캬~ 소리나자 돌아보면
선희, 테이블 밑에 쭈구리고 앉아 와인을 먹고 있는다.
재빈 : (어이없는) 뭐하냐?
선희 : (깜짤놀라고) 아! 깜짝이야! 놀랬잖아. 왜 내려왔어 뭐줘?
재빈 : 너 알콜 중독이야? 남이 먹던 술까지 주워먹고?
선희 : (놀라지만, 태연한 척) 버리기 아까워서 그래. 자리가 바뀌어서 그런지 잠이 안와서 그러고.
(다른 잔에 남은 와인 한 모금 더).
재빈 : 그럼 저기 앉아서 먹지 왜 여기 쭈그리고 앉아서 뭐하는거야.
선희 : (계속 먹으며) 대표님 아직 안들어 오셨어. (입 닦고) 내가 무슨 첫 날부터 찍힐일 있냐?
재빈 : (그런 선희를 보며) 청승이다 청승. 따라와. (나가고)
S#33. 재빈집 지하방 N
드럼과 기타 놓여 진 곳 근처에 재빈, 선희 양주잔 하나씩 들고 앉아있다.
재빈 : (술 따라주며) 딱 한잔만 마셔.
선희 : 쩨쩨하게 굴긴... (받고) 냄새 좋다. 이 술 비싼 거지?
재빈 : 또 돈 얘기냐? 그래 비싸다!
선희 : 치- 난 니가 이 술 왜 주는지 알지. (홀짝) 크~
재빈 : (보면)
선희 : 너 솔직히 나한테 미안하지?
재빈 : 뭐가?
선희 : 사람들 앞에서 놀렸잖아. 앞치마에 고무장갑이 뭐냐? 그것두 선물이라구 씨-
재빈 : (미안하지만, 큰소리) 입주 선물이라고 챙겨 줬더니만, 고마운 줄은 모르구....
선희 : 그래. 하도 고마워서 입는데 눈물이 다 나더라. 나 옷 선물 처음 받아 보거든. (술 홀짝) 캬~
재빈 : (미안한).... 진짜?
선희 : 킥킥킥. 뻥이야! 내가 왜 옷을 처음 받아보냐? 내 남편이 기념일마다 꼭 꼭 사줬는데~ (헤~)
재빈 : (거짓말인지 안다. 더 짠한데)...
선희 : (술 병 들고) 나 이거 한 잔만 더 마셔두 되지?
재빈 : 그만 마셔. 술맛도 모르면서..
선희 : (따르며) 오랜만에 다리 뻗고 푹 잘려구 그래~ (술 홀짝) 크~ 비싼 거라 맛있는데?
재빈 : (그 모습 보다가) 술 마신김에 뭐 하나 물어봐두 되냐?
선희 : 뭐?
재빈 : 너, 나랑 만나기로 한 날 왜 안 나왔냐?
선희 : ........ (한숨)... 아~ 술 마시니까 기분 좋다! (기타 보고) 한 번 쳐봐.
재빈 : 싫어.
선희 : (조르듯) 왜에- 너 옛날에 잘 쳤잖아. 쳐봐~
재빈 : (기타 옆에 밀어 놓고) 싫어. 안친지 오래됐어.
선희 : 치- 치사하게. 그래, 관둬라 관둬. 내 앞에서 무슨 기타를 치고 싶겠니? 아까 이나윤이 치라구 했어봐~ 얼른 쳤지.
재빈 :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 마!
선희 : 왜 남자들 이쁜 여자한테 약하잖어. 에휴~ 이나윤 진짜 이쁘더라...
재빈 : 그 여자 얘기 하지 마.
선희 : 지민이 말로는 나랑 동갑이라던데, 어쩜 그렇게 젊냐?
재빈 : 아이씨- 얘기 하지 말라니까.
선희 : 알았어. ...그래두 같은 여자로서 부럽더라. 몸매두 쭉 뻗은 게, 애를 안나서 그러나?
재빈 : (버럭) 그만 좀 해!!
선희 : 깜짝이야. 왜 화는 내구 그래? 혼잣말 한건데, 내 입 갖구 말두 못해?
재빈 : 하지 말라는데 자꾸 하니까 그렇지!! 으씨- 이러니까 남편이 도망갔지!
선희 : !!!!
재빈 : (아차 싶은)
선희 : 누가 그래? 내 남편이 도망갔다구?
재빈 : ......(이왕 이렇게 된거) 오죽하면 마누라 버리고 도망가겠냐. 매일 잔소리에, 참견에 견딜 수가 없었던 거였겠지.
선희 : 지민이 이너무 기집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재빈이 붙잡고)
재빈 : 야, 야.... 지민이한테 뭐라 하지마 내가 궁금해서 물어본거야.
선희 : (팔 뿌리치며) 왜! 또 내 약점 잡아서 놀릴려고? 넌 그렇게 나 같고 노는게 재미있냐? 남의 상처 박박 긁는 게 취미야?
나쁜자식. (일어나고)
재빈 : 야.... 야.... (이미 늦었다)
S#34. 별채 거실 N
선희, 씩씩거리며 들어서다가 풀썩 앉는.
선희 : (속상하고 서럽다) ........... (눈물 나지만 꾹 참아 삼키는데)
낯선 거실, 아직 정리 안 된 짐들이 더 서럽게 느껴진다. 참았던 눈물이 흐르자 씩 닦아 낸다.
S#35. 시외버스 정류장 향하는 길 / 다음날 아침 D
교복차림의 훈 앞에 서는 버스. 문 열리는데-
훈 : (집 쪽 돌아보고 망설이다가) 다음 차 탈게요~
버스 지나가면 훈, 손목 시계보며 초조한데
교복차림의 지민이 '왜 이렇게 멀어~' 투덜대며 천천히 걸어온다.
훈 : (지민 발견! 다른 쪽 보는 척)
지민 : (다가와) 아직도 안갔어? 나야 전학 첫날이니까 괜찮지만 넌 지각 아냐?
훈 : (퉁명스레) 버스를 놓쳤어.
지민 : (힐끔, 힐끔 훈을 보면)
훈 : (마음 들켰을까?) 왜?
지민 : 너 왕따지?
훈 : 어?
지민 : 그렇다구 학교 빠지고 그럼 못써. 이제 학교에서 애들이 쪼끄맣다고 괴롭히면 나한테 말해.
훈 : (자존심 상해) 그런 거 아냐!!
지민 : (어깨 위에 손 척)
훈 : (움찔)
지민 : (토닥토닥) 알아알아. 걱정 마. 나 싸움 잘해~
훈 : (이게 아닌데... 싶지만 지민 손길이 싫지 않다)
지민 : 대신 아침에 이 누나 지각하지 않게 신경 좀 잘 써라? 잉?
훈 : .... 어. (수줍게 웃는)
지민 : (훈 몸에 코를 갔다데면서) 끙끙 너 향수 뿌렸냐?
S#36. 재빈 집 거실 D
동화, 출근 전 커피마시며 신문 보고 있는 중.
재빈 : (부시시-들어서며 전날의 일로 선희 찾는데)
동화 : 아줌마 안 계셔.
재빈 : 어디 갔는데?
동화 : 뭘 좀 알아 볼 게 있다면서 서울 갔어.
재빈 : (의아, 궁금한) 뭘 알아 봐?
동화 : 모르지. (신문 접고) 오늘 스케줄 별거 없지?
재빈 : 왜?
동화 : 있다가 저녁때 극장 와인바 오픈식 있으니까 시간 맞춰서 나와.
재빈 : 내가 그런 데까지 가야 돼?
동화 : 돌아가신 정회장님 사모님이 하는 사업이야. 아무리 옛날 일이어도 힘들 때 도움 받은 건 갚아야지.
재빈 : (귀찮지만) 알았어. 시간 맞춰 갈게.
S#37. 별채 선희집 거실 D
재빈, 들어서 보면 텅 빈 거실에 아직 풀지 않은 짐이 몇 개 놓여있고
한쪽엔 입주 선물로 준 앞치마, 머리수건, 고무장갑이 잘 개져 있다.
재빈 : (왠지 마음 쓰이는) 어제 좀 심하게 했다구 방 구하러 갔나? 에이~ 돈두 없는데 설마,
(말하다가 앞치마에 시선. 은근 마음 쓰이는....)
S#38. 핸드폰 매장 D
선희, 매장 직원과 상담 중이다.
선희 : 여기 이 번호가 제 남편 번혼데요, 갑자기 결번이라고 나와서요.
직원 : (조회해보고) 본인이 직접 해지 신청한 걸로 되어 있네요.
선희 : 본인이요? 언제요?
직원 : 어제요. 그동안 연체됐던 핸드폰 요금까지 다 납입하신 걸로 되어 있는데요.
선희 : 네에? 그럴 리가 없는데... (어떻게 된거지?)
이때 선희 핸드폰 울리면 재빈이 전화다.
S#39. 재빈 차안 D
재빈 : (대뜸) 너 어디야? 볼 일은 다 봤어?
선희F : 어. (O.L)
재빈 : 그럼 빨리 끝내고 청담동으로 와.
선희F : 왜요?
재빈 : 오라면 토달지 말고 와. 안 오면 당장 해고야. (딸깍)
S#40. 와인바 D
한창 개업 준비 중인모습 테이블에 앉아 그런 모습 대견하게 보는 시모. 유정.
시모 : 그러니까 니가 이 술집 사장이라 이거지?
유식 : (나름대로 신나서) 그럼. 이건 시작이구, 여기 오는 사람들 전부 힘있는 사람들이야.
그사람들하고 안면을 트고 더 큰 물에서 놀아야지.
시모 : (박수치며) 잘됐다 잘됐어. 난 니가 꼭 성공할거라 믿었다. 이제 난 죽어도 여한이 없다.
근데 너 좋다는 그 여자는 아직 안 왔니? 왜 너만 고생하고 있어?
유식 : 어. 머리하러 갔어. 곧 올거야.
유정 : (심드렁) 축하해 오빠. 금방 자리 잡겠네. 엄마 좀 빨리 모셔가. 성준아빠 눈치보여 죽겠어.
시모 : 니 오빠만 성공하면 더 있으라고 해도 간다. 유세는....
정숙E : 아니 아직도 기념품이 안오면 어쩌라는 거야. (하며 들어온다)
유식 : 아. 정숙씨. 이리와서 인사 드리세요. 제 어머니하고 동생이에요.
정숙 : ?
시모 : (반가워) 아이구 아가. 내가 늦었다. 반갑다. 나 유식이 애미다.
유정 : 안녕하세요?
정숙 : (당황) 네. 안녕하세요? (유식 보면)
유식 : 개업식한다구 초대했어요. 상견례가 따로 있나요. 그냥 이렇게 만나면 되는거지.
정숙 : 네에. 유식씨 저 좀 봐요. (나가면)
유식 : 네. 잠깐만. (따라간다)
시모 : 왜 저런데?
유정 : 오빠가 실수 한것 같은데?
시모 : 얘. 인물은 괜찮은데 나이가 좀 많아 보이지 않니?
S#41. 와인바 일각 D
몰아세우는 정숙.
정숙 : 지금 뭐 하는 거에요?
유식 : 예?
정숙 : 누가 저 사람들 부르라고 했어요?
유식 : 아니 저는 개업식이고 지금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정숙 : 유식씨 그렇게 생각이 없어요? 개업식준비로 바빠죽겠는데 언제 저 분들 만날 시간 이 있다고.
그리고 여기 오시는 손님들 다 브이아이피에요. 격이 맞는다고 생각해요? 빨리 보내세요.
유식 : ,........
정숙 : 내가 투자한건 유식씨지 유식씨 남은 식구들이 아니에요. 다른 사람 끌어들이는 거 싫어요.
나 바쁘니까 알아서 배웅해 드리세요. (가면)
유식 : (낭패다)
S#42. 의상실 안 D
럭셔리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실내. 선희, 재빈 들어온다.
선희 : 여긴 왜?
재빈 : 누구 옷 좀 사줄려는데 니가 한 번 골라봐.
선희 : (우씨-) 내가 그런 거 까지 해야 돼?
하는 수 없이 옷 고르는 선희. 가격보고 놀란다.
재빈 : (쓱 다가와) 니 수준에 맞는 옷은 어차피 여기 없으니까 그냥 고르기나 하셔.
선희 : 돈이 없어서 그렇지 나도 눈 높아. 왜 이러셔? (이 옷 저 옷 고르는)
S#43. 의상실 앞 D
쇼핑 백 든 선희 나오고 재빈 핸드폰 통화하며 따라 나온다.
재빈 : 뭐? 이 브랜드가 어때서. (사이) 아 됐어. 싫으면 입지마. (끊고) 아무튼 바람들이 들어서..
선희 : 왜?
재빈 : 안 입는댄다. 너나 입어라.
선희 : 뭐?
재빈 : 너 입으라고. (앞서 가면)
선희 : (쪼르르 쫓아가) 너 처음부터 나 사줄려고 한거지?
재빈 : 꿈도 크다. 전화하는 거 못 들었냐?
선희 : (좋아서) 어제 앞치마루 놀린 게 미안했어? 나, 그런거 가지구 기죽지 않아.
재빈 : 오죽하겠냐? 그 옷은 손빨래 하지마라, 쫀다.
선희 : 알았어. 그럼 지금부터 이건 내꺼지?
재빈 : 그렇다니까.
선희 : (휙 매장으로 돌아가면)
재빈 : (뒷덜미 잡고, 다 안다!) 너 돈으로 바꾸려구 그러지? 그 옷 바꾸면 무조건 해고야. 매일 확인 할꺼니까 그렇게 알어!
선희 : 그런 게 어딨어? 내껀데.
재빈 : 시간 없으니까 빨리 따라 와.
선희 : 또 어딜?
S#44. 미용실 안 D
선희 의자에 앉아있고 그 옆에 서있는 재빈.
선희 : 됐다는데 왜 그래?
재빈 : 아까 산 옷이랑 니 머리가 어울리냐? 꼭 광년이처럼 해가지구. 너 그 꼴을 하고 다니면 내가 더 망신인거 몰라?
(미용사 오면) 우리집 도우미에요. 빈티 안 나게 해주세요.
선희 : (빈티?!!!!)
미용사 : 네. 샴푸 먼저 해 드릴게요. 안경 벗으세요. (옆에 서 있으면)
선희, 하는 수 없이 안경 의자 위에 벗어두고 따라간다.
재빈, 선희 가는 쪽 보며 피식 웃고는 의자에 털썩 앉다가 경악!
재빈 : 으악~~~
선희 : (놀라 달려온다) 어머, 내 안경!!! 남의 안경을 깨면 어떡해?!! 머리 안한다니까, 왜 하라 그래가지구 일을 만들어!!!
재빈 : 저기, 아주머니..
선희, 그제야 돌아보면 미용실 사람들 시선 집중!
재빈 : (사람들 의식) 죄송합니다. 하하~ 저희 아주머니가 워낙 욱하는 성질이 있으셔가지고...
(선희에게) 전 약속 있어서 먼저 갈테니까 화 풀고 머리 예쁘게 하고 가세요~
선희 : (화 낼 수도 없고! 재빈 확 째리고 샴푸실로)
S#45. 재빈의 차 D
운전중인 재빈, '저 정도 했으면 화 풀리겠지..."
이때 울리는 핸드폰. <나윤>이다. 스피커폰 연결.
나윤F : 나예요. 나윤이.
재빈 : (!! 싸늘) 내 전화 번호 어떻게 알았어?
나윤F : 사무실에 전화해서 물어봤어요. 이따가 와인바 오픈식 갈거죠? 아 설레라. 몇 년만이지? 같이 파티 가는 게?
재빈 : 당신도 오기로 했어?
나윤F : 시간 괜찮으면 나 좀 데릴러 올래요? 오늘은 재빈씨 파트너루 가고 싶은데.
재빈 : 오늘은 내가 파트너 당첨인가? 영광인데? 근데 어쩌지, 난 같이 갈 파트너 있어. 딴데 알아봐. (딱 끊는)
재빈, 통화 후 기분 안 좋다. 잠시 후 생각 바뀐 듯 핸드폰 거는.
재빈 : 다 했냐? 그럼 옷 갈아입고 기다려! (사이) 토달지 말랬지. 끊어!
S#46. 미용실 안 D
문 앞 의자에 지친듯 선희가 자고 있다.
재빈은 선희를 못알아 보고 계속 두리번 거리고 재빈, 변신이 꽤 만족스러운지 피식 웃는데-
S#47. 재빈의 차안 D
재빈 : 어쩜 그렇게 꾸몄는데 하나도 안 변할 수가 있냐? 너두 참 견적 안나온다~
선희 : (빠직) 니가 뭔 상관이야?
재빈 : 옷만 사느라고 돈만 깨졌네.
선희 : 야, 안경 사내!
재빈 : 따라와. (나가고)
선희 : (재빨리 가방 챙기고 따라 나간다) 안경 사줄꺼야?
S#48. 와인 바 N
재즈 음악 흐르고 화려한 오픈 파티 시작된 분위기.
화려하게 차려입은 사람들 이미 많이 와 있고 고정숙 입구에서 안내하다가
홀에서 와인 마시고 있는 동화와 나윤을 발견하고 밝은 얼굴로 다가간다.
정숙 : 어머, 장대표님. 와주셔서 감사해요.
동화 : 당연히 와야죠. 분위기 좋은데요?
정숙 : (나윤에게) 나윤씨도 자주 애용해주세요. 저희가 VIP 고객으로 모실테니...
나윤 : (미소로 답하고, 둘러보며) 맘에 드네요. 내가 묵는 호텔에서도 가깝고. (누군가 찾듯 살피는데)
정숙 : 누구 찾는 분이라도?
나윤 : 아뇨.
이때 들어서는 재빈, 선희.
재빈 : 형, 와 있었네?
동화 : (돌아보다가 선희 보고 놀란) ?!
나윤 : 어머나, 이게 누구세요? (선희 들여다보다가) 어디서 봤나 했더니 도우미 아줌마?
선희 : (힉!)
정숙 : (놀라) 도우미요? (선희 보면)
선희 : (어색한 미소, 동화에게) 사장님도 계셨네요...
나윤 : (어이없는) 재빈씨 같이 올 파트너 있다더니... (실소 나오는)
선희 : (살짝 뻘쭘한데)
재빈 : 어제 불청객 때문에 입주파티를 망쳐서. (선희에게) 아줌마 오늘은 제가 책임질 테니 즐겁게 보내세요. 들어가시죠.
(에스코트하듯 선희 몰고 가면)
나윤 : (웃음 사라져 선희쪽 돌아보는)
동화 : (나윤 의식, 재빈과 선희쪽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S#49. 와인바 자리 옮겨서 N
선희 :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이런 덴 뭐하러 데려와.
재빈 : 야, 넌 토 달지 말고 생각도 하지마. 그냥 주는대로 먹기나 해.
선희 : 사람 괜히 뻘쭘하게. 난 그냥 먼저 갈래. (나가려는데)
재빈 : (붙잡고) 야야! 너 진짜 이런 식으로 집주인님 말씀 무시할래?
선희 "안경 없어서 눈두 잘 안뵈~' / 재빈 '와인을 입으루 마시지 눈으로 마시냐?'
두 사람 티격태격 하는데 동화 다가온다.
선희 눈치채고 재빈 툭툭 치면 재빈 말 멈추고.
동화 : 재빈아, 나 좀 보자.
재빈 : 뭔데? 여기서 얘기해.
동화 : 둘이서만 할 얘기라 그래. 잠깐이면 돼. (선희에게) 잠시만요.
선희 : 예..예.
재빈 : (동화에게 따라가며 선희에게) 가기만 해봐. 바로 해고니까.
선희 삐쭉거리며 못 들은 척 하면, 눈 부라리며 멀어지는 재빈.
이 모습을 건너편에서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나윤.
S#50. 동- 일각 N
사람들 오가는 중. 동화와 재빈, 나란히 서있다.
동화 : 너 왜 그래?
재빈 : 뭘?
동화 : 아주머니는 왜 데려왔어? 나윤이 보라고 일부러 이러는 거야?
재빈 : 이 앞에서 우연히 만났어. 집에 가는 길이라길래 잠깐 같이 들른 거야.
동화 : 그럼 저 차림은 어떻게 설명할건데? (재빈 말 없자) 너 지금 엄청 유치해. 알어?
재빈 : 왜, 도우미는 이런데 오면 안돼? 하긴 유명 여배우랑 같이 온 형이 보기엔 좀 그럴 수도 있겠다.
동화 : 뭐?
재빈 : 좋게 생각해. 내가 사루비랑 왔으면 괜한 스캔들 날수도 있는데 저 아줌마는 그런 걱정은 없잖아.
동화 : (재빈을 불안한 듯 보는 눈빛)
S#51. 다른 일각 N
홀로 구석에서 서있는 선희.
선희 : (다리 두들기며) 어우 다리야, 이놈의 파티는 무슨 의자가 하나 없어.
갑갑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면 저만치 일행들과 웃으며 얘기 나누는 재빈.
누군가 다가와 악수도 청하고... 분주하다. 미처 다가가지 못하고 둘러보면
동화, 정숙 등 모두 각자 손님들과 얘기 나누느라 바쁘다. 머뭇머뭇하던 선희.
나윤 : (선희 앞에 앉으며) 이런 데 처음이시죠?
선희 : 아, 예... 그렇죠. 저희야 뭐 늘 동네 부페나...
나윤 : (웃으며) 와인 한 잔 하실래요? (선희 팔 잡고 일어서는)
//재빈 쪽 일각
손님들에게 둘러싸인 재빈. 신경 쓰이는지 나윤과 선희 함께 있는 쪽을 보지만 차마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재빈, 손님들 말을 받아주면서도 눈은 선희에게 가 있는-
//선희 쪽 일각
나윤에게서 와인 잔 받아든 선희, 쩝쩝거리면서 와인 원샷하면
나윤 : 재빈씨 성격 맞추기 힘들지 않아요? 많이 까탈스러울텐데...
선희 : (나윤의 친절에 금새 마음 연 느낌으로) 맞아요. 어찌나 자기 맘대룬지, 아주 우기기 선수라니까요!
나윤 : 스타로 산다는 게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라서요. 우리 같은 사람들, 어느샌가 그렇게 변해버려요.
선희 : 그러게요. 원래 싸가지....아니, 겨, 경우가 없는 분은 아니었던 것 같더라구요...
나윤 : (피식 웃는)
이 때 웨이터 다가와 와인 따라주고 돌아서다, 맞은편에서 큰 식기에 든 음식 들고 오던 웨이터와 부딪힌다.
두 사람 접시 놓치고 음식 국물이 선희와 나윤 옷으로 튄다.
큰 소리에 손님들 시선, 한꺼번에 쏠리고 멀리서 발견한 정숙이 달려온다. 재빈도 시선을 돌린다.
정숙 : 이게 웬일이야. (나윤을 향해) 괜찮으세요? 세상에, 죄송해서 어떡해요.
나윤 : (옷 털어내며) 아니에요. 괜찮아요.
정숙 : (웨이터 향해) 얼른 치워요! 뭘 보고 서 있어? (웨이터 치우기 시작하면 선희 향해) 아줌마도 좀 거드세요.
선희 : 네? 저요?
정숙 : (타이르듯) 그럼 여기 아줌마 말고 또 딴 사람 있어요?
선희, 두리번두리번 나윤과 주위 사람들을 둘러보다 얼떨결에 웨이터를 거든다.
멀리서 이를 지켜보던 재빈, 마침내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고 다가온다.
재빈 : (정숙을 향해) 무슨 일입니까?
정숙 : 아, 저희 애들이 좀 실수를 했나봐요. 얼른 정리하겠습니다.
재빈 : (말 자르며 선희 보고) 아줌마. 뭐해? 일어나.
선희 : (얜 또 왜 이래? 하는 표정)
재빈 : (정숙에게 정중하게) 이 아줌마 저랑 같이 온 분이에요.
제 파트너한테 이런 일을 시키는 건 저를 무시하시는 것처럼 느껴지네요.
정숙 : 아. 아니. 전 이 분이 도우미라고 하셔서.....
재빈 : 다음에 이런 일 있을 땐 손님께 사과부터 드리고 본인이 직접 치우도록 하세요.
정숙 : (기분 완전 상한) 네, 죄송합니다. (선희에게도 고개 숙여) 죄송합니다.
이때 밖에서 전화 통화를 마치고 들어와 이 모습을 지켜보던 동화.
동화 : (재빈에게 다가와 부드럽게) 재빈아, 잠깐 얘기 좀 할까? (선희에게) 아주머니, 가서 얼른 손부터 씻으세요.
(재빈 끌고 나가는 동화)
두 사람 나가면 선희 눈치보다 화장실로 총총.
남겨진 정숙, 씩씩 거리고.
S#52. 파티장 구석 N
재빈과 마주선 동화. 주위를 살피며 조용히 얘기 꺼낸다.
동화 : 장기사님? 예, 로비에 차 좀 대주세요. 저희 아주머니 먼저 가실 거니까 모셔다 드리고 오세요. (끊고 가려는)
재빈 : (붙잡으며) 뭐하는 거야?
동화 : 애초에 이 자리 올 사람 아니었어. 있어봤자, 니 꼴 더 사나워질 거 뻔하고.
재빈 : (빠직) 그래, 어차피 이렇게 된거 나도 사라져줄게. 됐지? (씩씩대며 가면)
동화 : 재빈아, 재빈아!
S#53. 파티장 일각 N
유식과 전화 통화 중인 정숙. 아까의 분이 안 풀린 듯.
정숙 : 도대체 아직도 안 오고 뭐하는 거예요?
S#54. 와인바 건물 엘리베이터 앞 N
유식 종업원과 함께, 짐(오픈 기념 잔 박스) 낑낑 들고
유식 : (숨 헐떡이는) 아, 예 거의 다 왔어요. 기념품 좀 챙기느라구요.
정숙 : VIP들 다 가시고 나서 기념품 돌릴 거예요? 왜 이렇게 행동이 굼떠요!
유식 : (당황) 금방 올라갑니다. (거짓말) 이제 문 열렸어요. 타요, 타.
정숙 : 어쩜 이렇게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을 쓰게 해요? 빨리 올라와요! 장대표님 가시기 전에 인사라도 드려야 할 거 아니에요.
유식 : 예, 이제 거의(뚝 끊어지는 전화, 핸드폰 넣으며 뒷맛이 씁쓸한)
S#55. 파티장 일각 N
입구에서 머쓱하게 옷에 묻은 음식 얼룩을 손끝으로 침 묻혀 비벼보는 선희.
선희 : 기름기라 잘 지워지지도 않네. 에휴...
이때 재빈 들어와 선희 팔목을 나꿔 채 나간다.
재빈 : 가요, 아줌마.
선희 : 어디? 어, 어디를요?
동화 : (재빈 뒤 따라온) 송재빈, 형 말 아직 안 끝났어.
무시하고, 지나쳐가는 재빈과 선희.
갑갑한 듯 지켜보다 화난 듯 휙- 돌아서 다른 쪽으로 가버리는 동화.
S#56. 와인 바 복도 엘리베이터 앞 N
재빈, 화난 표정으로 엘리베이터 앞에 서있고 그 곁에 있는 선희.
선희 : 얼른 가봐. 사장님 화나신 거 같애.
재빈 : (휙 보며) 화낼 사람이 누군데?
선희 : (재빈 떠밀며) 들어가라니까. 그까짓 일 갖고 왜 이래.
재빈 : 그까짓 일? 넌 자존심도 없냐? 니가 내 도우미지, 저 인간들 도우미야?
벨도 없이 거기서 시키는 대로 하고 있어? 그렇게 상황판단이 안돼? 바보야, 너?
선희 : (억울) 내가 그렇게 잘못한 건 또 뭔데?
재빈 : 시끄러. 나 지금 폭발 직전이니까. 한마디만 더 시켜봐.
선희, 황당하게 쳐다보는데 띵- 엘리베이터 문 열린다.
얼굴이 안 보일 정도로 높은 짐은 들고 탄 유식과 종업원이 먼저 내리고
재빈이 선희를 엘리베이터로 밀어 넣는다.
재빈 : 타!
선희가 약간 버티다가 재빈의 완력으로 밀어넣는 사이,
뒤따라나온 정숙이 유식을 발견하고 재빈을 부른다.
정숙 : 송재빈씨, 잠시만요!
재빈 : (엘리베이터 타려다가 뒤돌아보면)
정숙 : (달려오며) 잠시만요... (뒤돌아보면서 유식에게) 안사장님! 뭐해요? 짐 놓고 빨리 와요.
(재빈에게) 정식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 제가 너무 경솔했어요. (뒤에서 꾸물대고 있는 유식에게 다급히)
사장님, 빨리와서 얼른 인사드리세요!
선희, 엘리베이터 안에서 기다리고 있고
재빈, 정숙에게 붙잡혀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
유식, 멀리서 짐 내려놓고 재빈과 선희 향해 걸어오며........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