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어린이가 열중한다.
게임이라든지 승부를 가르는 일은 누구나 매우 흥미를 갖기 마련이다.
아무리 교육적 효과가 있는 것이라도 재미없다면 어린이의 흥미는 지속하지 않는다.
바둑은 기억력.논리력.응용력.전체를 보는 힘 등을 향상하는데 도움이 된다.
한 수 한 수를 읽어 나가고 또 그가치의 비교판단을 게임을 통해서 한다는 점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논리적 사고력이나 유연한 사고방법을 익히는 결과를 가져온다.
나카야마5단의 [바둑의 세계]를 인용하면,
유럽에서는 체스를 무척 많이 두는데, 체스를 애호하는 사람은
체스를 킹 오브 더 게임이라고 자찬하며 뽑내고 있다. 하지만,
만일 그들 체스 애호자가 한번 바둑을 배우고 나면 두번 다시
체스의 세계로 돌아가지 않는다. 어째서일까.
이 지상에는 체스를 비롯해서 한국,일본,중국등 나라가 백이면 거의 백가지 장기가 있다.
말하자면 장기는 인간이 만든 것이다. 그런데 지상에 단 한 가지뿐이다. 이것은 곧
신이 만든 것일 터이다.
이렇게 말하면, 청중은 일제히 탁자를 두드리며 찬의를 나타내고
저마다 "그렇군' "예"라고 외친다.
체스와 바둑에서는 이미 승부가 나 있다는 것을, 그들 체스에서 바둑으로 전향한
모든 사람이 알고있다.
2.손쉽게 할 수 있으며 경제적
바둑은 바둑판과 바둑알만 있으면 어디에 가지 않더라도 당장 그자리에서 대국할 수가 있다.
1국을 한 시간 정도면 충분히 둘 수 있고,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대국한다면 중단했다가 이튿날
다시 계속해서 두는 일도 가능하다.
만일 상대가 없다면 책이나 신문의 기보를 보고 두어봐도 그 나름으로 재미있다. 특히 자기가
프로의 놓은 수를 예측하면서 프로의 대국을 놓아보면 바둑의 실력을 향상시키는데 아주 효과가 있다.
사고력이나 논리성이 높은 수를 자기도 모르는 새에 익히게 되므로 축영력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 일본기계(碁界)의 최고 명문인 기다니 미노루(木谷實)9단 일문의
내제자(스승의 집에서 묵으며 생활을 함께하는 제자)들은 매일 아침 자리에서 일어나면
프로기사의 바둑2국을 놓아보는 것을 일과로 삼았다고 한다.
3.세계의 어떤 사람과도 즐길 수 있다.
바둑은 흰돌과 검은돌으로만 이루어지고, 하나 하나의 돌에 개성이 없기 때문에 세계의
어떤 사람들이든지 이해할 수가 있다.
언어의 장벽을 뚫고 대화를 할 수 있고, 대국중에 한 마디도 없이 대국하는 일이 가능하다.
바둑의 대국은 "수담(手談)"이라고 일컬어져 한 점 한 점 돌자체가 무엇인가를 얘기하고
있으므로 대국자가 시종 침묵하고 있더라도 상대방과의 대화를 계속하고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어떤 국면에서 상대방이 양보하면 이쪽이 이기고, 버티면 형세를 알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런때에 상대방이 완강하면 "제법이로군"이라는 뜻에서 얼굴을 마주보며
빙긋 웃게 된다.
현재, 바둑은 온세계에 퍼지고 있으며 근래 인천에서 개최한 세계 아마바둑 선수권에는 65개국
이상의 대표가 참가했다.
4.실력차가 있더라도 접바둑으로 즐길 수가 있다.
잘하는 사람과 서투른 사람이 대전하면 대부분의 경기는 흥미가 반감되는 것이 보통이다.
바둑의 경우 실력차가 있을 때에는 접바둑(약한 쪽인 흑이 그 실력에 따라 두 점에서 아홉 점까지의
돌을 미리 놓고 승부를 개시한다)을 둔다.
흑돌을 미리 몇 점 놓고 두는 접바둑이더라도 상수와 하수는 함께 충분히 즐길수 있다.
몇 점을 미리 놓고 두는 바둑에서 백은 어덯게 차를 좁히는가 하는 재미가 있고,
흑은 당초의 우위를 얼마만큼 유지할 수 있는가 고심한다.
실력이 엇비슷한 상대방을 찾아내기란 쉬운일이 아니며, 누구와도 충분히 즐길수 있는 바둑의
최대 장점은 여기에 있다.
5.바둑에서 교훈을 얻을 수가 있다.
바둑은 "인생의 축도"라고 말해진다. 한 국(局)의 바둑은 사람의 일생에 비유되는 일이 있는데,
잘 나갈 때가 있는가 하면 낙담하는 때도 있기 마련이다. 형세가 좋지 못한 때에는 가만히 참고
견디는 일의 중요성이나 올바른 수단의 선택이 후일에 열매 맺는다는 사실등에 대해 교훈을
얻게 된다.
취미라고 하는 것은 원래 즐기면 되는 것이지 교훈을 얻는 것이 주된 목적은 아니지만 바둑은
모르는 새에 교훈을 얻게 하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
사립학원의 바둑부원들에게 "바둑을 두는 일이 지닌 이점"을 물어봤더니 다음과 같은 앙케이트
결과가 나왔다.
1.지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다.
2.아는 사람을 확보할 수 있다.
3.선배로부터 사회에 나가면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들었다.
4.집중력이나 끈기가 생긴다.
5.재미가 있을 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6.바둑을 두고 있을 때의 충실함과 승리의 만족감, 요컨데 즐겁다.
7.공부하는 중간에 휴식하는 데는 너무나 최고이다.
8.생각하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
9.한가지 일에 몰두했다는 것이 장래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6.바둑으로 상대방의 성격을 알 수 있다.
열명 중 아홉명의 사람은 자기의 성격과 기풍이 일치하며, 열명 중 한명의 사람이 정반대의
성격을 반면에 표현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상대방의 성격을 안다는 것이 반드시 뜻있는 것은 아닐테지만, 부모가 자식의 성격을 알 수 있다면
진로 등을 결정하는 데 의외로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7.바둑으로 예의범절을 가르칠 수 있다.
바둑은 예의로 시작해서 예의로 끝난다고 말해진다. 맨처음 바둑을 가르칠 때 예의범절의 중요성을
반드시 가르쳐 주어야한다.
아이들이 예의범절을 모른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전철 안에서 다른 승객은 아랑곳하지도 않고 떠드는 아이들과 그러한 것에 대한 부모의 무관심,
"고맙다" "미안하다"는 인사를 할 줄 모르는 무례함, 부탁할 때만 싹싹하고 일이 끝나고 나면
결과에 대한 아무런 언급도 없는 무책임 등등 매일의 생활에서 화가 나는 일이 허다하다.
(나 자신도 다른 사람을 나무랄 처지는 아니지만......)
"친근한 가운데도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다."고 하지 않은가. 어린이에게 바둑을 가르칠 때에는
그 자리만의 예의라도 괜잖으니까 매번 주의를 주도록 해야 한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울 때의 태도는 매우 중요하며 , 바둑을 배울 때에 익힌 예의범절은
앞으로 어린이의 일생에 상당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된다.
어린이의 바둑에 대한 흥미를 이용해서 자연스럽게 예의범절을 가르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일거양득이라 하겠다.
바둑의 가장 큰 약점으로 배우는 데 힘이 드는 것을 들고 있지만, 어린시절에 배운다면
어린이들의 호기심이나 향상심이 발동되어 그다지 힘들지 않게 배울 수 있다.
바둑을 배우더라도 어린이들은 과외공부 등으로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열중하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둑이라는 게임을 알아두는 일은 결코 소용없는 일이 아니라, 성인이
된 다음에 취미로 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그 반면에 바둑을 배워서 손해볼 일은 하나도 없다.
이익이야 손해냐 하는 것으로 취미를 결정할 필요는 없겠으나 자식들에게 부모로서 가르쳐 두면
장래에 아이들은 감사하게 생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