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이름이 '백년의 고독(百年の孤独)'이다. 일본에서 보리로 만든 소주라고 한다.
엊저녁 이촌동에서 선후배들과 한잔 할 적에 이 동네 사는 후배가 갖고 온 술이다.
이 소주에 '백년의 고독'이라는 문학적이면서도 독특한 이름이 붙은 연유가 재미있다.
1985년에 출시된 이 소주의 이 이름은 콜롬비아의 작가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즈(1928-2014)의
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 소설인 <백년 동안의 고독(one hundred years of solitude)>에서 땄다.
이 술의 제조사인 구로키혼텐이 그 해 창립 100주년을 맞아 이 술을 출시했는데,
그 해 1985년에 마르케즈의 <백년 동안의 고독>이 일본에서 번역 출간된 것을 계기로
술 이름을 그렇게 지은 것이다.
소주 이름이 독특한 것이기에 맛도 그럴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마셨는데, 과연 그랬다.
보리를 주원료로 한 것이어서인지 술맛이 좀 묵직하면서 입안에 감도는 향도 묵직하면서 오래 지속됐다.
도수는 약간 센 40도인데, 저 병이 우리의 두홉들이 소주 두 병의 양이라 했다.
그러니까 우리 일행 네 명이 두홉들이로 쳐서 각 반 병씩을 마신 셈이다.
40도라 그런지 취기가 일찍 왔다.
그러니 저것 한 병으로 양이 찰 리가 없다. 연태와 공부가 고량주 각각 한 병씩도 비웠다.
이촌동 후배 덕분에 어제 잘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