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92: 날씨와 레파토리 때문에 객석이 SPO 연주치곤 한산했으나 최고의 무대였습니다. 로마의 축제에서 화려했던 악기들의 향연은 열광적인 브라보를 이끌어냈네요. 짧은 공연이 아쉬워 앵콜을 기대했으나 전 좀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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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7/16 09: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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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y1128: 이런 공연에 자리를 비워두는 건 죄악입니다.. 공연을 하면서 자리를 비우는 것을 당연시 하면 클래식 발전은 없습니다. 러쉬티켓 천원을 받더라도 자리를 채우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미래 고객을 위한 투자입니다. 또 공연을 하는데 녹화를 안하는 것도 이상합니다. 당연히 녹화를 하는 것이 정상이 되어야 합니다. 한 번 녹화를 안 하면 한 번의 명연을 녹화할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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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7/16 20: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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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geast: 로제스트벤스키, 린투, 리찌의 서울시향 공연이 녹화(ARTE방송)가 되지 않았다면 너무나 아쉬운 일입니다. 사실 3개의 공연 모두 1회밖에 할 수 없는 현실도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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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7/17 08: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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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rney7: 정말, 올해 '서울시향정기연주회'-아르스노바 실내악시리즈는 예외로 하고-공연중 가장 한산한 대공연장 모습에 조금은 씁쓸.. 한데, 2부 레시피기교향시 '로마의축제'를 26분간 감상하는동안 서울시향의 화려함의 극치 찬란한 관현악 타악기 축제의 한바탕에 눅눅하고 우울한 여름밤의 불쾌함을 단번에 날려버렸습니다.
~공연후 예당을 나오면서 한 知人에게 전화했지요. "평생 잊지 못할 이 공연을 너가 놓치다니 애석하기 이를데가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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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7/18 13: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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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l115: 레스피기.. 레퍼토리가 너무 좋았습니다. 모짜르트 아리아들도 맘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
고클 jangest님의 후기를 옮깁니다.
2012년 서울시향 프로그램 중 보컬시리즈는 특히 프로그램 구성이 대중성을 별로 고려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한기인데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레퍼토리 등으로 인해 객석에 빈 자리가 상당히 많이 보입니다.
공연을 가면서 아주 높은 기대치를 가지지는 않았습니다. 모짜르트의 아리아에 대해서는 예습도 거의 하지 못했고..레스피기 로마의 축제에서 서울시향의 관악, 타악기 파트가 얼마나 시원한 소리를 들려줄까 정도가 관심사였습니다. 그러나..가급적 피해야 할 코멘트이지만, 공연을 못 보신분 들..정말 좋은 기회 놓쳤다고 생각합니다.
첫곡인 베를리오즈 로마의 사육제부터 호기심을 당깁니다. 처음 나오는 1, 2바이올린 파트의 소리가 너무나 탄력적이고..오디오적인 관점에서도 좋은 음질입니다. 워밍업 성격의 첫곡부터 귀를 바짝 기울이게 만듭니다. 파트간 앙상블이 아주 치밀하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귀를 즐겁게 하는 소리들이 계속 이어집니다. 지난 6월 29일 공연에서 서울시향의 바이올린 파트 소리가 많이 좋아졌다는 느낌이 지속될 수 있음을 확인합니다. 첫곡부터 기대 이상으로 만족하면서 두번째 모짜르트에서도 집중력이 높아집니다.
오페라 이도메네오, 양치기 왕 등 두 작품에서 작곡을 한 후, 결국 오페라에는 포함되지 않은 아리아(이도메네오)와 2006년 잘츠부르그에서 무대에 올려졌지만 공연을 볼 기회가 거의 없는 론도..
웨인 린이 바이올린 솔로(오블리가토)를 직접 소프라노 옆에서 연주하는 것도 재미있고..음악적 흐름이 좋습니다. 두드러진 음향효과 없이 순음악적으로 어필해야 하기에 오히려 연주자들에게 어려운 모짜르트..그것도 덜 알려진 음악을 잘 소화해냅니다. 10-8-6-4-3 편성의 현악 5부가 비브라토를 억제한 담백한 음색으로 유려하게 음악을 전개해 갑니다. 특히 오디오적으로 귀를 피곤하게 하지 않으면서 기분 좋은 airy 음향이 귀를 무척 즐겁게 합니다. 평소 예술의 전당에 가지고 있는 음향 측면의 불만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전반부 내내 사운드의 밸런스가 잘 설정되어 있습니다.
1991년 베를린필 Europa에서도 연주(아바도, 카니노, 스투더)되었던 콘서트 아리아 K.505..가사 뒷부분이 앞에 연주되었던 이도메네오와 같아서 처음에는 인쇄가 잘못되었나 헷갈리기도 했습니다. 채임버 규모의 오케스트라 사운드 사이에서 나오는 피아노 소리 또한 매혹적입니다.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 익숙한 서울시향이지만, 전반부 내내 들리는 좋은 음향은 무슨 연구를 했고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 싶을 정도입니다. 청중들의 뜨거운 반응에 화답하여 모짜르트 피가로의 결혼 중 오페라 공연에서는 듣기 어려운 수잔나의 아리아 한곡을 보너스로 선물합니다.
후반부..레스피기의 로마의 축제..말러교향곡 이후로 다양한 타악기 연주자가 많이 등장하는 모습..오랜만입니다. 만돌린도 있고, 오르간, 피아노도 등장하며, off stage brass까지 전체연주자 수가 100명을 넘습니다. 오랜만에 트럼펫에 바티의 모습이 보입니다. 부수석은 off stage로 올라갔습니다. 금관쪽이 충분히 기대됩니다. 호른은 에마노프스키가 수석, 그리고 이 음악에서 요구하는 호른파트의 부담을 고려하여 보조 연주자도 배치했습니다. 4부로 나누어진 음악에서 전반부는 음향적으로는 현란했으나 약간 산만한 느낌도 있습니다. 그러나 3부 10월축제로 넘어가는 호른 연주 이후부분부터는 연주의 밀도가 현저히 높아집니다. 후반부의 음향적 쾌감과 각악기 수석단원들의 기량, 그리고 파트간 합주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피날레 부분에서 얼굴이 선홍색으로 물드는 바티의 모습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ㅎㅎ)
서울시향에 상임지휘자와 객원지휘자 공연의 집중도가 다르다는 평가 더 이상 하기 어렵겠습니다.
로제스트벤스키, 린투, 리찌 등에 이르기까지 상임지휘자 이상의 새로운 즐거움을 청중들에게 충분히 선사했습니다.
카를로 리찌는 앙코르를 하지 않고 뜨거웠던 연주회를 마무리했습니다. 공연 내내 소리가 너무 좋아서 조금 더 듣고 싶은 욕심도 나지만, 메인프로그램의 밀도감이 워낙 좋아서 그대로 끝내는 것이 음악적으로는 맞는 것 같습니다. 불쾌지수가 높은 날씨를 잊게 해 주는 멋진 연주와 음향에 큰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흐름이라면 8월 바그너 트리스탄과 이졸데 갈라 공연의 기대치도 점점 높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