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3기 최선화입니다.
제가 드디어 졸업등반을 무사히 마쳤다는....
사실 가기전에 갈까 말까 고민을 수백번도 넘게 했다.
숨은벽에서 2피치 지점에서 추위와 무서움에 떨면서 내가 왜 이걸한다고 했을까 후회하고,
도봉산 선인봉에서도 2피치 지점에 매달려 멀티가 싫다며, 난 암벽이 진짜 적성에 안맞는거 같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인수봉은 무려 6~7피치를 간다는 얘기에.. 아 진짜 가지 말까?? 4번정도 했으면 나한테 충분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졸업등반주 월요일
뭐가 잘못됐는지 목이 너무 아파서 목을 돌리기도 힘들고 오른쪽 어깨가 아파서 팔도 잘 안올라가는 몸컨디션!!
아픈게 이보다 좋을수가.. 안가도 되는 이유가 생겨서.. 이대로 금요일까지 아팠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는....
그러다가도.. 어떻게 하지?? 그래도 한번 가볼까?? 이런생각을 하다가...
안가겠지만.. 혹시 가고 싶을지도 모르니깐 하는 마음에 한의원까지 몇일동안 침맞고, 물리치료받고.. 하면서..
나 이러다가 가는거 아냐?? 생각했는데.. 결국엔 목요일 새벽에 저는 꼬리말을 달고 있더군요... 참석하겠다고ㅎㅎㅎ
진짜 이게 뭐라고 무서워하면서도 또 가게 되는지...
그래도 유쌤의 신의 한수 같은 조편성!! 다들 쉽다고 얘기하는 고독길 당첨!!!
조금은 전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등반시작..
그런데 고독의 길 암벽등반보다 거기까지 가는게 더 무서웠다는...
고독의 길 초입, 1피치 구간전 내가 보기에는 분명 줄이 필요한 길인데..
그냥 오라는 연정선배님.. 아놔.. 시작부터 한번 울어?? 어떻게 해??
막 이런 생각을 하면서 바위를 붙잡으면서 후덜거리는 다리를 억지로 옮겨서 드디어 고독의 길 도착!!
우리조의 등반순서는 김경필-박종신-김란숙-임연정-최선화-이진호-최광선 요렇게!!
하지만 고독의 길 특성상 걷는 구간이 있어서.. 앞의 경필선배, 종신선배, 란숙씨는 거의 못봤다는...
1피치.
여기가 1피치 였던듯... 올라갈 만 했던듯...뒤에서 사진 찍어주신 최광선 선배님 감사합니다..ㅎㅎㅎ
2피치.. 크랙길이었나..ㅎㅎ 왜 난 기억이 잘 안나는거징??ㅎㅎ
아마도.. 여기가 2피치 였었나보다.. 사진을 보면서 기억을 더듬어봤다. 2피치에서 바위를 안고 오른쪽으로 넘어가는 길이 있었는데..
짧음의 서러움을 느낄수 있었다.. 나는 서서 넘어가기에 홀드가 어정쩡해서 이리저리 더듬고하다가 결국 앉아서 바위 아래쪽 홀드를
잡고 엉거주춤하게 넘어갔는데.. 나중에 울남편 넘어오는거 보는데 서서 넘더라는... 아.. 짧음의 서러움이란...ㅠㅠ
3피치.. 여기가 고독의 길중 제일 어려웠던것 같다...
레이백 구간이었는데.. 바위가 미끄러워서 처음 시작부터 마구마구 미끄러지고.. 다시 내려갔다 처음부터 다시 오르고..
중간에 팔아퍼서 쉬고.. 뒤에서 광선선배님의 코치로 무사 통과!! 아.. 근데 나는 헤맸는데.. 울남편.. 쉽게 올라온것 같아..
약간 기분상함.. 내가 더 못하는것 같아서ㅋㅋㅋ 난 남편한테도 지고 싶지 않다고!!!
4피치.. 크랙길이었는데.. 발을 크랙사이로 조금씩 째밍하면서 올라갔다.
이렇게 어정쩡한 포즈로 ㅋㅋㅋ
5피치는 홀드가 좋은 구간이어서 신나게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고독의 길 내 스타일이야.. 피치들도 짧고.. 중간중간 걷는길도 있고.. 빌레이 보는데도 무섭지않고 좋다.. 다섯번 교육중에 재미있다고 처음 느낀 순간이다.. 다른곳은 그냥 무서움이 더컸음..
6피치는 약간 침니같았던곳.. 공중에 떠서 양팔다리를 각각 오른쪽 왼쪽벽을 밀면서 가는 느낌.. 이것도 짧은데.. 은근 무서움..
연정선배의 코치를 받으며.. 무사통과!!
마지막 7피치 영자크랙.. 완전 미끄럽다.. 살짝 꼼수로.. 퀵도르를 한번 잡고 올라갔지만... 마지막 피치여서 완전 열심히 올라감...
드디어 인수봉에 올라서는구나! 이런 생각에 완전 신남.
인수봉 정상에서 한컷!!
이때는 앞으로의 고난을 모르고 신나게 사진을 찍었더라는..
인수봉 정상에서.. 아.. 진짜 온길로 다시 내려가고 싶었다..
하강포인트 가는 그 험난한 길... 인수봉 정상에서 조금만 삐끗하면.. 이승과 하직할 것 같은 두려움을 안고.. 후덜거리는 다리로 하강포인트를 향해 내려갔다. 오른쪽으로 돌았더니 와이어를 잡고 가야했다.
그게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와이어를 잡고 있는곳보다 더 아래로 내려가야 하강포인트가 있단다. 옆에서 사람들이 엉덩이로 하강포인트를 향해 내려가는데.. 나 대체 여기 왜온거지.. 하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종신선배님 옆에서 여기 걸어갈 수 있는 길이라고 말씀하셨다.. 난 못들은척했다. 못간다고 대답한다.
맘속으로 절대 걸어서 가지 않을거라 다짐하는데. 종신선배님 줄깔아 주셨다. 줄을 잡고 하강포인트까지 무사히 도착!!
드디어 하강이다. 바람은 미친듯이 불어 무섭고 두줄 하강이라 팔은 빠지게 아팠지만. 제일 기뻤던 순간이었던 것 같다.
드디어 탈출!! 만세를 외치며.. 인수봉 안녕!! 다시는 보지말자고 기쁨의 소리를 질렀다는...
이렇게 저의 졸업등반은 완료!!
거한 뒷풀이의 여파로.. 기억이.. 생생하지 못하여.. 주저리주저리.. 쓰고 말았군요ㅎㅎㅎ
등반을 도와주신 선배님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선배님들 덕분에 무사히 등반을 할수 있었고!!
이렇게 좋은 사진들도 남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오~ 사진보니 나도 기억이 나네요 ㅎㅎ 잃어버렸던기억이~
오호 기가막혀 말문이 ^^
ㅎㅎㅎ 잘 올라오시던데요~ 저도 바위안고 도는 그 2피치에서는 짧음을 한탄했다는... T.T
졸업 축하드려요ㅎㅎㅎ
감사합니다 ㅎㅎ 선배님 덕분에 무사히 올라갔죠~~
시작부터 한번울어? 아주 재밋네요ㅎㅎ
그러고서 이번주에 또 신청할거죠?
글쎄요..ㅎㅎ
흐흐흐.
저도 18기 졸등 고독길로 했어요. 그때 기억이 막막막 나내요.
선화씨 말대로 하강까지 가는 길이 젤 무서웠어요.
한순간이라도 즐거움이 있었다면 역시나 당신은 암벽에 빠진겁니다.
후기 재미있네요.ㅋㅋ
누나(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나중에는 어프로치 구간, 하강 포인트에서 줄 없이 아주 잘 걸어다니실 수 있을 거예요.ㅎㅎ
교육받느라 수고하셨고, 앞으로 두 분 다 산모임에서 뵙겠습니다!
하하하!
ㅎㅎ저도 하강이 너무 무서웠는데! 이제는 하강이 제일 재밌어요~~홧팅!!
줄 안 깔아주면 울고 시작할 배짱과 등반 끝내고는 아듀 인수봉을 고하는 쿨~ 함이라니....
빨리 산모임 가입 하삼. ㅎㅎㅎ
다들 하나같이 하강이 무섭다고 하네요.. 저도 엄청 무서웠어요.. 아무 확보도 없는 구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