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중생대 백악기 도마뱀 발자국, 우리나라에서 발견
- 경남 남해군 가인리 화석산지에서 세계 최초 발견 / 새로운 종으로 규명 - |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최맹식)는 경남 남해군에 있는 “남해 가인리 화석산지”(천연기념물 제499호)에서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도마뱀 발자국 화석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였다.
발견된 도마뱀 발자국 화석은 총 8개의 앞발자국과 뒷발자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단 한 번도 보고된 적이 없는 중생대 백악기의 도마뱀 발자국으로, 이 화석이 발견된 지층은 약 1억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 함안층이다.
* 함안층: 중생대 백악기 약 1억 년 전‧후에 경상남‧북도 지역에 쌓인 퇴적층으로 발자국 산출 다양성과 규모면에서 국내 최대이자, 중생대 백악기로는 세계적 수준의 학술가치가 규명된 공룡, 익룡, 새 발자국 화석들이 다수 발견되어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지층
이 화석은 지난 2013년 2월 16일, 진주교육대학교 김경수 교수가 이끄는 경기도 지구과학교사연구회 지질답사 과정 중에 창원 회원초등학교 문해원 교사에 의해 발견되었다. 이후 국립문화재연구소(자연문화재연구실)를 중심으로 한국과 미국, 스페인, 중국 등 <4개국 국제공동 연구팀>을 구성하였고, 연구팀이 지난 4월 한국을 직접 방문하였다.
척추동물 발자국 화석분야 세계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우리나라 화석산지의 과학적인 국제 비교연구를 위한 정밀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 화석의 발견으로 우리나라 중생대 백악기가 고생흔학(古生痕學)적 다양성이 매우 높았을 것으로 밝혀졌다. 새로운 화석의 이름은 ‘한국에서 발견된 새로운 종류의 도마뱀 발자국’이라는 뜻의 ‘네오사우로이데스 코리아엔시스(Neosauroides koreaensis)’로 명명하였다.
지금까지 중생대 도마뱀 발자국 화석은 트라이아스기의 린코사우로이데스(Rhynchosauroides)라는 발자국 화석만 발견되어 알려져 있었다. 이번에 발견된 도마뱀 발자국 화석은 린코사우로이데스(Rhynchosauroides)와는 형태학적으로 큰 차이를 보인 반면, 미국 서부에 널리 서식하고 있는 현생 도마뱀인 산쑥도마뱀(Sceloporus graciosus)의 발자국과 닮은 점이 많다.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척추동물들의 종류가 다양했다는 점이 다시 확인되었다.
* 트라이아스기: 삼첩기라고도 하며, 중생대가 시작되는 2억5천2백만년 전부터 2억1백만년 전 사이의 약 5천1백만 년 동안의 기간
* 린코사우로이데스(Rhynchosauroides):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지층에서 주로 발견된 도마뱀 발자국 화석
* 산쑥도마뱀(Sceloporus graciosus): 미국 서부 지역 및 멕시코 서부의 산지에서 발견됨. 산쑥식물 근처에서 주로 발견된다고 하여 산쑥도마뱀이라고도 불림
이번 연구결과는 중생대 백악기 관련 연구 전문 국제학술지(SCI)인 ‘백악기연구(Cretaceous Research)'에『아시아 백악기에서 발견된 세계 최초의 도마뱀형(lacertiform) 발자국 화석』이라는 제목으로 2016년 8월 26일자 온라인호를 통해 공개되었다. 일반인에게는 국립문화재연구소 천연기념물센터 전시관을 통해 2017년 상반기부터 공개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집중적인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중생대 백악기 퇴적층에서 발견되는 지질유산의 발굴과 보존, 학술 연구,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지질유산 관광의 범주로 구분하여 지속적인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1> 이번 도마뱀 발자국 화석의 발견 의미는 무엇인가?
1) 중생대 쥐라기와 백악기에서 세계 최초로 발견된 도마뱀 발자국 화석이라는 희소성을 가짐
2) 우리나라 중생대 중기 백악기 함안층에서는 공룡, 익룡, 새 등의 다양한 척추동물 발자국 화석들이 알려져 있었음. 이에 더하여 도마뱀 발자국 화석의 발견은 우리나라 중기 백악기의 고생흔학적 다양성이 매우 높았음을 의미함.
3) 세계적으로 도마뱀 발자국 화석이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이후에 발견되지 않았던 것은 도마뱀의 개체가 적었던 것이 아니라 생태학적 및 고환경적 선호도와 같은 고생물학적 요인 때문으로 추정됨. 즉, 중생대 트라이라스기까지 도마뱀들은 해안가 또는 호숫가와 같은 환경에서 살고 있었음. 그러나 그 이후(쥐라기와 백악기)에는 이 도마뱀들의 서식처가 생태학적 또는 고환경적으로 물가에서 벗어나 육지(삼림)로 이동하였음을 의미함.
<2> 도마뱀 발자국 화석과 공룡발자국의 차이점은?
수각류와 조각류 공룡의 뒷발자국은 3번째 발가락이 가장 길고, 발의 중심축을 형성함.
도마뱀의 뒷발자국은 4번째 발가락이 가장 길고, 3번째, 2번째, 1번째 순으로 짧아짐
<3> 발견당시 상황은?
2013년 2월 16일 경기도 지구과학교사 연구회 답사 과정 중 함께 천연기념물 제499호 남해 가인리 화석산지를 조사하다가 전석에서 발견하였고, 답사 책임자인 김경수 교수(진주교육대학교)가 확인함.
<4> 우리나라에서 도마뱀 뼈 화석이 발견된 적은?
국내에서는 중생대 후기 백악기 약 8,100만년 전 무족도마뱀류(Anguimorpha)가 2000년에 전남 보성군 비봉리에서 발견된 바 있음. 이 골격은 2015년 아스프로사우르스 비봉엔시스(Asprosaurus bibongensis)로 명명되었고(Park et al., 2015), 2008년에 익명의 기증자에 의해 기증된 도마뱀 두개골 화석이 아스프로사우르스속(Asprosaurus sp.)으로 분류된 바가 있음. 이 도마뱀 화석은 길이가 약 2m로 추정되는 대형 도마뱀류의 화석임.
이번에 발견된 경남 남해군 도마뱀 발자국 화석은 발자국 크기를 기준으로 볼 때, 소형 도마뱀에 의해서 남겨진 것임.
<5> 우리나라 중생대 백악기 당시 환경은 어떠했는지?
우리나라 중생대 백악기에는 경상남북도 지역이 땅이 갈라지는 곳이었음. 이자나기판(과거의 태평양판)이 유라시아 대륙 아래로 섭입하면서 대륙의 가장자리에 분지(낮은 땅)가 형성되어 하천(망상, 저굴곡), 호수, 범람원, 충적 선상지, 충적 평야 등의 지형이 형성되었음.
도마뱀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남해군 가인리의 함안층은 약 1억년 전에 퇴적되었는데, 그 당시에는 커다란 호숫가의 가장자리였음.
* 약자설명
GB: Gyeongsang Basin, 경상분지(경상남북도에 분포하는 중생대 백악기 퇴적분지)
JA: Japanese Arc, 일본 열도(일본 호)
GVA: Gyeongsang Volcanic Arc, 경상 화산호
IAB: Intraarc Basin, 열도(호) 내부에 위치한 분지
Tr: Trench, 해구
L: Lithosphere, 암석권(암석으로 구성되어 있는 지각의 표층 부분)
L (IP): Izanagi plate, 이자나기판(원시 태평양판)
A: Asthenosphere, 연약권(암석권 중 평균 지하 약 100 km 부근의 부드러운 암석권
<글.사진 출처 : 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