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개인이 어떻게 시스템을 바꾸지? 답은 의외로 쉬운 데 있다. 노동조합이나 환우회가 괜히 있는 게 아니더라. 세상의 비주류와 약자는 혼자가 아닌 ‘우리’로 존재할 때 부당한 기준을 바꿀 수 있다. 그 우리는 개인의 행동과 실천에서부터 시작한다. 개인의 진정성이 근본을 떠받치지 않는 한 사회적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p.40)
한국을 방문한 스위스 친구는 한 개씩 비닐에 담겨 있는 바나나를 보고 물었다.
“바나나는 껍질이라는 옷을 입고 있는데 왜 또 비닐을 씌워? 너네는 바나나 껍질도 먹어?”
2011년 발표 자료에 따르면 신생아 제대혈에서 자연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300여 개의 합성화학물질이 검출되었다.
한국인이 1년 동안 사용한 일회용 종이컵에 들어갈 나무는? 20년생 나무 2,300만 그루.(꽤에에에에엑~~~~~~~~~)
합성섬유에서는 세탁할 때마다 미세 플라스틱이 떨어져 나온다.
일회용 생수병도 마찬가지. 우리가 쓰는 모든 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한다.
덴마크 사람들의 연간 비닐봉지 사용량은 1인당 4장이다.
마켓인유 marketinu.com 중고의류매장(망원 동교 학동점)
에코 페미니즘 연구자 황주영은 “나는 자취 생활 십 몇 년만에 가사 노동이 자기 자신의 생활을 책임성 있게 돌보게 하며 일상의 스타일을 상당 부분 결정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 일을 하지 않는 대다수의 남성이 왜 일반적으로 여성보다 더 많이 자연으로부터, 자신의 몸으로부터, 자신을 둘러싼 관계들로부터 단절되어 있는지를 체험적으로 이해하게 됐다”고 고백한다.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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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실에서 나오는 멸균팩과 우우팩을 종이재활용에 한꺼번에 버리는 동료들에게 부탁해 따로 모으고 일일히 오려서 한살림에 가져다놓고,
- 삼각지 주민센터가 너무 멀어 아이스팩과 폐건전지 수백 개를 퇴근 길 가방에 넣어가지고 와서 집 근처 주민센터 수거함에 버리는 건 지저분하지나 않지,
- 6세대가 대충 버리는 우리집 앞 재활용 쓰레기 분리함에 ‘일회용 옷걸이는 재활용이 되지 않으니 세탁소에 가져다주’라거나 ‘사기 그릇은 재활용이 되지 않으니 종량제에 넣어버리라’고 웃는 표정 그려가며 메시지를 써 놓는 나의 쓰레기 강박이 나조차 싫을 때가 있다. 그러나 황주영의 인용문을 읽고 이 쓰레기 덕질이 내 삶의 스타일을 이루고 있는 것임을 깨닫는다. 이참에 내 특기를 ‘쓰레기 재활용’이라고 재정의할까? 풋!
제목만 보고 ‘내가 모르는 게 있겠어, 같이 읽기로 한 책이니 읽는다’하며 얕잡아본 나를 반성한다. 게다가 문체나 어휘가 발랄해서 중간중간 등장하는 어려운 얘기도 술술 읽힌다. 모르고 있던 게 너무나 많고, 더 노력할 수 있는 영역이 차고 넘친다. 책을 하나 사서 두고두고 찾아보며 실천할 거리를 늘려가야겠다.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은
- 일회용 랩이나 물티슈도 퇴출시키기로.
- 안쓰는 수건과 물티슈는 동몰구조센터 보내기
- 4월 한살림 옷되살림운동 시즌에 안입는 옷 과감히 정리해서 보내기.
- 투명 플라스틱에 담긴 먹을 거리 안사려고 노력하기
- 없어도 사는 데 지장 없는 물건들 사지 않기! 특히 옷!!!
첫댓글 우리 삶의 스타일” 잘 가꿔보아요.
이 책 한번 봐야겠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