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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왕따’는 전체상담 239건 중 17건으로 큰 비율(7.1%)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많은 여성노동 차별 사례 곳곳에서 노동권의 약화 및 침해 양상 중 하나로서 주요하게 발견되는 경향으로 나타고 있었다. 2012년 고용평등상담실 상담사례 중 직장 내 ‘왕따’ 관련 사례를 모아 어떤 회사(조직문화)에서 어떠한 이유로 ‘왕따’가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왕따’의 피해 내용 및 양상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구체화하여 분석하였다.
1. 취약해지는 노동권 문제의 압축된 단면으로서 직장 내 ‘왕따’
직장 내 ‘왕따’ 문제는 자본주의적 경쟁과 스트레스가 심각해지면서 노동자가 노동현장에서 느끼는 분노 등이 조직되어 취약한 위치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그리고 다른 형태에 종사하고 있는 노동자에게 전가되고, 확대되며, 때로는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양상으로 고립과 괴롭힘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는 신자유주의 시스템의 안착화로 끊임없이 생산과 효율에 근거해 경쟁의 상황들로 노동자들을 몰아붙여, 노동자와 노동자간의 관계의 윤리, 연대의 윤리를 상실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노동조건 및 노동권이 점점 더 열악해지고 노동자 간의 계층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상황 속에서 직장 내 ‘왕따’ 문제는 취약해지는 노동권 문제의 압축된 단면으로 볼 수 있다.
2. 상담사례를 중심으로 본 직장 내 ‘왕따’ 풍경
직장 내 ‘왕따’가 일어나는 주요 계기는 첫째, 비정규직(계약직, 파견) 등 노동의 층위가 세분화되고 양산되는 등 ‘노동형태의 불안정성’에 그 원인이 있다. 이로 인해 보편적 권리로 인식해야 할 노동권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에 따라서 다르게 구분되고 이해되고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정규직이고 너는 계약직이니 우리는 다르다’라는 생각은 ‘다르기 때문에 대우나 권리도 다르게 받아야 한다.’는 식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고용형태에 따른 ‘신분제 사회’로 돌입되고 있는 현재적 흐름이 노동자 개인의 인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는 노동자가 성희롱 등 조직 사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경우이다. 노동자로서 정당하게 자신의 주장과 표현을 한 것을 조직 내에서 노동권의 발휘로 이해되지 못한 채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거나 모난 돌을 빼버리듯 해고를 종용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임신출산 및 양육 때문에 휴직하거나 복귀한 경우에도 ‘왕따’현상이 나타난다. 양립지원과 모성보호 관련 제도가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신․출산 및 양육을 이유로 조직에서 여성노동자를 배제하는 문화는 만연히 드러났고, 이러한 현상은 여성노동자가 자신의 노동권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도록 한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임신, 출산 기간 동안 생길 수밖에 없는 ‘공백’을 그저 쉬고 오는 것으로 이해하거나, 여성의 재생산 활동을 저평가하는 사회적 인식과 동일선상에 있다. 한 회사만의 변화가 아니라 일과 양육을 병행하는 여성노동자에 대한 적대적인 사회전반의 인식이 바뀌어야만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3. 조직문화를 점검하고 소통의 경로를 확보하여, ‘관계의 윤리’를 복원하자.
직장 내 ‘왕따’가 시작되는 계기의 전후를 아우르는 특징을 살펴본 결과, 직장 내 ‘왕따’ 문제는 회사의 조직문화에 따라 좌우되고 있었다. 일상적인 차별의 일환으로 행해지며, 노동조건이 좋지 않을수록 일어나고, 의사소통체계가 원활하지 않을수록 직장 내 ‘왕따’가 발생되고 있었다. 노동자 간의 차별적 조건을 없애고, 노동조건을 자본을 대변하는 회사가 아닌 노동자 중심으로 구성하여 일상적인 차별문화를 해소시킨다면 직장 내 ‘왕따’로 인해 노동권이 침해되는 요소는 줄어들 것이라 본다. 한 개인 및 집단의 고립과 배제 없이 힘을 모아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상식이 현실적으로 통용되어 일상적 문화로 자리매김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장 내 ‘왕따’ 문제를 사회적으로 무엇보다 노동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해결지점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노동자 간에 경쟁이 아닌 상호 협조적인 노동이 가능하도록 하고 건강한 의사소통과 연대 또한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게끔 사회 전반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 사례 1) 계약직 직원이고 팀장도 계약직이다. 이상한 소문을 팀장이 내기 시작했다. 서로 어필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팀장이 나의 업무를 가져가서 단독으로 보고했다. 담당직원이 책임을 지는 시스템인데 팀장이 독단적으로 행동을 하면서 나에 대한 루머를 퍼뜨린다. 나를 대하는 행동들이 다 달라졌다.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를 받고 있고. (2012.10.16) ● 사례2) 보험콜센터 관리직 실장이다. 지난주 토요일에 회사주관 관리자 교육이 있었는데 배우자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불참을 하게 되었다. 오후교육에라도 참석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는데 사측에서 경황이 없을테니 굳이 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교육팀에서 말하기를 사고경위서 같은 것은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라. 분명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서류를 무리하게 내게 요구를 했고 관련 내용을 지점장한테 물었더니 지점장도 자기는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지점장과 다른 실장이 통화내용을 우연히 들었는데 그 실장과 지점장 둘이서 짜고 나를 괴롭히려고 그랬던 것이고 그 제출 서류가 무리한 것이라는 것을 내가 안 사실에 대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 논하는 통화였다. 조직의 원칙을 편이대로 휘두른다. 이것 말고도 여러 케이스가 있다. 지점장과 그 측근들이 작당하고 나를 괴롭힌다. 그전에도 이런 식으로 일을 그만둔 사람들이 많다. 원칙에 따라 일을 진행시켜야 하는 것이 관리자 책임인데 여기 지점장은 전화 한통으로 모든 걸 자기 기준에 따라 처리한다. 이런 일들을 1년 동안 겪고 있다. (2012.4.18) ● 사례 3) 회사에서 엄청나게 왕따를 당하고 있다. 일도 거의 안 시키고 너무 부당한 대우가 너무 많다. 누구하고도 일도 못하게 하고 친하게도 못하게 하고 자기한테 굴복하게끔 하던지 지발로 나가게 하는 상황이 있다. 왕따를 당하고 인권을 무시당하고 있다. 일한지는 횟수로 4년 됐고 현장에서는 제일 고참이다. 노동조합은 없고, 반장이 자기 권위로 괴롭히고 힘들게 한다. 워크샵 회식에서 본사 여직원이 성추행 당했는데 이 여직원이 적극적으로 날 도와줄 거라 생각했는데 회사 분위기도 그렇고. 피해자가 제 발로 나가게 하는 분위기니까 다 봤는데도 침묵하더라. (2012.2.6) ● 사례 4) 40일간 육아휴직 신청을 빌미삼아 저와 배속의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았다. “임신은 계획된 것이냐?” “나한테 사전에 허락받지 그랬어” “임신하면 여성기능이 제기능을 못하지” “쉬는 것도 자격이 있는 사람이 쉬어야 한다” “전직원이 함께 점심 식사하는 중에 비위에 안 맞는 음식을 가리자 “얘를 혼자만 낳나 너무 티낸다”며 힘들게 한다.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육아휴직에 대해 둘째 아이 임신과 더불어 입덧이 심하고 첫째 아이가 피부병으로 밤에 잠을 자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휴직을 신청했는데 이에 대한 처리유보에 업무를 빌미삼아 임산부인 나에게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201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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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여성민우회 http://www.womenlink.or.kr/nxprg/board.php?ao=view&page=&bbs_id=main_news&doc_num=1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