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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봉이의 현재 상태는 어떤가?
2. 방류 이후 GPS 장치가 작동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3. 방류 후 비봉이 모니터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4. 방류 당시 영상을 보니 비봉이가 너무 야위었다. 방류를 막았어야 하는거 아닌가?
5. 핫핑크돌핀스는 비봉이 방류 협의체에서 어떤 역할을 했나?
6. 비봉이를 방류하지 않고 호반 퍼시픽리솜에 내버려두었다면 어땠을까?
7. 비봉이를 유기한 것은 아닌가? 비봉이 방류시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과연 가능했나?
8. 금등이와 대포 사례를 왜 참고하지 않았는지?
9. 비공개라는 원칙이 정보공개를 가로막아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 것 아닌가?
10. 태풍은 예상하지 못했나?
11. 핫핑크돌핀스가 호반그룹의 돌고래 털어내기를 도왔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12. 악천후가 예상되어 급하고 무리하게 방류한 것이 아닌가?
13. 예산 문제 때문에 성급하게 비봉이를 방류한 것 아닌가?
14. 해상 가두리에서의 활어 사냥 능력이 야생에서도 동일할까?
15. 비봉이 방류협의체에서 발생한 여러 가지 문제들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16. 재포획 계획은 왜 마련되거나 공개하지 않았나?
17.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1. 비봉이의 현재 상태는 어떤가?
2022년 10월 16일 오전 9시 40분 서귀포시 대정읍 가두리를 나온 비봉이는 방류 직후 제주 연안을 따라 북쪽으로 약 6km 정도 이동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차귀도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되었는데, 이곳은 해안가 절벽이 있는 곳이라 해안도로를 따라 육상에서 육안으로는 관찰이 어려운 곳이다. 차귀도 인근 해상에서 목격된 이후 비봉이는 이후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비봉이의 현재 상태에 대해서 제주 연안(해안선에서 10km 이내)에서 지내고 있으나 아직 발견되지 않았을 가능성, 제주를 떠나 먼 바다로 나갔을 가능성, 제주도 이외 다른 지역에서 지내고 있을 가능성, 죽었을 가능성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비봉이를 찾기 위한 모니터링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2. 방류 이후 GPS 장치가 작동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비봉이 방류 기술위원회(위원장 김병엽)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위해 가두리 이송 당일인 8월 4일에 비봉이 등지느러미에 GPS 장치를 부착했다. GPS는 전적으로 기술위원회 소관이라서 핫핑크돌핀스가 관여할 여지가 없었다. 방류 직전 회의에서 GPS가 정상 작동한다는 말에 그런 줄 알았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위치가 확인된 GPS 신호는 10월 13일 오전 11시가 마지막이라고 한다. GPS 위치정보가 담긴 신호가 보통 다음날 수신된다고 하니 10월 14일에 수신되었을 것이다. 위치정보는 담기지 않았지만 신호만 수신된 것은 10월 15일에도 있었다고 한다. 세 개의 위성에서 모두 신호를 받아야 정확한 위치가 보정되어 위치정보가 수신되는 모양이다. 그런데 세 개 위성에서 모두 신호를 받지 못하면 위치정보가 없이 신호만 수신되는 경우도 있다는데 10월 15일 신호가 그것으로 보인다.
즉 결과적으로 보면 GPS 장치를 확인하지 않고 무리하게 방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방류 이후 위치정보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은 문제라고 본다. GPS 장치를 담당했던 방류 기술위원회가 좀 더 철저하게 확인했어야 하는 사항이다.
방류 이후 GPS 신호가 수신되지 않고 있는데, 이에 대해 방류기술위원회 위원장인 김병엽 교수는 배터리 문제는 아니며 비봉이의 활발한 활동으로 인해 위성신호가 수신되지 않을 수 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비봉이가 가두리 안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던 당시에도 GPS 신호가 수신되었기 때문에 김병엽 교수의 설명은 설득력이 낮다.
핫핑크돌핀스는 과거 2013년 제돌이나 2016년 고어진 등 몇몇 사례에서 GPS 장치가 약 한 달 정도 신호를 보내다 수신이 끊긴 점을 감안해본다면 비봉이는 등지느러미에 GPS 장치를 부착한 이후 두 달이 지나 방류가 이뤄졌으므로 GPS 부착이 너무 빨랐던 것은 아닌지 추측하고 있다. 또는 GPS 장치에 낀 녹조가 신호 송출을 방해하는 것은 아닌지 추정해본다.
3. 방류 후 비봉이 모니터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방류 기술위원회와 해수부가 작성한 비봉이 방류 후 모니터링 계획에 따르면 제주도 해안도로를 따라 육상을 3구역으로 나눠 각 모니터링 팀이 맡아서 육상 모니터링을 진행하며, 선박을 이용해 해상 모니터링도 진행한다는 계획이 세워져 있었다. 핫핑크돌핀스는 육상 모니터링 팀에 포함되었으며, 미리 세워놓은 이 계획에 따라 10월 16일 오전 9시 40분 비봉이 방류 직후부터 육상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그리고 핫핑크돌핀스는 방류된 당일 저녁까지 집중적으로 살폈다.
그런데 방류 직후 즉각 구성되어 활동을 시작했어야 할 모니터링 팀이 방류 당일에는 계획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비봉이가 수월봉을 지나 차귀도 부근으로 이동했는데 그곳은 육상에서는 바닷가에 접근을 할 수가 없어서 돌고래 관찰을 할 수가 없었던 곳이다.
만약 방류 당일에 비봉이 모니터링 팀이 미리 계획한 것처럼 제대로 꾸려져서 육상과 동시에 해상으로도 집중 수색을 했다면 비봉이를 계속 찾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모니터링 팀은 방류 당일 모니터링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모니터링 계획은 팀별로 구역만 나눠놓았기 때문에 방류 직후부터 약 일주일이 모니터링의 ‘골든타임’이라는 점을 팀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방류 다음날인 10월 17일부터 해수부 주관으로 모니터링 팀이 모양새를 갖춰 굴러가긴 했고, 제주대학교에서도 제주도 전역을 돌며 비봉이를 찾았으나 확인하지 못했다.
그리고 제주 현지에서 야생 남방큰돌고래 모니터링을 몇 년간 하며 대내외적으로 전문성을 인정받았던 팀들은 정작 비봉이 모니터링 팀에 포함되지 못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핫핑크돌핀스는 비봉이 방류 후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말하며 해양수산부에 기존 야생 남방큰돌고래 모니터링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 그룹들을 비봉이 모니터링 팀에 포함시킬 것을 방류일 이전부터 몇 차례 제안하고 요청했다.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와 ‘돌핀맨’ 이정준 감독팀은 자타가 공인하는 남방큰돌고래 전문가들이며, 누구보다도 많은 모니터링 경험을 갖고 있으며, 제주 현지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비봉이 방류 후 모니터링에 이 두 그룹의 참여는 필수적이었다.
핫핑크돌핀스는 비봉이가 발견되길 희망하며 10월 16일부터 한 달 동안 매일 오전과 오후 약 1시간에서 2시간씩 총 3~4시간 정도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도로 일대에서 비봉이를 찾기 위한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그리고 대정읍에만 머물지 않고 모니터링 구역을 확대해 고산 차귀도 부근부터 서귀포시 안덕면을 지나 서귀포항까지 비봉이를 찾아다녔다. 약 한 달간의 육상 모니터링 과정에서 야생 남방큰돌고래 무리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1만3천컷 정도 촬영하여 그중 비봉이가 무리 안에 합류했는지 면밀히 살펴보았으나 비봉이를 확인하지 못했다.
그리고 핫핑크돌핀스는 해양수산부가 마련한 선박에 탑승하여 이틀간 제주 연안 일대를 모조리 수색하였으나 역시 비봉이를 발견하지 못한 상태이다. 비봉이를 찾기 위한 모니터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4. 방류 당시 영상을 보니 비봉이가 너무 야위었다. 방류를 막았어야 하는거 아닌가?
비봉이가 해상 가두리에서 야생적응 기간을 갖는 동안 야생 무리가 다가올 때 빠른 속도로 가두리 안을 맴돈다든가, 고개를 까딱이며 입으로 물을 뿌린다든가 또는 가두리 안에서 점프한다든가 하는 반응을 여러 차례 보였는데, 이것은 야생 무리와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보여 방류에 긍정적인 지표였다. 또한 비봉이 스스로 활어를 쫓아가 사냥하는 모습과 가두리 안에서의 유영상태는 굉장히 양호하였다. 다만 방류에 반대하는 동물단체들에 의해 방류가 지연되면서 야생적응 기간과 태풍 시기가 맞물려 수족관으로의 대피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수족관에 재이송된 비봉이는 먹이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체중이 줄어들었다.
방류 기술위원장 김병엽 교수는 해상날씨 악화로 인한 해상 가두리 파손 가능성 등을 이유로 긴급 방류를 주장했다. 이를 논의하기 위해 10월 13일과 14일에 두 차례 열린 비봉이 방류 협의체 전체 회의에서 핫핑크돌핀스는 활어사냥 능력과 유영상태, 야생무리와의 반응 등 세 가지는 좋은 지표였으나 체중감소와 인간에 대한 의존성 때문에 긴급 방류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5. 핫핑크돌핀스는 비봉이 방류 협의체에서 어떤 역할을 했나?
비봉이 야생적응과 방류 과정에 시민단체가 참여하지 않는다면 독립적으로 감시하고 개입할 여지가 없어진다. 핫핑크돌핀스는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불법포획과 돌고래쇼 이용, 수족관 감금 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한 단체이며, 특히 비봉이 방류는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촉구해왔다. 2017년 7월 비봉이가 갇혀 있던 퍼시픽랜드 앞에서 비봉이 방류 촉구 집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국의 마지막 수족관 감금 제주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건강하게 바다로 돌려보내는 것이 책임감 있는 자세였다고 본다. 결국 ‘협의체’라는 기구의 성격상 참여 단체인 핫핑크돌핀스에게 결정 권한이 없었다는 한계가 있었으나 비봉이 방류 결정 자체가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수족관 감금 돌고래들은 비좁은 수조가 아니라 드넓은 바다에서 살아가는 것이 맞다. 야생방류가 어렵다면 바다쉼터를 조성해 감금 시설에서 내보내야 한다.
핫핑크돌핀스는 비봉이 방류 협의체에 참여해 비봉이 야생적응 기간 내내 매일 긴밀하게 모니터링을 진행했으며, 사진과 영상으로 비봉이의 모습을 기록했다. 또한 모든 회의와 토론회에 참여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문제가 있을시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언론의 취재 요구에도 적극적으로 응대했다. 핫핑크돌핀스는 마지막 수족관 감금 남방큰돌고래 비봉이의 성공적인 야생방류를 위해 지난 몇 달간 최선을 다했다.
6. 비봉이를 방류하지 않고 호반 퍼시픽리솜에 내버려두었다면 어땠을까?
만약 비봉이가 호반 퍼시픽리솜 수조에서 예전처럼 그대로 살아갈 수 있었다면 당연히 방류는 강행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비봉이는 호반 퍼시픽리솜 수조에서 그대로 살아가지 못하게 되었고, 방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또 다른 수조(감금시설)로 옮겨졌을 것이다. 호반은 2021년 12월 31일 돌고래 쇼를 중단하며 수족관 시설 폐쇄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고, 한화아쿠아플라넷 제주나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등이 모두 비봉이를 받아들이길 강하게 거부했으므로 비봉이가 갈 수 있는 곳은 거제씨월드밖에 남지 않았던 것이다.
비봉이를 관리하고 보호하자는 주장은 현실에서 결국 거제씨월드라는 돌고래 학대시설로 비봉이를 이송하는 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 거제씨월드는 여전히 돌고래쇼를 진행하고 있으며 돌고래 만지기와 올라타기 등 돌고래 학대에 해당하는 체험 프로그램이 이뤄지는 곳이다. 비봉이가 그런 거제씨월드로 옮겨져 체험과 학대 프로그램에 동원되며 죽을 날을 기다리는 것과 제주 연안 가두리에서 옛 친구들을 만나 조심스럽게 야생적응의 기회를 갖게 되는 것 중에서 무엇이 더 비봉이를 위한 선택이었을까?
조금 길지만 왜 비봉이가 방류가 아니었다면 거제씨월드라는 최악의 돌고래 학대시설로 옮겨지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 배경을 차근차근 설명하고자 한다.
호반 측이 퍼시픽랜드를 800억원을 들여 부지와 건물 그리고 돌고래를 비롯한 동물들까지 모두 매입한 것은 2017년 1월말이다. 호반그룹은 퍼시픽랜드 부지에 초호화 건물을 짓기 위해 낡은 돌고래 쇼장을 사들인 것이다.
*[관련 기사] 뉴제주일보 "호반그룹, 제주 중문 퍼시픽랜드 800억에 인수" http://www.jejuilbo.net/news/articleView.html?idxno=41932
호반은 퍼시픽랜드를 매입한 이후 이름을 퍼시픽리솜 마린스테이지로 바꾸고 동물학대 사업인 돌고래쇼, 바다사자쇼, 원숭이쇼 등을 계속 이어왔다. 몇 년간 동물학대 사업을 이어온 호반은 2020년부터 코로나 등으로 관람객이 급감하고,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며, 핫핑크돌핀스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의 돌고래 쇼장 폐쇄 요구가 이어지자 결국 2021년 연말까지 돌고래쇼를 중단하고 수조와 쇼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한다. 이 소식은 2021년 10월 31일 한겨레 애니멀피플 보도 [돌고래 ‘바다’ 떠난 뒤…퍼시픽 리솜 “‘비봉이’ 등 방류 추진”]를 통해 외부로 알려졌다.
*기사 링크 https://www.hani.co.kr/arti/animalpeople/human_animal/1017314.html
호반그룹이 퍼시픽랜드 돌고래 쇼장을 폐쇄하기로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핫핑크돌핀스의 끈질긴 수족관 돌고래 해방 캠페인이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비봉이와 아랑이 사이에 태어난 혼종 돌고래 ‘바다’가 2021년 9월 21일 호반 퍼시픽리솜 수조에서 죽었을 때 핫핑크돌핀스는 이틀 후인 9월 23일 서울에 있는 호반건설 본사로 올라가 항의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돌고래 쇼 중단을 요구했다.
*관련 활동 소식 [호반은 시대착오적인 돌고래쇼 사업을 접고, 퍼시픽랜드 폐쇄하라]
http://hotpinkdolphins.org/?p=25778
결국 2021년 말까지 호반은 돌고래쇼를 중단한 뒤 남은 돌고래들을 모두 방류하고 시설을 폐쇄하는 계획을 세우고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그런데 호반은 태평양 연안인 일본 다이지에서 포획된 뒤 국내로 수입되어 처음 서울대공원으로 반입되었다가 서울대공원 돌고래쇼장 폐쇄로 2017년 호반 퍼시픽으로 이송된 동부계군 큰돌고래 ‘태지’와 2013년 대한해협 바다에 속하는 일본 이키섬에서 포획되어 퍼시픽랜드로 수입된 서부계군 큰돌고래 ‘아랑이’ 그리고 2005년 제주 바다에서 불법으로 포획된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등 출신지가 서로 다르고 생물학적 종이 다른 돌고래들을 한꺼번에 방류하겠다는 무리한 계획을 발표하여 물의를 일으켰다.
돌고래 방류는 원서식처에서 진행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종이 다르고 포획지가 다른 돌고래들을 한꺼번에 방류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시민단체 내부에서 다양한 의문과 의견이 제기되었다. 이를 논의하기 위해 핫핑크돌핀스는 2021년 12월 17일 [일본에서 국내로 반입된 큰돌고래와 제주 바다에서 불법포획된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제목의 시민단체 온라인 토론회를 주최하였다.
*토론회 전체 영상 보기 https://youtu.be/0OjKLUKy9A8
이 토론회에서 시민단체마다 입장이 약간씩 다름이 확인되었으며, 약 두 달 간의 논의 후 호반그룹 측에 바다쉼터 조성과 기업의 사회적 역할 다하기 등 시민단체들의 요구사항을 하나로 정리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호반에 제출하게 되었다. 2022년 2월 17일 열린 [호반 퍼시픽랜드는 수입 돌고래를 위한 바다쉼터 마련에 나서라] 기자회견에는 11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였다.
*기자회견문 전체 읽기 http://hotpinkdolphins.org/?p=26897
그런데 호반은 2월 23일 호반 퍼시픽리솜에서 시민단체 대표자들과 호반측 대표자 그리고 해양수산부 담당자 등이 참가해 열린 회의에서 시민단체의 바다쉼터 조성 요구를 정면에서 거부하였다. 이 회의에서 핫핑크돌핀스 대표자는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강경하게 바다쉼터 조성과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할 것을 요구하였고, 돌고래들을 다른 감금시설로 옮기지 말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호반 대표자는 시민사회의 요구를 모두 묵살하고 돌고래들은 알아서 결정하겠다고 통보했다. 결국 호반은 4월 초~중순경 비봉이를 포함해 돌고래 세 마리를 모두 다른 시설로 이송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국내 돌고래 사육 시설 중 호반의 돌고래들을 받아들일 의향이 있는 시설이 어디인지 확인하고 구체적인 이송 계획을 세부적으로 세우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국내 돌고래 사육 가능 시설 세 군데 중 한화아쿠아플라넷 제주와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은 호반 퍼시픽리솜의 돌고래 이송이 불가능하다는 강한 입장이 확인되었고, 호반은 거제씨월드로 세 마리 돌고래들을 이송하기로 결정한다.
이와 같은 상황을 확인한 핫핑크돌핀스는 즉시 호반 퍼시픽리솜 대표자에게 연락해 거제씨월드로의 돌고래 반출 및 이송계획을 확인하였고, 이를 만류하기 위해 기나긴 설득 작업을 벌였다. 설득작업이 성과 없이 끝나자 결국 호반의 거제씨월드로의 돌고래 반출 및 이송계획을 철회시키기 위해 더욱 강한 사회적 압박이 필요한 상황이 되되었다. 핫핑크돌핀스는 제주 지역에서 함께 행동할 수 있는 8개 시민단체들을 모아 2022년 4월 21일 제주도의회에서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제주 바다로 방류하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비봉이 방류와 돌고래 반출 불허를 촉구하였다. 같은 날 핫핑크돌핀스는 호반 퍼시픽리솜이 위치한 지역구 국회의원이자 국회 관련 상임위인 농해수위 위원인 위성곤 의원을 찾아 돌고래 반출 금지와 비봉이 방류를 위해 중재에 나설 것을 요청하였다.
그런데 호반 측은 4월 24일 일요일 오전 9시 경 해수부와 제주도 등 행정기관에 허가를 받지 않고 해양보호생물인 큰돌고래 태지와 아랑이를 거제씨월드로 반출해버린다. 시민사회의 격렬한 요구나 행정기관의 감시, 정치인의 중재 모두 호반그룹이 거부해버린 것이다. 호반그룹에게 돌고래 처분은 이미 2017년 1월 부지 매입부터 예정되었던 일로서 2022년 4월 24일 해양생태계법을 어기면서까지 돌고래 반출을 강행했음을 볼 때 시민단체와 행정의 개입은 전혀 고려 사항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다.
핫핑크돌핀스는 태지와 아랑이가 거제씨월드로 무단 이송된 다음날인 4월 25일 월요일 아침 사무실로 걸려온 시민 제보 전화를 통해 이와 같은 무단 반출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핫핑크돌핀스는 즉시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서는 한편 해수부와 제주도청 담당자에게 연락해 호반그룹의 불법행위를 고지하고, 현장실사 등 강도 높은 개입과 처벌대책을 주문하였다. 그런데 호반은 해수부와 제주도청의 현장실사 협조요청이나 언론의 취재요청에 응하지 않으면서 위법 행위에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4월 25일부터 5월 3일까지 일주일 간 호반 퍼시픽리솜 근처에서 잠복하는 등 적극적으로 호반 측의 관련 법 위반을 증명하는 증거를 수집한 핫핑크돌핀스는 제주녹색당과 함께 5월 4일 제주지방경찰청에 호반그룹을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하였으며, 추가로 드러난 증거를 통해 거제씨월드 역시 같은 혐의로 고발하였다.
*관련 기사 [한겨레] 거기만은 반대해도…퍼시픽 리솜, 돌고래 2마리 거제씨월드로 https://www.hani.co.kr/arti/animalpeople/human_animal/1041596.html
이 사안은 제주해경의 수사를 거쳐 법 위반 혐의가 있음이 확인되었고 9월 6일 제주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었다. 결국 호반 퍼시픽리솜은 법을 위반하면서까지 돌고래들을 거제씨월드로 무단 반출하였고, 비봉이 역시 핫핑크돌핀스의 몇 달에 걸친 적극적인 개입과 행동이 없었다면 거제씨월드라는 최악의 동물학대 수조로 이송되었을 것이다. 비봉이의 관리와 보호를 주장하는 단체들이 이와 같은 사실을 전체적으로 보지 못한 채 몇 가지 우려 지점들을 반복해 지적하며 방류를 반대하는 우를 범하기도 한 것이다.
거제씨월드 좁은 수조로 옮겨져 체험과 학대 프로그램에 동원되며 죽을 날을 기다리게 하는 것보다 제주 연안 가두리에서 옛 친구들을 만나 조심스럽게 야생적응의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 비봉이를 진정 위한 선택이었다. 또한 해양동물인 돌고래를 제주도에서 거제도로 무리하게 이송할 경우 돌고래에게 커다란 스트레스가 가해지고 이는 죽음에 이를 수도 있었음을 알아야 한다. 2015년 서울대공원이 제주 남방큰돌고래 복순이를 제주 함덕항 야생방류 훈련 가두리로 옮길 때 임신 막바지였던 복순이는 육상 운송 스트레스로 인해 이송 직후 사산을 한 바 있고, 2017년 울산 남구청이 일본 다이지로부터 큰돌고래 두 마리를 수입해 들어올 때 시속 70km가 넘는 무리한 운송으로 인해 돌고래 한 마리가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반입 5일만에 사망한 사례도 있다. 이처럼 해양동물의 육상 운송은 최소화해야 한다.
제주에서 거제로 먼 거리를 육상 이송할 때 비봉이가 받을 스트레스 역시 매우 컸을 것을 고려한다면 비봉이가 야생적응 훈련을 받도록 하는 것이 가장 상식적이고 비봉이를 위한 결정이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고려할 사안이 있다. 호반 퍼시픽리솜 측이 2022년 4월 24일 일요일 오전에 태지와 아랑이를 거제씨월드로 아무도 몰래 보내버린 뒤에 퍼시픽 수조에 홀로 남겨진 비봉이의 상태는 걱정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왜냐하면 비슷한 사례가 이전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바로 금등이와 대포가 야생적응 가두리로 이송되고 서울대공원 수조에 홀로 남게 된 ‘태지’의 경우가 그것이다. 태지는 혼자 남게 되자 매우 심한 우울증 상태를 보였다. 2017년 당시 혼자 남게 된 스트레스로 인해 태지는 격한 숨을 몰아쉬거나, 수조 바깥으로 올라오거나, 숨구멍이 마르는 등 여러 가지 건강상의 지표가 위태로워 보였기에 핫핑크돌핀스는 마찬가지로 비슷한 상황에서 홀로 남겨진 비봉이에게 태지와 비슷한 공황 상태나 우울증이 오지 않을까 매우 염려했다.
그런데 비봉이의 관리와 보호를 주장한 인사들은 홀로 남은 비봉이가 퍼시픽의 비좁은 수조에서 어떻게 지내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다. 돌고래 수족관은 본질적으로 죽음이 예정된 공간이다. 살아서는 빠져나올 수 없고, 죽어서야만 바깥으로 나올 수 있는 곳이다. 핫핑크돌핀스의 노력이 없었다면 비봉이는 거제씨월드로 옮겨져 죽기 전까지 돌고래 쇼와 만지기 체험 등에 동원되다 비참하게 죽게 되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비봉이의 관리와 보호를 주장한 인사들은 ‘비봉이는 방류에 적합한 개체가 아니’라고 언론에 공개적이고, 반복적으로 주장했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JTBC뉴스] 고향 바다로 갔는데…'비봉이' 실종 사건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100977
돌고래의 목숨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방류 부적합 판정은 누가 내리나? 그리고 돌고래를 위한 바다쉼터가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수족관 돌고래 방류가 부적합하다면 남은 선택은 감금 지속으로 인한 죽음밖에 없다. 이런 현실을 정확히 인지했다면 섣부르게 비봉이가 방류에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리기보다 방류시 생존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일 방안을 찾아보는 것이 진정으로 비봉이를 위한 길이었을 것이다.
핫핑크돌핀스는 2017년부터 주도적으로 돌고래 바다쉼터 건립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지금도 윤석열 정부가 삭감해버린 바다쉼터 예산을 국회가 되살리도록 하기 위한 지속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바다쉼터가 마련된다면 태지나 아랑이, 비봉이 모두 좁은 수조에서 고통 받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기 때문에 핫핑크돌핀스는 바다쉼터 조성에 매진하고 있다.
7. 비봉이를 유기한 것은 아닌가? 비봉이 방류시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과연 가능했나?
비봉이를 유기했다거나 바다에 버렸다는 비판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비봉이가 바다에서 살 가능성이 전혀 없음에도 방류를 강행하는 것이 유기이지만, 비봉이는 충분하고 적절한 야생적응 훈련이 이뤄졌다면 바다에서 생존 가능성이 낮지 않았다.
핫핑크돌핀스는 비봉이 방류에 대해 우려 지점으로 제기되었던 세 가지 요인들 즉 비봉이가 어렸을 때 잡힌 점, 17년으로 사육기간이 길었던 점, 단독방류라는 점 등을 충분히 고려하였다. 그리고 비봉이의 생존가능성을 낮추는 이런 요인들을 감안해 야생적응 훈련 과정에서 어떤 조치들을 보완한다면 이런 단점을 상쇄시킬 수 있을지 고민을 거듭했다. 그래서 방류 시 위험한 요인들을 상쇄시키고, 야생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장치들을 동원할 것을 비봉이 방류 협의체에 주문했다.
즉 인간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비봉이의 인간 의존성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야생적응 훈련을 ‘비공개’로 진행할 것, 비봉이의 야생방류일을 미리 정해놓지 않고 비봉이가 충분히 준비되었다고 판단될 때 방류할 것, 비봉이 방류에 있어서 인간 중심이 아니라 비봉이의 상태에 중심을 맞추고 야생무리가 올 때 자연스럽게 합류하도록 방류 절차를 진행할 것, 야생 남방큰돌고래 무리가 자주 발견되는 곳에 적응장을 만들 것, 야생적응 훈련 시 돌고래 관광선박이나 레저선박의 접근을 통해 비봉이가 영향을 받지 않도록 가두리 주변에 선박 접근을 차단할 것 등을 요구했다.
*관련 근거 [수족관 고래류 보호·관리 방안 국회토론회 자료집] http://hotpinkdolphins.org/?p=27415
물론 이중 일부는 비봉이 방류 협의체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핫핑크돌핀스는 야생방류일을 미리 정하지 말고 충분히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될 때 비봉이를 방류하자고 지속적으로 건의했으나 긴급방류가 결정되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비봉이가 유기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비봉이는 바다에서 생존하기 위해 73일간 활어를 잡아먹었고, 중간에 태풍 대피 기간이 있긴 했으나 원서식처 바다에 마련된 야생적응 가두리에서 지내면서 춘삼이, 제돌이 등 옛 동료들과 조우하기도 했다. 옛 동료들과 바다에서 조우한 비봉이는 매우 빠른 속도로 가두리를 빙글빙글 돌거나, 고개를 까딱이거나, 점프를 하는 등 평소 가두리에서 보이지 않던 행동들을 보였기 때문에 우리는 비봉이의 방류 시 생존 가능성이 낮지 않다고 본 것이다. 비봉이는 날쌔게 헤엄치는 활어도 스스로 잡아먹었으며, 유영상태도 좋아 보였다. 이런 긍정 지표는 ‘비봉이를 유기했다’거나 ‘비봉이를 바다에 그냥 버렸다’는 일부의 주장이 완전히 잘못되었음을 증명한다.
8. 금등이와 대포 사례를 왜 참고하지 않았는지?
핫핑크돌핀스는 2017년 금등이와 대포 방류 사례를 가장 적극적으로 참고하였다. 그리고 국회 토론회 등 여러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금등이와 대포의 야생적응 훈련과 방류에 있어서 구체적 문제점을 아래와 같이 다섯 가지로 종합해 제시하였다.
-돌고래 중심이 아니라 인간 중심의 스케쥴을 짰던 것
-당연히 방류가 성공할 것이라는 안이한 태도
-바다 적응훈련 가두리와 방류 위치 선정 실패 (2015년을 안이하게 답습하여 2017년에도 함덕항 가두리라는 같은 곳을 선정했으나 이미 2017년이 되면 남방큰돌고래 야생 무리는 함덕항 근처에서는 잘 발견되지 않았음)
-바다 적응 기간이 너무 짧았음 (2달)
-GPS 장치를 부착하지 않아 방류후 추적 실패
이와 같은 문제점을 비봉이 사례에서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약 일곱 가지 정도로 정리해 아래와 같이 제시하였다.
-야생 남방큰돌고래들이 자주 목격되는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 중 적당한 곳에 비봉이를 위한 야생적응 가두리를 설치할 것
-방류 날짜를 미리 특정하지 말고 야생 바다 환경에 ‘충분한’ 적응 기간을 가질 것
-방류 전 비봉이가 야생 무리들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는지 긴밀히 확인할 것
-인간과의 접촉을 최소화 하도록 선박 등의 접근을 금지시키고, 야생적응 훈련과 방류를 모두 비공개로 진행할 것
-비봉이의 활어사냥 능력이 충분하고, 건강이 양호하며, 가두리 바깥의 야생무리와의 동조행동을 자주 보이는 등 충분히 무리와 합류해 생존이 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방류할 것
-위치추적을 위한 GPS 식별장치를 부착하고 방류후 1년 정도의 기간 동안 긴밀히 모니터링 할 것
-제주 남방큰돌고래 주요 서식처 일대를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과도한 선박관광을 금지시키며, 생태법인 제도를 도입할 것
*관련 글 [비봉이의 성공적인 야생복귀를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http://hotpinkdolphins.org/?p=27810
이렇게 핫핑크돌핀스는 매우 구체적으로 금등과 대포의 방류 사례에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였고, 이 문제점들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비봉이 방류 협의체에 참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대안을 제시하였다.
비봉이의 방류에 반대하면서 관리와 보호를 줄기차게 주장한 일부 동물애호단체들은 금등이와 대포 사례를 즐겨 인용하며 긴 사육기간, 어린 나이에 포획된 점 등을 열거하는데, 이들은 2017년 5월부터 7월까지 함덕 가두리에서 진행된 금등과 대포 야생적응 훈련과 방류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지점이 잘못되었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리고 제주 남방큰돌고래 야생 무리가 제주도 어느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지 그리고 제주 연안의 난개발 실태와 해양오염 등에 따라 남방큰돌고래들이 주로 발견되는 장소가 바뀐다는 중요한 사실도 간과한다. 이들의 주장에 따라 사육기간이 길고, 어린 나이에 포획되었다는 것이 금등, 대포 방류 실패의 원인이었다면 금등, 대포, 비봉 모두 야생적응 훈련 여부와는 관계없이 이미 포획 나이와 감금 기간 등 생물학적 조건으로 방류 부적합, 즉 방류시 실패가 미리 결정되어 있게 된다. 이런 ‘생물학적 결정론’은 비봉이도 야생적응이 어떻게 이뤄지든 방류는 실패할 것이라는 ‘선험적 예언론’에 불과한 것으로서, 아예 비봉이에게 야생적응훈련의 기회조차 주지 말자는 극단적인 주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비봉이가 방류에 부적합하다는 기준은 누가 만드는가? 일부 해외 석학들이 예전에 해외 사례를 따라 만들어놓은 기준을 그냥 따라야 하는가? 잠깐 과거 사례로 돌아가보자. 처음 제돌이 방류가 결정된 2012년부터 실제 방류되던 2013년까지 제돌이는 수족관 감금 4년으로 사육 기간이 길어서 방류에 부적합하다, 방류하면 제돌이는 야생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을 것이라는 주장이 조선일보 등 극우언론을 중심으로 줄기차게 제기되었다. 조선일보와 그 아류가 펼쳤던 주장을 10년이 지난 뒤 일부 동물애호단체들이 답습한 것은 씁쓸한 일이다.
비봉이가 야생에서 생활하던 2000년대 초반, 몇 년간 제주 바다에서 같이 생활했던 야생 개체들이 여전히 제주도 대정읍 일대에서 지속적으로 목격되고 있으며, 퍼시픽랜드 수조에 감금되어 지냈던 몇 년간 역시 같은 고통을 겪었던 춘삼이, 복순이, 삼팔이 등의 개체들이 먼저 해방되어 역시 제주도 대정읍 일대에서 지속적으로 목격되고 있다는 사실은 모두 무시하면서 여전히 비봉이는 방류에 부적합한 개체라는 맹목적인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동물애호단체 관계자들의 주장은 결국 비봉이를 거제씨월드로 보내 거기서 죽게 만들 수도 있었다.
제주 바다에서 불법으로 포획되었으나 ‘공소시효’라는 인간이 자의적으로 만든 법제도로 인해 동료들이 해방되었음에도 여전히 노예처럼 감금 생활을 이어갔던 비봉이가 거제씨월드로 팔려가 지금의 태지와 아랑이가 겪고 있는 것처럼 비참한 돌고래쇼장 감금 생활을 이어갔다면 그게 과연 정말 보호이고 관리일까? 동물애호단체들은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그리고 근본적인 질문이 남아 있다. 왜 인간이 돌고래를 보호하고 관리해야 하는가? 누가 인간에게 그런 권한을 주었나?
9. 비공개라는 원칙이 정보공개를 가로막아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 것 아닌가?
비봉이 야생적응과 방류에 있어서 비공개라는 원칙을 만든 이유는 단 한 가지이었다. 인간의 과도한 접근과 관심을 막아 안 그래도 높았던 인간에 대한 의존성을 야생적응 과정에서 낮추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이다. 바다 환경에서 살아가며 야생 돌고래 무리와 조우하고 동시에 인간과의 접촉을 최소화한다면 비봉이가 보였던 인간에 대한 의존도는 낮아질 것으로 보였고, 비봉이의 야생 본능이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던 것이다.
그런데 인간에 대한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공개 원칙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해양수산부가 섭외한 홍보촬영팀 다이버가 가두리에서 수중 촬영을 진행할 때 비봉이에 너무 가까이 접근하거나 손짓을 하거나 만지는 경우도 목격되었다. 다이버 역시 비봉이에 대한 접근이나 자극을 최소화했었어야 함에도 이 같은 사항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반드시 필요한 인원 이외에는 가두리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방류 기술위원장 김병엽 교수는 가두리 내부 언론 비공개라는 원칙을 지키지 않고 9월 24일 방영된 제4회 KBS 100인의 리딩쇼 지구를 읽다 팀에 가두리 내부 촬영을 허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봉이 야생적응과 방류에서의 비공개라는 원칙이 결과적으로는 시민들의 정보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을 제한하고, 알권리를 침해하는 등의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온 것도 사실이다. 이것은 애초에 비공개라는 원칙을 세우고 실행하면서 비봉이 방류 협의체에서 좀 더 심각하게 고민했어야 하는 사안이다. 즉 시민의 알 권리와 정보접근권을 충분히 보장하면서 비봉이의 인간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가능했었다.
그러나 방류 협의체에서 이 지점을 충분히 고민하지 않은 채 그저 제일 처음 만들어둔 비공개라는 원칙만을 곧이곧대로 고수하면서 야생적응 과정 중반 이후 비봉이 방류 기술위원회가 독단적인 결정을 내리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났을 때 제대로 해결하기 어렵게 만든 원인이 되고 말았다. 핫핑크돌핀스에게도 이 지점은 뼈아픈 대목이며, 중요한 다른 가치들이 침해될 때 앙상한 원칙만 원론적으로 고수한 부분은 충분히 반성해야 한다고 본다.
10. 태풍은 예상하지 못했나?
태풍은 충분히 예상했다. 그래서 핫핑크돌핀스는 비봉이 야생적응 과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해양수산부가 호반 퍼시픽리솜 비봉이 관리방안 마련을 위한 협의체 구성 인원 추천을 시민단체(핫핑크돌핀스와 동물자유연대)에 처음 제안한 것은 4월 29일이었다. 이때부터 곧 비봉이의 야생적응 과정이 시작되었더라면 태풍이 오기 전까지 충분히 제주 바다에 적응하며 방류 준비를 착착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 협의체 구성 제안 이후 8월 4일 비봉이가 실제로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마련된 가두리로 이송된 8월 4일까지 무려 3개월 이상의 시간이 흘러가고 말았다.
핫핑크돌핀스는 비봉이 야생적응 가두리 이송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서둘러 절차를 시작할 것을 해수부 담당자에게 전화와 문자 그리고 이메일 등으로 여러 차례 촉구하였다. 그런데 일부 동물보호단체들이 5월 17일 국회에서 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하였는데, 그 의도는 결국 비봉이는 포획 나이와 수족관 감금 기간 등의 요인으로 인해 이미 방류가 부적합한 개체로 결정되어 있으며, 야생적응 훈련을 받게 하는 대신 관리와 보호를 하자는 것이었다.
이렇게 야생적응이 아니라 관리와 보호를 하자는 의견이 대두하며 비봉이 협의체 구성이 난항을 겪게 되었고, 비봉이 방류에 있어서 태풍 등에 대비하기 위한 안타까운 몇 개월의 시간이 협의체 구성에 이견이 있다는 이유로 그냥 흘러가고 말았다. 그 기간 동안 비봉이는 홀로 수조에 남아 있었음도 물론이다.
태풍까지 예상해 비봉이의 야생적응 과정을 빨리 시작해 최대한 안전하게 바다에 돌려보내기 위해 모두가 노력했다면 분명히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다. 비봉이가 소중한 야생적응 시간을 태풍 대피로 허비하지 않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봉이의 방류에 반대하면서 협의체 구성에 발목을 잡았던 동물보호단체들이야말로 돌고래 방류 과정에서 시간을 지체하면 나중에 태풍으로 비봉이 야생적응이 큰 영향을 받게 될 수 있음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기 주장만 펼쳤다. 비봉이 방류 협의체 구성 작업으로 몇 달이 허비되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무척 크다.
11. 핫핑크돌핀스가 호반그룹의 돌고래 털어내기를 도왔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호반은 2017년 1월 퍼시픽랜드를 인수하면서 이미 돌고래를 털어내고 그 자리에 호화 리조트를 세우려고 했다. 호반 같은 토건자본이 보기에 제주 중문관광단지에서 색달해수욕장 바로 옆에 위치하면서 마리나항까지 겸비한 최적의 장소에 오래되고 낡은 퍼시픽랜드가 위치하고 있었기에 그곳에 초호화 시설을 짓기에 안성맞춤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800억원이라는 비용을 지불한 것이다.
이미 호반은 2017년부터 돌고래들을 털어내려고 했고 어떤 시민단체가 비봉이 방류에 참여했든 하지 않았든 간에 쇼장 폐쇄와 초호화 시설 건설은 정해진 사실이었다. 마치 최근에 갑자기 진행된 일도 아니고, 시민단체가 반대한다고 중단할 호반도 아니었다.
호반이 퍼시픽랜드를 인수한 2017년부터 그곳 앞에서 돌고래쇼 중단을 촉구하고, 같은 해 말 굉음을 내는 리모델링 공사 과정에서 수조에 그대로 방치된 비봉이와 태지 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해결을 촉구해온 것은 바로 핫핑크돌핀스였다. 당시 핫핑크돌핀스의 신고로 리모델링 공사 현장에 출동한 공무원들은 호반의 무리한 공사가 돌고래들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고, 공사 중단 등을 퍼시픽랜드에 지시한 바 있다.
*관련 기사 [제주투데이] 쾅쾅! 퍼시픽랜드, 공사 현장에 돌고래들 방치
http://www.ijeju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205821
게다가 올해 4월 24일 호반이 태지와 아랑이를 무단으로 거제씨월드로 이송시켰을 때 약 일주일 간 호반 수조 인근에서 잠복하면서 관련 증거들을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경찰에 호반을 고발한 것 역시 핫핑크돌핀스였다. 현재 이 사건은 경찰 수사 뒤 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어 제주지검으로 송치된 상태다. 퍼시픽랜드는 수산업법, 수산자원관리법 위반이 2013년 3월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데 이어, 또 다시 사법기관을 통해 해양생태계법 유죄판결을 앞두고 있다. 법률 위반 행위를 저지른 호반그룹을 직접 고발하고, 수차례 관계 기관에 조치를 촉구해 돌고래 학대시설 호반 퍼시픽리솜의 문제점을 가장 앞장서서 알려온 곳이 핫핑크돌핀스다.
호반의 돌고래 방류를 통한 이미지 세탁 작업인 ‘그린워싱’은 이 같은 반복적인 위법 행위와 시민단체의 고발로 인해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었다.
12. 악천후가 예상되어 급하고 무리하게 방류한 것이 아닌가?
2022년 10월 17일 늦은 오후부터 18일까지 제주 바다에 바람이 몹시 세게 불고 파도가 높게 친다는 날씨예보가 며칠 전부터 날아들었다. 당시 비봉이가 있던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 일대에 바람은 순간 최대 풍속 약 15m/s, 파도는 약 2~4m 정도가 예보되었다. 이 정도면 최악의 경우 비봉이 가두리 시설이 파손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비봉이가 지내는 가두리가 악천후 상황에서 파손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은 곧 비봉이가 가두리 안에서 그물에 휘말려 죽을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풍랑주의보가 뜨면 선박 출항이 금지되는데 만약 가두리 내 비봉이를 그대로 둔다면 무슨 일이 생겨도 구조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10월 13일 긴급하게 비봉이 방류 협의체 전체 회의가 온라인으로 소집되었다. 나빠지는 기상 상황을 공유하였고, 비봉이에게 남은 옵션이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그대로 가두리에 둘 수는 없었고, 가두리를 포구 안쪽으로 이동시킨다고 해도 여전히 내부 그물에 비봉이가 휘말릴 수도 있는 위험성이 남아 있었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두 가지였다. 비봉이를 다시 한 번 육상 시설로 대피시키는 것과 방류하는 것. 핫핑크돌핀스는 비봉이 현재 상태에서 방류는 무리라고 판단해서 다시 한 번 육상 시설 대피를 문의했다. 그런데 호반 퍼시픽리솜 측에서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퍼시픽의 수조에 해수를 공급하는 시설이 낡은 상태에서 돌렸더니 문제가 생겼다고 했다. 펌프 가동이 잘 안되고 파이프에서 물이 샌다는 해명을 해왔다. 핫핑크돌핀스는 그래도 퍼시픽에서 비봉이를 책임져야 한다고 했는데, 호반 퍼시픽리솜에서는 그곳 수조로 비봉이를 다시 이송할 수 없다고 완강하게 버텼다.
또한 제주도 내에서 비봉이를 임시로 받아줄만한 곳도 찾아보았으나 없었다. 육상 시설 대피가 호반의 반대로 불가능해진 상태에서 기술위원장을 맡았던 제주대학교 김병엽 교수는 악천후 상황에서 비봉이를 절대로 그대로 가두리에 둘 수는 없다고 했다. 10월 13일 회의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다음날 다시 회의를 하기로 했다.
결국 10월 14일 협의체 회의에 참가한 해수부, 제주대, 제주도청, 호반 모두 기술위원회의 방류 적합 결정을 받아들였고, 핫핑크돌핀스만 이의를 제기하였기 때문에 최종 방류가 결정되고 말았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인 10월 15일 오전 6시부터 방류 준비작업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10월 16일 오전 9시 41분 방류가 이뤄졌다.
13. 예산 문제 때문에 성급하게 비봉이를 방류한 것 아닌가?
비봉이 방류 협의체 회의에서 한 번도 예산이 부족하다거나 그것 때문에 방류를 앞당겨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적이 없었다. 핫핑크돌핀스가 파악하기로 예산부족은 비봉이 방류에서 전혀 고려 사항이 아니었다.
비봉이 방류 협의체를 총괄했던 해양수산부 이재영 과장은 국회 토론회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봉이 방류가 이뤄질 때까지의 비용은 언제가 됐든 호반이 부담하는 것으로 협약이 되어 있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한겨레] 우영우도 궁금해…23살 돌고래 비봉이, 제주 바다로 잘 돌아갈까? https://www.hani.co.kr/arti/animalpeople/human_animal/1054594.html
14. 해상 가두리에서의 활어 사냥 능력이 야생에서도 동일할까?
가두리 내부에서 활어를 잡아먹는다고 해서 가두리 바깥으로 나갔을 때 스스로 혼자 활어 사냥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가두리 내부에서 지낼 때와 바깥으로 나갔을 때 사냥 상황이 다르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항이기에, 우리는 비봉이가 가두리 바깥으로 나갔을 때 어떻게 활어를 사냥할 수 있을지, 즉 그 능력을 어떻게 배양하고 야생에서 장기간 생존이 가능하게 할 수 있을지 고심했다.
그리고 비봉이가 퍼시픽랜드 수조에서 약 3년 또는 4년 정도 같이 보냈던 친구들인 춘삼이·삼팔이·복순이가 있는 제주 바다로 보내서 야생 환경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이들과 서로 다시 만나게 하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고 보았다. 비봉이도 제주 바다에서 야생 다시 무리와 합류한다면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야생 무리와 함께 할 수 있다면 비봉이가 재빠른 활어 사냥도 바다에서 가능할 것이라고 본 이유는 꼬리지느러미가 없는 남방큰돌고래 ‘오래’가 무리의 도움을 받아 먹이사냥을 하며 3년 이상 생존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비봉이가 가두리 바깥에서 장기간 생존을 하기 위해서는 호반 퍼시픽 수조에서 몇 년간 같이 지냈던 친구들의 도움이 비봉이에게 필수적이었을 것이라고 보았다. 실제로 비봉이의 야생적응 과정에서 가두리 주변에 춘삼이나 제돌이 등의 비봉이 친구들이 접근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관찰되었다. 이것은 모두 비봉이가 방류되었을 때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들이었기에 가두리 안에서 활어를 잡아먹는 비봉이도 바깥에서 먹이활동을 하며 살아남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봤던 것이다.
15. 비봉이 방류협의체에서 발생한 여러 가지 문제들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비봉이 방류 기술위원회 내부에 동물행동생태학을 전공한 전문가가 없었다. 비봉이 방류 기술위원회는 제주대학교 김병엽 교수의 주도하에 꾸려졌는데, 기술위원회는 주로 수의사들과 김병엽 교수가 회의를 진행했다. 그런데 야생적응 훈련 현장에서 가두리 안 비봉이의 행동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방류 적합성을 따질 전문가가 기술위원회 내부에는 김병엽 교수 혼자였다. 핫핑크돌핀스는 돌고래 행동생태전문가가 기술위원회에 보강되어야 한다고 봤다. 왜냐하면 김병엽 교수는 돌고래 방류 작업에 있어서 실무를 추진하는 능력은 탁월했으나, 돌고래의 행동과 상태를 면밀하게 관찰하며 야생적응 과정에서 부족한 점을 지적하고, 객관적이고 엄정한 학자적 의견을 제출해 비봉이 방류가 한쪽의 의견으로 치우치는 역할을 방지하는 중립적인 위치를 유지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비봉이 야생적응과 방류 과정에서 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투명하게 해결할 구조가 기술위원회에 마련되지 않았다. 동물행동생태학자가 기술위원회에 들어오거나 비봉이 가두리 현지에 파견되도록 핫핑크돌핀스는 몇 차례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방류 기술위원장인 김병엽 교수 개인에게 너무 많은 판단 권한이 주어졌고, 이를 제도적으로 보완할 방법이 기술위원회나 협의체 내부에 마련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추후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해결할 수단이 존재하지 않았다.
16. 재포획 계획은 왜 마련되거나 공개하지 않았나?
재포획 계획은 기술위원회에서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재포획은 비봉이가 활동성을 잃고 해안가로 좌초되거나 연안에서 표류할 경우 실시할 계획을 세워놓았고, 어구 전문가인 김병엽 교수가 몇 척의 배와 어떤 그물을 통해 포획하면 될 지도 회의 과정에서 몇 차례 언급했기 때문에 재포획 계획도 없이 방류에 돌입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공개 요구가 있었으니 해수부가 당연히 완성된 문서 형태로 정리하여 재포획 계획을 발표하면 될 일이다. 굳이 감추고 숨겨서 얻을 것이 없다.
다만 재포획은 방류 후 비봉이가 건강이 악화해 유영하지 못하거나 운동성을 잃을 경우로 한정했기 때문에 협의체 내부에서 그리 중요한 의제가 되지 못했다. 재포획을 해야 할 상황이 된다면 비봉이를 방류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핫핑크돌핀스는 해수부가 재포획 계획을 비롯해 하루속히 비봉이 방류 관련한 자료들을 백서 형태로 모두 공개하고, 그간 제기된 많은 의문과 우려 사항 등을 속 시원히 논의할 수 있는 공개된 토론회 자리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핫핑크돌핀스는 비봉이 야생적응과 방류에 관해 어느 누구와도 토론을 벌여 무엇이 필요했고, 무엇이 잘되었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시간 제한 없이 그리고 충분히 토론할 용의가 있다.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을 하는 것도 찬성한다.
17.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핫핑크돌핀스는 비봉이 방류일인 10월 16일 이후 매일 그래왔던 것처럼 오늘도 제주 연안에서 비봉이가 발견되길 바라며 모니터링을 이어가고 있다. 오랜 기간 수족관 감금으로 고통 받았던 비봉이가 야생 남방큰돌고래 무리에 합류해 건강하게 지낸다는 좋은 소식 전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아직 바다로 돌아가지 못한 채 수족관에 갇혀 있는 21명의 돌고래들이 바다쉼터 마련을 통해 죽음의 시설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았으면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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