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을 읽고

[서원희]

                                        부동산(경제력)이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

                                     - ‘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을 읽고 -

김금순 독후감 ...부동산.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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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순

이 책은 부모의 부동산 흥망사를 다룬 다큐영화 ‘버블 패밀리’(2017, EBS 국제다큐영화제(14회)에서 한국최초로 대상을 수상)에서 못다한 이야기까지 담은 마민지 감독의 에세이다.

울산에서 시작해 부동산에 재미를 본 마민지 부모님이 서울에서 본격적으로 집장사와 부동산 재테크를 시작한다.

승승장구해 중산층 생활에 맛을 들여가다 IMF 외환위기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 가족관계의 이상한 변화를 카메라와 글로 이야기하고 있다.

마민지 엄마는 다시 중산층으로 돌아가리란 꿈을 가지고 비싼 6인용 식탁과 엔틱가구들을 버리지 못한다. 숨쉴 공간마저 없는 좁은 집에서도 비싼 가구들을 끌어안고 희망을 내려놓지 못한다.

집이 망하기 전까지는 멋지고 좋은 아버지였지만 나락에 떨어진 아버지는 더이상 존경스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고 있었다. 극적인 상승과 추락은 아버지의 이미지마저 퇴락시켰다. 역시 아버지란 존재는 경제적 능력이 있을 때 존경과 대우를 받는가 보다.

우연히 길에서 마주칠 뻔 했지만 망해버린 아버지를 아는 체 하고 싶지 않았던 마민지. 가족의 경제적 추락! 망해버린 부동산가족은 이상한 가족이 되어가고 있었다.

민지의 가족은 결국 버블패밀리였음이 증명된 셈이었다.

공공임대 주택등의 입주조건이 망하려면 확실히 망해 애매한 가난보다 확실히 가난한 게 낫다는 말에 씁쓸함을 느꼈다.

평택의 엄마 소유 땅, 종로를 오가는 아빠.

끝끝내 부동산에 대한 희망을 내려놓지 못한 채 2022년 팬데믹 때 엄마는 하늘로 가신다. 이제는 정말로 아끼던 6인용 식탁을 버려야 할 시간이 온 것이다. 아버지의 전화번호조차 저장되어 있지 않았던 마민지는 결국엔 버블이 완전 빠져버린 시점에서 가족을 받아들인다.

부동산(경제력)이 행복의 절정을 맛보게도 했었고 가족을 와해시키기도 했음을 영화와 책을 통해 표현한 저자가 관객과 독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내 안에 또 우리 안에 있는 욕망과 이를 부추기는 무책임한 사회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