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자의 아웃사이더] 배지환,'어디서든 야구만 할 수 있다면...'2017.12.21 오전 10:37 | 기사원문
프로야구 홍윤우 1만 시간의 법칙을 믿으십니까? 꿈을 향해 질주하는 주변인의 이야기입니다.
오전에 많은 양의 눈이 내린 12월 18일(월) 오후 6시 서울 양재동 소재의 더케이호텔에서는 ‘2017 야구소프트볼인의 밤’이 열렸습니다. 그동안 ‘야구인의 밤’ 으로 불리던 이 행사는 야구와 소프트볼 협회가 통합되면서 타이틀이 달라졌습니다만 한 시즌을 화려하게 수놓은 선수뿐 만 아니라 음지에서 열심히 지원하고 아낌없는 도움을 준 많은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형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이 행사의 꽃은 ‘이영민 타격상’ 고교 수위타자에게 수여되는 이 상은 가장 주목받는 의미 있는 시상입니다. 올해 주인공은 배지환(경북고3.내야수)입니다. 25경기 출전 120타석 95타수 45안타 타율 4할7푼4리 1홈런 17타점 30도루. 전국체전이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강백호(서울고3.포수)가 유력했습니다. 그러나 배지환이 뒷심을 발휘 4푼 차이로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경북고와 서울고가 맞붙은 전국체전 1회전에서 강백호가 4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굳히기에 들어가는 듯 했으나 배지환이 서울고 투수를 상대로 6타수 3안타에 이어 경남고와의 8강전에서 3타수 2안타로 극적으로 수위타자 자리에 올랐습니다. “(강)백호는 이미 몇 곳에서 상 받았잖아요. 그나마 이거라도 챙길 수 있어 기쁩니다.”
만약, 국내 드래프트에 참가했었더라면 아니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별 탈 없이 계약이 상태였다면........ 야구팬이라면 그의 현재 상황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배지환은 2018 신인 드래프트 행사 직전 해외진출 의사를 밝히고 애틀란타 입단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MLB 사무국이 2개월간의 조사 끝에 애틀란타 구단이 국제 스카우트 과정에서 범법 행위를 했으며 계약 무효라 발표했습니다. 계약금 이외 추가적인 보상을 약속 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해외진출을 했으나 계약이 승인 되지 않은 그래서 소속이 없는 상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KBO리그 혹은 해외 다른 구단을 알아보거나 이도저도 아니면 군 입대를 선택해야 합니다.
청소년대표로 합류할 당시만 해도 배지환은 어느 팀의 지명을 받을 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캐나다 세계선수권대회 기간 해외진출로 마음을 돌렸다. KBO는 ‘외국진출선수에 대한 특례’ 야구규약 제107조를 적용, 2년 유예 통보를 전달했고 배지환 부친 배재동씨는 이의를 제기, KBO를 상대로 가처분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계약 무효라고 그러고 우리나라(KBO)는 해외진출을 한 것으로 보고 제가 어떤 상황인지 저도 헷갈려요.”
이 자리에 오기까지 용기가 필요 했을 것입니다. 자신에게 쏟아질 질문과 관심 걱정 어린 시선 등을 어린 선수가 감당할 수 있을까 싶어 무척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런데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덤덤하면서도 차분했고 의외로 밝았습니다.
배지환의 밝은 모습에 최민준은 '멘탈만큼은 최고!' 라며 가슴을 쓸어내렸고 전년도 이영민타격상 수상자 김혜성도 '힘들텐데도 기죽지 않고 다행' 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추켜 세웠다. 1999년 생 올해 만 18세. 어려서 사리 분간을 못해서라기 보단 워낙 큰일을 당해 마인드가 단단해진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는 무대에서 상을 받고 돌아와 ‘나 혼자 신인드래프트 전 상태에 머물러 있는 느낌 ’ 이라며 쓴 입맛을 다셨습니다. 최소 1년 정도는 야구를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도 어느 정도 짐작하고 마음을 다잡고 있는 듯 했습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실수로 욕심으로 유망주가 설 자리를 잃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시상식이 열리기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배지환은 요즘 어떤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낼 지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 지 궁금했습니다. 결론은 '어디서든 빨리야구하고 싶다' 였습니다. 과연 그의 소박한 바람이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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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홍기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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