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로 가리킨 가르침 The Pointing the Staff Instruction >
— 냥달 니마 외제르 Nyangral Nyima Özer 에게 전수된
삼예 Samyé의 적막한 밤,
위대한 스승 파드마삼바바와 함께 계실 때,
노인 옥 셰랍 갈포 Ngok Sherab Gyalpo(1124~1204) ,
배움은 적고 총기도 미약했지만
스승께 바친 마음은, 깊고 곧았네.
닥포체 Drakpoche 의 암자에서
해가 바뀌도록 말없이 시봉하였으되,
한 번도 법을 청하지 않았고,
스승 또한 침묵으로 답하셨네.
헤어짐이 다가오자,
노인은 황금 한 량 올려 공양드리며 읊었네:
스승은 조용히 지팡이를 들고,
노인의 가슴을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노인이여,
자네의 알아차림을 보게.
지금 이 순간,
스스로 빛나는 ‘각성된 앎’을!
그것은 형상이 없고,
색깔도 없고,
가운데도 없으며,
가장자리도 없네.
처음엔 어디서도 오지 않고 — 공하고,
지금도 어디 머물지 않으며 — 공하고,
끝내 어디로 가지 않으니 — 공하네.
공하지만,
그 안엔 밝은 빛, 투명한 앎이 흐르고,
그것을 알아보는 순간,
자네는 자네 자신을 알아보는 것이네.
그게 곧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요,
마음의 본래 성품이오,
왜 사물이 그러한지를 꿰뚫는 앎이네.
내면의 모든 물음에 대한
궁극의 응답이 거기 있다네.
이 ‘자각’은 어떤 사물도 아니며,
이미 자네 안에 깃들어 있네.
다른 데서 찾으려 하지 말게.
세상의 가장 깊은 진리는
멀리 있지 않고,
바로 지금,
이 알아차림 속에 드러나 있네.
그 본성은
주체도 아니요, 객체도 아니며,
영원도 아니요, 허무도 아니라네.
깨달아야 할 무엇도 없고,
부처 또한
본래 깨어 있는 이 자각일 뿐이네.
지옥에 떨어질 존재도 없으니,
왜냐면 자각은
처음부터 티 없는 거울이기 때문이네.
수행할 법도 따로 없소.
자각은 저절로
스스로를 비추는 법이니까.
대원만(大圓滿)의 이 견해,
이미 자네 안에 있네.
확신을 가져야 하네.
다른 데로 눈 돌리지 말게.
이렇게 보고, 실천하고자 한다면,
어디 있든 그대의 몸이 법당이네.
밖으로는
오는 일, 가는 일,
모두가 나타나는 것일 뿐 — 공이 공을 드러낼 뿐이네.
그대로 두게, 얽히지 말게.
그러면
현상은 도반이 되고,
수행은 그 자체로 이어지네.
안으로는
떠오르는 생각과 미세한 동요,
그 무엇도 실체가 없네.
떠오르고 사라지며,
자연스레 텅 빈 자리로 흘러가네.
그 밝고 고요한 본성으로 돌아갈 때,
모든 생각이 수행의 길이 되네.
비밀스레,
격정과 반응이 일어날지라도
그 한가운데로 직시하라.
그러면 곧,
그 감정은 그림자 없이 스러지리니.
이것 또한 쉬운 법이라네.
이대로 닦는다면
명상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세상 모든 것이
자네의 길동무가 되어 주네.
수행의 흐름은 멈춤이 없고,
자연의 자리로 머물게 되네.
행(行)은 제약을 떠나고,
삶의 모든 행위 속에
궁극의 진실이 드러나게 되네.
그리하여 자네는 알게 되리.
몸은 늙어도
자각의 광명은 늙지 않으며,
젊고 늙음을 가리지 않음을.
분별을 넘은 진리의 자리엔
총명과 우둔함도,
학식과 무식함도
허깨비일 뿐.
이 몸은 빌린 것이니 무너지나,
자각의 지혜는
영원한 법신이라네.
안정된 자리에 이르렀다면
삶이 길건 짧건
아무래도 좋다네.
노인이여,
이것이 모든 것의 참된 법.
이 가르침을 가슴 깊이 간직하라.
말을 따로 놀게 하지 말고,
뜻을 놓치지 말게.
정진을 벗 삼고,
모든 것을 깨어있는 마음으로 감싸 안게.
헛된 말, 시비에 빠지지 말고,
불선한 생각에 얽매이지 말게.
집안일에 지나치게 얽히지 말고,
먹고 마심에 탐닉하지 말게.
담담하고 소박한 죽음을 준비하라.
남은 시간 많지 않으니,
마음을 다해 정진하라네!
이것이,
죽음을 앞둔 늙은 이를 위한 나의 가르침이오.
이대로 하시오."
스승께선 내내
지팡이를 노인의 가슴에 겨누셨고,
이 법문은
『노인에게 지팡이를 가리켜 전한 가르침』이라 불리게 되었네.
옥 셰랍 걀포는 그 가르침으로 해탈하였고,
성취를 이루었다네.
이후를 위해, 카르첸 Kharchen 의 여인이
이 법을 기록하여
『지팡이를 가리킨 가르침』 The Pointing the Staff Instruction’이라 전하였네.
봉인! 봉인! 봉인! Sealed! Sealed! Seal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