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3초새 화르르… 전기차 ‘열폭주’에 당했다
아이오닉5 화재 15분 만에 2명 사망… 그들은 왜 탈출 못했나
임경업 기자
입력 2022.06.14 03:06
가벽으로 만든 ‘수조’에 넣고 진화 - 지난 4일 부산 강서구 남해고속도로 요금소에서 소방관들이 전기차 아이오닉5에 붙은 불을 진화하고 있다. 배터리에서 계속 열이 발생해 소방관들은 차 주변에 가벽을 설치한 뒤 물을 쏟아부어 배터리가 물에 잠기게 하는 방법을 썼다. 그런데도 진화에만 7시간이 걸렸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지난 4일 오후 11시 부산 강서구 남해고속도로 서부산요금소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가 톨게이트 충격흡수대를 들이받았다. 차량은 화재가 나 검게 탄 형체만 남았고, 운전자와 한 명의 동승자는 모두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톨게이트 전방 도로 분리벽과 충격흡수대를 정면으로 들이받은 사고였다.
부산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사고가 난 지점은 하이패스가 아닌 현금 정산구역이고 차량 파손 정도를 봤을 때도 차량이 고속으로 달려와 충돌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탑승자들이 충돌의 충격으로 사망할 만큼 과속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고 전기차의 탑승자들은 불타는 차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차량 화재 진화에도 무려 7시간이나 걸렸다.
◇충돌 직후 3초 만에 번진 불길
탑승자들이 탈출하지 못한 것은 차량이 충돌하자마자 불이 붙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경찰의 CCTV 분석 결과, 사고 전기차는 충돌 직후 약 3초 만에 차량 전체로 불길이 번졌다. 사고 담당 조사관은 “충돌 직후 1~2초 만에 ‘펑’ 하며 불길이 차량 보닛 쪽에서 튀어 올랐고 곧바로 차량 앞쪽 전체로 번졌다”고 말했다. 당시 출동 소방관은 “사고 15분 만에 현장 도착했을 때 차량 내부까지 불이 번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과 전문가들은 전기차 배터리 온도가 순식간에 고온으로 치솟으면서 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현상, 이른바 ‘배터리 열폭주’가 사고 차량에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한다. 배터리가 외부 충격을 받아 손상되면 배터리팩 내부 온도가 섭씨 30~40도에서 800도로 치솟는 현상이다. 배터리는 작은 셀 단위를 차곡차곡 이어붙여 만드는데, 셀 하나에 고열이 나면 바로 옆 셀도 달아오르면서 도미노처럼 불이 붙는 것이다. 나용운 국립소방연구원 연구사는 “배터리 열폭주는 배터리 손상 직후 1~2초 만에도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2020년 서울 용산에서 발생한 테슬라 모델X 화재 사고 때는 전기차의 매립식 손잡이가 열리지 않아 구조가 지연됐고 결국 운전자가 숨졌다. 일부 전기차 모델은 평소 차 문 손잡이가 문 안쪽으로 숨어 있다가 손잡이를 눌러서 밖으로 꺼내는 방식이다. 하지만 부산에서 화재가 난 현대차 아이오닉5는 충돌이 감지되면 손잡이가 튀어나오도록 설계돼 있다. 숨진 탑승자의 사망이 자동차 손잡이와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부검 결과, 탑승자들은 가슴 쪽 뼈들이 골절된 것도 확인됐다. 부상으로 쉽게 몸을 가누지 못해 신속한 대피가 어려웠을 가능성은 있다.
◇완전 진화에 7시간 걸렸다
이번 부산 전기차 화재는 다음 날 오전 6시를 넘겨서야 겨우 진화됐다. 진화에 무려 7시간 이상 걸렸고, 자정을 넘겨서는 다 끈 줄 알았던 불이 다시 붙었다.
이처럼 전기차 화재 진화가 어려운 것은 배터리가 철제로 덮여 있어 소화제가 침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차를 통째로 거대한 수조에 집어넣거나 차 주변에 가벽을 쳐서 배터리 전체를 물로 감싸야 한다. 이번 화재도 가벽을 설치하고 물을 쏟아부어 배터리만 물에 잠기게 했다. 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공통적인 특성으로 특정 제조사 문제도 아니다.
전기차 배터리는 초고장력 강판이 보호하는 구조다. 자동차 업계는 시속 60㎞ 내외 충돌에는 배터리가 안전하다지만, 이번 사고에도 보듯이 100% 안전을 장담할 수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는 열폭주로부터 안전하지만 실제 양산까지 최소 수년이 걸릴 것”이라며 “현재 전기차는 안전 운전만이 화재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임경업 기자
100자평
6
도움말삭제기준
찬성순반대순관심순최신순
공일호
2022.06.14 05:57:13
이 세상에서 제일 꼴불견인 놈들이 퍼런색 번호판을 馬牌처럼 이리저리 들이대면서 운전하고 다니는 놈들이다. 지가 마치 세상을 求하는 환경주의자인 것처럼 말하고 만나면 매일 한다는 이야기가 고작 [왜 이리 충전이 힘드냐. 아파트 주차장에 몽땅 전기차 충전장치를 설치해야 한다]고 혀바닥을 움직이는 놈들이다. 겨우 풀풀거리는 이상화탄소를 내뿜으면서 화석연료 fossil fuel 로 만든 전기를 효율이 떨어지는 지 자동차 밑에 싣고 다니면서 잘난체 하기는. 그들은 전기차가 얼마나 위험한 機械인지를 모른다. 알면서도 내가 운전하는 자동차에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단장한다. 전해질液이 조금 새면 몽땅 검정색으로 타 버리는 그것을 알고도 신나게 운전하는 바보들. 전기차는 親환경차가 절대 아니다. 전기차는 逆환경차이다. 잘난척 운전하다가 작은 사고에도 빠져나오지도 못해서 黃天으로 가는 오늘의 이 모습을 잘 새겨봐라. 전기차 타지 마라. 돈 많고 충전할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어른들의 장난감이다.
답글작성
15
0
설현욱
2022.06.14 06:06:37
..설현욱 2022.06.06 전기차 충전 카드 6개나 들고 다녀요”… / ..개선될 여지가 별로없이 충전 시간이 길다.. 안정성이 충분하지 않아 위험하다..배터리는 구조적으로 파손 자체가 용납되지 않으며, 셀이 살짝이라도 찍히면 그대로 화재나 폭발로 이어지는데다 부피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외부 환경에 대단히 취약하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으며, 일단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 배터리의 모든 에너지가 열로 변환되기 전까지는 진압도 불가능하고 대형 폭발 위험까지 있기 때문에 섣불리 접근할 수도 없어 상당한 골칫거리가 된다..가장 큰 문제는 화재빈도가 아니라 화재사고로 인한 사망률..거기에 교환비용이 비싸다. 최근 출시된 차량 기준으로 배터리 시스템만 약 아이오닉 5 기준 1700만원에서 G80 전기차 기준 2500만원대로 높게 형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