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비가 오고 바람이 많이 불어
덕원농장 고추밭에 고추들이 다 쓰러졌습니다.
백춘덕 아저씨가 이사 할 집에 잠시 들렀는데,
곧 아저씨께서는 "일하러 가야 되는데..." 했습니다.
내 일이다 여기시는 일이 있습니다.
덕원농장 사모님께서 고추가 많이 떨어졌다며 다 가져가서 먹으라 했습니다.
고추밭으로 따라갔습니다.
고추밭에서 저희를 발견한 아저씨께서 웃었습니다.
아저씨께서는 일하기에 편한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흙 묻은 옷을 보니 분명 일도 열심히 했을 겁니다.
마을 회관에서 만난 할머니께서도 "아, 그 사람 꾀도 안 부리고 일 참 잘해"라고 하셨습니다.
아저씨를 아시는 이웃 분들이 있습니다.
덕원농장 사장님께서 잠시 쉬는 시간 이야기를 나눠주셨습니다.
"사장님, 이렇게 저희 다 줘도 되나요?"
"다 나눠먹고, 더불어 살고 그래야지, 혼자 살아 뭐해.
농장하는 것도 농장을 해야 농약파는 사람들이 먹고 살고,
농장일 하는 사람들이 먹고 살고 그러는 거지.
그거 판 돈으로 우리가 또 먹고 사는 거고. 다 같이 사는 거야.
그리고 인연이라는 게 우스운 게 아니야.
우리가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우리가 또 어떻게 이어질지 몰라.
백군이랑 나도 만나서 이렇게 오래 만나고 있잖아. "
백춘덕 아저씨께서 이사 올 가곡마을과 일하는 농장에는
더불어 살고 인연을 소중히 하는 이웃이 있습니다.
농장 일을 마치고 아저씨께서는 작업복을 벗고
당신이 좋아하시는 붉은색 티와 단정한 바지를 차려입고 오셨습니다.
외식을 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사장님께서 잡채를 잘 먹는 백춘덕 아저씨를 보고
아저씨쪽으로 가까이 잡채를 밀어다 놓았습니다.
고기도 잘 먹는 아저씨, 같은 테이블에 앉은 덕원농장 사장님과 사모님은
고기를 드시지도 않고 아저씨 먹는 모습을 틈틈이 쳐다보았습니다.
"백군 술 한 잔 먹을래?"
"네"
사장님께서는 술 좋아하시는 아저씨위해 술도 함께 시켜줍니다.
"같이 술 마셔 줄 사람이 없으니까 내가 한 두어잔 같이 먹어주지."
사모님께서는 백춘덕 아저씨의 술친구가 되어주십니다.
백춘덕 아저씨는 이따금 술친구가 되어주는 이웃이 있는 곳에 이사를 갈 예정입니다.
김민지 선생님께서 잡채를 드시는 백춘덕 아저씨를 보시며
"아저씨는 해산물 잘 안 먹잖아요. 오뎅도 잘 안먹지 않아요?" 했더니
덕원농장 사모님께서 "이제는 오뎅도 잘 먹어요~" 했습니다.
저희들은 모르는, 서로가 아시는 부분이 많습니다.
저희는 더 할 게 없습니다.
"내가 내도 되는데요."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는데 아저씨께서 뒷주머니를 만지시며 이야기하셨습니다.
내가 농장일 해서 번 내 돈으로 대접하고 싶으신 거겠지요.
저녁 식사를 마치고 아저씨께서 가는 길에 먼저
"커피 같은 거 마시러 가면 좋겠어요" 라고 제안했습니다.
자신이 농장일 해서 버신 돈,
실습생들 왔으니 사주고 싶으신 마음이겠지요.
"아저씨, 저 있을 때는 그런 말 안 하더니 실습생들 오니까 커피 사준다고 하네요" 하니
아무 말없이 씨익 웃습니다.
카드를 만지는 아저씨의 손이 당당해보였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백춘덕 아저씨께서 먼저 "내일 봬요" 라고 인사했습니다.
아저씨께서 농장일 하시는 법 알려주신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일, 잘하는 부분이기에 저희 내일 농장일 더 열심히 잘 배울 수 있을 겁니다.
아저씨께서 가르쳐 주실 겁니다.
내일 아저씨가 시키신 일 하러 갈 예정입니다.
2015.07.13, 서지연 일지
김민지 선생님
"일 하거 가야 되는데…", "내가 내도 되는데요."
내 일이니 내가 해야 한다.
아저씨 삶에 아저씨가 주인 노릇 하시는 모습. 멋집니다.
식당에서 아저씨가 '내시겠다' 하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대접하고 싶다' 하는 그 마음이 큽니다.
대접하고, 대접받으며 관계해야지요.
"더불어 살고 그래야지." 복지요결의 공생. 저도 사장님께 많이 배웠습니다.
더불어 사는 것은 사회다움의 핵심 속성이죠.
늘 감사합니다.
박현진 선생님
-봉사자, 대상자와는 다를 수 밖에 없지요?
이웃, 인정, 관계를 살여 도와야 하는 이유를 사장님께서 잘 알고 설명 해주셨네요.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주선, 거드는)이자 사회사업에서 중요한 일이지요.
사장님께서 하신 말씀 잘 기억해요. 새겨요. 사장님, 감사합니다.
-백춘덕 아저씨 주위엔 참 좋은 분들이 많아요.
사장님·사모님·아드님은 물론이고 인정많은 마을 분들까지...
모든 분들이 백춘덕 아저씨를 인격적으로 대해주시지요.
그렇게 하시니 당연히 어울려 지내시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당신들(가곡마을 이웃이나 덕원농장 사장님·사모님·아드님)의 마당과 삶터.
자기인간관계와 일상생활에서 도우니 이렇게 지내시는 거지요.
이렇게 돕는 것이 잘하는 것이지요.
이웃이 있고 인정이 있는 사회. 고마워요. 고생했어요 지연·상희.
임우석 선생님
사장님 말씀이 감동입니다.
"다 나눠먹고, 더불어 살고 그래야지, 혼자 살아 뭐해.
농장 하는 것도 농장을 해야 농약파는 사람들이 먹고 살고,
농장일 하는 사람들이 먹고 살고 그러는 거지.
그거 판 돈으로 우리가 또 먹고 사는 거고. 다 같이 사는 거야."
이런 분을 두고 따로 떼어 복지시설에서 서비스 했다면,
이런 분을 봉사자로 동원(?) 했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합니다.
사회사업은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할 만한 일입니다.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더 확신합니다
신아름 선생님
실습 첫 날. 인사하며 시작하셨네요.
잘 하셨어요.
백춘덕 아저씨의 자취생활에 가곡마을 주민, 농장사장님 내외분,
김민지 선생님, 박현진 선생님, 지연학생, 상희학생이 있어 든든합니다.
박시현선생님
지연학생의 시선이 '자주'와 '공생'에 가 있네요.
그렇게 배웠고 그것을 보고 싶고 살리고 싶어서 신청한 실습(활동)인데,
첫 날부터 마주하니 얼마나 반갑고 놀랍고 기뻤을까.
덕원농장과 가곡마을에 함께 지내며 그 생생한 현장을 마음껏 누비고 누리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아저씨 당당히 자신의 일을 하시는 모습 정말 멋지세요
사장님,사모님 마음이 감사합니다.
오늘도 응원합니다^^
사장님 말씀이 감동입니다.
"다 나눠먹고, 더불어 살고 그래야지, 혼자 살아 뭐해.
농장 하는 것도 농장을 해야 농약파는 사람들이 먹고 살고,
농장일 하는 사람들이 먹고 살고 그러는 거지.
그거 판 돈으로 우리가 또 먹고 사는 거고. 다 같이 사는 거야."
이런 분을 두고 따로 떼어 복지시설에서 서비스 했다면,
이런 분을 봉사자로 동원(?) 했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합니다.
사회사업은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할 만한 일입니다.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더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