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에 탈원전 운동가 오나…원자력계 “기술 전문가 와야”
야당 추천 위원에 양이원영 전 의원 유력
학계 “원자력 안전·기술 전문가로 임명해야”
이병철 기자
입력 2024.07.03. 15:55
업데이트 2024.07.03. 17:27
지난 5월 9일 열린 제194회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 모습. 원안위에는 9명의 위원이 참여한다./원자력안전위원회
지난 5월 9일 열린 제194회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 모습. 원안위에는 9명의 위원이 참여한다./원자력안전위원회
원자력과 방사선 안전 규제를 책임지는 원자력안전위원회 비상임위원에 환경운동가 출신의 정치인이 거론되면서 원자력계가 불안에 떨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서 벗어나 신규 원전 건설과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탈핵 인사가 원안위에 들어오면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원안위에 따르면, 원안위 위원 9명 중 2명이 현재 공석이다. 하정구 전 위원이 지난달 말 임기가 끝났고, 김호철 전 위원도 지난 2월 임기를 마쳤지만 아직까지 새로운 위원이 위촉되지 않고 있다.
원안위는 원자력안전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국무총리 산하 위원회다. 원전의 건설과 운영, 정지에 필요한 기술을 검토하고 규제를 담당하고 있다. 원안위 관계자는 “원안위는 합의제 기구이면서 일종의 기술위원회로 볼 수 있다”며 “에너지 수급이라는 이익과 안전이라는 위험 사이에서 필요한 기술적 규제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 업무”라고 말했다.
원안위 위원은 총 9명으로 상임위원은 위원장과 사무처장이 맡는다. 비상임위원 7명 중 4명은 국회 추천, 나머지는 정부 추천으로 임명된다. 국회 추천 4명은 여당과 야당이 각각 2명씩 추천하는 방식이다. 정부 추천 인사인 김호철 전 위원의 후임은 법조인 출신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자력계가 우려하는 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021년 추천한 하 전 위원의 후임이다. 정치권과 원자력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21대 국회의원을 지낸 양이원영 전 의원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의원은 환경운동연합과 에너지전환포럼에서 활동하며 탈핵 운동을 이끈 인물이다.
환경 운동을 했던 인물이 원안위 위원을 맡는 일은 이전에도 있었다. 하 전 위원도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캐나다 원자력공사와 원자로 설계회사 캔두에너지를 거쳐 환경운동연합 시민방사능감시센터에서 활동한 바 있다.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을 지낸 김혜정 전 위원도 환경운동가 출신이다.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을 지내며 탈핵 운동을 했던 이력이 있다.
원안위 안팎에선 환경 운동가 출신 원안위 위원이 과학적인 안전 규제보다 원전을 줄여야 한다거나 위험성만 강조하면서 사업 추진이 지연되는 사례가 나온 적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한 원안위 위원은 “원안위는 위원들 간의 합의를 중시하지만, 일부 환경 운동가 출신 위원이 어깃장을 놓는 바람에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표결로 안건을 처리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했다.
원안위 사정을 잘 아는 원자력 전공 교수는 “원전 생태계에서 원안위의 역할이 아주 중요한데, 전문성이 떨어지는 위원이 올 경우 주요 안건이 정치적으로 다뤄질 수 있다”며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원전 산업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한국도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안전 기술과 규제를 정책과 분리해서 다룰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안위는 여러 현안이 산적해 있다. 신한울 3, 4호기 사업의 건설 허가와 설계수명 한계가 도래하는 원전에 대한 계속운전 심사가 남아 있다. 신한울 3, 4호기는 지난 정부의 탈원전 기조로 백지화됐다가 이번 정부에서는 친원전 정책을 펼치며 다시 건설을 검토 중이다. SMR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원안위가 발빠르게 규제 체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원자력계 관계자는 “원안위가 탈원전, 반핵에 다시 발목을 잡힌다면 국내 원자력 산업이 원전 수출과 SMR 기술 개발로 기지개를 켜는 상황에서 재차 발목을 붙잡는 일이 될 것”이라며 “환경운동가를 원안위에 참여시킬 게 아니라 차라리 원전 정책을 다룰 별도의 위원회를 만들고, 원안위는 기술과 과학을 다루는 전문가들만 위원으로 참여시키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이언스조선 배너
이병철 기자
안녕하세요. 조선비즈 이병철입니다. 과학계 전반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흥미롭고 생생한 과학 소식을 전합니다.
오늘의 핫뉴스
"저희 좀 살려주세요" 쿠웨이트 350억 수주에도 '발동동'
IT 많이 본 뉴스
사업 팔고, 인원 줄이고… 글로벌 통신장비 업계, 불황 속 숨고르기
[인터뷰] 대학 중퇴 32세 청년 ‘기업가치 26조’ CEO로… 딜런 필드 피그마 CEO “LG·카카오도 우리 고객사”
삼성·인텔·TSMC, ‘후면전력공급’ 기술 도입 경쟁… 2나노 선점 ‘승부처’
100자평7도움말삭제기준
100자평을 입력해주세요.
최신순찬성순반대순
과학기술이나라살린다
2024.07.03 16:35:09
우리나라 원전 발전단가는 유연탄의 1/3 밖에 되지 않는다 (52.5원 vs 156.7원/KWh, 2022년). 비산유국인 대한민국은 원자력을 국가 주력 에너지원으로 발전시키지 않으면 지구상에서 생존할 수 없다. 참고로 프랑스는 국가 발전량의 71%를 원자력으로 생산하고 있다(2020년).
답글작성
18
0
대한민국인이다
2024.07.03 17:03:35
민주당 쓰레기들아 그만좀 해라!! 전세계가 전력 부족 문제로 다시 원전으로 전부 복귀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다시 원전 산업 일으켜 전세계 물량 수주해서 침체된 국가를 일으키려 하고 있는데, 왜 또 찬물을 끼얹으려 개ZR이냐? 도대체 너희들이 원하는 건 뭐냐? 국가 기간산업 망가트려 국가경제 쇠퇴시키고 북한이 쉽게 줏어먹게 만드는게 목표냐? 이 간첩들아!!
답글작성
12
0
만대산
2024.07.03 17:14:06
양이원년이 위원으로 와서 정치적 반핵얘기나 하고 있으면 논리적으로 압살하고 그래도 떼쓰면 무시해라.
답글작성
10
0
더보기
당신이 관심 있을 만한 콘텐츠
허웅 前 여자친구 지인 “마약은 사실이지만, 업소에서 일한 적 없어” - 조선비즈
한순간에 무너진 부부애...아내의 셀카가 원인?
발톱무좀 원인균 "이것" 잡았더니 작별했습니다
엔비디아, AI 독점 제동 걸리나… 美 이어 佛도 칼 뽑았다 - 조선비즈
삼성·인텔·TSMC, ‘후면전력공급’ 기술 도입 경쟁… 2나노 선점 ‘승부처’ - 조선비즈
항공 드론에 포착된 신비한 생명체! 놀라운 광경에 깜짝 놀랐습니다!
Recommended by
많이 본 뉴스
1
사업 팔고, 인원 줄이고… 글로벌 통신장비 업계, 불황 속 숨고르기
2
[단독] 쿠웨이트서 350억대 수주하면 뭐 하나… 폐업 위기 中企의 하소연
3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키순라, 선발주자 레켐비 뛰어넘나 (종합)
4
‘3000억대 횡령’ 탓…경남은행, 전 직원 3년치 성과급 환수 결정
5
원안위에 탈원전 운동가 오나…원자력계 “기술 전문가 와야”
6
[인터뷰] 대학 중퇴 32세 청년 ‘기업가치 26조’ CEO로… 딜런 필드 피그마 CEO “LG·카카오도 우리 고객사”
7
[오늘의 별자리 운세] 7월 3일 수요일
8
빌 게이츠 넘었다, 세계 부호 6위 오른 MS 출신 인사
9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韓은 전략적·포괄적 동반자”
10
최저임금 구분 적용 무산에 뿔난 편의점주들 “24시간 영업 못 하겠다”
연예 많이 본 뉴스
1
16기 영숙, 남규홍 PD 저격..“계약서 아직도 못 받아, 400만원에 미친女 프레임” 주장 [전문]
2
나영석 PD, 연봉 40억에도 16년 쓴 자동차 "차에다 스트레스 풀었다"
3
'유튜버 한선월' 이해른, 뒤늦게 알려진 사망 "타살 혐의점 없어"…향년 32세
4
"주사 600샷 때렸다"..43살 송지효, 시술탓 퉁퉁 부은 얼굴(런닝맨)[종합]
5
지연·황재균 입닫꾹, 팝핀현준·박애리 고소..이혼설 온도차 정답은 뭘까 [Oh!쎈 초점]
6
'7억원 날린' 이승철 "재혼 아내 몰래, 억대 넘는 피아노 질렀다" 고백 [종합]
7
박지윤, 돌싱 되더니 과감해졌네…속옷만 입고 걸친 재킷에 아찔한 분위기
8
'곡성'·'방법' 자문한 무당 출연…티빙 '샤먼: 귀신전', 오컬트 다큐 온다
9
삼남매 아빠 신현준, 지난해 첫 딸 얻은 오종혁과 '공동 육아' 도전 (랜선육아왕)
10
“뒤엎어버려” 이승윤, 대세를 거스르는 6분 간의 질주 '폭포' [퇴근길 신곡]
개인정보처리방침
앱설치(Android)
Copyright 조선비즈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