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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어망전(得魚忘筌)
고기를 잡으면 고기를 잡던 통발은 잊는다는 뜻으로, 뜻을 이루면 그 뜻을 이루기 위해 사용한 수단은 버리게 된다는 말이다.
得 : 얻을 득(彳/8)
魚 : 고기 어(魚/0)
忘 : 잊을 망(心/3)
筌 : 통발 전(竹/6)
(유의어)
비조진양궁장(飛鳥盡良弓)
전제(筌蹄)
토사구팽(兎死狗烹)
냇물에서 물고기를 얻은 뒤엔(得魚) 무엇으로 잡았는지 통발의 역할을 잊어버린다(忘筌).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기 어려워 댓조각이나 싸리를 엮어서 통같이 만든 기구인 통발을 썼는데 잡고 나면 그 고마움을 잊는다는 뜻이다.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는다는 토사구팽(兎死狗烹)과 같은 의미다. 그런데 이 성어만큼 초기의 뜻과 뒤에 확장된 의미가 상반되는 것도 드물다.
일단 목적을 달성하면 수단으로 이용하던 사소한 것을 잊고 큰일에 힘을 써야 한다고 하고 반대로 결과에 못지않게 과정도 중요하니 잊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장자(莊子)의 외물(外物)편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통발은 물고기를 잡기 위한 것인데 잡은 뒤에는 잊어야 한다(筌者所以在魚, 得魚而忘筌).
마찬가지로 토끼를 잡고 나면 올가미는 필요 없다(得兎而忘蹄). 말이란 뜻을 담기 위한 것인데 일단 뜻을 얻으면 말을 잊어버린다(得意而忘言).
장자는 이렇게 말을 잊은 경지인 사람과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개념에 얽매여 사고가 경직된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비유다.
사유경(蛇喩經)이란 불경에는 이런 재미있는 비유가 나온다고 한다.
부처님이 비구(比丘)들에게 집착을 버리도록 하면서 설법한다. 어떤 나그네가 평화의 땅으로 가는데 뗏목으로 바다를 건너야 한다.
무사히 건넌 뒤 뗏목으로 큰 덕을 보았으니 메고 가느냐, 아니면 다른 사람도 건너게 두고 가느냐고 묻는다. 이럴 때는 두고 가도 할 일을 다 한 것이며 궁극에는 교법마저 잊는 경지까지 가야 하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득어망전(得魚忘筌)
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을 잊어 버린다는 뜻으로, 바라던 바를 이루고 나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썼던 사물을 잊어버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장자(莊子) 외물편(外物篇)에 나오는 말이다.
筌者所以在魚, 得魚而忘筌.
통발은 물고기를 잡는 것으로 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은 버린다.
蹄者所以在兎, 得兎而忘蹄.
올무는 토끼를 잡는 것으로 토끼를 잡고 나면 올무는 버린다.
言者所以在意, 得意而忘言.
말은 뜻을 전하는 것으로 뜻을 얻으면 말은 잊어버린다.
吾安得夫忘言之人而與之言哉
내 어찌 말을 잊은 사람과 만나 그와 더불어 말을 하지 않으랴.
수단과 과정에 대한 미련이나 집착을 버리라는 말이다. 강을 건너고 나면 배는 필요 없다. 강을 건너고도 배에 연연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깨달음을 얻고도 성인(聖人)의 이름이나 경전(經典)의 자구(字句)에 연연하는 것은 지엽말단(枝葉末端)에 얽매인 태도이다. 본질을 얻었는데 외피가 무슨 소용이랴.
목표를 달성했으면 수단은 잊어야 한다. 나아가 목표를 성취했다는 사실마저도 잊어야 진정한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위의 글에서 망전(忘筌)이나 망제(忘蹄), 망언(忘言)은 모두 시비(是非), 선악(善惡)을 초월한 절대 경지를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득어망전(得魚忘筌)이란, 진리에 도달하면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 사용한 모든 수단을 버린다는 의미이다.
불경(佛經)의 하나인 사유경(蛇喩經)에 보면 다음과 같은 비유가 나온다.
비구(比丘)들이여, 나는 너희들에게 집착을 버리도록 하기 위해 뗏목의 비유를 들겠다.
어떤 나그네가 긴 여행 끝에 바닷가에 이르렀다. 그는 생각하기를 바다 저쪽은 평화로운 땅이니 그리 가야겠다 하고 뗏목을 만들어 무사히 바다를 건넜다.
바다를 무사히 건넌 이 나그네는 그 뗏목을 어떻게 하겠느냐? 그것이 아니었으면 바다를 건너지 못했을 것이므로 은혜를 생각해 메고 가야겠느냐? 아니면, 이 뗏목 때문에 나는 바다를 무사히 건넜다. 다른 사람들도 이것을 이용하도록 여기에 두고 나는 내 갈길을 가자 하겠느냐.
이 나그네는 뗏목을 두고 가도 그의 할 일을 다한 것이 된다. 너희들도 이 나그네가 뗏목을 잊은 것처럼 궁극에는 교법(敎法)마저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장자(莊子)에서 말하는 바와 같다. 절대 경지(境地)에 들어서면 수단(手段)은 물론이거니와 절대 경지에 들어섰다는 것마저 잊으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득어망전(得魚忘筌)이란, 자기의 뜻한 바를 이룬 후에는 그 수단이나 과정에 대하여는 애착을 갖지 말라는 것인데, 오늘날에는 토사구팽(兎死狗烹)처럼 배은망덕(背恩忘德)한다는 뜻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물고기를 잡았으면 통발은 잊어라. 어부가 물고기를 잡았으면 그 물고기를 잡기 위해서 사용하였던 통발은 잊어 버려야 한다. 어부가 잡으려 했던 목표는 물고기였지 결코 물고기를 위해 사용하였던 통발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가끔 본질은 잃어버린 채 말단에서 헤아날 줄 모른다. 물고기를 잡았으면 통발을 잊어버려야 하는데 통발에 집착하고 벗어나질 못하기 때문이다.
돈은 행복해지기 위한 수단이라는 데 모두 동의한다. 그런데 수단인 돈에 집착하여 진정한 행복은 영원히 못 만나는 경우가 많다. 행복해지려고 돈을 벌었는데 수단인 돈에 얽매여 목적을 상실한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 시간(時間)과 공간(空間),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知識)의 집착(執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우물안의 개구리는 자신이 사는
‘우물 안’이라는 공간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에 넓디 넓은 바다를 상상할 수 없다. 여름에만 사는 매미는‘여름철’이라는 시간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에 겨울의 차디찬 얼음을 알지 못한다.
잘난 척하는 지식인(知識人)은 자신의 지식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에 진리(眞理)에 대해서 깨닫지 못한다. 내가 있는 공간, 내가 느끼는 나이,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버릴 때 진정 새로운 기회(機會)는 찾아오고 또 다른 세계로 갈 수 있는 여유(餘裕)가 생긴다.
다음의 시(詩)는 혜강(嵆康), 증형수재입군 오수(贈兄秀才入軍 五首) 제4수 중에서 한 구절이다. 위진시대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인 혜강(嵆康)이 그의 형 혜희(嵆熹)가 군(軍)에 갈 때 써준 시(詩)라 한다.
目送歸鴻, 手揮五弦.
눈은 멀리 집으로 돌아가는 기러기를 바라보고, 손으로는 다섯줄 거문고를 타네.
俯仰自得, 游心太玄.
천지 사이에 자득하고 대도(大道)로 마음을 즐기네.
嘉彼釣叟, 得魚忘筌.
아름다운 저 낚시꾼 고기를 잡고 통발을 잊는구나.
郢人逝矣, 誰與盡言.
영인(郢人)이 죽고 없으니 누구와 더불어 속마음을 말할까
득어망전(得魚忘筌)
물고기를 잡으면 통발을 버리듯 뜻을 이루면 수단을 잊으라는 말이다.
중국의 전설적인 성군 요 임금이 허유라는 은자(隱者)에게 천하를 물려주려고 했다. 하지만 허유는 사양했다. “뱁새는 넓은 숲에 살지만 나뭇가지 몇 개면 충분하고, 두더지가 황하의 물을 마셔도 배가 차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허유는 이 말을 남기고 기산으로 거처를 옮겼다. 요 임금이 기산으로 찾아가 작은 땅이라도 맡아달라고 청했지만 허유는 단호히 거절했다. 요 임금의 말로 자신의 귀가 더러워졌다고 여긴 그는 흐르는 물에 귀를 씻었다.
소 한 마리를 앞세우고 가던 소부(巢夫)가 “왜 그리 귀를 씻고 계시오?” 그 까닭을 물었다.
허유가 자초지종을 말하니 소부가 껄껄 웃었다. “그건 당신이 지혜로운 은자라는 소문을 은근히 퍼뜨린 탓이 아니오.”
그가 물을 따라 올라가자 허유가 물었다. “어디를 가시오.”
소부가 답했다. “당신 귀 씻은 물을 내 소에게 먹일 순 없지 않소.”
고려 충렬왕 때의 문신 추적이 금언과 명구를 모아 놓은 명심보감(明心寶鑑)에 전해오는 얘기다.
장자는 장자 외편에서 허유 등 권력을 거부한 자들을 소개한 뒤 다음의 말을 덧붙인다. “통발은 물고기를 잡는 도구인데 ‘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은 잊어버린다(得魚忘筌)’. 덫은 토끼를 잡기 위한 것인데 토끼를 잡고 나면 덫을 잊어버린다. 말은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인데 ‘뜻을 얻었으면 말은 잊어버린다(得意忘言)’.”
득어망전(得魚忘筌)은 물고기를 잡으면 통발을 잊는다는 의미로 목적을 이루면 목적의 수단으로 쓰인 도구에 더 이상 집착하지 말라는 뜻이다. 쓰임이 다한 것은 잊으라는 게 함의다.
베푼 은혜를 잊지 않으면 자칫 서운함이란 독이 된다. 시대착오적 이념에 매이면 세상 보는 눈이 좁아진다. 용도가 다한 것은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 得(얻을 득)은 ❶회의문자로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와 貝(패; 화폐)와 寸(촌; 손)의 합자이다. 돈이나 물품을 손에 넣어 갖고 있는 일의 의미로, 옛 모양은 貝(패)와 又(우), 手(수)를 합(合)한 자형(字形)이다. ❷회의문자로 得자는 ‘얻다’나 ‘손에 넣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得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貝(조개 패)자, 寸(마디 촌)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得자를 보면 마노 조개를 쥐고 있는 모습만이 그려져 있었다. 마노 조개는 동남아 일부 지역에서 만 볼 수 있었기 때문에 한때 중국에서는 화폐로 쓰였었다. 그래서 갑골문에서의 得자는 화폐를 손에 쥐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재물을 획득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금문에서는 여기에 彳자가 더해지면서 지금의 得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得(득)은 (1)소득(所得)이나 이득(利得) (2)정토에 왕생(往生)하여, 열반(涅槃)의 증과(證果)를 얻음 (3)풍수지리의 혈(穴), 또는 내명당(內明堂) 안에서 흐르는 물 등의 뜻으로 ①얻다 ②손에 넣다 ③만족하다 ④고맙게 여기다 ⑤깨닫다 ⑥알다 ⑦분명해지다 ⑧적합하다 ⑨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⑩이루어지다 ⑪만나다 ⑫탐하다, 탐내다 ⑬사로잡다 ⑭덕(德), 덕행(德行) ⑮이득(利得), 이익(利益)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얻을 획(獲),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잃을 상(喪), 잃을 실(失), 덜 손(損), 떨어질 락(落)이 있다. 용례로는 쓸 만한 사람을 얻음을 득인(得人),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꼭 알맞음을 득중(得中), 아들을 낳음을 득남(得男), 딸을 낳음을 득녀(得女), 얻음과 잃음을 득실(得失), 뜻을 이루어 자랑함을 득의(得意), 투표에서 표를 얻음을 득표(得票), 이익을 얻음을 득리(得利), 풍악이나 노래 등의 곡조가 썩 아름다운 지경에 이름을 득음(得音), 어떠한 시험이나 경기 등에서 점수를 얻음 또는 그 점수를 득점(得點), 목적을 달성함을 득달(得達), 참여할 수 있게 됨을 득참(得參), 아들을 낳음을 득남(得男), 도를 깨달음을 득도(得道), 바라던 것이 뜻대로 됨 또는 뜻을 이룸을 득지(得志), 수입이 되는 이익을 소득(所得), 남의 말이나 행동을 잘 알아차려 이해함을 납득(納得), 얻어 내거나 얻어 가짐을 획득(獲得), 여러 모로 설명하여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도록 잘 알아듣게 함을 설득(說得), 어떤 자격을 취하여 얻음을 취득(取得), 이익을 얻음을 이득(利得), 깊이 생각하여 이치를 깨달아 알아내는 것을 터득(攄得), 물건을 주워서 얻음을 습득(拾得), 사람으로써 알아야 할 것을 배운 후에는 잊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함을 득능막망(得能莫忘), 뜻한 것을 이루어 뽐내는 기색이 가득함을 득의만만(得意滿滿), 농나라를 얻고 나니 촉나라를 갖고 싶다는 득롱망촉(得隴望蜀), 얻은 도끼나 잃은 도끼나 매일반이라는 득부실부(得斧失斧), 얻은 것으로는 그 잃은 것을 메워 채우지 못한다는 득불보실(得不補失), 한 가지 일을 알면 다른 열 가지 일을 잊어버린다는 득일망십(得一忘十), 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을 잊는다는 득어망전(得魚忘筌) 등에 쓰인다.
▶️ 魚(고기 어)는 ❶상형문자로 漁(어)의 고자(古字), 鱼(어)는 통자(通字)이다. 물고기 모양을 본뜬 글자로, 한자의 부수로서는 물고기에 관한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魚자는 ‘물고기’를 그린 글자이다. 魚자는 물고기를 그대로 그린 상형문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魚자를 보면 물고기의 주둥이와 지느러미가 잘 묘사되어 있었다. 이후 해서에서 물고기의 몸통과 꼬리를 田(밭 전)자와 灬(불 화)자로 표현하게 되면서 지금의 魚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魚자는 물고기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활용될 때는 주로 어류의 종류나 부위, 특성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魚(어)는 성(姓)의 하나로 ①물고기 ②물속에 사는 동물의 통칭(通稱) ③바다 짐승의 이름 ④어대(魚袋: 관리가 차는 고기 모양의 패물) ⑤말의 이름 ⑥별의 이름 ⑦나(인칭대명사) ⑧고기잡이하다 ⑨물에 빠져 죽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생선을 가공해서 말린 것을 어물(魚物), 물고기 잡는 그물을 어망(魚網), 물고기를 잡거나 기르는데 쓰이는 항아리 모양으로 만든 유리통을 어항(魚缸), 물고기의 알을 어란(魚卵), 물고기와 조개를 어패(魚貝), 생선 파는 시장을 어시장(魚市場), 물고기의 종류를 어종(魚種), 낚시로 고기잡이하는 데 쓰는 배를 어선(魚船), 물고기를 기름 또는 기른 물고기를 양어(養魚), 말린 물고기를 건어(乾魚), 미꾸릿과의 민물고기를 추어(鰍魚), 청어과의 바닷물고기를 청어(靑魚), 멸치과에 딸린 바닷물고기를 행어(行魚), 퉁가리과의 민물고기를 탁어(馲魚), 은어과의 물고기를 은어(銀魚), 가오리과에 딸린 바닷물고기를 홍어(洪魚), 가물치과에 딸린 민물고기를 흑어(黑魚), 학꽁치과의 바닷물고기를 침어(針魚), 멸치과의 바닷물고기를 약어(鰯魚), 동자개과에 딸린 민물고기를 종어(宗魚), 잉어과의 민물고기를 타어(鮀魚), 철갑상어과의 바닷물고기를 심어(鱘魚), 제사 상을 차릴 때에 어찬은 동쪽에 육찬은 서쪽에 놓음을 이르는 말을 어동육서(魚東肉西), 어魚자와 노魯자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몹시 무식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어로불변(魚魯不辨), 물고기와 물처럼 친한 사이라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의 친밀한 사이 또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 사이를 일컫는 말을 어수지친(魚水之親), 물과 물고기의 관계와 같이 매우 친근한 사이를 일컫는 말을 어수지교(魚水之交), 고기 대가리에 귀신 상판때기라는 뜻으로 괴상 망측하게 생긴 얼굴을 형용하는 말을 어두귀면(魚頭鬼面), 고기가 솥 속에서 논다는 뜻으로 목숨이 붙어 있다 할지라도 오래 가지 못할 것을 비유하는 말을 어유부중(魚遊釜中), 잉어가 용으로 화한다는 뜻으로 과거에 급제하여 입신 양명함을 이르는 말을 어룡장화(魚龍將化), 물고기의 눈과 연산의 돌이라는 뜻으로 두 가지가 옥과 비슷하나 옥이 아닌 데서 허위를 진실로 현인을 우인으로 혼동함을 이르는 말을 어목연석(魚目燕石), 물고기는 대가리 쪽이 맛이 있고 짐승 고기는 꼬리 쪽이 맛이 있다는 말을 어두육미(魚頭肉尾), 물고기 떼나 새 때가 흩어져 달아난다는 뜻으로 크게 패망함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어궤조산(魚潰鳥散), 물고기가 변하여 용이 되었다는 뜻으로 어릴 적에는 신통하지 못하던 사람이 자란 뒤에 훌륭하게 되거나 아주 곤궁하던 사람이 부귀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어변성룡(魚變成龍), 글자가 잘못 쓰였다는 뜻으로 여러 번 옮겨 쓰면 반드시 오자誤字가 생긴다는 말을 어시지혹(魚豕之惑), 용과 같이 위엄 있는 모양을 하고 있으나 실은 물고기라는 뜻으로 옳은 듯하나 실제는 그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어질용문(魚質龍文) 등에 쓰인다.
▶️ 忘(잊을 망)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마음 심(心=忄, 㣺;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亡(망; 숨다, 없어지다)의 합자(合字)이다. ❷회의문자로 忘자는 ‘잊다’나 ‘상실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忘자는 亡(망할 망)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亡자는 날이 부러진 칼을 그린 것으로 ‘망하다’나 ‘잃다’, ‘없어지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없어지다’라는 뜻을 가진 亡자에 心(마음 심)자를 결합한 忘자는 ‘마음을 없애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잊으라는 뜻이다. 忘자를 보니 ‘미망인’이란 단어가 생각난다. 하지만 미망인은 ‘아직 잊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未忘人(미망인)이 아니라 ‘아직 따라 죽지 않은 사람’이란 뜻의 未亡人(미망인)이다. 그래서 忘(망)은 주의하는 마음이 없어지다, 잊다는 뜻으로 ①잊다, 기억(記憶)하지 못하다 ②버리다, 돌보지 않다 ③끝나다, 단절되다 ④소홀(疏忽)히 하다 ⑤망령되다 ⑥상실하다, 잃어버리다 ⑦없다 ⑧건망증(健忘症)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사실을 잊어 버림을 망각(忘却) 또는 망실(忘失), 집안을 망치는 못된 언동을 망덕(忘德), 은혜를 잊음을 망은(忘恩), 잊어 버림을 망기(忘棄), 나이를 잊음을 망년(忘年), 근심을 잊는 일을 망우(忘憂), 보고 듣는 것을 자꾸만 잊어 버림을 건망(健忘), 잊기 어렵거나 또는 잊지 못함을 난망(難忘), 잊지 아니함을 불망(不忘), 잊지 않게 하려는 준비를 비망(備忘), 기억에서 사라짐을 소망(消忘), 잊을 수가 없음을 미망(未忘), 정신이 흐려 잘 보이지 않음을 혼망(昏忘), 어떤 생각이나 사물에 열중하여 자기자신을 잊어 버리는 경지를 망아지경(忘我之境), 은혜를 잊고 의리를 배반함을 망은배의(忘恩背義), 자신과 집안의 일을 잊는다는 망신망가(忘身忘家), 시름을 잊게 하는 물건을 망우지물(忘憂之物), 나이 차이를 잊고 허물없이 서로 사귐을 망년지교(忘年之交), 나이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교제하는 벗을 망년지우(忘年之友) 등에 쓰인다.
▶️ 筌(통발 전)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대 죽(竹; 대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全(전)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筌(전)은 통발(筒-: 대오리로 엮어 만든 고기를 잡는 제구) 뜻이다. 유의어로는 荃(향초 전, 붓꽃 손, 고운 베 철, 풀 이름 찰)이다. 용례로는 고기를 잡는 통발과 토끼를 잡는 올가미라는 뜻으로 목적을 위한 방편을 이르는 말을 전제(筌蹄), 가는 댓조각이나 싸리를 엮어서 통같이 만든 고기잡이 기구를 이르는 말을 어전(漁筌), 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筒-)을 잊는다는 뜻으로 바라던 바를 이루고 나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썼던 사물을 잊어버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득어망전(得魚忘筌)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