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화요일] 열왕기상 12장 1~11절

[김시온]

열왕기상 12장

1 르호보암이 세겜으로 갔으니 이는 온 이스라엘이 그를 왕으로 삼고자 하여 세겜에 이르렀음이더라

2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이 전에 솔로몬 왕의 얼굴을 피하여 애굽으로 도망하여 있었더니 이제 그 소문을 듣고 여전히 애굽에 있는 중에

3 무리가 사람을 보내 그를 불렀더라 여로보암과 이스라엘의 온 회중이 와서 르호보암에게 말하여 이르되

4 왕의 아버지가 우리의 멍에를 무겁게 하였으나 왕은 이제 왕의 아버지가 우리에게 시킨 고역과 메운 무거운 멍에를 가볍게 하소서 그리하시면 우리가 왕을 섬기겠나이다

5 르호보암이 대답하되 갔다가 삼 일 후에 다시 내게로 오라 하매 백성이 가니라

6 르호보암 왕이 그의 아버지 솔로몬의 생전에 그 앞에 모셨던 노인들과 의논하여 이르되 너희는 어떻게 충고하여 이 백성에게 대답하게 하겠느냐

7 대답하여 이르되 왕이 만일 오늘 이 백성을 섬기는 자가 되어 그들을 섬기고 좋은 말로 대답하여 이르시면 그들이 영원히 왕의 종이 되리이다 하나

8 왕이 노인들이 자문하는 것을 버리고 자기 앞에 모셔 있는 자기와 함께 자라난 어린 사람들과 의논하여

9 이르되 너희는 어떻게 자문하여 이 백성에게 대답하게 하겠느냐 백성이 내게 말하기를 왕의 아버지가 우리에게 메운 멍에를 가볍게 하라 하였느니라

10 함께 자라난 소년들이 왕께 아뢰어 이르되 이 백성들이 왕께 아뢰기를 왕의 부친이 우리의 멍에를 무겁게 하였으나 왕은 우리를 위하여 가볍게 하라 하였은즉 왕은 대답하기를 내 새끼 손가락이 내 아버지의 허리보다 굵으니

11 내 아버지께서 너희에게 무거운 멍에를 메게 하였으나 이제 나는 너희의 멍에를 더욱 무겁게 할지라 내 아버지는 채찍으로 너희를 징계하였으나 나는 전갈 채찍으로 너희를 징계하리라 하소서

설교

열왕기상은 11장까지 솔로몬의 시대를 기록하고, 12장부터는 분열왕국 시대를 기록합니다. 솔로몬의 우상숭배와 배교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다른 이에게 나눠주겠다고 하셨죠. 그 분열왕국의 시작이 12장에 나옵니다. 12장 1절을 보시면, 아직 나라가 나눠지기 전에, 온 이스라엘이 르호보암을 왕으로 세우려고 세겜에 모였습니다. 솔로몬이 죽고, 이제 다음 왕을 공적으로 세우려고 백성들이 모이기로 한 겁니다. 사울, 다윗, 솔로몬도 그렇게 세워졌죠. 그래서 르호보암도 백성들이 모인 곳으로 갔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따로 설명하지 않지만, 사실 백성들이 ‘세겜’에 모인 이유가 있습니다. 세겜은 여호수아가 과거 이스라엘 백성들을 모아놓고, 복과 저주를 가르쳤던 장소입니다. 하나님께 순종하고 따르면 복을 받고, 하나님을 거부하고 불순종하면 저주를 받을 것이니, 하나님만 믿고 따르라고 가르쳤죠. 또,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요셉의 뼈를 가지고 나와 묻은 곳입니다. 세겜은 이스라엘에게 하나님의 약속, 하나님의 율법, 이스라엘의 맹세가 떠오르는 종교적인 장소입니다. 백성들이 르호보암을 세겜으로 부른 것은 의도가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왕이 되어 달라고, 정의롭고 백성들을 살피고 섬기는 왕이 되어 달라고 요구하고 싶은 겁니다.

2절, 3절 보시면, 이 자리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로보암이라는 사람을 대표로 세워서 데려왔다고 합니다. 여로보암은 예전에 솔로몬이 감독관으로 세웠던 유능한 사람인데, 하나님께서 이 여로보암에게 나라를 나눠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솔로몬이 그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겠죠. 여로보암을 죽이려 합니다. 그래서 여로보암이 애굽으로 도망쳐서 지내고 있었는데, 백성들이 이제 막 데려온 참이었습니다. 지도자처럼 세운 것이죠.

백성들이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암을 왕으로 세우려고 하는데, 한 가지 조건을 내겁니다. 4절 보시면, 왕의 아버지 솔로몬이 우리 멍에를 무겁게 했지만, 왕은 이제 왕의 아버지가 우리에게 시킨 고역과 메운 무거운 멍에를 가볍게 해 달라고 합니다. 그러면 왕을 섬기겠다고 합니다. 멍에를 없애 달라는 것이 아니라, 노동을 하지 않겠다고 들고 일어선 게 아니라, 줄여 달라는 겁니다. 과도한 노역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는 것이죠.

열왕기상 9장에서, 솔로몬이 이스라엘 사람들은 노예로 삼지 않고, 그곳에 남아 있던 가나안 족속 사람들을 노예로 삶았다고 했습니다. 대신에, 이스라엘 사람들은 노예가 아니라, 군사와 신하와 고관과 대장과 지휘관으로 삼았다고 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구하는 것을 볼 때, 군사와 신하와 지휘관으로 지내는 것도 결코 쉽지 않았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니면, 노예처럼 부리지만 않았을 뿐, 엄청난 노역을 시켰을 수도 있겠죠. 이 백성들이 없는 말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5절 보시면, 이 말을 듣고 르호보암이 3일의 시간을 달라고 합니다. 고민해보고, 답을 주겠다는 것이죠. 그렇게 해놓고 르호보암이 어떻게 합니까? 솔로몬이 살아 있을 때 솔로몬을 모셨던 어른들과 의논해 봅니다. 어른들은, 백성을 섬기는 왕이 되라고 조언하죠. 왕이 먼저 섬기면, 백성들이 왕을 따를 것이라고 합니다. 성경적인 방법이고, 나중에 오실 예수님을 닮은 방법이죠. 세겜에 모인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8절 보시면, 르보호암은 그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가 봅니다. 어른들의 조언을 버리고, 자기와 함께 자란 어린 사람들에게 조언을 묻습니다. 어린 사람들은 뭐라고 대답합니까? 10절 보시면, 더 강하게 다스려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매로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죠.

성도 여러분, 르호보암이 지금 무엇을 거부하고 무엇을 선택하는지 잘 보시기 바랍니다. 르호보암의 눈에는 섬기는 왕이 못마땅해 보였습니다. 왕은 섬기는 자가 아니라, 다스리고 군림하는 자라고 생각한 겁니다. 백성들이 불만을 품고, 왕에게 요구하는 것을 좋지 않게 생각하면서, 그런 불만은 무력이나 힘으로 눌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르호보암의 마음이 그저 백성들만을 향했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백성들을 무력으로 눌러야 한다고 생각하는 왕은, 하나님을 왕으로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열왕기상 14장 뒷부분에 보시면, 르호보암은 하나님을 무시합니다. 르호보암은 온 나라를 우상숭배에 빠지게 만듭니다.

우리는 오늘 말씀에서 하나님 나라가 어떤 곳인지 배웁니다. 다행히, 우리를 위해 오신 진짜 왕 예수님은 우리를 섬기는 왕으로 오셨습니다. 인자는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고 왔다고 하셨죠. 우리의 왕은 섬기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그 나라의 백성들인 우리 역시, 섬기는 백성들이 되어야 한다고 성경은 일관되게 가르칩니다. 우리는 섬기는 왕의 다스림을 받는 섬기는 백성들입니다. 섬기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가, 여러 성경에서 설명할 수 있겠지만, 섬기는 것이 어떤 자세와 태도인지 이미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계속 군림하고 싶어 합니다. 섬기는 것보다 섬김을 받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르호보암처럼 말이죠. 나에게 마땅한 대우가 돌아오지 않을 때, 불평과 불만을 표시합니다. 나를 마땅하게 대하지 않는 사람들을 맹렬하게 비난합니다. 그런데 이런 우리의 마음 중심에는, 르호보암처럼, 하나님을 우리의 왕으로 모시지 않는 불신앙이 자리 잡고 있다고 오늘 본문이 지적합니다. 오늘 말씀으로 우리의 마음 중심을 돌아보길 원합니다. 우리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의 왕이십니다. 그분이 섬김의 본을 아들을 통해 보여주셨기에, 우리 역시 섬기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내가 받으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주 예수님을 따라 섬기는 백성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 말씀으로 우리의 마음을 돌아보고, 다시 섬기는 자리로 내려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는 저와 성도님들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