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선봉!
손해락 3군사 선봉대 성당 주임신부님께(압존법에 의해 경어를 최대한 줄입니다.)
'선봉'이라는 군대 거수 경례 구호를 먼저 써서 죄송합니다. 오는 9월 9일이면, 제대 50년이 되는 예비역 일반하사 이원우 주임신부님께 '선봉'을 외치는 충정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전입 인사를 한 장교 형제 둘 이야기를 하려니 웃음이 나오는군요. 아직 전 부대 습관이 남아 있어서 사복 차림으로 거수 경례를 하면서, 충성'이라 했으니까요. '선봉'이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겠지요.
5개월 전 母部隊 26사단 불무리 성당에 가서, 김도훈 라파엘 주임신부님께 고해 성사를 봤었습니다. 군종병으로 있던 최진형 학사가 제대하는 날이었지요. 축하하기 위해 부끄러운 금일봉을 들고 그를 만났습니다. 지금 그는 필리핀에 봉사 활동을 가 있는데, 8월 말이면 귀국합니다. 오늘 손해락 멜키올 주임신부님께 성사를 보면서 6개월쯤 미사에 참례하지 못했었다는 고백을 했는데, 사실이 맞습니다.
사무실에 먼저 들렀습니다. 윤지환 마르첼로 병장과 인사를 나누었지요. 이야기는 제가 먼저 건넸지만, 그가 저를 먼저 알아봤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불무리 성당에 가끔 간다고 했더니, 그가,
"저도 어릴 때 아버지를 따라 불무리 성당에 자주 다녔습니다."
제가 제대할 무렵 성당이 없었습니다. 터는 닦는 중이었다고나 할까요?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君의 춘부장은 현역 준사관이라 했습니다. 어디에 근무하는지 저는 압니다만, 밝히지 않는 게 도리겠지요. 그 준사관 형제가 저의 전우입니다. 물론 나이 차이는 많이 나겠지만--.
꾸지람 받을 각오하면서 성사가 아닌 고백을 하나 합니다. 제가 나이도 들고 해서(42년생) 그런지 성사 볼 때 뭐라고 말씀 드렸는지, 보속으로 뭘 받았는지 기억하기 힘들 때도 있습니다. 그래 스마트폰을 끄지 않고 녹음기를 켠 채 고백소 안에 들어갔습니다. 고스란히 거기 담겨 있으니, 다시 들어 보면 '주님의 기도' 가 얼마나 무거운지 새삼 깨닫게 되겠지요.
저는 半軍人입니다. 그래서 병사들 가까이서 미사에 참례하면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병사들 뒤에 바짝 붙어 앉았습니다. 수녀(님)가 만류(?)했지만, 저는 초지일관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들의 땀냄새가 저는 좋습니다. 병사는 35명이더군요. 나머지는 부사관 장교, 그리고 일반 신자.
주임신부님이 무선 마이크를 잡고, 성전 한복판을 왕래하면서 강론을 하시는 게 기억에 남을 겁니다. 단순하게 말씀만 하시는 게 아니라, 聖句(성:꾸)와 略畵까지 곁들이셨으니, 더욱 가슴에 깊이 와 닿겠지요. 필리비서 1장21절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生涯 전부"
라는 말씀이 기억에 오래 남을 겁니다. 그런 형식의 강론은 흔하게 접할 수 잇는 게 아니지요. 솔로몬이 선택한 최고의 가치/ 자캐오의 이야기 등도 얼핏 머리에 떠오릅니다.
<가톨릭 성가>와 <군인 성가>를 번갈아가며 봉헌하더군요. 저도 26사단 불무리 성당에서 갖고 온 <군인 성가>가 있습니다만, 오늘 펼친 게 증보판인 것 같아 새 책을 한 권 구입할 각오입니다. 명동 성당에 가서--.좀 익혀야지요. 피아노를 한 대 얼만 전 구입했거든요. 컴퓨터를 독수리 타법으로 다루는 수준입니다만 피아노가 있으면 연습은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이 말씀은 선봉대 성당에 수시로 가겠다는 제 의지입니다. 적을 둔 봉당은 동백셩요셉 성당입니다만. 장병, 특히 병사들이 좋아서 그런 선택을 하려는 겁니다. 주임신부님이 양해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오늘 헌금 6,000밖에 못 했습니다. 이건 罪(?)이지요. 언젠가 26사단 불무리 성당에서 헌금 봉투를 열고 확인하면서 보았었는데, 만원 짜리가 수두룩(?) 했습니다. 사단장 참모장, 통신대대장, 예하 기보대대장 등의 헌금 봉투엔 이름을 적어 놓았습디다.(웃음/ 대외비겠지요)
저는 이번에 소설집 내고 출판 기념회 열고, 트로트를 녹화하는 케이블 방송국에서 노래하고 하다 보니 좀 쪼들렸습니다.(웃음) 대신 장인어름 장모님 연미사 5만원을 사무실에 맡겼습니다. 오늘은 교중 미사라 화요일 저녁에 봉헌될 겁니다. 배덕윤, 김정순 성함을 가지신 분들입니다. 화요일엔 제가 못 나가겠습니다.
5일 태국에 4박 6일 여행을 떠나는데, 27일엔 미사 참례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껴쓰고, 조금 더 봉헌하겠습니다. 태국 한인 성당에 가급적 갈까 합니다. 아니면 그곳에 영어 미사가 있다니, 거기에 참례하든지--. <한영 기톨릭 기도서>를 가져 갑니다.
손해락 멜기올 주임신부님! 010-5027-258* 휴대 전화 번호를 주보에 적어 주셔서 더욱 감사합니다. 사제들이 왜 전화번호를 공개하지 않는지 안타깝던 차에 저는 복음을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주임신부님
신부님이 주재하시는 미사에 참례하게 해 주신 하느님과 주임신부님께 감사합니다.
다음 主日에 뵙겠습니다.
주님의 날개 밑에서 가끔씩 편히 쉬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참 저는 주임신부님보다 더 머리가 짧습니다. 군 관련 행사 때문에 삭발(?)을 했거든요.
2017년 7월 30일 이원우 아우구스티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