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대숲에 불어 와도
바람이 지나가면
그 소리를 남기지 않는다.
기러기가 차가운 연못을 지나가도
기러기가 지나가고 나면
그 그림자를 남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君子)는
일이 생기면 비로소 마음이 나타나고
일이 지나고 나면
마음도 따라서 비워진다.
사람들은 무엇이든 소유하기를 원한다.
그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주는 것,
그리고 그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 주는 것이면 가리지 않고
자기 것으로 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남의 것이기 보다는 우리 것으로,
우리의 것이기 보다는
내 것이기를 바란다.
내가 가진 것이 유일하기를 원한다.
그들은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이기 위하여 소유하고 싶다고
거리낌 없이 말한다.
얼마나 맹목적인 욕구이며
맹목적인 소유인가?
보라! 모든 강물이 흘러
바다로 들어가 보이지 않듯이,
사람들은 세월의 강물에 떠 밀려
죽음이라는 바다로 들어가 보이지 않게 된다.
소유한다는 것은
머물러 있음을 의미한다.
모든 사물이 어느 한 사람만의
소유가 아니었을 때 그것은 살아 숨쉬며
이 사람 혹은 저 사람과도 대화한다.
모든 자연을 보라.
바람이 대숲에 불어와도
바람이 가고 나면
그 소리를 남기지 않듯이,
모든 자연은 그렇게 떠나며 보내며 산다.
하찮은 일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
또한 지나간 일들에
가혹한 미련을 두지 말라.
그대를 스치고 지나는 것들을 반기고
그대를 찾아와
잠시 머무는 시간을 환영하라.
그리고 비워두라.
언제 다시 그대 가슴에
새로운 손님이 찾아 들지 모르기 때문이다.
- 채근담 중에서 -
💜후회없는 아름다운 삶
https://m.cafe.daum.net/dreamt/Snn0/8105
봄날 같던 한 낮
차츰 흐려지며 찬바람이니
겨울내음 물씬 풍겨온다
새벽 두시에 백구짖는 소리에 단잠을 깨 버렸다
뭐가 내려 왔을까?
쉬지 않고 짖어댄다
눈을 감고 있어도 짖는 소리에 잠들 수가 없다
저 녀석 그만 좀 짖었으면...
잠을 잘 수 없어 다시 일어나니 4시가 넘었다
어제 술도 마셨는데 깊은 잠을 자지 못해 머리가 띵
백구는 지금까지 짖어 대고 있다
잠시 그치는가 하면 다시 짖기를 반복
참으로 끈질기게 짖어 댄다
일기 마무리하여 톡을 보내고 나니 이제 여섯시
머리가 어질어질
운동하기 힘들 것같아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이제야 백구짖는 소리가 멈춘다
무려 서너시간을 짖었던 것같다
어떤 짐승이 내려왔을까?
집사람이 식사하라며 깨우길래 일어나니 8시가 훌쩍 넘었다
참 많이도 잤다
집사람이 시래기 밥을 비벼 놓았다
맛이 좋다
다음엔 김치밥을 해먹어 볼까?
없던 시절
겨울엔 시래기나 김치 나물등을 넣어 밥지어 먹었지
이런 푸진가리들을 넣어 밥양을 늘여야 온식구가 밥 한술이라도 먹을 수 있었다
지금 2030 세대는 생각지도 못한 일
오히려 참 미련스럽게도 살았다고 말할는지 모르겠다
살아보니 때론 배고팠던 그 시절이 사람사는 것 같았다는 생각이 든다
콩 한쪽도 서로 나누어 먹어가며 남을 배려하고 격려해가면서 정을 나누었던 그시절
식사하셨습니까? 하는게 인사였지
한 겨울엔 남의 집 닭서리도 했었지
들켜도 한번 웃고 말았던 그 때가 가끔 생각이 난다
그 시절이 그리워 간혹 이런 시래기밥이 먹고 싶은지 모르겠다
집사람은 어금니 씌운 곳이 이상하다며 치과 다녀 오겠다며 나간다
난 동물 모이주러
물과 모이만 잘 주면 겨울을 탈없이 날 수 있다
백구에게 가서 보니 백구집 옆쪽 신우대가 쓰러져 있고 큰통나무 하나가 바닥으로 굴러있다
간밤에 어떤 짐슴이 왔다 간 것같다
그래도 그렇지 무려 서너시간을 쉬지 않고 짖어댄 이유는 무얼까?
이 녀석이 겁 많아 그랬나?
오늘 저녁엔 짖지 않았음 좋겠다
기러기들이 알을 숨겨 놓았다
알을 숨긴다는 건 알을 품으려는 징조
며칠동안 알을 꺼내지 않고 관찰해 보아야겠다
내일은 집사람 생일
편지라도 한 장
내 나이 40되어서야 집사람 생일을 챙겨주기 시작
그 때부터 지금까지 생일날이면 편지와 금일봉으로 축하해 주고 있다
이게 버릇이 되어 내가 교직에서 장으로 있을 때 나와 함께 근무하는 샘과 직원들의 생신에 케잌과 편지 한 장을 써서 직접 가서 전달했다
내가 느낀 인상 깊었던 일을 하나 적어 생신축하한다고
내게 편지 받는걸 매우 기뻐했던 것같다
어떤 분은 우스개소리로 박제해 놓겠다고도
나와 대면할 일이 별 없는데도 내가 본인에 대해 정확히 보고 있었던 것에 고마워하신것같다
어쩜 아주 작은거지만 우린 그러한 것을 통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집사람은 때론 그런 편지보다 자기 마음을 편케 해달라는데 난 그게 참 어렵다
나이들어갈수록 고집만세어지니 어쩔 수 없는 일
이번 생일에도 그냥 편지 한 장으로 마음을 전해야지
좋은 시 하나 골라 그 옆에 간단한 생일 축하 편지를 완성했다
간식거리로 고구마와 기러기 알을 쪘다
주어 온 이삭고구마가 싹이 나기 시작한다
부지런히 쪄 먹어야겠다
싱싱고 안에 장어뼈 얻어 온 게 있어 장어뼈를 고았다
한번 푹 끓여 물을 버린 뒤 생강 마늘 대추 울금 인삼 밤을 넣고 다시 끓였다
잘 끓여서 집사람 마시라고 해야겠다
고고 있는 오가피나무를 꺼내고 다른 오가피를 넣은 뒤
장작을 모았다
한번 더 우러내야겠다
집 뒤 대나무 사이의 신우대를 베었다
큰 대나무는 그대로 두고 사이사이 신우대를 베니 칙칙하던 주위가 훤해 보인다
죽은 대나무와 작은 나무도 베었다
동생 전화
내일 저녁은 저번에 먹지 못한 유비끼를 먹으러 가자고
동생이 예약을 했다며 집으로 오란다
집사람 생일이라고 특별히 시간을 냈는가 보다
고맙다
시간 맞추어 가겠다고
신우대 베기가 만만치 않다
베다가 넘어지면 벤자리가 뾰족해 크게 다칠 수가 있어 신경을 써가며 베어야한다
집사람이 이치료하고 와서 거들어 준다
12시가 넘었다며 점심이나 먹으러 가잔다
아산형님네가 식사 안했으면 같이 가자고
집사람이 전화해 보니 그러자고 했단다
신우대 베느라 땀으로 범벅
샤워하고 아산형님 집으로
감자탕이나 먹으러 가자고 하니 아산형님이 새로 생긴 낙지세상에 가서 아구찜을 먹자고
저번에 거기 가서 낙지 덮밥을 먹었더니 그런대로 괜찮아 오케이
아구찜이 나왔는데 맵지만 맛이 괜찮다
항상 향숙이네 식당에서 아구찜을 먹었는데 그 식당보다 맛이 더 나은 것같다
모두들 맛있다고
형님과 난 막걸리까지 곁들였다
매우니까 막걸리가 제격
마지막 비빔밥까지 먹으니 배가 만땅
참 많이도 먹었다
오늘은 집사람이 한턱 쏘겠다고 먼저 가 계산해 버린다
어제 생일이라고 큰애가 돈을 주었단다
고마운 일이지
형님이 면에 볼 일이 있다며 들러 가자고
나도 면에 가서 집사람에게 쓴 편지를 프린트 해야겠다
면장님이 우리집 들어가는 입구 포장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면에 간식이라도 한번 사다 주는게 좋겠다
베이커리에 들러 빵과 우유를 샀다
총무계장에게 고맙다며 전달하고 면장님과 차한잔
아산형님도 같이 들어가 인사 나누었다
우리 마을에 신경 써 주셔서 고맙다고
모두들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 드렸다
언제 마을에 오시면 집에 와 차도 한잔 하고 가시라고
고약한 유씨가 나가고 새로 이사오신 분이 참 좋으신 것같다고
불편한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 말씀 하시란다
말씀만이라도 참 고맙다
이메일을 열어 편지를 프린트했다
면에서 쉽게 프린트 할 수 있어 좋다
아산형님이 일을 보시는 사이 농협에 들러 현금을 찾고 장성사랑상품권도 바꾸었다
보일러 기름을 땔 때 장성 사랑 상품권으로 지급해야겠다
상품권은 10% 할인되니 장성에선 이걸 쓰는게 이익
조사장 전화
사거리 나왔다며 시간있으면 한 수 하잔다
집사람이 싫어 하지만 솔곳한 생각
아산형님은 집에 가 막걸리나 한자 더하자는데 배가 만땅 되어 더 이상 술은 마실 수 없고
바둑 휴게소에 내려 달라했다
집사람이 빨리 들어오란다
조사장과 한수
어제는 역전패를 당해 오늘은 좀더 신중히 두기로
조사장이 초반 귀에서 정석 선택을 잘못해 일찍 흑의 미생마가 떠 버렸다
무리한 공격을 하지 않고 여기저기 벌려 나가며 판을 넓게 짜갔다
다시 또 흑의 미생마 하나가 생겼다
그걸 공격하며 중앙을 튼튼히 해버리니 처음에 생긴 미생마가 백진에 갇혀 버렸다
흑이 이리저리 빠져 나가려 애를 썼지만
워낙 백의 벽이 튼튼해 빠져 나갈 수 없어 흑 몰살해 투석
이판은 비교적 실수 없이 흑이 잘못 둔 수를 추궁해 승리로 이끌었다
다시 한판
이 판도 귀에서 정석 선택이 서툴러 백의 순조로운 출발
백은 우변과 좌하귀에 큰 집 모양을 얻었다
흑이 크게 싸 발라 왔지만 뛰어들어가 두집나고 살아 버리니 흑의 어려운 형국
결국 대마 패가 걸려 패싸움을 하면서 백이 집을 확정지어 버리니 승부 끝
바둑이 참 어렵단다
복기는 하지 않고 포석 선택이 잘못되어 그렇다고 말해주었다
노열동생이 바둑 휴게소에 들렀다
사거리 나왔다가 내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들렀단다
일찍 집에 들어 가겠다며 집에서 막걸리 한잔 하자고
노열동생 오토바이를 타고 갈까 생각했는데 넘 추워서 안되겠다
택시를 부르려고 하니 조사장이 태워다 주겠다고
조사장 차로 편히 왔다
집사람이 대나무 몇 개 정리했다며 나머지 나무 몇 개만 더 정리한잔다
같이 나가 큰 나무 하나를 정리했다
가지를 잘게 잘라 묶어서 한쪽에 세워 두었다
마르면 가져다 때야겠다
약물이 거의 다 닳아져 버렸다
물한바케스 더 붓고 장작을 모았다
한번 더 고면 좋을 것같다
노열동생에게 전화해 보니 몸이 좋지 않아 술생각이 없다고
잘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배가 불러 나도 더 이상 마시지 못하겠다
문사장 전화
개구리를 잡았는데 튀겨 드실려냐고
아이구 고맙지만 사양
오늘은 배가 불러 아무 생각이 없다
집사람 부황을 떠 주었다
일찍 잠이나 자야지
눈발이 살짝 비쳤다
님이여!
오늘부터 영하의 날씨가 계속 된다고 하네요
이제 비로소 겨울다워 지려나 봅니다
건강관리 잘하시면서
오늘도 님의 주위엔 아름다운 노랫소리만 드리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