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
전주식 짠물농구가 스며들어서 인지 중요한 길목에서의 한 타 한 타가 예전과 다르게 무서워져 간다. 어차피 국내에서는 막을 수 없는 버티컬 메리트를 믿고 턴오버를 허용할 여지가 있는 포스트업과 피봇플레이 과정을 과감히 생략, 대신 좀 더 빠른템포로 안쪽의 빈틈을 파고들어 정면 지향에서 빠르게 한 손으로 득점하는 데는 이제 도가 텄다. 하승진 선수는 재치있고 활발한 선수이고 여기에 경험이 쌓여 갈수록 막기 힘들어질 것이다.
추승균
윤호영이 붙으면 재빨리 다른 선수에게 찬스를 주고 이광재나 강대협이 붙으면 저돌적으로 돌파를 시도했다. 게임내에서 흐름을 조율하는데 있어서 본인이 하든 동료를 이용하든, 순간 순간 판단으로 완급조절하는 능력은 이상민과 더불어 KBL최고인 것 같다.
김주성
이번 시리즈 내내 고생이 많았다.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지만 하승진이 골밑에 버티고 있어서 체력적으로도 부담, 밖에 나와서 볼을 돌리면서 노렸던 패턴플레이도 잘 안되었다. 전감독님이 5차전쯤 되면 정석을 깨는 무언가 승부수를 걸어보실 줄 알았는데 안타깝게도 전혀 그런게 없었다. 하승진을 상대하려면 김주성과 콤비를 이루는 용병이 사이즈가 더 좋거나 똑똑해야 할 것이다.
칼 미첼
이번 만큼은 칼맥이라고 부르고 싶다! 게임을 보다가 오늘 같이 컨디션이 좋으면 왠지 4쿼터에 승기가 살짝 넘어오면 승부에 쐐기를 박고 게임 양상을 가비지로 넘기는 역할을 자처해도 좋겠다는 예감이 들었는데,, 역시나 그 몫은 미첼이었다. 3쿼터에 자유투를 성공시키고 동부응원단쪽을 바라보면서 하트를 날릴 정도로 자신감이 넘쳐났다.
조우현
그 동안 저평가 받아왔지만 빅맨팀에서 부여받은 롤에서 드러난 진가 때문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게 되었다. 게임을 보면서 느낀 건 그가 혹자의 평가와는 달리 느리지도 않고, 수비가 약하지도 않고, 단순히 오픈을 노리고 움직이는 슛터가 아니고 시야도 아주 넓은 선수라는 것.
윤호영
개인적으로 많은 감명을 받았다. 김주성이 공격시 하승진을 끌어내고 탑쪽에서 머뭇거리고 있자, 미첼과 이중원을 달고 골밑 엔트리 패스를 밭기 위해 몸싸움을 벌였다. 마무리가 아쉽지만 국내에서 그만한 돌파능력을 가진 스윙맨은 보이지 않는다. 파울이 빨리 누적되면서 3쿼터에 결손된 그의 수비능력이 아쉬웠다. 적어도 KBL에서는 '브루스 보웬처럼 움직이는 제럴드 월러스'가 될거라고 생각한다.
강대협, 이광재, 표명일
강대협 선수가 이광재, 표명일 선수보다는 컨디션이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대인 수비집중력이 극대화 된 플레이오프에서는 단순한 슈터 역할에 한정될 뿐이었다. 공격에서 출중한 세 선수이지만 오늘 컨디션이 아주 좋지 않았고 추승균, 조우현, 임재현을 위시한 백코트를 앞션에서 제대로 카바하지 못했다. 특히 추승균과의 매치업에서 농락당한 이광재 선수는 오늘 원주의 worst였다.
'안정성' 보다 '파격' 이 아쉬웠던 오늘 경기.
임재현, 이중원, 정의한
부지런하고 기민한 움직임으로 적은 득점 찬스를 잘 살려냈다. 사실상 하승진을 배제한 속공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마무리 해 주었다.
이세범
1쿼터에 3점슛과 리딩을 주도하며 페이스가 좋았는데 그 이후로는 볼 수 없었다. 1쿼터만큼은 스티브 커가 생각났다.
크리스 다니엘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리바운드는 잘 되는데 수비가 불안하다. 공격에서 필요이상으로 머뭇 머뭇거리면서 리듬을 뺏긴 후 어설픈 드라이브인이나 페이크로 턴오버를 자초하였다. 평소 유연성이 좋고 슛거리가 먼 다재다능한 인사이더라서 재키 존스를 생각하곤 했는데, 이렇게 판단이 느리고 동료를 살리지 못하는 것을 보니 오늘 만큼은 대릴 프루가 떠올랐다.
마이카 브랜드
나는 팀을 위해서 희생하겠소이다를 몸소 실현하고 있는 맞춤형 용병이라고 생각된다. 어느 팀에 가도 잘 할 선수이다. 오늘 수비와 공격은 그닥이었지만, 포지션을 초월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허슬과 동료를 이용하는 재치로 내외각 교두보를 자처했다. 3번과 4번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선수이고 원체 공격옵션도 다양한 선수라 밖으로부터 상대팀 4번을 달고서 안쪽의 5번의 시선까지 빼앗아 감으로서 하승진에게 찬스가 자주 만들어 졌다. 브랜드는 이러한 점을 적극 이용하는 모습이었다.
웬델 화이트
초반 파울트러블에 걸린 것에 비하면 제몫을 다하였으나 미첼의 컨디션이 매우 좋아서 상대적으로 눌려 보인다. 초반부터 걸었던 미첼을 상대로의 1:1돌파가 여의치 않았으나 야투 감각은 괜찮았다. 오늘 같이 백코트가 동반부진한 날에는 화이트에게 과감하게 슛을 던지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텐데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 얼핏 보면 미첼을 부담스러워하는 것 처럼 오해를 살만도 하였다.. 승부가 기울어진 4쿼터 6분 가량을 남기고 화이트 위주의 도박성 플레이를 마지막으로 기대해 봄직 했는데 경기를 너무 일찍 포기한 감이 있다.
가장 화려한 쇼타임 농구를 하는 용병을 4쿼터 막판에 앉혀둘 수밖에 없는 것은 안타깝지만 KBL의 한계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팬들보다는 농구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끼리 만족하느냐 아니냐를 저울질하는 것이 게임을 운영하는 기준이라는 것인지...
전체적으로 5차전은 원주가 컨디션이 많이 안좋았고 전주는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다 보여준 경기였다고 보여지네요
시리즈 총평을 내리면, 전술적인 면에서는 동부는 김주성에게 부담이 지워진 가운데 원하는 만큼 자기 포지셔닝을 가져가지 못하면서 전술적인 안정성이 떨어졌고 반면 전주는 백코트의 폭발력을 기대할 수 없는 가운데 추승균을 위시해 내외각 조화를 잘 이루어 내었고, 개개인 매치업에서는 원주가 유리한 부분이 많이 보였지만 5번자리에서 유독 하승진에게 뭇매를 맞으면서 전주가 근소하게 우위를 점하였네요.. 전주는 이번 시리즈를 통해 추승균-브랜드-하승진은 정말 솔리드하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였고...
하승진 선수는 한 층 더 성숙되어 파이널에 임하겠네요..
양팀 다 치열하고 각자의 컨셉에 맞는 강점을 내세우며 장군멍군 흥미진진한 시리즈를 만들어 내었던 것 같네요..
첫댓글 추승균 선수 진정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듯 싶네요. 혼자서 팀을 모두 컨트롤합니다. 추선수 파울아웃 되면, 그 순간부터 삼성가드진에게 정신없이 털릴듯...
어째 오늘경기 안뛴선수 이름이 보인다는....
크리스 다니엘스 입니다^^
분석 잘하셨네요~~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그런데 이세범 선수가 왜 1쿼터 이후에 안 나온거지요? 1쿼터에 잘했었는데 이후에 보이질 않더군요.
어제의 패인 중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조우현선수야 전성기 시절에는 포인트 가드도 봤었으니까요.ㅎㅎ
브랜드에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따른 선수도 분석을 정확하게 하신듯 하네요
데릴 프루 생각나네요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포인트가드만 있다면 조우현이 슛을 더 많이 쏠 수 있을텐데.. 지금 상황에서는 오히려 포인트가드처럼 엔트리패스 넣어주고 정작 슈터인 본인은 오픈되도 공이 안 와서 슛을 못 쏴보네요;; ㅠ
생각보다 조우현선수가 강뱅이나 신명호선수의 빈자리를 굉장히 잘 .. 메꿔주면서 KCC가 해볼만하네요~ 엔트리패스는 정말 잘넣더군요 챔피언도 가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승진선수는 설마 신인에 챔편MVP?? 여러가지로 KCC올시즌 트레이드는 득이었네요~ 간만에 KBL에서 나온 윈윈트레이드라고 생각
조우현은 부상중이고 이상하리만큼 전랜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원래가 능력있는 선수였고..샐러리 문제떄문에 어쩔수 없이 넣었어야 하는 선숩니다..강뱅+정선규에 플러스 @가 아니라 사실상 강뱅+조우현에 플러스@가 정선규죠..1번에서 적은시간 리딩도 가능하니 시야도 좋은편이고 원체 슛거리는 길었던 선숩니다 타이밍도 빠르고..(뭔가 짝다리에서 정점에 다다르기전에 쏘는듯하죠..)
그리고 대릴프루..생각만큼 멍청한 선수가 아닌데..;;생긴것만으로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오산입니다..과거 SBS시절의 모습을 보자면 그는 평균 더블더블에 피딩능력이 출중한 어시스트가 가능한 빅맨이었습니다..수비도좋았죠..영리했습니다.. 워낙 SBS가 견실하고 슈터가 많은팀칼라에 맞춰서 피딩능력 좋은 센터를 잘 뽑았드랬죠..리온 데릭스도 그중 하나
브루스 보웬처럼 움직이는 제럴드 월러스 -생각만해도 가슴이 벌렁벌렁한데요?ㅋㅋ 와우, 마이카도 블락하던데,, 용병1명출전인 내년엔 붙박이 SF/PF포지션에서 이정도 영향력이면 충부닣 포텐셜 끌어올리는거일텐데요
정말 대단하시네요 이런 분석 쉽지 않은데 굿입니다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