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대한민국 과학문화상'의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강원대 과학교육학부 조영신교수(본보 지난 8일자 11면 보도)의 연구실은 전깃줄, 글루건, 알루미늄 막대기등 각종 공구가 즐비하다. 스스로 `만물상'이라고 표현한 이 공간에서 그는 물리실험 기기들을 직접 만든다. 낡은 1톤 트럭에 이 기기들을 싣고 몰고 다니며 2005년부터 도내 읍·면지역 초중고교에서 `우물실'을 운영했다. 우물실은 `우리가 해보는 물리실험'의 준말. 시상식 다음 날인 지난 8일에도 양구 대암중에서 우물실이 진행됐다. 지금까지 다닌 학교 수는 300여곳. 매주 1번씩 봉사활동을 다닌 셈이다. 실험기기를 만들다가 전기톱에 손가락을 다치기도 하고 태백에서 오전 9시 우물실을 열기 위해 대학에서 새벽 4시 출발하기도 했다.이 활동은 교수평가에서 연구업적이나 봉사활동으로도 인정받지 못한다.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예산지원을 받기 전까지 2년간은 사비를 털어 다녔다. 스스로 `미친 짓'이라고 표현한 기나긴 봉사활동은 교수 생활 17년째, 안식년을 맞아 찾아간 미국 콜로라도 대학에서 미국인 교수들의 봉사활동을 보며 시작됐다.조 교수는 “책이나 칠판으로 공식을 외우며 배우는 물리가 아니라, 직접 소소한 실험을 하며 물리 원리를 재밌게 배우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학생들이 실험기기를 직접 만들고, 완성작은 가져가게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완성작을 가지고 놀며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원리 이해를 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강원대 과학교육학부 학생들도 삼삼오오 참여하도록 하는 것도 우물실 운영의 원칙 중 하나다.우물실을 마치고 강원대 과학교육학부로 진학한 학생들고 있고, 이과계열 선택이 늘어난 학교도 있다.과학교육의 문제점을 묻자 조 교수는 “파워포인트나 교육 매체들은 화려하게 발달하고 있지만, 학생들을 수동적으로 만드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막대한 예산 없이도 간단한 실험으로 과학에 흥미를 갖게 하는 교육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신하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