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4일 장 전 코멘트
DS투자증권 투자전략 양형모
밤사이 독일 증시가 신고가를 돌파했습니다. DAX는 8월 첫 거래일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견인차는 SAP(+4.9%)였습니다. 클라우드 백로그 27% 증가라는 실적 서프라이즈에 반독점 예비조사 종결과 자사주 매입 개시가 겹친 SAP는 일주일 +9.3%, 한 달 +18.4%를 기록 중이지만 여전히 고점 대비 34% 눌려 있는 낙폭 과대주입니다.
하락은 바이엘 등 소수에 그쳤습니다. 유동성이 가장 깊게 눌린 곳부터 채워 올라가는 것, 이것이 저희가 말씀드리고 있는 정상화 유동성 무차별적 장세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미국은 더 광범위했습니다. 다우가 사상 최고가로 마감했고 S&P는 +1.48%로 전고점까지 0.3%를 남겼으며 나스닥은 +2.13%였습니다. 알파벳(+4.9%)이 기여 1위, 메타 +6%, 마이크로소프트 +5%, 엔비디아 +3%, 그리고 아마존은 +4%로 시총 3조 달러를 사상 처음 돌파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섹터 1위였고 IT 소프트웨어와 테크 장비, 뱅킹을 지나 러셀2000(+1.5%)의 소형주까지 상승이 번졌습니다.
지난 금요일 하락 종목이 1.3대 1로 더 많았던 좁은 랠리가 단 하루 만에 광범위한 랠리로 바뀐 것입니다. 지수보다 이 폭의 확산이 중요합니다. 소외된 것은 원가를 무는 애플(-1.8%) 정도였습니다.
간밤 랠리의 촉매를 두고 대부분의 해설은 이란 타격 취소를 지목합니다. 저희의 독해는 다릅니다. 촉매는 지정학이 아니라 수급과 투심입니다. 실적 시즌이 숏포지션의 논리를 하나씩 부러뜨리며 언와인딩을 강제해 왔고,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아마존까지 폭등하자 관망하던 롱숏 자금이 롱 포지션을 다시 열기 시작했습니다.
숏 커버라는 수동적 매수 위에 신규 롱이라는 능동적 매수가 얹히면서 투자 심리가 돌아섰고, 그 위로 유동성이 올라타며 랠리가 펼쳐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란 타격 취소와 유가 6% 급락, 금리 반락과 9월 인상 확률 하락(80%→63%)은 이 랠리의 엔진이 아니라 밟혀 있던 브레이크 하나가 풀린 것에 가깝습니다. 이란이 협상을 부인해도 시장이 흔들리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지금 시세의 주인은 지정학이 아니라 수급입니다.
그리고 이 수급 랠리에는 이익이라는 바닥이 깔려 있습니다. 실적 시즌은 미국 전반의 EPS를 끌어올리는 호실적으로 이어지고 있고, 알파벳 등에 힘입어 S&P 500의 이익 성장률은 40%에 육박한다는 집계까지 나옵니다.
가격이 오르는데 이익이 더 빨리 올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지 않는 조합, 정상화 유동성 장세의 정의가 이것입니다. 수급이 불을 붙였고 이익이 장작을 대는 구조라, 하루 이틀의 되돌림이 나와도 불 자체는 꺼지지 않습니다.
무차별성도 확인됩니다. 한 달 새 급락했던 코어위브가 하루 18% 폭등했고 퍼스트솔라 +12.5%, 코히런트 +8.9% 등 눌렸던 종목들이 순서 없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국내도 같은 문법이 적용될 것입니다. 전자닉스 폭락이 만든 단순 수급 이슈로 낙폭이 과대해진 디레이팅 종목들, 조금의 실적 성장만이라도 있는 종목들까지, 무차별적이고 광범위한 상승세가 8월에는 정상화 과정으로 표현될 것입니다. 다만 금요일 8% 올랐던 종목이 어제 5% 밀리는 식의 종목별 출렁임은 계속됩니다. 어제 말씀드린 페이크, 그리고 분할 대응의 이유입니다.
8월 3일 코멘트에서 썼듯 8월은 변동성을 동반해 저점을 높이는 구간으로 예상합니다. 문제는 두 달 폭락이 남긴 트라우마입니다. 트라우마는 공포에 팔고 환희에 사는 매매를 유혹합니다.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특히 인베스팅닷컴의 미국 선물은 보시지 말기를 추천합니다. 공포와 환희의 조장에 특화된 지표입니다. 코로나처럼 장중 위기가 특별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언제나 본 게임은 미국 본장입니다. 지난주 목요일 시간외에서 투매당했던 메타가 본장에서 되사졌고, 야간 선물이 공포를 팔던 다음 날 아마존은 본장에서 15%를 올랐습니다. 밤사이 깜빡이는 숫자가 아니라 본장의 종가, 그리고 그 안의 섹터와 종목 구성이 힘겨루기의 진짜 점수판입니다.
독일은 신고가, 미국은 전고점 앞, 그리고 우리는 저점에서 막 몸을 일으킨 자리입니다. 갈 길이 상대적으로 가장 많이 남은 시장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공포는 팔 자리가 아니라 살 자리라는 원칙, 분할이라는 방법, 그리고 여유라는 태도. 이 셋으로 8월을 통과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