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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5공장]
코로나19 이후 재편된 세계질서..
미·중 신냉전 속 우리의 전략은?
- 문정인 명예특임교수 (연세대학교, 세종연구소 이사장)
▶ 김어준 : 오늘은 자주 모실 수 없는 분을 그 연장선상에서 모셨습니다. 앞으로 세계 질서, 외교 관계는 그럼 코로나 이후 어떻게 변할 것인가. 최근에 특보를 그만두신 분이죠.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문정인 : 안녕하세요.
▶ 김어준 : 뉴스공장에서 저희가 10번 섭외하면 9번 거절하는 분인데 오늘은 나오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좀 홀가분하시죠?
▷ 문정인 : 이제 홀가분하죠. 그래도 새로운 일을 맡았으니까요. 세종연구소 이사장으로 갔거든요.
▶ 김어준 : 예전에는 인터뷰만 했다 하면 맥락을 잘라 가지고 공격 많이 받으셨죠?
▷ 문정인 : 많이 받았죠.
▶ 김어준 : 이제 좀 더 자유로우신 몸이 됐는데. 스트레스 많이 받으셨죠, 그때? 무슨 말만 하면.
▷ 문정인 : 많이 받았죠. 그러니까 그때 제일 고충스러웠던 건 제가 특보가 위촉직 자리거든요. 그러니까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자리가 아니고 제 마음대로 이야기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제 일부 언론에서는 제 이야기가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처럼 이야기해서.
▶ 김어준 : 급여를 받으시는 것도 아니었죠?
▷ 문정인 : 급여도 안 받았죠. 그러니까 완전 봉사직인데.
▶ 김어준 : 봉사직인데. 그런데 이제 고위공직자 취급을 받으셨죠?
▷ 문정인 : 그 이상 받았죠.
▶ 김어준 : 그 이상 맞습니다. 말씀만 하시면 이것이 바로 정부의 확립된 입장으로. 학자의 변 이였는데 공격 많이 받으셨고, 이제는 특보가 아니시니까.
▷ 문정인 : 예.
▶ 김어준 : 그래서 인터뷰에 응하신 것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최근에 책이 나와서 나오신 것 같기도 하고요. 책 이야기는 좀 이따 하기로 하고. 저희가 최근에 코로나 이후를 이야기해 보자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한참. 그런데 외교학자로서 코로나 이후 세계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 그 이야기를 좀 해 주십시오.
▷ 문정인 : 제 책 내용의 그건데요. 코로나 이후의 세계의 질서를 다섯 가지 시각에서 보는 걸로 제가 정리를 해 놨어요. 그래서 하나는 헨리 키신저 박사 같은 분이 작년 4월에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쓴 글에서 코로나가 장기화가 되면 나라마다 빗장을 걸어 잠글 것이다. 그러면 성곽도시가 생겨날 것이고, 그러면 신중세처럼 되면서 세계화의 종언이 올 것이고 나라는 개별국가로 자급자족으로 가거나 아니면 인근에 있는 가까운 국가끼리 배타적 지역 블록을 형성한다고 하는 주장을 한 적이 있었고요. 반면에,
▶ 김어준 : 그런 징후가 없었던 것도 아니죠, 사실은.
▷ 문정인 : 작년 4월에는 전부 다 유럽 국가 같은 경우는 빗장을 걸어 잠갔으니까요.
▶ 김어준 : 다 봉쇄해 버렸으니까.
▷ 문정인 : 다른 하나는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누가 승리하느냐. 승리하는 국가가 역사를 쓸 거라고 주장을 하거든요. 그래서 미국이 승리할 거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죠. 그렇다면 미국이 2차 대전 이후에 새로운 세계 질서를 만들 듯이 미국이 새로운 질서를 만들 것이다. 그래서 그걸 ‘Pax Americana 2’ 라고 그래서 미국을 통한 세계 평화 Ver.2가 생길 거라고 하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 김어준 : 세계적으로 이런 논의가 많이 있었군요.
▷ 문정인 : 제가 정리를 한 거죠.
▶ 김어준 : 그걸 다 정리를 하신 겁니까?
▷ 문정인 : 그다음에 세 번째로는 중국이 승리를 하는. 왜냐하면 중국이 특히 작년 후반기부터는 중국은 코로나를 극복하니까.
▶ 김어준 : 빨리 벗어났으니까.
▷ 문정인 : 싱가포르 국립대학에 있는 키쇼어 마부바니 교수 같은 사람이 중국이 승리할 것이다. 그럼 중국이 역사를 새로 쓸 것이다. 그러면 중국 중심의 세계 질서가 만들 것이고 그게 Pax Sinica. 중국 질서를 통한 세계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도 있고.
▶ 김어준 : Pax Sinica.
▷ 문정인 : 그런데 이제 많은 분들, 특히 호주 총리 했던 케빈 러드 같은 사람은 어떤 이야기를 하냐 하면 두 개 다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우리가 당면한 게 코로나 문제고, 코로나는 지구촌 안보의 문제인데 이건 전 세계 국가가 공동으로 나가야 된다. 그래서 미국과 중국이 협력을 하고, 그다음에 다른 중견국가들, 프랑스, 독일, 영국, 한국, 호주, 일본 같은 국가들이 도움을 줘 가지고 이걸 소위 집단적으로 해결을 해야 된다. 그러려고 하면 유엔의 권능이 살아나야 된다. 그걸 ‘Pax Universi Alice’ 라고 하는 표현을 쓰는데요.
▶ 김어준 : 처음 들어 본 겁니다.
▷ 문정인 : 그게 아버지 부시가 걸프전, 1차 걸프전 승전 때 그때 유엔총회 연설에서 그 용어를 썼죠. 그때 이제 아버지 부시가 한 이야기가,
▶ 김어준 : 배타주의.
▷ 문정인 : 예. 더 이상 Pax Americana, 미국이 패권을 통한 세계 평화는 없고 유엔을 통한 세계 평화, Pax Universi Alice를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 주장을 하는데 이건 현실 그 자체보다는 그건 당위성을 주장을 한 거라고 볼 수가 있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하는 것은 코로나 사태가 그렇게 오래 못 갈 것이다. 백신도 개발이 되고, 치료제 개발되고 그러면 오래 못 갈 것이고, 그러면 지금 질서가 유지될 것이다.
▶ 김어준 : 지금과 비슷하게. 현상 유지.
▷ 문정인 : 현상 유지가 이제 미국과 중국의 양자구도로 가는데 사이가 좋아지면 G2, 미국하고 중국이 협력해서 G2 모델로 갈 것이고, 사이가 나빠지면 신냉전으로 갈 것이고,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Cold Peace, 차가운 평화가 계속될 것이다. 제가 제 책에서 주장한 건 현상 유지 가능성이 제일 높고, 그중에서도 악화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아니면 소위 차가운 평화라고 하는 현재의 상황하고 신냉전이라고 하는 미래의 악화된 상황의 경계선상에 있을 것이라고 예측을 하고 있죠.
▶ 김어준 : 자, 정리해 보자면 교수님이 이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이후에 나왔던 향후의 시나리오가 다섯 가지 정도가 존재했는데 미국이 혹은 중국이 혹은 다자주의로 혹은 아예 폐쇄 사회, 성곽도시, 이런 전망들이 쭉 있었지만 교수님이 보시기에는 그게 아니라 지금까지 기본 질서가 유지됐는데 그게 더 악화된다.
▷ 문정인 : 그 가능성이 높죠.
▶ 김어준 : 더 나쁜 거네. 자, 그러면 교수님이 쭉 종합해서 보시기에 악화된다는 건 어떻게 된다는 겁니까, 구체적으로?
▷ 문정인 : 그러니까 미국과 중국 사이에 협력을 하지 못하고 다투는 걸 이야기하는 거죠. 미국과 중국 관계가 과거에는 협력 관계였거든요. 그러다가 2000년 해서 중국이 부상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경쟁 관계에 들어가요. 그런데 지난번에 트럼프 행정부가 있으면서는 중국을 적대시했거든요. 그러니까 협력, 경쟁, 소위 라이벌 관계, 더 나아가서는 적대 관계인데 트럼프 때 적대 관계가 아마 바이든 때에는 필적 관계, 라이벌 관계일 가능성이 상당히 많은데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는 지금 보면 사안별로 중국을 다루게 되는 거거든요.
▶ 김어준 : 구체적으로 사안별로 어떻게 다루는 겁니까?
▷ 문정인 : 그러니까 중국하고 협력할 것도 있고, 경쟁할 것도 있고, 대결할 것도 있다.
▶ 김어준 : 아, 세 가지로 나눠서?
▷ 문정인 : 그걸 3C라고 이야기하는데.
▶ 김어준 : 전문용어 많이 나오네요.
▷ 문정인 : Cooperation, 협력. Competition, 경쟁. Confrontation, 대결.
▶ 김어준 : 교수님이 만드신 용어입니까?
▷ 문정인 : 아니, 뉴욕타임즈에 있는 기자가 쓴 아티클인데요. 상당히 흥미 있게 봤고. 그런데 지금 바이든 행정부 정책을 그래요. 그러니까 코로나 문제, 기후변화 문제,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문제, 북한 핵 문제, 이란 핵 문제, 이건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하고 협력하겠다는 거거든요. 중국 협력 없으면 사실상 불가능한 거니까. 그러나 무역 문제, 기술 문제, 이건 치열하게 경쟁하겠다는 거예요. 세 번째로는 대결은 뭐냐? 지정학적 구도에서는 대결하겠다는 거예요.
▶ 김어준 : 우리가 딱 들어가는 것 아닙니까, 거기에?
▷ 문정인 : 들어가죠. 그러니까 중국이 군사적 팽창하는 것에 대해서는 억지와 봉쇄로 맞서겠다는 거고, 그다음에 가치 문제. 홍콩의 민주주의라든가 위구르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단순히 할 말을 할 뿐 아니고 민주주의 연합체를 만들어서 중국에 맞서겠다.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보면 중층적 구도로 가는 거겠죠. 그러니까 협력과 경쟁과 대결이 동시에 중층적으로 존재하는 게 미·중 관계인데 이런 것들이 오히려 불확실성을 상당히 높힐 가능성이 있겠죠.
▶ 김어준 : 그러게요. 그 경계에 서 있는 것도 있잖아요, 언제나.
▷ 문정인 : 바로 그거죠. 그러니까 아까 제가 표현한 게 결국 차가운 평화, Cold Peace와 신냉전의 경계선상에 있는 건데 이걸 어떻게 이제 반전을 시켜야 우리가 좀 더 평화로운 국제질서로 갈 수 있다고 보는 거죠.
▶ 김어준 : 어려운…. 그러니까 트럼프는 한편에서는 미쳤다고는 해도 예측 가능하고 심플했잖아요.
▷ 문정인 : 예.
▶ 김어준 : 그러면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지금 말씀 세 단계만 하더라도 세 단계로 딱 구분되면 좋겠는데 경계 어딘가에 서 있는 경우도 많을 텐데.
▷ 문정인 : 그런데 트럼프의 경우는 이 세 가지 중에서 협력 국면은 하나도 없었고, 경쟁과 대결만 있었거든요. 그래서 트럼프 때 신냉전을 시작했다고 보는 거거든요.
▶ 김어준 : 아, 신냉전이 그때 시작했구나.
▷ 문정인 : 그런데 바이든의 경우에는 그래도 협력의 공간을 남겨 두었기 때문에 트럼프 때보다는 좀 더 나을 수 있다고 보는 거죠.
▶ 김어준 : 그렇게 보십니까?
▷ 문정인 : 예.
▶ 김어준 : 더 나을 수 있습니까? 우리 공간이 더 많이 나올 수 있어요?
▷ 문정인 : 그런데 이제 하나는 여기서 걱정이 되는 것은 지정학적인 문제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가치의 문제인데요. 원래 미국 행정부가 정책을 펼 때 공화당이 정권을 잡으면 일반적으로 국익을 중요시하고, 반면에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가치를 중요시하거든요. 그러니까 그 가치라는 이름으로 정말 지금까지 한 2천만 명 이상이 사실상 무고한 사람들이 죽었거든요. 가치라는 이름으로 전쟁을 했기 때문에. 그러니까 이제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는 게 지금 바이든 대통령 자신은 상당히 합리적이고 실용주의적인 사람이지만. 상원의원만 36년을 했기 때문에. 그러나 지금 제이크 설리번 안보보좌관이나 토니 블링컨 이런 분들은 상당히 진보이상주의적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런 진보이상주의가 결국에 새로운 군사적 개입을 가져올 것인가, 아닌가 라고 하는 우려를 지금 하고 있는 거죠.
▶ 김어준 : 그게 더 무서운 것 아닙니까? 예전에 종교전쟁이라는 게 가치 때문에 일어난 거 아니에요?
▷ 문정인 : 사실 그렇죠. 그래서 미국의 유명한 저널리스트인데 로버트 라이트라고 하는 사람이 그분이 민주당 계열 사람인데. 왜냐하면 오바마 때를 기준으로 이야기하거든요. 오바마 때 사실상 군사적 개입을 상당히 많이 했거든요.
▶ 김어준 : 오히려 더.
▷ 문정인 : 그렇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 가치를 중시하는 진보이상주의 때문에 미국이 군사·정치적 개입을 많이 할 것 아니냐, 불안스럽다, 라고 하는 그런 주장을 한 바 있었죠.
▶ 김어준 : 그러면 이제 우리 한반도 문제로 가져와 가지고. 이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의 대북정책은 어떻게 될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문정인 : 지금 얼마 전에 우리 대통령하고 바이든 대통령 통화 나눴고, 또 지난주 수요일이죠? 서훈 실장하고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사이에 2시간 정도 전화 통화가 있었고. 기본적인 건 이런 것 같아요. 지금 정책 검토가 끝나지 않았다. policy 리뷰가 끝나야 바이든 행정부가 기본 입장을 밝힐 건데 아직도 정책 검토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제이크 설리번 이야기에 따르면 가급적이면 정책 검토의 시간을 빨리 앞당기겠다고 하는데 제가 볼 때는 지금 세 가지 시각이 있는 것 같아요. 하나는 선 해체. 그러니까 핵을 먼저 해체하고 그다음에 후 보상을 해 주는.
▶ 김어준 : 그게 트럼프 때 계속 주장했던.
▷ 문정인 : 그런데 그건 미국의 강경파들이 민주·공화 관계없이 북한은 믿지 못한다, 북한은 악마다, 결국 최대한의 압박을 통해서 북한을 제재하고, 그래야 북한이 핵을 먼저 포기하고, 그래야만 제재 완화도 하고 관계도 개선하겠다는 강경파 사각이.
▶ 김어준 : 리비아 모델.
▷ 문정인 : 리비아 모델, CVID 모델이죠. 그게 주류인 것 같고요. 두 번째로는 가령 전 국방장관 윌리엄 페리라든가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차관보, 1994년 제네바합의 했던 장본인. 이런 분들 포함해서 특히 핵 확산 방지와 관련된 전문가들은 북이 사실상 지금 핵무기를 가진 것이 분명한 사실인데 이것을 그냥 무시해 가지고 선 해체를 하면 그 사람들이 듣겠느냐. 그러니까 단계적으로, 점진적으로, 동시 행동 원칙에 따라서 주고받는 협상을 하자, 이 협상파가 있는데 제가 볼 때는 소수인 것 같고.
▶ 김어준 : 아, 이게 소수예요? 이게 우리가 바라는 모델 아닙니까?
▷ 문정인 : 우리 정부하고 비슷한 모델이죠. 그러나 세 번째로는 상황을 안정적 관리를 하겠다는 사람들이에요.
▶ 김어준 : 유지.
▷ 문정인 : 그러니까 북이 더 이상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한정적으로 관리하자고 하는 게 지금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라든가 제이크 설리번이 그 시각이 강하죠. 이 양반들은 기본적으로 북한 하는 것 보고, 한국 정부가 어떤 식으로 설득하는가 보고, 또 일본이 어떤 식으로 압력을 가하는가 보고, 정책 검토 끝난 것, 이걸 다 보고 정책을 결정하자.
▶ 김어준 : 급하지 않다.
▷ 문정인 : 급하지 않다기보다는 그 수순 자체가 기본적으로 이 절차를 겪어야, 거쳐야만 북한 핵 문제에 대한 해법이 나올 수 있다고 보는데. 그러니까 북한에서 가령 도발적으로 나오면 그 사람들도 도발적으로 할 거예요. 그러면 오바마 때의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돌아가는 게 되겠죠.
▶ 김어준 : 말짱 도루묵인데요, 그러면.
▷ 문정인 : 그러나 나 중요한 건 지금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 복원을 한다, 동맹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얼마나 설득의 논리를 갖고 접근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할 겁니다. 그러니까 다음 주에 이제 블링컨 국무장관하고 오스틴 국방장관이 서울 오는데 그때 아주 중요한 소위 면담이 있을 수 있겠죠.
▶ 김어준 : 그러니까 바이든 행정부가 어디로 갈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게 맞는 거네요.
▷ 문정인 : 아직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 김어준 : 어느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십니까? 혹은 어느 쪽으로 가야 마땅하다고 보시는지?
▷ 문정인 : 당연히 대화의 협상이죠. 단계적 접근법이고. 그리고 시작은, 그러니까 제일 제가 지금 걱정하는 게 지금 이겁니다. 그러니까 트럼프가 했던 건 안 돼. Anything But Trump. 그렇게 되면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전략적 인내로 돌아갈 가능성이 상당히 클 거예요. 그러나 트럼프가 한 접근법 중에서 가령 싱가포르 정상선언, 그게 세 가지거든요. 북미 관계 개선하겠다, 한반도 영구적 평화체제를 지지한다, 세 번째로는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 공동 노력을 한다는 건데 이게 출발점이 돼야 되거든요. 그리고 두 번째로는 2019년 2월 28일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 김정은 위원장이 내놓은 안, 영변 핵시설 완전 영구 폐기를 전제로 한 제재의 부분 완화, 이걸 아주 신중하게 검토를 해야 될 거예요.
▶ 김어준 : 싱가포르는, 그러니까 원점으로 돌아가지 말고 싱가포르까지는 왔다 해서 싱가포르를 출발점으로 삼고, 그때 북한에서 하노이에 내놓은 게 있지 않느냐. 그걸 그러면 검토를 진지하게 해 달라.
▷ 문정인 : 저는 그것이 아주 의미 있는 출발점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 김어준 : 지금 안보를 담당하는 미국의 요직에 있는 사람들의 성향상 그럴 수 있는 사람들입니까, 보시기에?
▷ 문정인 : 설득의 논리니까요. 그런데 하나 걱정은 일본이 계속 아마 우리 정책에 훼방을 놓을 가능성은 있을 겁니다.
▶ 김어준 : 일본. 왜냐하면 바이든 쪽에서는 한·미·일 삼각동맹의 복원, 이걸 또 중요한 아젠다로 삼는 것 아닙니까?
▷ 문정인 : 그런데 일본이 대북 정책은 시각이 분명하니까요. 그러니까 일본이 사실상 한·미·일 3국 공조를 강조하는 거거든요. 그리고 미국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 김어준 : 자기들 빼지 말고 해 달라는 거 아니에요?
▷ 문정인 : 그런데 그뿐 아니고 자기들에 아젠다가 있죠. 그게 첫째는 결국 CVID, 아까 말씀드렸던 강경파 시각이죠. 그러니까 북에서 검증 가능하게 불가역적으로 완전히 핵을 폐기하기 전에는 제재 완화 해 주면 안 된다는 아젠다가 있고, 두 번째로는 탄도미사일의 경우에 미국 같은 데는 중거리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역점을 두는데 일본은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 단거리 것까지도 포함을 시키자는 거니까 협상하지 말자는 게 되어 버리니까.
▶ 김어준 : 그렇죠.
▷ 문정인 : 세 번째로는 납치 일본인 문제를 아젠다로 설정해 달라고 하는 거니까 그게 한국 정부가 받기는 쉽지는 않을 거예요.
▶ 김어준 : 북한보고 일단 다 폐기하면 그다음에 하겠다는 게 그렇게 수십 년간 해서 안 된 건데. 일본은 안 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그러면?
▷ 문정인 : 글쎄요. 국내 정치적인 어떤 변수 때문에 그러는 건지.
▶ 김어준 : 일본 국내 정치적인.
▷ 문정인 : 그러니까 일본에서는 한국이나 북한에 대해서 강경한 자세를 취하는 게 국내 정치적으로 상당히 매력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드는데. 하여간 저는 일본 정부도 좀 합리적인 생각을 해야 될 것 아닌가.
▶ 김어준 : 돌파구가 혹시 이번에 올림픽이 될 수도 있습니까? 올림픽 일본에서는 아예 해외에서 올 수 없을 것 같으니까 자국민으로 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 같던데.
▷ 문정인 : 이미 발표를 한 것 같은데요.
▶ 김어준 : 예, 발표는 했는데 실제 평창 때처럼 일본 올림픽을 기점으로 해서 북일 수교라든가 진도가 나갈 수 있을까요? 어떻게 보세요?
▷ 문정인 : 문재인 대통령이 분명히 이야기를 했죠. 그러니까 평창의 경험은 뭐냐 하면 올림픽을 평화적으로 치르는 것도 좋지만 올림픽을 통해서 평화를 만들자는 생각을 하게 된 거거든요.
▶ 김어준 : 맞아요.
▷ 문정인 : 그래서 그걸 올림픽 피스라고 하는 표현을 쓰는데, 그러니까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서 신뢰를 구축하고 새로운 평화를 만들자. 2018년 2월 평창이 대표적인 사례를 줬기 때문에 동경에서도, 도쿄올림픽에서도 결국 소위 서로 분쟁 당사자들이 거기 모여서 신뢰를 구축하고 새로운 평화의 모멘텀을 만들고, 더 나아가서는 이제 내년도 되면 북경 동계올림픽이 있단 말이에요. 그때 마찬가지로 할 수 있지 않느냐.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이 생각하는 건 그래요. 그러니까 2018년 평창올림픽이 소위 올림픽 평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기 때문에 그것을 도교, 베이징에도 적용해 보자고 하는 건데 제가 볼 때 상당히 참신한 아이디어인 것 같아요.
▶ 김어준 : 그걸 일본이 받느냐, 안 받느냐, 일본의 국내 정치적 상황하고도 연결이 되어 있겠네요.
▷ 문정인 : 그것도 있겠지만 그러나 지금은 뭐, 일본 스스로가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쉽지는 않겠죠. 외국 참가자가 안 오는데 국가 정상들이 오기도 상당히 힘들 것이고.
▶ 김어준 : 참 도움이 안 되네요, 코로나가. 이런 내용들이 담긴 책을 최근에 내셨고, 그래서 저희가. 1년 만에 섭외에 응하셨어요. 정말 섭외가 어려운 분이신데. 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그럼 여름께나 돼야 구체화될 거라고 보십니까?
▷ 문정인 : 제가 볼 때는 5월 정도면.
▶ 김어준 : 5월. 5월 정도면 윤곽이 나올 것이다.
▷ 문정인 : 아마 충분히 나올 거라고 봅니다.
▶ 김어준 : 그 이후에 우리가 밟아야 할 스텝은 뭡니까? 대북정책 관련해서는?
▷ 문정인 : 우리 기본적인 입장은 사실상 2018년처럼 남북 관계를 빨리 재개하고 대화를 해서 그리고 거기에서 구축된 아젠다를 갖고 우리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하고 협상을 하면서 남북, 북미, 한미, 이 삼각관계의 선순환을 만들겠다고 하는 게 일종의 목표였는데 지금 북에서 응하지를 않지 않습니까? 코로나 때문에 응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면 차선책은 한미 관계를 돈독히 해서 미국과 정책 공조를 하고, 그걸 갖고 우리가 북측하고 이야기를 하든지 미국이 북측하고 이야기하든지 해서 2018년의 어떤 선순환의 3국 공조체제를 만들어야 되는데 쉽지는 않을 거예요. 그런데 북에서 어떻게 나오느냐 하는 게 문제인데. 그런데 북은 기본적으로 그거 같아요. 코로나 문제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지금 미국과 유엔 안보리에서 지금 가하고 있는 제재가 포괄적으로 완화되길 희망을 하는데 우리 정부가 그걸 할 수 있을는지 그건 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어준 : 북한도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이 어느 방향으로 결정될지 지켜보는 단계겠네요.
▷ 문정인 : 지금은 그렇죠. 그러니까 이번, 다음 주가 상당히 중요할 것 같아요.
▶ 김어준 : 한 가지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국제 역학관계에 정통하신 분이니까. 작년 내내, 그리고 올해도 궁금증 중 하나가 코로나 이후 실제 한국이 국제외교나 국제무대에서 가지는 영향력이나 위상이나 존재감이 변화가 있는지. 그렇게 느끼십니까?
▷ 문정인 : 분명히 있죠. 일종의 성공 모델인데 우리 정부가 그것을 어떻게 보면 국제 공공재로 만드는 작업이 상당히 중요하겠죠. 저는 두 가지 시각이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어떤 정치철학적 측면이죠. 그러니까 지금 코로나 사태가 나지 않았어요? 제 책에서도 그걸 아주 심층적으로 다뤘는데. 그러니까 코로나 사태가 딱 나니까 미국하고 구라파 국가들 같은 데는 국가가 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느냐. 그러니까 개인의 자유가 더 중요하다. 그걸 자유지상주의, Libertarianism이라고 하는데 그런 생각이 상당히 강했거든요. 그런 것들이 코로나를 통제하는 데 실패하게 만든 거죠. 그런데 한국 같은 데는 공동체우선주의거든요. 개인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공동체의 이익이 더 중요하다. 이것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됐거든요. 한국뿐만 아니라 대부분 동아시아 국가들, 타이완, 싱가포르, 심지어 중국까지도 그런 게 상당히 강했었거든요. 그런 건 상당히 좋은 롤모델을 제공했다고 보고요. 두 번째 기술적 측면이죠. 또 행정적 측면. 그러니까 빨리 소위 진단하고, 격리시키고.
▶ 김어준 : IT와 빨리빨리가 결합한 것 아닙니까?
▷ 문정인 : 그러니까 이제 소위 우리가 만든 IT기술하고 그다음에 전반적인 공공 의료시스템인데 이번에 하나 보여 준 건 한국의 공공 의료시스템이라는 게 상당히 선진화됐다. 그러니까 이번 K-방역하고 관련돼서는 우리가 선진국이라는 걸 보여 줬는데 문제는 그걸 자랑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요. 그걸 국제 공공재로 만들어서 국제사회와 공유할 때 한국이 더 빛이 나겠죠.
▶ 김어준 : 이게 표준이라고 이제 제공하기도 하고 공공재로 만들기도 해야 된다, 그걸.
▷ 문정인 : 또 우리 표준이라고 하면 국제사회가 별로 안 좋아하니까요. 우리가 경험해 봤는데 이건 성공적이니까 같이 공유하고 우리도 얼마든지 거기 지원하겠다. 또 겸손하게 좀 할 필요가 있겠죠.
▶ 김어준 : 겸손하게 교수님께 여쭤보겠습니다. 교수님 이제 덜 바쁘시지 않습니까? 가끔씩 뉴스공장에서 인터뷰 요청하면 앞으로는 좀 자주 나와 주세요.
▷ 문정인 : 그렇죠. 그런데 제가 이제 올빼미형 인간이거든요.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서. 지금도 서너 시 정도 돼서 잠자리에 드니까 아침에 맞춰서 오는 게 힘든데 우리 김 총수께서 그렇게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제가 노력을 하겠습니다. 오늘처럼 노력을 하겠습니다.
▶ 김어준 : 그러니까 평상시 네 시에 주무시는데 한 세 시간만 덜 주무시고 바로 나오시면. 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요. 앞으로 자주 모시기로 하겠습니다. 문정인 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 문정인 : 네, 감사합니다.
http://tbs.seoul.kr/cont/FM/NewsFactory/interview/interview.do?programId=PG2061299A
첫댓글 일본이 북미 긴장관계를 격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공감합니다.일본은 그러고도 남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정인 교수님의 의견 중에 北을 미.일.한 정책에 대해 종속적?, 수동적? 입장으로만 분석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지난 17~19년 한반도 정세의 주도권을 행사한 주체는 분명 北이라 고 보여지고, 그렇게 생각되는데...
네...한반도에서는.
그렇게..
보여집니다.
열강들 속에선...핵무력은 동급이겠죠.<갯수 차이는 의미없지만>
그걸...
우선 순위로 보지 않으려.
애써 외면하고 있지는 않을까.<핵강국>
일 대 일이라면...먹힐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아직은 아닌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