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박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우리 곁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인연 따라와서 인연으로 사는 인생
하늘이 맺어준 아름다운 인연
보배같은 여보(如寶)!,
내 몸보다 귀한 당신(堂身)!,
마주보고 누었다고 마누나!,
옆에 누었다고 여편네!
살아서는 같이 늙고, 죽어서는 한 무덤에 묻히네! 偕老同穴(해로동혈)
세상 소풍 아름답게
끝나는 날 까지
마음을 터 놓고
정다운 담소를 나누는
꿈같은 삶이 되도록
평생 참되고 진실하게(眞)
선하고 인자하게(善)
사랑으로 아름답게 살자(美)
뒤 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사랑이 머물다간 자리 아름답다
향기가 난다
세상을 향기롭게 한다
사랑을 하면 눈이 천개가 생긴다지
예쁘다
아름답다
사랑한다
감사하다
평생‘폭싹 속았수다’(수고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고
아름답고
사랑한다
멋진 인생을 살았다
‘폭싹 속았수다’
“거울 앞에 섰어요/ 잠깐 나를 보다가/ 처음으로 말했어요/ “괜찮아, 넌 잘 살아왔어.” <처음 해 본 말> 안귀옥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 러치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정지용 향수
가난한 교육공무원을 만나 평생 고생한 아내에게
여보 미안해!
아내가 미소를 짓는다
아내의 환한 미소를 보며 손을 살포시 잡고
여뽕!
미안해!
손을 잡고 나와 아내의 애창곡
나의 사랑하는 책(찬송가 199)
1) 나의 사랑하는 책 비록 해어졌으나
어머니의 무릎 위에 앉아서
재미있게 듣던 말 그 때 일을 지금도
내가 잊지 않고 기억 합니다
귀하고 귀하다 우리 어머니가 들려 주시던
재미있게 듣던 말 이 책 중에 있으니
이 성경 심히 사랑 합니다
2) 옛날 용맹스럽던 다니엘의 경험과
유대 임금 다윗 왕의 역사와
주의 선지 엘리야 바람타고 하늘에
올라가던 일을 기억 합니다
귀하고 귀하다 우리 어머니가 들려 주시던
재미있게 듣던 말 이 책 중에 있으니
이 성경 심히 사랑 합니다
3) 예수 세상 계실 때 많은 고난 당하고
십자가에 달려 죽임 당한 일
어머니가 읽으며 눈물 많이 흘린 것
지금 까기 내가 기억 합니다
귀하고 귀하다 우리 어머니가 들려 주시던
재미있게 듣던 말 이 책 중에 있으니
이 성경 심히 사랑 합니다
4) 그 때 일은 지나고 나의 눈에 환하오
어머니의 말씀 기억하면서
나도 시시때때로 성경 말씀 읽으며
주의 뜻을 따라 살려합니다
귀하고 귀하다 우리 어머니가 들려 주시던
재미있게 듣던 말 이 책 중에 있으니
이 성경 심히 사랑 합니다
찬송을 부르며 사랑의 눈물을 흘린다
가난한 자의 기도를 들어 주시는 하나님!
저의 아내되는 사람에게
너무 섭섭하게 하지 마시어요... 나태주
너무고마워요
부부가 나누는 지극한 사랑이
따뜻한 감동으로 전해지는 오늘입니다...
'한 번의 고통이 더 남아있는 것이라면
이제는 제가 병상에 누울게요? 나태주 아내
사랑의 햇살과 잔잔한 물결,
물가에 핀 풀과 꽃같은 아름다운 아내
영원한 사랑을 내 마음속에서 그려봅니다
발아래 작은 실개천이 졸졸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시인의 시 속에서 만났던 바로 그 실개천,
내 어린 시절 마음속 풍경처럼 맑고 순수한 물줄기가
나를 시인의 세계로 다시금 끌어들였다.
나태주/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나태주와 울며 기도만 하는 그림자로 산 아내
너무그러지마시어요, 하나님!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하나님!!
저에게가 아니예요
저의 아내되는 여자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 달라는 말씀이어요.
이 여자는 젊어서부터
병과 함께 약과 함께 산 여자예요.
세상에 대한 꿈도 없고
그 어떤 사람보다도 죄를 안 만든 여자예요.
신발장에 구두도 많지 않은 여자구요
한 남자 아내로써 그림자로 살았고
두 아이 엄마로서 울면서 기도하는 능력 밖엔
없었던 여자이지요.
자기의 이름으로 꽃밭 한 평,
채전 밭 한 뙈기 가지지 않은 여자예요.
남편되는 사람이 운전조차 할 줄 모르고
쑥맥이라서 언제나
버스만 타고 다닌 여자예요.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가난한 자의 기도를 들어 주시는 하나님!
저의 아내되는 사람에게
너무 섭섭하게 하지 마시어요...
아내의 답시
너무고마워요
남편의 병상 밑에서 잠을 청하며
사랑의 낮은 자리를 깨우쳐주신 하나님!
이제는 저이를 다시는 아프게하지 마시어요
우리가 모르는 우리의 죄로
한 번의 고통이 더 남아 있다면,
그게 피할 수 없는 우리의 것이라면,
이제는 제가 병상에 누울게요.
하나님!!
저 남자는 젊어서부터 분필과 함께,
몽당연필과 함께 산
시골 초등학교 선생이었어요.
시에 대한 꿈 하나만으로
염소와 노을과 풀꽃만 살펴온 남자예요
시 외의 것으로는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예요.
책꽂이에 경영이니 주식이니
돈 버는 책은 하나도 없는 남자구요
제일 아끼는 거라곤
제자가 선물한 만년필과 그간 받은 편지들과
외갓집에 대한 추억뿐이에요.
한 여자 남편으로
토방처럼 배고프게 살아왔고,
두 아이 아빠로서 우는 모습 숨기는
능력 밖엔 없었던 남자지요.
공주 금강의 아름다운 물결과
금학동 뒷산의 푸른 그늘만이 재산인 사람이예요
운전조차 할 줄 몰라
언제나 버스만 타고 다닌 남자예요.
승용차라도 얻어 탄 날이면
꼭 그 사람 큰 덕 받다고 먼 산
보던 사람이예요.
하나님!!
저의 남편 나태주 시인에게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좀만 시간을 더 주시면 아름다운 시로
당신 사랑을 꼭 갚을 사람이예요...
이 시에는 아내를 위한
간절한 마음이 뭉뚝뭉뚝 묻어나는데,
더 감동적이었던 것은
남편의 글에 화답하여 쓴 아내의 시 입니다.
어찌보면 남편이 드린 기도보다
더 간절한 기도,
시인 아내의 절창입니다.
그남편에 그아내입니다
부부가 나누는 지극한 사랑이
따뜻한 감동으로 전해지는 오늘입니다...
'한 번의 고통이 더 남아있는 것이라면
이제는 제가 병상에 누울게요? 라는
기도 앞에서는 어쩔도리 없이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마는
하나님께서도 이만한 기도를 물리치시는 것은
도저히 어려우실 것 같습니다
이토록 순박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우리 곁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은
우리들의 주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우리 모두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김춘수의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香氣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意味가 되고 싶다.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향수/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활살을 찾으려 풀숲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 러치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가을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은
하늘에는 석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 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어 도란도란 거리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