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헤르만 헤세
꽃들이 시들고 청춘이 세월에 길을 비키듯이,
삶의 모든 계단과 지혜 그리고 깨달음도
한때 영화로웠지만 영원하지는 않으리
삶이 부를 때마다
다른 새로운 관계 속에 들어서려면
마음은 용기를 내어 미련 없이
항상 이별과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 한다.
모든 시작에는 마법이 깃들어 있어,
그것이 우릴 지키고 도와서 살아가게 하니,
우리는 이곳저곳을 즐겁게 돌아다니며
그 어느 곳에도 고향에서처럼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
우주의 정신은 우리를 붙잡아 매거나 구속하지 않고
우리를 한 계단씩 들어 올리고 넓혀간다.
오직 새롭게 길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자만이
자기를 떠날 각오가 되어 있는 자만이
자신을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나리라.
그러면 죽음을 맞는 순간에도 여전히 새로운 곳을 향해
젊게 맞서 일어서리라.
우리를 부르는 삶의 부름은 결코 그치지 않으리니,
자, 그럼 마음이여 이별을 고한다, 건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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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클릭하시면,
헤세의 목소리로 시가 낭송됩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_LaACP5GMUg
Stufen
Wie jede Blüte welkt und jede Jugend
Dem Alter weicht, blüht jede Lebensstufe,
Blüht jede Weisheit auch und jede Tugend
Zu ihrer Zeit und darf nicht ewig dauern.
Es muß das Herz bei jedem Lebensrufe
Bereit zum Abschied sein und Neubeginne,
Um sich in Tapferkeit und ohne Trauern
In andre, neue Bindungen zu geben.
Und jedem Anfang wohnt ein Zauber inne,
Der uns beschützt und der uns hilft, zu leben.
Wir sollen heiter Raum um Raum durchschreiten,
An keinem wie an einer Heimat hängen,
Der Weltgeist will nicht fesseln uns und engen,
Er will uns Stuf' um Stufe heben, weiten.
Kaum sind wir heimisch einem Lebenskreise
Und traulich eingewohnt, so droht Erschlaffen,
Nur wer bereit zu Aufbruch ist und Reise,
Mag lähmender Gewöhnung sich entraffen.
Es wird vielleicht auch noch die Todesstunde
Uns neuen Räumen jung entgegen senden,
Des Lebens Ruf an uns wird niemals enden...
Wohlan denn, Herz, nimm Abschied und gesunde!
첫댓글 왜요 님, 고맙습니다. 어진내 님이 보셨는지 모르지만 제가 힘을 얻고 갑니다. 헤세의 목소리를 다 들었네요.
고맙습니다 정가네님. 저도 이 글을 읽으며 호흡을 가눌 때가 있습니다.
이 시 한편을 쓰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듯,
노작가의 운명을 수렴하는 지혜가 있습니다.
어진내님께서 꼭 읽고 마음에 평정을 찾으셨으면 합니다.
'모든 시작에는 마법사가 함께 해서
우리가 살아가도록 보호하고 도와준다.' 하지요.
노작가의 목소리가 고목의 수피처럼 거칠지만 깊이 있는 울림을 줍니다.
어진내님이 읽으신다면 많은 위안을 받을거라 생각되네요.
두고 읽으려고 블로그로 가져갑니다.
고맙습니다 둥둥님.
바람재 대문에도 올려주시다니, 함께 공감해주심에 감사할 따름입니다(비록 제 글은 아니지만).
헤르만 헤세가 나고 자란 그 반경에서 멀지 않게 제가 삽니다.
글쎄요, 우리 어릴 때부터 친숙하게 읽어오던 작가인지라,
독일인이라기 보다는 친숙한 어느 이야기할아버지의 정든 흔적을 보는 듯 하지요.
워낙 자주 가니 칼브의 박물관에는그냥 들여보내주기까지 합디다.
왜요? 님, 반갑습니다.
안녕하신지요?
독일의 현재 기후 어떻습니까?
어제 을지로에 들러 건축가 승효상 선생님의 강연을 듣고 왔는데요, 세계의 유수한 건축물과 얽힌 이야기 중에도 독일 건축사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건축가가 빈에서 공부한 경험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 깊이 새겨 볼 귀한 글 입니다.
두고 두고 담아보겠습니다.
멋진 글 또 기대해 봅니다.^^
솜씨님 저도 반갑습니다. 올려주신 만난 음식들 보며 힘만 꿀꺽 삼킨답니다.
여기 기후는 여태 포근(영상 12도정도)했는데, 주말부턴 영하로 내려간다고 예보를 합니다.
비엔나에서 공부하신 분이 혹시 그곳 성을 건축한 Weinbrenner 얘기도 하시던가요?
이곳에도 그분의 건축물이 있는데, 외관도 멋지지만 공명이 그만이랍니다.
많이는 모르지만,독일에도 잘나가는 우리나라 건축가분들 계세요.
작년 이맘때 개관식을 한 슈투트가르트 시립도서관도 우리나라분이 설계하셨지요.
운 좋게도 그 행사를 저도 취재했었는데, 어찌나 어깨에 힘이 들어가던지요.
글쎄요...
제가 감명 깊었던 것은 베를린 베벨 광장의 홀로코스트 기념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광장 한복판 바닥 1미터 사방의 사각을 덮은 유리 속의 빈 서가, 유대문학 분서기념관을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이곳이 바로 1933년 괴벨스의 지시를 따른 소년 나치들이 토마스만이나 칼 마르크스 등 유대인 학자들이 쓴 책 2만 권을 불태운 현장이였고 그 야만을 기억하는 기념비라고 하더군요.
그 앞에는 시인 하이네C.J.Heinrich Heine의 글이 새겨져 있답니다.
책을 불태우는 자는, 결국 인간도 불태우게 된다.
Das war Vorsspiel nur, dort wo Man Buecher
verbrennt, verbrennt Man am Ende auch Menschen.
(책에 있는 내용입니다^^)
이 건축가는 우리의 전통적 공간개념인 ‘비움의 미학’을 매우 가치있게 여깁니다.
그 예로 서울 종묘정전 앞의 월대와, 샌디에고에 있는 소크 연구소Salk Institute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슈투트가르트 도서관을 한국인 건축가가 설계했다니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군요.
그리고 그런 일을 취재하신 왜요 님도 멋진 일을 하고 계신 것 같구요.^^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수석 발레리나로 강수진씨가 활동했던 것으로 알고 있구요.
여러모로 한국인에 대한 위상이 높아진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 입니다.
한국은 곧 강추위가 몰아칠 기세입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와우,, 솜씨님의 내공에 탄복을 합니다.
언제 한번 체계적인 글로 좀 보여주셔요.
읽고 많이 배우겠습니다.
여긴 또 눈이 내리는 평온한 밤입니다.
행복한 휴식을 하고 계시기를요.
한때 헤르만헷세를 읽으며 감동하던 때가 있었더랬습니다^^
그 시절의 헤르만헷세는 구원이며 감동이며 사랑이며 인생의 나침반이었습니다^^
친구되기님 반갑습니다. 이곳 독일의 중등학교 교과서에도 헤세의 시들이 있어서
학생들이 배웁니다. 그러니까 여기에서도 권장되는 국민정서라고 할 수 있지요.
다행히 아주 어릴 때부터 저도 그의 작품을 접해서
남의 나라 작가같지가 않은 행운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