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은 몇 년전에 읽었고, 드라마는 11화 까지 봤습니다. 원작을 읽어본 입장에서 본 드라마 위주의 감상입니다. 그런데 소설은 몇년전에 일독 한게 전부고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감안해주시길....
1. 개연성?
원작 소설도 딱히 개연성이 좋았던것 같지는 않습니다. 애초에 진도준이 왜 그렇게 순양을 먹겠다고 덤비는지 조차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던거 같거든요. 제 기억이 잘못된걸지도 모르겠지만, 당시 소설 읽으면서 "나라면 진도준이 아니라 진상준 처럼 살것 같은데?" 정도의 생각을 했었던거 같거든요. 오히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드라마가 보다 명확하게 진도준 행동의 원인을 제시해주는거 같습니다. 그게 납득이 가냐는 또 다른 문제긴 한데.. ㅋ
그렇다고 드라마가 개연성이 낫다는 이야기도 또 아닙니다. 지금 백화점, 증권 정도 먹은거 같은데 그 과정이 잘 이해가 안가거든요. 제가 진화영 이고 어차피 백화점 경영권을 유지할 수 없다면, 자기보다 아랫사람이고 자신을 모욕하고 자신을 겁박한 진도준에게 줄 바에는 자기 오빠들한테 주고 말겁니다. 이 부분은 소설에서는 진화영의 경영권을 보전 해주는 식으로 해결을 했던거 같은데, 드라마에서는 그런것도 없었죠. 진동기 사장 껀은 최고 책임자가 911사태 때 콜을 샀다, 해외 주식 투자 실패 정도의 이유로 연금공단 등이 다른 회사도 아니고 순양증권의 경영권을 뺏는데 동의했다? 제가 이해한게 맞아요? 그냥 말도 안되는 소리 같은데... 소설에서는 imf로 외화가 극도로 부족할때 만든 1000억원대의 달러 비자금, 페이퍼컴퍼니 등의 비리를 이용해서 협박했었을 겁니다.
소설, 드라마 둘 다 개연성은 부족한 편이라고 봐도 무방하고, 그나마 소설의 주요 재미였던 야금야금 순양을 잡아먹는 과정에서는 소설쪽이 나은거 같습니다.
2. 원작소설과의 괴리
상당히 많은 부분이 다른데... 일단 서민영과의 로맨스 추가. 소설에서는 서민영과 결혼하는건 맞는데, 로맨스 분량은 그냥 없습니다. 글 몇줄로 대충 퉁치고 넘어가고 애정에 기반한 관계가 아닌것 같습니다. 서민영 쪽은 애정이 있었나? 헷갈리는데 아뭏든 로맨틱한 부분은 그냥 없습니다. 그걸 드라마화하면서 어떻게든 집어넣은건, 이해는 갑니다. 사실 굳이 넣어야 하나.. 라는 생각을 먼저 했었는데, 이 드라마를 생각해보면서 떠올렸던 황금의 제국, 펀치 같은 드라마가 초대박 흥행을 했던 작품이기 보다는 매니아층이 열광하는 작품이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젊은 두 남녀의 달달한 로맨스를 아예 배제하기는 쉽지 않았겠죠.
다만 이해는 하지만 또 찬성은 못하겠는게, 재미가 없네요. 저는 신현빈 배우는 좋아하는 편이였습니다. 전작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그리고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충분히 매력있고 예쁜 배우였는데, 이상하게 이 드라마에선 외모도 예전보다 못한거 같고 매력도 안보이네요. 그렇다보니 내용 전개랑 크게 상관도 없고 재미도 없는 로맨스 부분은 어지간하면 스킵합니다.
그리고 사회정의 운운하는 부분은, 저는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로맨스랑 비슷하게 이해는 하는 편입니다. 소설은 거의 대놓고 피카레스크 물에 가깝죠. 거의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욕망을 위해 남을 짓밟는걸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일단 주인공이 돈을 버는 방식, 그 돈으로 순양을 잠식해들어가는 방법 등이 모두 정의와는 거리가 많이 멉니다. 이쯤까지 생각해보면 결국은 또 펀치, 황금의 제국 같은 박경수 작가 작품들이 떠오르지 않을 수가 없는데. 다시 한번 동어반복, 매니아들을 위한 작품이 아니라면 사회정의를 어떻게든 우겨넣으려고 하는 점 자체는 이해를 합니다. 제 취향이 피카레스크 쪽이긴 해도, 대중작품이 대중성을 무시할 순 없을테니깐요.
그런데 문제는 앞에서 이야기했듯, 원작에서 주인공은 나쁜짓이란 나쁜짓은 거의 다하고 다닙니다. 그 행보를 거의 그대로 따르는 드라마 주인공이 입으로만 사회정의를 말하니, 모순이 줄줄 쏟아지는거죠.
그래서 결론적으로 이해는 하지만, 잘한 각색은 아니다.. 정도의 생각이네요.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다
아마 가장 큰 이유는 이성민 배우의 연기력 아닐까 싶습니다. 진양철 회장의 캐릭터 부분은, 원작보다 훨씬 매력있게 잘 표현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사실 원작을 읽으면서 제가 그렸던 진양철 회장은 황금의 제국에서의 박근형 배우님이였는데, 이와는 확실히 다른 매력으로 너무 잘해주고 계신거 같습니다.
또 소설은 사건 위주로 건조하다는 느낌이 강한 편인데, 드라마는 인물에 보다 힘을 준 느낌이거든요. 그렇다보니 진양철 회장 뿐만 아니라 순양 일가의 캐릭터들이 대부분 힘을 얻은 느낌입니다. 비중 변화가 가장 큰 인물은 아마 진성준일것 같은데, 소설에서는 여자나 밝히는 등신이다가 후반가면 대놓고 쩌리 취급 당하는 인물인데. 드라마에서는 정상인-정신병자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다가 진도준에 대한 열등감이 대단한 걸로 나와서, 뒤에 진도준과의 대립이 크게 다뤄질것 같더라고요.
이 부분만은 칭찬을 해주고 싶은게, 소설은 사실 다른건 다 때려치고 기업사냥꾼 짓에 집중한 작품에 가깝습니다. 이걸 드라마화면서 복잡한 기업 인수, 지분싸움 같은 사건은 최대한 단순화 하고 대신 캐릭터를 부각시켜 캐릭터들의 대립으로 단순화 시킨 부분이, 드라마 흥행에는 꽤나 주요했지 않나 싶거든요.
아뭏든 재미있게는 보고 있습니다.
다만, 펀치-황금의 제국이 몹시 다시 보고 싶은데, 넷플릭스에는 둘 다 없더군요. 흑흑.
첫댓글 유튜브 영상들만 봤는데 이성민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매력있게 잘하시더라구요
황금의 제국은 장신영 이뻤던것밖에 기억이 안나네요ㅋ
이 드라마는 순양일가 사람들의 연기력과 형수님의 미모로 먹고산다는 말이 마냥 틀린 말은 아니다라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형수님이 미래다
연기력이 명품 그자체 입니다.
딕션도 다 좋더라구요
대사가 너무 잘들려요
소설은 안 봤지만 쓰신 내용들 대부분 공감합니다
펀치… 저도 다시 한번 보고 싶어요. 광팬이었습니다.
재벌집은 초반에는 신선한 맛으로 보다가
중간에는 이성민 배우의 연기력으로
지금은 솔직히 지치네요.
재벌집은 이성민 배우가 빠지면 힘이 확 빠질것 같아요..
그리고 저도 신현빈 배우 굉장히 좋아했었는데
이번 드라마에서는 theo님 의견에 100% 공감합니다.
더 솔직히 얘기하자면 콩깍지가 벗겨진 느낌입니다
진짜 오랜만에 본방사수 시켜준 드라마네요..
이성민이나 송중기는 주인공이기에 더 부각되는거 같은데
조연으로 나오는 4남매 부부, 진성준역 배우도 연기보고있으면 이게 연기지 싶을정도로 다들 연기력이 하나같이 억 소리나올정도 더군요.. 비서실장도 미생에서 코믹연기를 하던 사람이 맞나 싶고.. 오히려 연기 개못할거 같은 티파니 조차도 약간 오버하는 듯한 행동조차도 잘어우러진거 같아 보이고요.. 캐스팅을 전체적으로 적재적소에 너무 잘한거 같아요..
타짜 원작 보던 입장에서 최동훈의 타짜 열광이 이해 안된 입장에서
어쩌면 원작으로 즐겼던 분들에겐 전혀 다르게 각색된 드라마는 거부감이 드는건 어쩔수 없을거 같습니다.. 드라마로만 접한 입장에선 배우들의 호연과 맞물려서 응팔의 다크버전을 접하게되니 열광할수 밖에 없을거 같네요..
스토리를 역사에 짜맞추려 어거지로 밀어넣은 개연성이나 신현빈과의 로맨스는 사소하게 느껴질만큼 진짜 너무 흥미진진하고 재밌다 딱 한마디만 남기고 갑니다..
티파니가 찰떡이더라고요. 딱 선을 잘 지키는 것 같습니다.
재벌집 회장님 -> 이게 드라마 제목으로 되었어야 하네요..이성민 배우의 인기때문에 16부 끝까지 나올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 전에 죽게 되거나 하면 시청률 야인시대될것 같은 느낌이에요.
러브라인 스킵하는게 저 뿐만이 아니군요 ㅋㅋㅋ
전 이성민 배우 연기 보려고 이 드라마 봅니다. 개연성 뭐 그런거보다 이성민 배우 눈빛 한번 더 보는게 좋아요. ㅋㅋ
명암에 공을 많이 들였더군
저도 원작을 재밌게 봤던 사람으로 각색이 너무 허술합니다
드라마적 인기를 위해 러브라인을 넣은 건 이해되나 나중을 위해서는 검사캐릭보다는 판사로 그리고 직진4차원 캐릭을 유지하는 것이 지금의 순정파보다 재밌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짧게짧게 에피소드 임팩트를 주고자 하는 건 알겠지만 순양이라는 철옹성이 너무 쉽고, 우연에 의지해 에피소드를 처리하는데 이게 몰입감을 깨더군요. 원작의 흐름이 너무 길다는 핑계가 있을 수 있지만 웹소설만도 못한 개연성이 이 드라마의 옥에 티죠
차라리 넷플릭스 같은 곳에서 시즌 3정도로 기획해서 진회장 생전/둘째 큰아버지 잡아먹기/순양 최종 정복 이정도 순으로 진행했다면 지금 배우들 연기력이면 진짜 명작이 나왔을 것 같습니다
소설은 안 봤고 웹툰만 봤는데 개인적으로 웹툰이 나은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