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숨
그러자 숨
그다음엔 숨
이어서 숨
그래서 숨
그렇게 숨
그리고 숨
그대로 숨
그러다가 숨
그래서 숨
항상 숨
이윽고 숨
언제나 숨
그런데 숨
그러나 숨
그러므로 숨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
끝끝내 숨
죽음은 숨 쉬고, 너는 꿈꾸었지만
이제 죽음에게서 인공호흡기를 뗄 시간
이제 꿈을 깰 망치가 필요한 시간
-『조선일보/정끝별의 시 읽기 一笑一老』2017.07.31. -
숨에 골똘해질수록 죽음이 돌올해지는 시. 삶과 숨과 꿈과 죽음은 동의어다. 숨은 죽음을 기록하는 꿈이다. 삶은 죽음을 복귀하는 숨이다. 그중 하나가 끊길 때가 질식이고 주검이다. 산부인과에서 장례식장까지. 학교에서 병원까지, 十에서 卍까지, 우리는 숨 공동체고 죽음 공동체다.
그러므로 숨이고 그런대로 숨이다. 그로 인해 숨이고 그제서야 숨이다. 그러니까 숨이고 그야말로 숨이다. '너는 이미 죽음 속에서 태어났'으니 그그그 숨을 쉬고, 이그 그그그 나도 숨을 쉰다. 아 에 이 오 우, '죽기 전에 죽고 싶다'고. 이름도 없이 얼굴도 없이, 숨이 범람하고 숨 쉬는 죽음들이 우글우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