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왕산 탐구생활
용평리조트를 둘러싼 발왕산 정상에 오르면 해를 품은 구름바다가 솜사탕처럼 펼쳐져 있다. 해가 질무렵이면 영화같은 낙조가 발왕산을 감싸는 장관이 펼쳐진다. |
푹신푹신한 솜사탕 같다. 사뿐사뿐 걸어갈 수도 있을 것처럼 발 아래 끝없이 펼쳐진 구름 바다. 그리고 그 위를 물들이며 서서히 떠오르는 붉은 태양. 무슨 말이 필요할까. 장엄한 대자연이 최고의 아티스트처럼 캔버스 위를 한 치의 빈틈없이 수놓아가는 황홀한 풍경에 입을 다물 수 없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해가 떠오르고 구름이 걷히면 그제서야 제 모습을 드러낸다. 무한대의 가시거리를 확보한 푸른 하늘과 푸른 숲이 선명하면서도 환상적인 미라주를 빚어내는 곳. 발왕산이다. 1975년 우리나라에 최초로 문을 연 스키 리조트의 요람이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개최지인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 국제규격의 슬로프를 갖춰 겨울철 스키 마니아의 성지로 잡았지만 여름휴가철에도 용평리조트를 더욱 빛나게 만드는 것은 ‘자연생명’을 가득 품은 발왕산이다. 리조트를 둘러싼 발왕산에는 주목과 독일가문비나무가 군락을 이뤄 고요한 숲속의 힐링을 즐기려는 이들에게는 ‘엄마의 품’ 같은 안식처를 제공한다.
왕이 태어나는 곳, 발왕산 정기 받아볼까
나무는 인간의 삶과 늘 함께한다. 성장기에는 울창한 잎이 뜨거운 태양을 가려 더위를 식혀주고 그루터기가 돼서는 노인의 고단한 걸음걸이에 잠시 쉬어가는 길동무가 되어준다. 나무가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다. 강원도 대관령에는 우리나라에서 12번째로 높은 발왕산(發王山)이 대자연을 품고 있다. 이름부터 상서롭다. ‘왕이 태어날 기를 가진 산’이란 뜻이니 이곳에 발을 들여놓기만 해도 왕의 기운을 가득 받을 것이 분명하다. 옛 기록에 따르면 발왕산은 여덟 왕의 자리가 있는 산이란 뜻에서 ‘팔왕산’으로 불렸단다.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이곳에서 시작되는(發)것은 모두 최고(王)로 만들어주는 산(山)’이라는 뜻이다. 실제 ‘한류’가 시작된 곳도 발왕산이다. 드라마 겨울연가는 대부분을 발왕산에서 촬영했는데 이 드라마 덕분에 ‘한류’라는 용어가 탄생했다. 이후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다시 한류의 정점을 찍었으니 발왕산의 정기를 제대로 받은 셈이다.
천년나무 주목과 가문비나무, 자연생명 숲을 이루다
산에 들어서면 먼저 주목 군락지가 손님을 맞는다. 나무 둘레가 3~4m에 달하는 수천년 이상의 수령 주목 260여 그루가 오랜 세월을 버티며 한자리를 지키는 모습은 신비롭다. 주목은 가지와 줄기가 모두 붉은빛을 띠고 있는 상록수.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명이 길다. 우리 삶은 길어야 백년인데. 경외감이 드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인간에게 아주 유용한 나무다. 심재가 유달리 붉고 질이 좋아 고급 가구재나 장식재로 쓰인다. 중세 유럽에서는 단단하고 탄력이 좋아 활의 재료로 사용됐단다. 껍질에서는 혈당을 낮추고 유방암, 난소암 등에 잘 작용하는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택솔 성분이 검출돼 약재로도 인기다.
발왕산 정상에 오르면 또 하나의 보물을 만난다. 야광나무 속에 마가목 씨가 들어와 싹을 틔워 뿌리를 내린 뒤 서로 양분을 주고받으며 자라는 세상의 유일한 나무 ‘마유목’이다. 단순히 뿌리나 줄기가 엉킨 연리지나 연리근과는 다르다. 뿌리부터 몸통, 가지까지 모두 한 몸이 되어 자라니 신기할 따름. 마치 생명을 잉태하듯, 엄마 배 속에서 자라는 자식처럼 서로 의지하고 버팀목이 되니 사람들은 ‘모자(母子)나무’로도 부른다.
다양한 스토리를 지닌 나무를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발왕산 둘레길 초입에는 고개를 숙여서 통과하지 않으면 다른 나무들을 감상할 수 없도록 활처럼 휘어진 갈매나무가 만든 ‘겸손의 문’, 학문의 상징인 서울대 정문을 그대로 닮은 ‘서울대나무’, 비탈진 언덕 위 큰 바위에 뿌리내린 ‘왕발주목’, 승리를 의미하는 빅토리(Victory)의 ‘V’ 자를 닮은 ‘승리주목’, 딱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둥그런 공간을 내어주는 ‘고해주목’ 등이 찾는 이들을 반긴다. 최근에는 독일가문비나무 1800여그루가 진정한 힐링을 주는 숲도 조성됐다. 스트레스 완화와 심신 안정에 좋은 피톤치드를 가득 내뿜으니 허파 깊숙하게 공기를 넣을 수 있도록 숨을 크게 들이쉬어 본다. 영혼까지 정화되는 기분이다.
내 몸을 바꾸는 알칼리성 치유의 물
산을 타다 보면 갈증이 나게 마련. 발왕산 정상에 오르면 갈증을 한 방에 날려줄 ‘치유의 물’이 기다린다. 목젖으로 한 모금 흘려보내니 속이 시원하게 뻥 뚫린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린 지난해 발왕산에서는 정상 암반 300m 아래에서 나오는 천연 미네랄 약수가 발견됐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에서 발견된 물이라는 뜻을 담아 ‘평화의 발왕수’로 불린다. 온도는 섭씨 8도로 우리나라 지하수 평균온도 14~16도보다 낮고 pH 8인 알칼리수다. 인체는 원래 pH 7.3의 약알카리성인데 밸런스가 깨지면 각종 질병에 노출된다. 이때 미네랄이 풍부한 알칼리수는 pH 밸런스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국내 프리미엄 생수 시장을 50% 점유한 에비앙 생수가 pH 7.2이고 미국 1위 프리미엄 생수 피지워터도 pH 7.5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고혈압, 당뇨, 동맥경화 등 성인병을 유발하는 중성지방 배출을 유도해 혈당저하에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진 바나듐과 피부노화와 골다공증을 개선하는 규소도 풍부하고 시판 생수보다 나트륨도 적으니 맘껏 마셔보자.
슈퍼콘서트·산악마라톤 여름축제도 풍성
발왕산 관광케이블카와 구름걷힌 발왕산 정상 풍경. |
발왕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시원한 여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HJ 매그놀리아 용평 호텔앤리조트는 발왕산을 세계적인 명산으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2019 평창 발왕산 축제’를 마련했다. 우선 오는 27일부터 8월17일까지 매주 토요일 용평리조트에서 ‘발왕산 슈퍼콘서트’가 열린다. 특히 27일에는 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하는 가수 김범수가 무대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8월 3일에는 7080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성인가요와 트로트 전문 채널인 inet-TV 공개방송과 가수 다비치의 공연, 가수 김연우 콘서트(8월10일)가 이어진다. 특히 연휴인 8월17일에는 ‘평창 한류 OST 페스티벌’이 성대한 막을 올린다. 전 세계를 휩쓴 한류 드라마 OST에 참여한 가수들이 대거 무대에 오르는데 독보적인 성량을 지닌 가수 거미를 비롯해 린, 백지영, 김태우 등 초호화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8월 한 달 동안 다양한 고객 참여 페스티벌도 진행된다. 가족단위 관광객을 겨냥한 ‘발왕산 어린이 사생대회’, ‘발왕산 바둑왕’, 재즈공연과 함께하는 ‘치맥파티’, ‘제16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한다. 휴식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도록 ‘엄홍길과 발왕산 트레킹’, ‘교촌 레드 MTB 대회’도 열릴 예정이다.
특히 오는 8월 25일에는 평창 최초의 산악마라톤인 트레일러닝 대회 ‘평창 발왕산 트레일 18K’가 예정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대회 공식 홈페이지(www.pbtr18k.kr
발왕산 관광케이블카와 구름걷힌 발왕산 정상 풍경. |
골프 할까 물놀이 할까
대관령은 서울보다 연평균 기온이 섭씨 6~7도 이상 낮아 여름철 골퍼들의 최고의 피서지로 인기다. 특히 버치힐골프클럽에서는 매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맥콜 용평리조트 대회가 열린다. 회원제인 버치힐골프클럽과 용평골프클럽은 18홀, 퍼블릭인 용평9 골프클럽은 9홀을 갖췄다. 용평리조트의 워터파크인 피크아일랜드는 해발 700m에 조성됐다. 지하 1층, 지상 4층의 총 5층 규모로 다양한 식음시설, 찜질방, 사우나 등 부대시설을 갖췄는데 실내 워터파크는 사계절 내내 이용할 수 있다. 용평리조트는 11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 스키장을 운영하고, 3월 하순부터 11월까지는 골프장이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