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
검찰 신문이 시작되었다.
신문 내용은 경찰에서 진술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경찰에서처럼 검사는
몇 시간만에 쉽게 결론에 도달했다.
"오늘은 일단 이걸로 마치겠습니다.
나중에 수사가 진척되고 상황을 봐가면서
필요한 것이 있으면 보충 신문하겠습니다."
검사가 제희를 보고 물었다.
"다른 할 말이나 번복하고 싶은 말은 없습니까?"
"없습니다."
"그럼 이 진술 모두가 사실이고,
법정에서도 똑같이 진술할 수 있습니까?"
"...네..."
"어떻게 알았는지 이미 기자들이 냄새를 맡고
신문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한제희씨에 대한 것은 동거녀라는 사실과
범인이라는 사실이 실렸습니다.
그리고 오늘 말한 내용도 기사화 될 겁니다.
작은 사건이 아니니 어쩔 수 없습니다."
".....네..."
검사는 제희의 답변을 들은 후
서류철을 덮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려다 이내 다시
뒤돌아 제희에게 말했다.
"아, 그리고 변호사 말인데요.
당신을 변호하겠다는 분이 있습니다.
최석환 변호사입니다.
혹시 아는 사입니까?"
"아니요. 전혀."
제희는 처음 듣는 이름에 고개를 내저었다.
검사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조금 후면 이 곳으로 올 겁니다.
이미 접견신청까지 내놨었더군요."
검사는 그 말을 끝으로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검사의 말대로 말쑥한 정장차림의 남자가 들어섰다.
약간 중후한 멋이 풍기는 사람이었다.
남자는 제희에게 미소를 보이며 다가섰다.
"최석환 변호사입니다.
한제희씨 맞죠?"
"네."
"우선 자리에 앉죠."
최변호사는 제희의 얼굴을 마주 보고
입을 열었다.
"내가 어떻게 제희씨 변호를 맡게 됐는지 궁금하죠?"
"네."
"차성준씨를 아시죠?
그 분의 부탁으로 이 사건을 맡게 됐습니다.
같이 오고 싶어 하셨는데
이곳 사정상 같이 오질 못했습니다."
제희는 성준의 이름을 듣자 놀란 얼굴을 들었다.
그리고 갑자기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몸을 감쌌다.
그가 이상한 말을 한 건 아닐까.....걱정스러웠다.
"전 이제 제희씨를 변호할 담당 변호사입니다.
저에게는 한치의 거짓도 있어서는 안됩니다.
물론 그런 일은 없겠지만요.
차사장님이 제희씨가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하시더군요."
제희의 낯빛이 순간 하얗게 질려갔다.
이제 와서 모든게 수포로 돌아가게 할 수는 없었다.
날카롭게 눈을 빛내고 쏘아붙였다.
"내가 죽였어요!!
그 사람은 아무 것도 몰라요!!!"
갑작스런 제희의 외침에
최변호사는 적잖게 당황했다.
곧이어 그녀를 진정시켰다.
"우선 진정하세요.
제희씨가 범인이라 하더라도
우선은 그 죄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게 급선무입니다.
조서내용을 보니까 죽은 장회장에게
구타를 당하자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 달려들었다던데.
그게 사실입니까?"
"네."
"그럼 이번 구타가 처음이 아니었나보죠?
그 정도로 화가 날 정도였다면 말이죠."
제희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아마도 남자의 무자비한 행동이 다시
머릿속을 지배했기 때문이리라...
"그와 살게 된 후....
며칠 되지 않아서부터였어요.
.....술에 절어 들어온 날이면.....
나에게 달려들었어요....
마치.........짐승을 때리듯.......
.....그렇게.......짓밟았어요......"
제희가 두 눈을 감자마자 굵은 눈물 방울이
사정없이 흘러내렸다.
최변호사는 자신의 주머니에 있던 손수건을 꺼내
제희의 손에 쥐어주었다.
제희는 그 손수건으로 자신의 눈물을 훔쳤다.
"도망갈 생각은 안해봤나요?"
"갈 수가 없었어요...
그 사람이 주위에 사람들을 두고 날 감시했어요..
자기가 집에 들어오면 그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졌죠..
그때를 틈타 나가려고도 해봤지만 역부족이었어요.."
"동거를 하게 된 이유가 뭡니까?"
".....그건....."
제희는 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차마 성준의 이름을 입에 올릴 수 없었다.
그럼 분명 성준도 이 일에 휩쓸릴 테니까...
"수사관이 함께 있어서 불편합니까?
내가 내보내면 모든 걸 말해줄 수 있겠어요?"
최변호사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흘러나왔다.
제희는 그 목소리에
왠지모를 안도감이 찾아들었다.
최변호사는 수사관에게
잠시 나가 있어줄 것을 요구했고
수사관은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취조실 안에는 제희와 최변호사....
단 둘만이 남아 있었다.
"난 당신이 누군지 잘 알아요.
차사장과 나는 거의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입니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충 들었어요.
내가 알고 싶은 건
당신이 진짜 범죄를 저질렀는지 하는 것과
당신에 관한 과거사입니다.
이 두 가지를 정확히 알아야만
당신을 구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어떤 삶을 살다 여기까지 왔는지...
그걸 말해 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당신도 살고 차사장도 살게 됩니다."
제희는 성준의 얘기가 무슨 뜻이냐는 듯
최변호사를 응시했다.
"차사장은 한제희씨가
자기 대신 누명을 쓴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죄책감 때문에 많이 괴로워하고 있죠.
당신이 잘못되면 차사장이 어떻게 될지 몰라요.
오늘도 자신이 와서 자백하겠다고 난리치는 걸
간신히 말리고 왔습니다.
제희씨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나는 솔직히 차사장이 아닌 제희씨가
여기 있는게 마음이 놓였습니다.
차사장은 유망한 사람입니다.
앞으로도 무한한 가능성이 있은 사람이죠.
그런 사람을 한순간에 밑으로
떨어뜨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희씨도 차사장의 그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서 그랬을 거라고 믿고요."
두 사람 다 한참동안 아무런 말이 없었다.
최변호사는 나름대로 제희에게 미안했고
제희 또한 많은 생각으로 고민에 잠겼다.
그러다 수사관이 들어오면서
두 사람의 침묵은 끝이 났다.
최변호사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제희에게 당부했다.
"내가 한말 잘 생각해봐요.
다음에 봤을 땐 모든 얘기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그렇게 최변호사는 밖으로 나가고
다시 홀로 제희만 남았다.
제희는 말하고 싶지 않은 과거사를
또 다시 끄집어 내야하는 현실에
몸서리가 쳐졌다.
카페 게시글
로맨스 소설 1.
[ 중편 ]
욕망 26
순진한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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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903
04.10.1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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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희 너무 불쌍해요. ㅠ_ㅠ
제희 너무 불쌍해요. ㅠ_ㅠ
유리구두y님 넘 불쌍타고 많이 우심 눈 붓씀돠..ㅎㅎ 농담이구요...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날씨 추우니까 감기 조심하세요^^
제희를 넘 몰아세우지 말아주셨음 하네요. 그렇지 않아도 많이 힘들게 살았는데ㅠ.ㅠ
작가님.. 오랜만이네요, 잘 봤어요 !! 요즘에 너무 바빠서 오늘 밀린거 다 봤네요.. 아무쪼록 제희가 잘됐으면 좋겠네요. 글구 작가님,, 요즘 아침 기온이 9도까지 내려갔대요. 감기 조심하세요,, ^^
하하~ 이야이가 이렇게 까지 되는군요. 처음에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이야기에요~ 저 이제 감기가 괜찮아 졌어요~ 추카해주세요.*^^*근데 제희는 왜이렇게 불쌍하게 나오는 걸까요?
아.....이런이런.....ㅠㅠ 넘 슬퍼요......제희도 불쌍하고 성준이도 너무 불쌍해요........
제발 빨리 둘이 이어주세요~ㅠ_ㅜ 제희가 먼잘못이 있다구~!!!
고놈 참-님 그러고보니 제가 넘 나뿐 작가 같군요..ㅎㅎ★상희★님 정말 오랜만이네요^^다시 뵙게되서 넘 반가워요!!!!앞으로도 찾아주실거죠?!ㅋ 로하로하님 감기 나아가신다니 넘 다행이네요!!!앞으로도 건강 조심하세요^^ 연보리님 넘 슬퍼마셔요...근데 왤케 글을 안올리십니까??제가 넘 기둘려요..
shinepak님 제희 잘못 없죠....암요.....다 제 탓입니다...ㅋㅋ모든 분들 정말루 감기 조심하세요!!!!독합니다...그리고 오래간다죠..ㅎㅎ
ㅠ.ㅠ 제희하구 성준이 어쩌면 좋아요??ㅠ.ㅠ 제발 해피앤딩으로 끝내주세요.. 글구 항상 하는 말이지만 순진한여우님 언제나 홧팅!! 입니다..^^
★꿈많은소녀☆님 '홧팅' 감사히 받습니다!!ㅋㅋ 힘이 불끈불끈 솟는 군요^^
헥헥,, 일편부터 다봤어요!+_+ 제희ㅠ 어떻게요!
설연님 반가워여!!!! 1편부터 다 보셨다니..넘 감동이 밀려오네요...ㅎㅎ 앞으로 몇 편 남지 않은 완결까지...다 읽어주세요!!!ㅋㅋ
제희 너무 불상해요....ㅠ0ㅠ 빨리 성준이랑 제희가 잘 되길 빌었는데...ㅠ0ㅠ 그리고 항상 소설 2편씩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상큼규연~☆님 한번 들어와 봤는데 님이 글을 남기고 가주셨네요..ㅎㅎ반가워요!!!글구 제가 더 감사를 드려야 하는데 님께서 감사하다고 해주셔서 넘 송구스럽네요^^;; 암튼 담편에 또 뵙길 바라구요...감기 조심하세요^^
너무잼있게봤습니다 다음 편이 기대되네여 작가님 힘내세요~
ε이쁜♡말쟈₃님 또 뵙네요^^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하구요..힘내라는 말씀 감사히 받아 먹고 끝까지 열쒸미 할게요!!
제희가 불쌍해염..잘 되었음 좋겠는데...잘 되겠죠
ㅋ 다비러브님 제희를 불쌍히 여겨주신 마음 고마워요^^ 추운데 감기 조심하세요^^
설마 제희 혼자서 감당하는건 아니겠죠. 이 일을 우짜스까..아.. 슬프다.
백수도간다님 제희의 불행을 같이 슬퍼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벌써 깜깜한 밤이네요....아직 담 편을 쓰지 못했는데...내일 올리려면 빨리 써야 될터인디..ㅠㅠ...잠 푹 주무시구요...낼 좋은 주말 맞이하세요^^
오랜만에 읽는듯한데ㅠㅠ 결국 죽었네요...꼭 영화 봐는거 같아요'-'*;제희랑 성준이 둘다 않아팠으면...
이거 어떻게 되는데에염 빨리 써주세염 제희 넘 불쌍해염 ㅠ-ㅠ
사랑하길...님 오랜만이에요!!ㅎ 제 글이 영화를 보는거 같다는 말씀 넘 감사여~!!!기분 디게 져씀다..ㅋㅋ∑여쁜겅쥬√님 오늘도 글은 못올릴 거 같습니다..제가 귀차니즘이 또 돋아스리...그래도 낼은 꼭 올릴거라는 약속드릴게요..낼은 늦더라도 올릴겁니다..^^;; 휴일 잘 보내시구요.. 항상 건강 조심하세요^^
여태까지 정말 재밌게 보다가 처음으로 꼬리말을 다네요, 작가님 실력에 감탄이..^_^ 앞으로도 건필하시구요, 해피앤딩으로 끝났음 하내요^ ^
EBAN님 반가워요~!! 제 글을 좋게 봐주신 점 너무 감사드려요..ㅎㅎ 앞으로도 건필하도록 무진장 노력하겠습니다!!! 끝까지 함께 해주세요^^
ㅇ ㅓ떠케 ㅜㅜ 불쌍해 제희 ..ㅜㅜ
아라v님 올만이네요^^ 잊지 않구 찾아주셔서 감사해요!! 다음편은 지금 열쒸미 쓰고 있답니다..도무지 떠오르지 않아서 손을 놨다가 다시 쓰고 있어요..글은 좀 늦게라도 오늘 올릴 예정입니다.
어떻게 되려고 이러는 건지..ㅠ 빨리 일이 풀려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