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구 울자 큰 형이 등에 짐을 가득지고 나타납니다.
"네 울음소리가 저 밑에 까지 들려서 왔다"
라고 하며 우리들의 참상에 경악을 합니다.
형이 자기 옷을 찢어 내 팔을 감싸주지만 지금 피가 다 나온 상태입니다.
하늘에는 바람 한 점없이 태양이 지글지글 끓습니다.형이 옥수수대를 하나 꺾어 나에게 그늘을 드리우지만 조금도 도움이 안됩니다.
너무 뜨겁습니다.
이때 어머니가 아주 거친 음성으로
"무울.....물 줘"
라고 소리칩니다.
그러자 큰 형이 짐을 풀어 그릇을 찾는데 그릇이 다 깨어지고 망가져 있습니다.
형은 찌그러진 냄비를 한쪽으로 우구러뜨리고 신작로 밑으로 가서 논의 물을 떠옵니다.
그것을 어머니에게 먹이고 나에게도 먹이는데 물이 뜨겁습니다.
또 한참 있는데 어머니가 또
"무울,,,,물 줘"
라고 외칩니다.
그러자 형이 다시 물을 뜨러 갑니다.
형이 물을 떠 오자 내가 채뜨려 다 마셔 버립니다.
그러자 형이 다시 물을 뜨러 갑니다.
형이 물을 떠와서 나를 피해 어머니에게만 드립니다.
형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때 미군 찦치한대가 지나가다가 바로 우리옆에 섭니다.
그리고 두명의 미군들이 내려 용산리쪽을 바라보다가 찦차 밑에 숨을까 말까 하는 행동을 취하다가 다시 가려고 찦차를 타는데 큰 형이
영어로
"도와주세요. 우리는 피난민입니다."
라고 하는데 형은 고등학교 3학년이고 학교에서 수재로 통합니다.
그러자 미군이 두 손으로 입에 대고 우리에게 총을 쏜 150m의 미군들에게 뭐라고 크게 소리칩니다.
그러자 미군들이 우리에게로 다가오는데 그 모습이 가관입니다.
모두 허리를 숙이고 총을 겨누고 여차하면 쏠 준비를 하고 아주 조심스럽게 천천히 걸어 오는데
망원경을 눈애대고 있는 미군은 한번도 눈에서 망원경을 뗀것을 본적이 없는데 눈에 붙이고 다니는 것같습니다.
아직도 우리가 적으로 보였나?
우리가 적이었다면 찦차를 탄 미군들을 그냥 놔 두었겠는가?
참으로 한심한 모습입니다.
미군들이 천천히 우리에게로 다가 왔는데 자기들이 저지른 참담한 우리의 모습을 눈 앞에서 보고 그때부터 뭐라고 크게 소리치면서 이리뛰고 저리 뛰고 난리입니다.
한 미군이 나를 번쩍 들어 소나무 그늘로 옮깁니다.그러나 어머니는 데려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군의관이 와서 나의 헤여진 팔에 묻은 흙을 씻어내고 약을 바른후 두꺼운 붕대로 감아 줍니다.
그리고 그때는 몰랐지만 나중에 그때의 미군들의 행동을 하나하나 기억해 보면, 나의 피검사를 하고 내가 o형임을 알고 동료중에 같은 피를 가진 군인의 피를 수혈해 줍니다.
나는 그후 생각하기를 이들중에 나에게 총을 쏜자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어쩌면 군의관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봅니다.
나는 그순간 의식을 잃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내가 다시 의식이 돌아왔습니다.
어머니는 큰 형이 지키고 있는데 미군이 곧 죽을 모습이라서 그런지 그대로 내버려 둡니다.
한 흑인 병사가 양쪽 팔에 갖난 아기 두명을 안고 와서 내 곁에 뉘입니다.
아기들은 발가 벗긴 금방 태어난 아기들 같이 어린데 오만상을 찡그리며 울지만 목이 쇄서 소리가 하나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햇볕에 익어 샛빨갛습니다.
흑인 명사가 캔에 든 우유를 따서 어기에게 먹이는데 아기가 마구 토합니다.
내 어린마음에도
`저런 멍청이가 다있는가? 지금 아기에게 필요한 것은 시원한 그늘이고 물이 아닌가?
나는 다시 의식을 잃습니다.
내가 의삭이 잠깐동안 깨어난 것은 미군 병사가 나를 찦차에 태우고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는데
길이 하도 험하여 차가 마구 튀어 오르는 바람에 내가 잠깐 깨어 난 것 같습니다.
그러자 나를 안고 있던 미군이 기뻐하며 동료 운전사와 뭐라고 큰 소리로 지껄이는 데 나는 다시 의식을 잃습니다.
그야말로 나의 목숨은 풍전등화입니다.
후에 생각한 것은 나를 안고 가는 병사가 바로 나에게 총을 쏜자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
첫댓글 형광등등 님. 정말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셨네요.
죽고 죽이는 살벌한 전쟁터에서
쏘지 않으면 죽는다는 생각을 하는 상황이라 무조건 총을 쐈다고 해도
상황파악을 한 뒤 살아있는 생명을 위해 애 써 준 미군들이
그래도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글 전개가 시원시원해서 그 위급했던 상황까지 느껴보며
잘 읽었습니다.
송초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님은 잠도 없으신가봐요 하하하 ^)*
@형광등등 저희 남편 직장이 두시간 정도 걸려서
네시 반에 일어나서 출근 준비합니다. ㅎㅎ
형광등등 님 글 올라오면 너무 반갑네요. ㅎㅎ
@송초 아 정더운 부부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합니다. _()_
삭제된 댓글 입니다.
어서오세요 환타스틱님
그런데 이상한 것은 아픔이 전혀 느낄 수 없었는데
다음날 미군이 수술한 후 정신이 깨어난 후부터 말도 못한 통증에 마구 운답니다.
평생 잊을 수없는 트라우마를,
6.25를 겪으셨군요.
민족의 비극이었던 6.25가 없었다면
지금보다 몇 배 더 잘 사는 나라가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다음 편이 기대됩니다.
별하나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맞아요 북한 때문에 우리나라가 30년간 매우 힘들었지요
형광님
참으로 참으로
기구한 삶을 살아 오셨습니다 ...
전 지금까지 제가 제일 힘겨운 삶을 살아온 줄 알았었습니다만 ...
형광님 글을 읽다보면 저의 삶은 형광님 삶에 비하면 새발에 피에 해당되는 듯 느껴집니다 ...
순수수피아님 어서오세요,
원 무슨 말씀이세요? 님도 아마 여러가지 어려움을 껶었을 것입니다.감사 ^_(
결국 어머님은 돌아가셨나 봅니다
산 자는 이렇게 남아서 그날의 참상을 회고 하는데 ...
숱한 참상을 듣고 자랐지만 매번 들을 때마다
전쟁의 참상은 기막힙니다
그쵸 그때 전쟁세대는 모두 고생했을것이자만
글을 쓸줄 몰라 아마 그냥 넘어간 것 같아요 하하하 감사
어휴~
정 말 무섭습니다
살벌 한 전쟁 터 에서의 그림이 적 나라 하게 그려 집니다
어서오세요 나오미님
지금 아직도 북한이 남한을 집어먹고 싶어 안달입니다 하하하 감사
정독하여 잘 읽고 있습니다.
예전의 어려움에 비하면,
요즘의 어려움은 아무것도 아니지요.
지족자부님 어서오세요
요즘의 어려움은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니지요,
옛날 어른들 다 고생하였지요
그런 고생이 오늘날의 밑거름이 되었고요 감사합니다.
생생하게 전달되어 옵니다
참상이죠
전쟁통이란
적군인지 아군인지 오리무중
어마 무시해서 차마
우리는 직접 안 본 세대지만....
참흑한 현실앞에 어이가 없습니다
그래도 치료받고 살아나신 님은
천운이십니다
라아라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그 시대분이 아님이 천만 다행이지요 하하하 감사
말로만 듣던
실전경험담이시군요?
그 당시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상상이 됩니다
구사일생으로
존경합니다~^^
사랑벼리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난리통
전장터에서 서로 총부리를 마주하고 격전하는 군인의 죽음도 가엽고 슬프지만
아군과 적군사이
피아간 격전지에 내몰려 총탄의 희생양이 된
무고한 민간인의 죽음은 억울한 죽음이지요.
삼복더위 염천지하에 피난민 대열을 따라 겨우겨우 쫒아가는 4모자의 힘겨운 행렬
총을 맞은 어머니와
아드님의 장래는 또 무슨일이 전개될까요?
전쟁은 이리도 처참하게 가족의 해체를 불러옵니다.
수혈을 받으시고 짚차를 타고 야전병원으로 이송되는건가요?
어머님은 또 어찌 되셨을까요?
걱정이 앞서면서
다음회를 기다립니다.
형광등등님 부디 건강 잘 다스리시고 백수하세요!
保重하세요!
자하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그 후일의 모든 일이 궁금하시지요?
하하하 곧 보시게 될 것입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