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중봉조헌문학상 대상 수상작
나비, 날갯짓은 그래비티다
박위훈
사과를 잊었다 뻔뻔하게
사직, 다한 소용이라는 말이
당신 흉중에 나비효과를 일으킨다
요설[妖舌]로 신음하는 봄은
나비가 속독할 그래비티다
조롱 속 앵무가 회피한 것은 변명,
그러나 설마가 몰고 온 것은 폭풍이다
괜찮다고 반나마 접힌 허리를 단칼로 자르는
개똥이, 언년이, 돌쇠는
이름도 걸림돌이라는 의병이다
우화는 주저의 떨림을 털어내는 것
함께 벼랑을 타는 돌쇠, 언년이, 개똥이
그래비티 험지 어디에서 다리쉼 멈췄을까
삭은 삼베로 미투리를 엮고
허기쯤이야 주검에게 양보할 수 있다
백두대간의 늑골이 으스러질 때
사금파리가 모여 각을 맞춘다
깨진 달이 장항아리에서 다시 떠올랐다
윤사월 돌무덤은 외전外傳이다
끝내 호명되지 않는 내일을 산다
발치에 뭉개진 들꽃이
사과를 잊은 사과나무를 에우고
나는 당신을 앓는 중이다
<심사평>
박위훈의 시 <나비, 날갯짓은 그래비티다>는 역사를 소환하는 방식이 매우 새롭고 신선하다. 각각 분산된 것 같은 혹은 분명하게 설명할 수 없는 상상력은 결국 ‘이름도 걸림돌이라는 의병’에 수렴된다. 역사는 직설적으로 드러내는 것도 무게와 의미를 담을 수 있지만, 하나의 이미지로 보여주는 것도 그것에 다르게 다가간다는 점에서 새롭다. 박위훈의 시는 과거를 소환하고 현재와 이어가는 방식에서 참신한 해석과 상상력을 보여줘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첫댓글 와우 축하 드려요 박위훈 선생님~~~그 기세를 쭈~~~욱 이어 나가시길 빌어요 ``
첫댓글 와우 축하 드려요 박위훈 선생님~~~
그 기세를 쭈~~~욱 이어 나가시길 빌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