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국립공원
- 전라북도 무주군, 장수군, 경상남도 거창군, 함양군에 걸쳐있고
소백산맥에서 남쪽으로 뻗어 나온 덕유산국립공원(1,614m)은
우리나라에서 한라산,지리산,설악산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산이고
곤도라로 오르는 설천봉(1520m)은 쉽게 정상인 향적봉에 접근할 수 있어 좋고,
전북, 경남의 2개도 4개 군에 걸쳐 있으며, 1975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이 덕유산 산행에 따라 나섰다.
겨울등산은 내 생에 처음이다. 아이젠이란 걸 빌려가지고갔다.
물론 종주할 생각은 아니었다 콘도라로 올라가 향적봉까지만 가자라는 생각으로...
토요일이라 차들이 많아 겨우 10시 반에야 무주리조트에 도착했다.
겨울에 와 보긴 20 년 전이었다. 스키도 못 타면서 이곳 숲속마을이란 콘도에 와 숙박을 하였었다.
눈앞에 펼쳐진 하얀 설원.... 그리고 고물고물 슬로프를 누비들 스키어들... 그리고 수많은 관광객들.....
콘도라를 타야하는 인원이 많아 1시간 30분이나 기다려 탔다..왕복티켓으로....9476번이라니...
놀라운 일이다. 그렇담 하루에 몇만명이 오르내린다는 말이다.
콘도라를 타고 오르며 좌우를 살핀다 쌩 쌩 신나게 달리는 스키어들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나도 4년 전 까지는 겨울에 대여섯 번 정도는 스키를 즐겼는데....
내려서니 차고 세찬 바람이 우리를 맞는다. 그 바람의 거친 숨결은 구름을 몰고 왔다 몰고 가기도한다.
아이젠을 신고나니 모두들 모자와 마스크로 최대한 얼굴을 가려 일행들을 찾을 수가 없다.
동행한 아우 비비안은 향적봉도 안 가겠노라고 한다.
혼자 낙오라도 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을 안고 부지런히 향적봉을 향해 올라갔다.
경사가 심한 오르막길에는 숨이차고 내리막길은 미끄러워 초긴장상태로 따라 올라갔다.
나무 가지마다 눈덩이 열매를 맺고있어 마치 눈 과수원 같지만 감상할 여유도없고 사진을 찍을 새도없다.
내가 가줘야 뒷사람이 가니 아니 갈 수도없다.
드디어 향적봉에 도착
"와 나도 해냈다 큰언니도 올라왔다"를 외치며 향적봉 돌간판 옆에 가서 사진도 찍었다.
세찬 바람이 몰려오고 몰려 간다. 다시 2-300m쯤 내려 가 대피소 있는 근처에서 점심을 먹는단다.
눈위에 자리잡고 대여섯 명 정도씩 무리지어 가져온 음식을 먹었다.
나는 보온 도시락에 밥을 싸 갔는데 남자들은 대부분 컵 라면과 보온 물통을 가지고왔다.
아내들이 도시락도 안 싸 준 남정네들이 가엾은 생각이든다.
종주팀은 서둘러 중봉쪽으로 떠났고 콘도라 왕복팀은 다시 온길로 되돌아서 오면서 사진 몇장을 찍었다.
설천봉에서 기다리고 있는 비비안에게 미안한 생각이들지만 어쩌랴....
젊은 남자회원 한 명이 나와 부니라는 회원을 챙기며 수호천사가 되어 주어 무사히 내려왔다.
환상의 도가니... 스키장 운영과 관광..그리고 산행을 겸하는 무주리조트에서의 하루......
긴 한숨을 내쉬며 '내 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이다'라고 마음속으로 외쳤다.
온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여있지만 세찬 바람에도 굴하지않고 버티고 서있는 소나무 한쌍 장엄하도다.
스키어들은 리프트를 타지만 등산객이나 관광객은 콘도라를 타고 올라가야하는데 수많은 인파들....
눈에 덮여 하얀 주목들이 덕유산을 찾은 손님을 맞이한다.
콘도라를 타고 올라오니 고고히 이 정상을 지키는 팔각정이 눈기와에 덮여있다.
향적봉에서 내려다보니 멀리 산넘어 산들이 구름속에 묻혀 숨바꼭질을 하고있다.
헉헉대며 힘들게 오르니 드디어 향적봉!... 7학년 큰언니 "아! 나도 올라왔다 향적봉에..."라고 소리친다.
일행들 만나 사진도찍고 시원한 바람에 몸을 움츠리면서도 산에 오른 기분을 내고있다.
일행들 하나 둘 달려들어 다시 또 찍고...............
눈만 내놓고 얼굴들을 가리니 누구인지도 모르겠는 마치 산적여인들 같아서....
이 고목나무는 눈도 맞지않고 당당하게 노출신으로 이 산을 지키는군.....
대피소에서 점심을 먹고 중봉을 향해 가는 우리일행들.... 부디 무사하기를.....
해발 1614m 고지를 뒤로하고 반대쪽으로 가는 종주팀.. 장장 7 km를 걸어야하는 등산마니아들 무사하기를......
대피소에서 점심을 먹고는 다시 돌아오는 큰언니.... 종주도 못하면서 뭐가 그리 좋은고.....
다시 돌아온 향적봉 정상에서 깃발대신 지팡이를 들어올리며 만세를 부르는 큰언니...
부니라는 아우와 이 큰언니의 수호천사인 막내 동생같은 남회원과도 한 컷.....
부니가 사진을 찍다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치어 넘어진 곳에서 한 컷....
콘도라 타는 곳에 거의 왔을 때 뒤에오는 부니를 챙기느라 뒤돌아보는 큰언니....
"우리 덕유산 한번 가볼까.... 겨울에는 못 가 봤으니까...." 콜하니 선듯 "그래요 언니..."라고하는 귀여운 비비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