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칙 대력량인(大力量人)
송원 숭악 선사께서 "대력량인(大力量人)은 다리를 들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니 무엇 때문인가?"라고 하시고 또 "어째서 입을 여는 것이 혀끝에 있지 않다 하였는가?" 라고 하셨다.
松源和尙 云 大力量人 因甚擡脚不起 又云 開口 不在舌頭上
무문 선사 평창
송원 선사께서 창자를 기우려 뱃속을 털어보였으나 다만 사람들이 받아들여 감당하지 못하네. 비록 곧 받아들여 감당해 즐길지라도 무문의 처소에 오면 정말로 매서운 방망이를 먹이리니 어떤 까닭인가? 진금(眞金)을 알려거든 불 속을 보라.
無門曰 松源可謂 傾腸到腹 只是缺人承當 縱饒直下承當 正好來無門處 喫痛棒 何故 要識眞金 火裏看
무문 선사 송
다리를 들어서 향수해를 밟아 뒤집고
머리를 숙여서 사선천을 볼지라도
온통 한몸뿐이라
청컨대 일구(一句)를 일러보라
擡脚踏蒜香水海
低頭俯視四禪天
一箇渾身無處著
請續一句
松源和尙云, 大力量人, 因甚擡脚不起. 又云, 開口不在舌頭上.
송원화상운 대력양인 인심대각불기 우운 개구부재설두상
송원 선사가 말하였다.
“큰 역량 있는 사람이 왜 발을 들어 일어서지 못하는가?”
또 말하였다.
“말한다는 것은 혀뿌리에 있는 것이 아니다.”
[評唱]
無門曰, 松源可謂, 傾腸倒腹, 只是欠人承當. 縱饒直下承當, 正好來無門處 喫痛棒. 何故 니 要識眞金 火裡看.
무문왈 송원가위 경장도복 지시흠인승당 종요직하승당 정호래무문처 끽통방 하고 니 요식진금 화리간
송원 선사가 창자를 기울여 뱃속을 털어보였으나 다만 사람들이 받아들여 감당하지 못하네. 비록 곧 받아들여 감당해 즐길지라도 무문의 처소에 오면 정말로 매서운 방망이를 먹이리니 어떤 까닭인가?('니'는 조사) 진짜 금을 알려거든 불 속을 보라.
[頌]
頌曰. 擡脚踏飜香水海, 低頭俯視四禪天, 一箇渾身無處著, 請續一句
송왈 대각답번향수해 저두부시사선천 일개혼신무처착 청속일구
다리를 들어서 향수해를 밟아 뒤집고
머리를 숙여서 사선천을 볼지라도
온통 한 몸 뿐이라
청컨대 일구를 일러보라
[蛇足]
송원선사(1202년 입적)은 송원 숭악선사를 말한다. 송원선사의 室中垂語(실중수어)에는 三傳語가 있다. 그의 일전어와 이전어는 이 칙의 大力量人 因甚擡脚不起,開口不在 舌頭上이며 삼전어는 '明眼衲僧因 甚마脚下紅絲線不斷(명안납승인 심마각하 홍사선불단/큰 선지식이 왜 발에매인 붉은 실을 끊지 못하는가?)'인데 이를 三傳語라 하며 차후 상세히 언급 하기로하자.
큰역량이 있는사람, 즉 대장부가 왜 다리를 들고 일어나지 못하는 가... 그리고 말하는 것은 혀에 있지않다니 이것은 또 무슨 말인가? 여기서도 言句에 걸리면 평생가도 머리만 아프다. 들은 다리는 누가 들었으며 혀없는 말은 누가 하였는가....다리는 들면되고 말은 하면 된다.
무문선사의 평창과 송 또한 이 칙에 버금가는 난제다. 배속을 다 보여줘도 모르고 알아도 무문곁에오면 방망이를 먹인다 그랬으니 어느장단에 춤을 춰야하나. 선지는 실참실수다. 언구에 걸리지 않고 다리들고 말해도 한방망의 뜻은 순금을 알려거든 불속에 넣어 봐야 안다고 했다. 즉 야호선(거짓선, 깨달은척하는 무리)을 경계하는 경고성이다.
香水海는 수미산의 九山八海중의 하나인 큰바다를 말한다. 그리고 사선천은 삼계(욕계,색계,무색계)위의 불교의 이상세계를 말한다. 무문선사는 선의 기개를 마음껏 일으켰다. 한발로 태평야같은 바다를 밟아버리고 머리한번 움직여 사선천을 한눈에 본다.즉 전세계가 내 눈앞에 있다는 것이다. 무문선사는 청한다. 자 , 이제 일구를 일러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