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집을 내놨는데 안 필린다.
사실 올 봄에 일산으로 돌아가려고 했던 거는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건 토지분할을 하면서 옆집 아재와 다소 갈등이 있었던 게 주원인이었다.
그런데 지난 5월 옆집 부부가 헝가리 유람선 사고로 돌아가셨다.
토지분할도 비용도 많이 들었지만 복잡한 행정 절차가 다 끝나고 새주소도 나왔다.
마을 동쪽 2,500평을 개발한다더니 3년전 땅 주인이 갑자기 돌아가시고
마을 서쪽 1만여평은 부동산회사가 사들여 개발한다고 어수선하더니 일단은 물 건너 간 모양이다.
한 달전쯤 아내가 집을 팔 생각이면 가만 있지말고 여러 부동산에 내놔야 한다고
몇 군데 내놨고 그중 한 곳에서 일주일 전 당진 산다는 부부가 방문했었다.
그런데 그 후 소식은 없다. ㅎㅎ
언젠가도 이야기했지만 팔지 못하고 내려온 일산아파트에는
아내가 아는 분들이 9년째 계속 살고 계시다.
1억 5천 전세로 백석동에 사시다가 3천을 올려달라고 해서 고민하기에
우리집을 그분들께 전세주고 내려왔다.
그 사이 전세가격이 많이 올라 3억 5천이란다.
그러니 그분들 사정도 잘 알기에 집을 비워달라기도 사실 미안하지만
얼마전 계약금조로 1,500만 원을 보내서 다른 집을 알아보라고 했다.
어찌 보면 난 서산에 계속 사는 것에도 큰 불만은 없다.
어디 가나 사는 건 매 한가지지 않겠는가?
여긴 정말 조용하다.
한 달 전 스케일링을 하고 담주에 잇몸치료를 해야 한다는데
별 문제 없기에 귀찮아서 안 가고 버티다 오른 쪽으로 음식을 씹는 게 불편해서 보니
오른쪽 위 어금니 둘이 흔들거린다는 걸 알았다.
아무래도 잇몸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아서 어제 치과에 갔더니
원인은 모르겠지만 이가 반쯤 부숴지고 흔들려서 뽑아야 한다기에 뽑고 왔다.
이빨 하나 뽑았는데 괜시리 서글퍼지고 늙었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사랑니 뽑았을 때와는 기분이 사뭇 다르다.
예순 셋.
숫자로 보니 정말 오래 살았다. ㅎㅎ
전에 태섭이가 여기 와서 나에게 너 여기서 살다가 죽을 거냐 묻기에
뜬금없이 왜 벌써부터 죽을 거 생각하냐고 황당해 했는데
정말 그것도 생각할 때가 된 거 같다.
언제 어디서 죽을 것인가?
내 몸도 이제 사용기한은 거의 끝나가는 거 같은디.
첫댓글 일산 아파트가 먼저 팔렸다. 아내는 계약하고 와서는 너무 싸게 판 거 같다고 울상이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