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외조부님 野庵 金敎相 선생과 12촌이신 로산 김욱조 선생의 제문.
저의 외가는 들성김씨 선산 해평 배네 탄옹재입니다.
제문 (고인을 애도하는 글)
19년 전 지음
○祭族叔竹泉公金敎準博士文
歔欷! 竹老之易簀兮!
嗟呼! 尊靈之遺躅兮!
惟靈 至德君子 高明碩學 風標莊重 氣象渾浩. 對越家學 肯雲儒風 早習洙泗 兼修洋流. 繼蓮爺之文明 承隱爺之文魁 立志晩進 篤學速成 齒旣卅歲 格纔數週. 士尙人文 胡專獸醫 踐其仁也 優其潮也. 首席修了 慶院碩士 忠大敎授 卅載講壇. 切磋硏覈 樂育菁莪 獸畜臨床 物格先驅. 知命而得 農博之榮 附營畜院 新設獸科. 厖大論叢 許多著述 斯界之績 開來之典. 斷斷乎! 繹而蘊蓄者 博士之學也哉! 恢恢乎! 指而啓發者 師匠之道也哉!
日居月諸! 隙駒於精講之間 退任歸鄕 豈閒於嘯歌之場. 爲先一念 不惜身財 紹述祖統 宣揚門望 遠自始祖 近至禰廟. 夫 徧芸閣而攷遺芳 拾咳唾而貫珠玉 擧尺樑而造祠宇 鐫貞珉而昭神道. 擧族旣知 士林亦聞 一筆難錄 不敢贅語.
嗟呼小生 嘗聞聲望 仰止久矣. 昔庚辰夏 請一趨見 請卽欣諾. 鐵馬迅行 經由大田 同乘龜尾 和衷談藪. 遂入荊谷 依舊滄桑 蔚然松楸 携我歷觀 烏岳之屹 新山之隴 隱谷之齋 竹井之址. 相持靑氈 壎篪韡韡 學行相資 竹伯野季 難兄難弟 若彼二程. 曦沒咸池 欲退而歸 叔極挽留 一宿高堂 質疑問答 誾誾達夜 臨別賜予 數卷集部.
此後相隔 或以電候 或以札問 詩以贈之 誌以許之. 春秋宗會 尋則款接 電信入院 再聞委席 騰赴候患. 神氣沴而知我 付未完之遠籌 山村墟以建亭 白雲域以院化 高麗殿而妥靈. 不佞僭而難擔 與宗事而將詢 但和義之妥靈 幸落成于去秋 生參拜而所懷 揚杜門之忠節 孰知叔之懋績.
猗歟叔兮! 世衰道微 公之慨世之語也 善惡皆師 公之左右銘也. 歔欷叔兮! 何倏逝矣. 京畿寓所 訃音晩至 鶴駕不見 引紼無哭 謹待小朞 蕪辭一篇 淚讀几筵 精靈應瞰 嗚呼痛矣.
2007年 丁亥 陰12月 24日
伯派族姪 頊祚 痛哭再拜
○ 족숙 죽천공 김교준 박사 영전에 올리는 제문
심상(心喪)에 흐느끼도다!
죽천(竹泉) 어른의 역책(易簀 : 돌아가심) 하심이여!
아! 슬프도다! 존령(尊靈)께서 남기신 고촉(高躅 : 높은 자취)이여!
생각건대 존령께서는 풍도(風度)가 장중(莊重)하시고 기상(氣象)이 혼호(渾浩)*하셨습니다. 대월(對越)*의 가학(家學)과 긍운(肯雲)*의 유풍(儒風)으로 일찍이 수사(洙泗)*의 학문을 익혔으며, 겸하여 시조(時潮)에 따라 서양의 신학문을 배우셨습니다. 가까이는 선조 연당공(蓮堂公)의 선산(善山) 8문장 문명(文明)과 은곡공(隱谷公)의 문과 장원 문괴(文魁)를 계승하고, 만학(晩學)에 뜻을 세워 독실하고 속성으로 연세 이미 30을 넘었으나, 겨우 몇 주일만의 공부로 대학입시(大學入試)에 합격하셨습니다. 선비는 오직 인문학(人文學)을 숭상함인데, 어찌 수의학(獸醫學)을 전공하셨는가? 그 인(仁)을 실천하고자 함이요, 시조(時潮)가 이를 우대함이리라. 과수석(科首席)으로 경북대학교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碩士) 과정을 마쳤으며, 큰 뜻을 품고 충남대학교로 옮겨 30여 년을 교수(敎授)로 강단에 계셨습니다. 절차탁마(切磋琢磨)*의 학문과 깊이있는 연구로 청아(菁莪)*의 인재를 육성하셨으며, 수의학임상(獸醫學臨床) 분야에 있어 선구적 성과를 이룩하셨습니다. 지명(知命)의 50 연세를 넘어 농학박사의 치지(致知)를 얻었으며, 가축병원의 운영과 수의학 단과대학을 신설하는데 앞장섰습니다. 방대한 논문(論文)과 허다한 저술(著述)은 사계(斯界 : 農學)의 업적이며, 후진을 열어주는 개래(開來)의 전거(典據)가 될 것 입니다. 성실하고 전일(專一)하게 근본을 추구하여 온축(蘊蓄)*하신 것이 박사의 학문이며, 광대하게 포용하여 계발한 것이 박사의 사도(師道)이십니다.
세월은 정토(精討)하는 상아지단(象牙之壇 : 상아탑)의 사이에 빠르게 흘러 정년 퇴임으로 귀향하심에 어찌 소가지장(嘯歌之場)*의 여가에만 뜻을 두시리오! 위선일념(爲先一念)*은 신재(身財)를 아끼지 않으셨으니, 조통(祖統 : 선조의 유업)을 소술(紹述)하고 문망(門望)을 선양(宣揚)함에 멀리 상조(上祖)로부터 가까이는 부조(父祖 : 禰廟)에 까지 힘쓰셨습니다. 무릇 운각(芸閣)*을 두루 살펴 고려 시대 여러 선조의 유향(遺香)을 고증하고, 해타(咳唾)*를 수습하여 주옥같은 책을 엮었으며, 들보를 높이 올려 사우(祠宇 : 사당)를 축조하고, 정민(貞珉 : 碑石)에 깊이 새겨 신도(神道)를 밝히셨습니다. 모든 종인(宗人)들이 이미 아는 바요, 사림(士林)에 또한 알려진 바이니, 붓으로 모두 기록하기 어려우며, 제가 감히 췌언(贅言)의 쓸데없는 말이 아닌 것 입니다.
아! 소생 욱조(頊祚)는 일찍이 명성(名聲)과 아망(雅望)을 들었으며, 경앙(景仰)한지 오래였습니다. 지난 경진년(2000) 여름, 한번 나아가 뵙기를 청함에 흔쾌히 허락하셨지요. 철마(鐵馬 : 기차)에 바삐 올라 대전역을 경유하고 구미역(龜尾驛)까지 동승하며 서로 뜻이 맞아 풍부하고 유창한 담론(談論)이 그치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형곡(荊谷)으로 들어가니 창상(滄桑)의 변화에도 의구하게 송추(松楸)가 울창한데, 저를 이끌어 두루 본 곳은 금오산(金烏山)의 우뚝한 모습과 신산(新山 : 荊山)의 농강(隴岡)*, 은곡(隱谷)의 재사(齋舍), 죽정(竹井)의 옛 터 였으며, 청전(靑氈)*을 서로 의지하고 형제분의 우애(友愛)가 위위(韡韡)*하시고 학행(學行)과 덕업(德業)이 상자(相資)하니, 죽천(竹泉) • 백야(白野) 두분은 난형난제(難兄難弟) 이시라. 저 이정(二程) 형제의 고풍(高風)을 보는 듯 했습니다. 희화(曦和 : 태양)는 함지(咸池 : 석양이 지는 연못)로 떨어지고 물러나 귀경(歸京)하려 할 때 공(公)께서는 극구 만류(挽留)하시어 하룻밤을 고당(高堂)에서 묵었습니다. 질의문답은 은은(誾誾)*한 가운데 밤을 지새고 떠나올 때 저에게 여러 권의 선조 문집을 내어 주셨습니다.
이후 상거(相距)가 비록 멀었으나, 혹은 전화로 혹은 서신으로 문후(問候)드리며, 시(詩)로써 올리고 묘지(墓誌)로써 승락하여 주셨습니다. 봄 가을에 종회(宗會)에 갈 때 때로 심방(尋訪)하여 문후 올리면 관곡(款曲)하게 맞이해 주셨는데, 전화에 입원하셨었다 하시더니, 다시 들리기를 위석(委席 : 와병)하신다 하여 날으는 듯 열차로 달려가 환후(患候)를 묻자올때 신기(神氣)가 혼미(昏迷)하신데도 저를 알아보시고, 미완성의 원주(遠籌 : 장래 계획)였던 화의군(和義君) 두문지 산촌의 건정(建亭)과 백운재(白雲齋)의 서원화(書院化), 고려숭의전에 화의군 위패봉안(妥靈) 등을 당부하시니, 소생이 불녕(不佞)한 신세로 참람(僭濫)하여 감당하기 어려우나, 종사(宗事)와 함께 앞으로 순모(詢謀 : 상의)하고자 하오며, 다만 화의군(和義君) 위패는 지난 가을에 파주(坡州)에서 봉안(奉安)되었으니, 고려 충신의 두문충절(杜門忠節)을 천양(闡揚)함에 누가 있어 공(公)께서 이루신 공적을 알겠습니까?
아! 죽천공(竹泉公)이시여!
세쇠도미(世衰道微)*는 공께서 오늘의 세태를 개탄(慨歎)하신 말이요, 선악개사(善惡皆師)는 일생 동안 지키신 좌우명이라 하셨습니다. 흐느끼며 곡(哭)하옵니다.
아! 죽천공(竹泉公)의 존령(尊靈)이시여! 어찌 홀연히 떠나십니까? 경기(京畿)의 우거지(寓居地)에 부음(訃音)이 늦게 이르러 학가(鶴駕 : 상여)가 떠나는 것을 볼 수 없었고, 집불(執紼)의 통곡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삼가 소상(小祥 : 1주기)의 날을 기다려 황사일편(荒辭一篇)으로 궤연(几筵)에 애독(哀讀)하오니, 존령께서는 응당 내려다 보시리라 여겨집니다.
오호통의(嗚乎痛矣)
서기 2007 정미년 12월 24일
족질(산두백파) 욱조 통곡재배
《註》
• 渾浩 : 큰 물결이 넘쳐흐르는 듯 함
• 對越 : 주자(朱子) <경재잠 敬齋箴>에 '잠심이거(潛心以居) 대월상제(對越上帝)'에서 취한 뜻으로 16세기 관료, 학자인 구암(久庵) 김취문(金就文)이 선산(善山) 들성 고향 마을에 세워 후진을 가르치던 곳의 편액이 '대월재(對越齋)이다.
• 肯雲 : 구암 김취문의 손자 욕담(浴潭) 김공(金羾)의 추모 공간으로 구미시 금오산 백운대 아래 '긍운정(肯雲亭)이 있다. '긍구긍당(肯構肯堂)에서 뜻을 취함.
• 洙泗 : 공자(孔子)와 맹자(孟子)의 학문, 유학(儒學)
• 切磋琢磨 : 절차탁마. 玉石을 자르고 갈고 쪼고 닦는다는 뜻으로 학문과 덕행을 힘써 닦음을 말함
• 菁莪 : 인재(人才)를 교육함
《詩經》 소아편 참조
• 蘊蓄 : '온축'은 오랜 공부와 연구로 쌓아올린 학식
• 嘯歌之場 : 시(詩)를 지어 읊는 강호(江湖)의 시단(詩壇)
• 爲先一念 : 조상의 자취를 선양하기 위한 일념
• 芸閣 : 고문헌 등을 소장하는 장서각, 도서관
• 咳唾 : '해타'는 말할 때 나오는 기침과 침으로, 어른의 말씀의 경칭. 곧 시문의 초고를 말함
• 隴岡 : 조상의 묘역이 있는 곳을 '농강'이라 함
• 靑氈 : '청전'은 짐승의 털을 가공하여 만든 푸른 담요. 대대로 전해오는 소중한 물건을 말함
• 誾誾 : 화기애애한 모양. 조용히 시비를 토론함. 이야기할 은, 향기짙을 은
• 執紼 : 상여줄을 잡고 애도하며 따르는 것을 '집불'이라 함